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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평상시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에 잠이 깼다. 밖으로 나오니 대한(大寒) 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지라 서늘하다. 하늘을 보니 한가운데 보름달과 하현달 중간모습의 달이 걸려 있다. 그러고 보니 엊그제가 보름이었던 것 같다. 가끔은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면서 흐르는 시간을 생각한다. 삭에서 망까지, 다시 망에서 삭까지 29일을 주기로 변하는 달을 볼 때마다 시간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특히나 초저녁 서쪽하늘에 보이는 초승달이나 새벽녘 동쪽하늘에 걸려있는 그믐달을 보면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고 있음을, 또는 저물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계절 또한 바뀔 것이다. 이제 그믐달을 지나 초승달을 보게 되면 입춘이다. 봄이 멀지 않았음을 밤하늘의 달이 얘기하고 있다.
그렇게 달을 바라보다 며칠 전에 읽은 책 [계절 산문]이 떠올랐다. 저자인 박준 시인의 글을 읽어본 적은 없다. 단지 산문집 제목이 ‘계절’이기에 춥디추운 지금의 계절을 두고 저자는 어떤 말을 했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저자는 일월산문에서 십이월산문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말하고 있다. 마치 삭에서 망을 거쳐 다시 삭으로 돌아와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것처럼. 산문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혹은 저자의 고백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들지도 않는다. 시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시인이라서 그럴까?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그보다 먼저 나에게 그동안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얼마쯤 비우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시작> 중에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 지도 얼추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의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기도 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갖가지 생각들을 떠올리지만 끝은 대부분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시작이라는 문이 밖으로 열리지 못하고 늘 안으로만 열리는 까닭을 저자는 ‘나에게 그동안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비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익숙한 일상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시작은 항상 내 마음속에서만 머무르다 사라질 뿐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점점이 이어진 시간의 선분위에서 우리는 지나온 점들을 그리워하지만 그대로 놓아두고 지금의 시간을 느끼는 것이 비로소 시작을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런지.
가야 할 데가 없어도/가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부른다고 오지는 않지만/가라고 하면 정말로 가던 사람이 있는 것처럼 (<사월산문>) 산문이 아닌 시를 읽는 기분이다. 어쩌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사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야기하지만, 나는 사월의 산문을 읽으면서 봄이 아닌 겨울을 생각한다. 내 마음 속에 겨울로 각인되어 있던 시간들을. 오랜만에 감성을 자극하는 글을 읽으며 시간을 넘나들고 있다. 봄날의 기억이 시월의 시간을 소환하고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겨울너머를 생각하게 한다.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오니 바람은 역시 차갑고 달은 서쪽하늘로 조금 움직였을 뿐이다. 한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오듯, 지금의 시간이 지나면 내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이 시작되듯, 한해의 끝과 시작이라는 시점에 찾아온 저자의 계절산문을 읽으면서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한 줄로 이어본다. 오늘따라 새벽녘 동쪽하늘에 걸려있는 그믐달이 보고 싶다. 새벽과 그믐달이 주는 느낌과 현상의 부조화가 바로 저자가 계절산문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처럼 읽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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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때문일까. 연이어 시인의 산문을 읽게 되었다. 시처럼 다가오는 문장 때문에 더디 읽으며 글을 즐겼다. 최근의 산문은 일기 형식이 대세인 거 같다. 박준 시인의 산문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물론 일월 산문부터 십이월 산문까지 이어져 있으니 일기라고 해도 좋겠다. 가만가만히 전하는 마음을 온전히 받은 느낌이었다.
‘시작’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마음속에 문이 하나 새로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중략)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에게 그동안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얼마쯤 비우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열리는 문이 아닌 늘 안으로만 열리는 문
시작이라는 문 (15페이지)
한 편의 시다.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시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건 두려움이 먼저, 설렘이 나중이었다. 시인의 말하는 걸 보았더니 그것은 역시 마음인가 보다. 마음에 문을 하나 만드는 작업이며, 그 문 안에서 서성거릴 마음조각들이 보여서 다독거려본다. 무슨 일을 하든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며 그다음에 몸이 움직이는 것이다.
