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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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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극단적 대립의 장면을 목격하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여러 사건들은 이런 남녀 간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절대 다수의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경멸하고 증오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겠지만, 양쪽에서 극단적 태도를 지닌 소수의 인물들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전체에 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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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극단적 대립의 장면을 목격하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여러 사건들은 이런 남녀 간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절대 다수의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경멸하고 증오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겠지만, 양쪽에서 극단적 태도를 지닌 소수의 인물들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이런 사회 현상을 단순히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하여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의 개인적 입장에서는 이런 현실 속에서 가장 크게 오해받거나 왜곡되어 인식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여겨진다. 심지어 ‘페미니즘’이라는 말만 들어도 거기에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들을 붙여서 폄하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현실은 이런 사실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무언가를 자신이 직접 정확히 파헤치고 이해하기 전에 사회적으로 소비되는 통념의 지시에 따라서 특정 현상이나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페미니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극단적, 또는 왜곡된 형태의 페미니즘이나 그런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선입견은 페미니즘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이해와 평가를 그르치게 하는데,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전반적 현상이 이런 상태에 도달한 듯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요청된다. 여기서 나는 『페미니즘, 어제와 오늘』에 눈길이 갔다.

 

이 책은 제법 오래 전에 출간된, 말하자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페미니즘에 대해서 소개하는 입문서다. 요즘 페미니즘과 관련된 서적들이 시중에 많이 출간된 상황에서 굳이 이런 구닥다리 같은 책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의 의향과 취향은 존중한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의 생각처럼 페미니즘에 대한 연구가 훨씬 활발히 이루어지고 페미니즘 운동가들의 활동이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되는 요즘에 출간된 책들이 더 매력적으로 호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처럼 페미니즘이 기존 사회의 제도나 인식을 불신하고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극단적인 사회운동 형태로 모습을 갖추기 훨씬 이전부터 페미니즘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으며 부조리한 현상들과 맞부딪힐 때마다 여러 페미니스트들을 통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대부분 영문학자들, 그중에서도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비교적 소장파에 속하며 여성주의 운동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다. 이들은 여러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통하여 제기하는 페미니즘의 주장을 추적하여 그 의미를 분석하고 파헤치는 작업을 수행한다. 문학이 수행하는 사회 변혁적, 또는 사회 고발적 기능에 일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의 관심은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이 분석하는 문학가들은 문학가로서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사명과 역할을 통해 자신의 작품들이 사회의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스스로가 페미니즘의 선봉으로 직접 활동하는 것 이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데, 저자들은 그러한 측면을 부각시켜 우리의 시선을 그쪽으로 이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속담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다.

 

페미니즘을 전공하고 전문으로 하는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이 책이 취하는 구성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은 페미니즘을 단순히 어떤 학문적 분파나 사상적 경향으로 단편화하기보다 오히려 우리의 삶과 직결될 뿐 아니라 아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서 분리시킬 수 없는 필수적인 것으로 이해하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가 크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사람이나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사람도 모두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작품이다.

 

참고를 위해 목차를 수록한다.

1부 주춧돌 놓기

1. 영미 페미니즘의 대모들 - 메리 울스톤크래프트, 버지니아 울프

2. 타자로서의 여성 - 시몬 드 보부아르

3. 60년대 페미니스트들 - 케이트 밀렛, 베티 프리단, 메리 엘만

4.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 - 샌드라 길버트와 수잔 구바

5. 황무지에서 온 여성중심 비평 - 일레인 쇼왈터

 

2부 차이 만들기

1. 정신분석 다시 쓰기 - 줄리엣 미첼과 제인 갤럽

2. 타자와 더불어 글쓰기 - 엘렌 식수

3. 새로운 상징질서를 찾아서 - 뤼스 이리가라이

4. 시적 혁명과 경계선의 철학 - 줄리아 크리스테바

5. 재현에서 윤리적 책임까지 - 가야트리 스피박

 

3부 다양한 소리 내기

1. 가사 노동과 여성의 계급 - 사회주의 페미니즘

2. 인종/젠더의 정치학 - 흑인 페미니즘

3. 억압적 이성에의 거부와 대한 - 레즈비언 페미니즘

4. 여성과 자연의 식민화에 대항하여 - 에코 페미니즘

5. 여성, 관객성, 쾌락 - 시네 페미니즘

6. 페미니즘 이론의 실천적 지평 - 젠더와 성 정치

n******n 2018.08.04. 신고 공감 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