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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의 큰 장점들의 하나는, 로마사의 기원에서 쇠망시기까지 약 1300여 년의 역사에 대한 충분히 상세한 서술이, 단행본 체제로 비록 약 1천여 쪽의 만만찮은 분량이긴 하지만 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서양에서도 단행본으로 된 로마 통사류는 흔치 않은 것을 보면, 그 작업이 그리 용이한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한국의 독자들은 이제 이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로마사를 웬만큼 다 알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마사』로 번역된 원전은, 1962년 로마 경제사를 연구하던 북미 대륙의 두 학자 하이켈하임과 요가 공동 집필한 것을, 1984년 요와 워드가 역시 공동으로 작업하여 내놓은 개정판이다.
이제 번역서에 대한 비평을 좀 얘기할 차례이다. 그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믿을 만한 것이다. 하지만, 번역과 편집상의 문제점들이 꽤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자는 위에서 번역자가 『로마사』의 번역을 ‘서둘렀다’고 말했지만, 그 문제점들은 주로 거기서 비롯된 것이라 짐작된다. 우선 편집상의 아쉬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원전에도 있는 색인이 완전히 생략되고 있다. 색인을 제공하는 것은 친절의 차원을 넘어서, 번역자가 하나의 용어와 개념을 일관되게 번역하였는가를 스스로 점검해 볼 최후의 기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했다. 실제로 이 번역서의 한 가지 큰 흠은 하나의 용어가 이곳저곳에서 달리 번역된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편집상의 문제점은 그림들을 배치한 방식이다. 원전에서는 그림들이 관련된 본문 근처에 있는 반면, 번역서에서는 그림들을 한 곳에 모아 놓았다. 편의상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비전문가들을 위해 그림 밑에 참조할 본문의 위치를 표기하는 것은 의무였다고 생각된다.
번역상의 문제점들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번역자가 모르거나 오해해서 잘못 번역된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료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작품의 제목들을 다수 잘못 옮기고 있다. 로마 초기 희곡의 한 형식이었던 fabula praetexta를 작품 이름으로 오해한 것(298쪽)이나, 키케로의 「동생에게 보낸 편지」(ad Quint-um fratrem)를 「그의 친구들에게」로 옮긴 것(526쪽) 등이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로마 제정 후기에 늘어나는 관명(官名)들에 대한 번역어도 치열하게 고심한 결과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용어들의 사용에 원칙이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지명과 인명 등 고유명사들을 음역함에 있어서, 이탈리아어식, 라틴어식, 또 영어식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그 결함들이 김덕수 교수의 이 번역서의 큰 기여를 무색하게 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전공자로서의 책임감에서 번역을 서두르다 보니 작은 실수들이 있었을 뿐, 『로마사』는 여전히 믿고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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