침묵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되는 날이나 사무실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경우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는다. 하지 않아도 되는 말, 마음속에 들어있던 것들을 꺼내놓으면 마치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공허하다. 침묵이 가진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작가가 좋아하고 따르던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 침묵이 주는 편안함을 느꼈던 것처럼 귀한 게 있을까. 아무 말이나 하지 않아도 되고, 침묵에서 오는 다정함을 알았다는 말에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것이 가져올 파장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해야 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고르는 것은, 곧 그 말을 들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126페이지)
‘바둑이점’이라는 부제가 붙은 오월 산문을 읽다가 드는 생각이다. 화가가 초상화를 그릴 때 얼굴의 점은 그려야 할까, 빼야 할까. 그 사람을 나타내는 표식과도 같아서 당연히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눈썹과 눈꼬리가 만나는 곳에 점이 있어 여간 신경 쓰이지 않아 피부과에 가서 점을 뺀 적이 있다. 시인의 얼굴에 있는 바둑이점은 커가며 점점 넓어지고 옅어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슬프지 않는 일을 함께 슬퍼해달라는 표현에 그만 웃고 말았다.
예술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박준 시인의 글에서도 술과 해장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스콧 피츠제럴드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레이먼드 카버의 술에 관한 책을 말한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도 천상병 시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어 공감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술을 즐겼던 분들의 해장법이 궁금해졌던 모양인데, 글쎄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김수영 시인의 해장법은 기억해둘 만하다. 김수영 시인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조를 갈아 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부드러운 죽이 들어가면 위벽을 보호해 좀 더 낫지 않을까 동감하는 바다. 조를 갈아야 한다는 수고가 따르겠지만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다.
계절의 안부를 읽으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머무는 자리마다 기억 조각들은 훗날 추억이 된다. 어느 시간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이처럼 안타깝지도 않으리라.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애틋한 법. 우리가 사는 현재가 곧 우리의 과거가 되며 시간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된다. 그러므로 귀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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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12월까지 4~6편의 산문을 월별로 나누어 담아낸 산문집. 이전에 두 권 샀던 시집이 다 좋았어서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국어사전에서나 보게 될 법한 낯선 말들을 군데군데 첨가해 멋을 부린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어쩌면 훌륭한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어휘력은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가들이 좋다. 박준 시인도 그런 사람이다. 평범한 언어로 비범한 얘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에게서 언제나 활력을 얻는다. 새해엔 그런 글들을 많이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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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안부를 묻는 이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잘 지내라고 짧은 인사를 건네고 일상을 나누는 일은 사소하면서도 위대하다. 그런 안부를 받는다. 말이 아닌 글로 시인 박준이 전하는 안부다. 『계절 산문』 이란 제목처럼 12달, 계절이 흐르는 순서대로 12달의 산문을 실었고 그 달의 일상과 느낌을 시와 일기, 편지 같은 글로 들려준다. 그러니까 시인이 살아가는 계절을 차례대로 만난다. 그가 만난 사람, 그가 바라본 세상, 그가 꿈꾸는 일상, 그가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어떤 것들.
차례로 읽어도 좋고 맘에 드는 달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그러니 누군가는 2월의 산문부터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좋아하는 4월을 먼저 찾았다. 「사월 산문」은 이렇게 짧은 글이다. 지난 사월을 생각하고 다가올 사월을 생각하면 몇 번을 반복해서 읽는다. 분명 꽃으로 가득할 4월이 될 텐데, 왜 마음 한구석은 이토록 시리고 아픈 것일까. 4월과 떠오르는 모든 것들, 그 안에 담긴 어떤 절망, 어떤 슬픔 때문은 아닐까.
가야 할 데가 없어도 가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부른다고 오지는 않지만 가라고 하면 정말로 가던 사람이 있는 것처럼 (44쪽, 「사월 산문」 전문 )
대부분의 글은 편지처럼 읽힌다. 하여 나는 어는 글에서는 답장을 쓰고 싶어졌다. 고백일까 싶은 짧은 글에서 삼척으로 떠나는 시인과 동행자를 상상한다. 삼척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시인과 그를 바라보는 동행자의 애틋한 시선을 말이다. 그래서 잘 다녀왔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삼척에서 본 바다 빛깔은 어땠냐고.
네 형편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내가 칠만 원을 줄게. 너는 오만 원만 내. 그러면 십이만 원이 되잖아. 우리 이 돈으로 기름 가득 넣고 삼척에 다녀오는 거야. 네가 바다 좋아하잖아. 나는 너 좋아하고. (118쪽, 「어떤 셈법」 전문)
멈추지 않고 단숨에 읽으면서 어느 방송에 출연했던 시인과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시인의 기억에 선명하게 박혔을 장면들. 어린 시절 누나와 함께 과자를 사러 가던 길, 다니기 싫던 미술 학원까지 누나의 손을 잡고 가던 길. 얼굴에 점이 있어 누나가 그 점을 바둑이 점이라고 불렀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얼굴 오른쪽의 태생점을 매만진다. 사람들은 왜 그 점을 빼지 않냐고 물었지만 나는 엄마와 나를 이어준 점이라는 이유로 그 점이 좋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박준의 산문은 차분하고 간결하다. 복잡했던 마음이 어느 순간 간단하게 정리되는 기분이다.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인 관계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했다. 마냥 친해지고 싶었던 이, 여전히 그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지만 한 번씩 몰려오는 묘한 두려움이 있다.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 관계라는 걸 알면서도 연락이 끊길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관계란 참 이상해서 동등하기보다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운다. 사람을 좋아하는 일의 크기를 재는 일은 어리석지만 때로 그 서운함으로 끝나기도 하니까.
우리가 어떤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것에는 특별한 동기나 연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안타깝게도 상대와 멀어지는 계기도 비슷할 것이고요. 명백한 잘못이 사람의 관계를 갈라놓기도 하지만, 더 많은 경우에서 아주 사소한 이유들로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하루의 해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우리의 생이 그러하듯이 삶을 살면서 맺는 관계들도 모두 이렇게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시작은 거창했는데 끝이 흐지부지 맺어지는 관계도 있고 어서 끝나서 영영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하는 관계도 있고 끝을 생각하기 두려울 만큼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140~141쪽, 「시월 산문」 중에서)
다른 글에서도 느꼈지만 박준의 글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은 감정 기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담담하게 털어놓는 속내와 속상함과 화를 찾을 수 없는 그 평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해진다. 본바탕이나 기질이 그런가 싶기도 하고. 소망하는 것들을 기원하는 곳에서도 아무것도 빌지 않게 해달라고 빌다니.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도를 통해 내가 바랐던 욕망들이 부끄럽다. 그래도 나 역시 최근에는 항상 좋은 일이 생기게 해달라고 바라는 대신 나쁜 일이 생기지 않게 해 달라고 바라고 있으니.
사찰에서든 교회에서든 성당에서든, 제가 비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저는 아무것도 빌지 않게 해달라고 빕니다. 이 기도에는 욕망을 줄여 마음과 몸을 간소하게 살고 싶다는 뜻도 있지만 아무것도 빌지 않아도 될 만큼 평온한 일들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큰 욕심도 있습니다. (154쪽, 「기도에게」 중에서)
지난 계절을 돌아보고 다가올 계절을 기대한다. 코로나와 같이 살아갈 계절들. 그 시간이 짧아지면 좋겠지만 그와 함께한 계절도 먼 훗날에는 담담한 날들이 되었으면 한다. 편안하고 다정해서 계절마다 가까이 지내는 이에게 이 책의 산문 한 구절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 중 누군가 이 산문을 읽고 나도 그 계절을 안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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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운다고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먼저 읽고 너댓번 울컥하며 나의 정서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읽고난후, 그 감성과 정서가 그리워 찾아보니 신간이 나왔더라는. 펴자마자 끝나버린.. 역시 너댓번 뭉클했고, 나의 기억이 묻어 나역시 누군가를 떠올리게됐던.. 위로가 되기도, 인정이 되기도, 시작에 대한 불안도 잠시 내려놓게되는 시간이었다. 이전 산문집 표지디자인과 색감또한 너무 좋았는데, 역시 박준시인의 산문집은 책 표지부터 감성을 자극한다. 무겁지 않은 무게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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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가기 전에 다 읽으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책읽기가 되지 않아서 일단 한 구절만 남겨보도록 한다. 겨울이 다 끝나기 전에는 꼭 완독해서 리뷰 완성하는 게 작은 바람이다.
"살아가면서 좋아지는 일들이 더 많았으면 합니다. 대단하게 좋은 일이든, 아니면 오늘 늘어놓은 것처럼 사소하게 좋은 일이든 말입니다. 이렇듯 좋은 것들과 함께라면 저는 은근슬쩍 스스로를 좋아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 소박한 문장에 작가의 전작을 잠깐 떠올렸다. 아버지는 나를... 사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좋은 일든은 인생의 거대한 순간을 차지하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소소하게 일상을 채우는 일들이었다는 거. 살짝 웃을 수 있는 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같은 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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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쓴 내용이 다 날아갔다 ㅠ/ㅠ 아 짜증나 예스 24 22년 1월 잡지에, 박준 시인의 인터뷰가 꽤나 인상적이라서 충동 구매를 했다 올해 내가 샀는 첫 책이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은 모두 읽어보았으나, 소장한 책은 없다 산문집을 소장하게 되었는데, 사실상 시집이 훨씬 내용이 좋다 하지만 이 책은 명확한 컨셉이 마음에 든다 책 표지에 대한 확고한 컨셉이 적확하게 독자인 나를 매료시켰으니까 - 나무를 좋아하고 나무를 닮은, 산문집을 만들고 싶다는 그 컨셉에 맞게 책 표지를 가만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나무가 생각이 난다 - 내용보다 표지를 오래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 초록색 제목 글자색깔까지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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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란히 미용실에 들렀다. 새해 첫날 머리나 정리하자 하여 어제 예약을 했다. 미용실에는 부부인 두 명의 원장님이 있고 보통 나는 남편 쪽에 아내는 아내 쪽으로 같은 시간에 예약을 한다. 미용실 문을 열자 손님이 가득하여 두리번거렸고, 아내 원장님의 손님이 많아 아내는 집에 갔다가 삼십 분쯤 다시 오기로 하였다. 나는 잠시후 남편 원장님의 앞 손님이 떠난 자리에 앉았다.
박준 / 계절 산문 / 달 / 182쪽 / 2021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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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계절 속 소소한 감정들을 조심스레 꺼내 담아낸 문장들은, 꼭꼭 씹을수록 마음에 따뜻한 아로마처럼 스며듭니다. 시 같은 여백, 산책 같은 리듬, 그리고 정제된 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슬픔을 그대로 껴안게 하면서도, 어느새 위로와 다정함을 느끼게 합니다. 계절을 지나며 내 마음의 풍경을 조용히 돌아보고 싶은 분께, 이 책은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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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산문 먼저 실컷 눈무을 흘리다가 그쳤을 때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대가 밤이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주변데 아무도 없어야 했습니다. 놀이를 하기 위해 억지로 눈물 흘린 적은 없지만 눈물을 그치기 위해 이 놀이를 하던 때는 있었습니다. ??괜시리 마음이 더 시리고 애잔하게 글이 읽혔던 이유가...일월의 산문이여서 일까요? #1박2일 남원, 인월에 있는 어탕국수집으로 당신을 데리고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것은 그곳에서 부모님의 일으 돕는 한 아이입니다. "아, 지겨워"하고 신경질을 내면서도 자신의 키만큼 시래기를 높이 쌓은 손수레를 끌고 뛰어오는 아이. '이제 가자'하고 말하는 당신에게 지겨워도 살자고, 새로 살자고, 아니 그냥 지금처럼 살자고 조르고 싶습니다. ??남원의 국수집이 그의 부모님이 뛰어가는 아이가 보이는듯 합니다. 그 먼길을 가 보여준 그 아이의 모습에 말하지 않아도 살자고 살아가자고 생각하게 만들었을것 같습니다. #선물 사람은 좋아하는 이에게 좋아하는 것을 건네는 법이니까요. ??네가 좋아하는거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걸로 선물 받고 싶습니다. #벗 관계를 오래 이어나가는 데게는 소질이 없는 듯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성격 탓을 했습니다. 상대에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법도 없었습니다.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품으면서도 혹 상대의 마음이 나오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것을 입 잒으로 꺼내는 법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를 품고 있기도 했습니다. 유배되고 유폐된 마음을 뚫고 들어올 인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입니다. ??나의 모습과 참 닮았구나. #구월산문 해야 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고르는 것은, 곧 그 말을 들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조언의결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자격은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자길수 있으니까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풀잎이나 꽃잎을 마르게 하거나 상처를 낼 수 있지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자라게 하는 것이나까. ???♀?그 말을 하는 마음이 저렇게나 깊으니 그 말들에 날이 서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야겠습니다. #십이월산문 어떤 일의 이루어짐은 그것을 바랐던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일들이 많다는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역시의 저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그리고 믿음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이룰지 정하지 못해 우선 이루고 싶은게 무엇인지부터 깊이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가을의 막바지에 접어들어 읽은 계절산문은 지나온 계절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잘 보낸 날고 못보낸 날도 다 지나버린 날들로 추억이 되었으니 남은 계절도 잘 지나가도록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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