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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The Five)”. 다섯 여인이 있다. 1888년 8월부터 11월까지 영국 런던의 빈민가에서 ‘잭 더 리퍼’에게 살해당한, 혹은 살해당했다고 여겨지는 여인들이다.
잭 더 리퍼. 살인자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붙잡지 못했으니 누군지 모르고, 그래서 별명만 남았고, 그는 신화화되었다. 우리는 살인자가 누군지 모르니 별명으로 부르고, 피해자는 누구인지 밝혀졌으나 그들의 이름은 불리지 않는다. 기묘한 상황 같지만, 한국에서 90년대, 2000년대에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에서도 그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잭 더 리퍼. 그 별명 앞에는 가끔 ‘매춘부 살인마’라는 수사가 붙기도 한다. 이 역시 살인자를 영웅시하는 심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또한 피해자들이 바로 개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그렇게 규정된 피해자들로 야릇한 상상을 하게 하지만, 누구도 그 피해자들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하지 않게 하는 역할도 했다. 그저 살인자에 대한 상업화에 일조할 뿐이다.
핼리 루벤홀드는 누군지도 모르는 살인자를 제쳐두고 바로 그 다섯 여인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바로 그 살해 현장에 있게 되었는지를 추적했다.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 그들은 대장장이의 딸이었고, 군인의 딸이었으며, 스웨덴으로부터 이주해온 이주민이었고, 커피하우스의 여주인이었다. 또한 아이들의 엄마였으며, 형제 자매가 있었다. 처음부터 삶을 포기하고자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유한 삶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안락한 삶을 원했으며, 그래서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세상이 허락하지 않았다.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에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구렁텅이로 떨어져 버리는 시대였다. 남편이 죽거나, 실직하거나, 혹은 아이를 너무 낳거나 등등.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순간이고, 또 지속적인 과정이었다. 거기에는 다시는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커다란 장벽이 놓여져 있었다. 그들이 그 살해 현장에 있게 된 것은, 누군가가 문제였지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들 중 많은 이가 술독에 빠진 것도 사실이고, 경찰서 신세, 나아가 감옥까지 갔었다. 그리고 매춘부는 아닐지라도 매춘의 범주 가까이에 든 일도 있었다(매리 제인은 실제로 매춘부이기도 했지만).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이 어떻게 거기까지 이르게 되었는가이며, 또 왜 사람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믿으며 단순하게 “매춘부 살인마 잭 더 리퍼”라는 신화를 써내려가게 되었는가이다.
핼리 루벤홀드는 이 논픽션에서 잭 더 리퍼라는 존재를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섯 여인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 거의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은 다섯 여인의 삶의 족적을 따라가고 있으며, 그들이 죽는 순간까지 다루고, 짧게 그 이후 그들의 가족이나 언론의 반응을 남길 뿐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살인자와 그의 수법은 언급하며 더욱 그를 신화화하는 게 아니라 그 나쁜 놈에게 희생된 이들의 삶과 그들이 살다간 사회의 처참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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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베일리 기퍼드상 수상작이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것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단순하게 이 작품이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픽션 즉 스릴러인줄로만 알았다. 아니었다.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의 피해자들을 재조명 하는 이야기였다. 1888년 다섯 여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붙잡히지 않은 살인마 잭 더 리퍼, 그의 희생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은가.
잭 더 리퍼의 범행 속에서 희생된 여자들은 다섯 명이었다.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그리고 메리 제인까지 다섯 명의 여자들은 런던 화이트채플에서 발견된 것을 제외하면 저마다 접점이 없었다. 그중에는 스웨덴에서 런던으로 온 여자도 있었다. 알려진 바로는 범인이 매춘부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때 당시 언론들이 그렇게 자신들의 편의대로 적었고 경찰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죽은 이 여자들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자신들이 원해서 죽음을 선택한 것도 아닌데 자신들의 존재나 정체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 말이다. 이 책은 그 다섯 명의 여자들에 대해서 보다 확실하고 보다 자세하고 보다 정확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왜,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잘못 인식이 되었는가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다섯 명중에 몇 명은 아니 대부분은 평범한 삶을 살았던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결혼생활이 어그러지고 그녀들은 어긋난 사람을 살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그때 당시 시대적으로는 여자가 독립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남자가 필요했다. 헤어진 후로 남편이 돈을 보내주기는 했지만 그 지원이 끊기고 나서 더 어려운 삶을 살았고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또 그녀들은 술이라는 것에 의존했다. 술 때문에 결혼이 파탄나기도 했다.
왜 그렇게 술이 문제가 되었을까. 그것은 또 그 시대를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다. 어려운 때였다. 더군다나 여자가 살아내기란 더욱 그러했다. 돈이 없으니 더욱 힘들었고 피임이라는 것을 모르니 아이는 생기는 대로 줄줄이 낳아야 했다. 또 그 아이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좋은 환경이 아닌 곳에서 질병에 걸려 이른 사람을 마감해야 했다. 바깥일을 하지 않는다고 결코 편안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술에서 도피처를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선택한 술이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으리라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거기다 가정폭력을 당하고도 그 원인이 모두 여자의 탓으로 돌리는 그때 당시의 상황 속에서 여자들의 삶이라는 최소한의 인격이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그런 삶이었으니 그녀들의 인생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나는 잭 더 리퍼를 그저 뮤지컬의 하나로만 알았다. 그가 희대의 살인마라는 것을 알았어도 어떠한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자세히 알지 못했고 또한 그가 영원히 잡히지 않은 이른바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로 인해서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들은 더 큰 힘듦을 겪었을 것이다. 적어도 범인이 누구라고 알려졌더라면 그 범인이 제대로 된 판결을 받고 죄의 대가를 치렀더라면 마음의 부담은 덜지 않았을까. 뮤지컬이 얼마나 흥행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그 내용이 실제의 내용과 얼마나 같은지 다른지도 모르겠으나 이제 그 이름을 이야기할 때 그의 손에 희생된 다섯 명의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잭 더 리퍼는 단순히 매춘부 다섯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내였으며 누군가의 엄마 그리고 누군가의 언니요 누나였던 여자를 죽였다는 것을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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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ve 더 파이브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저 / 오윤성 역/ 북트리거 Hallie Rubenhold, [THE FIVE], 2019./2019 베일리 기퍼드상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집, 가족 없는 가난한 여성들을 살해한 비겁한 살인마 잭 더 리퍼가 아닌 숨겨진 피해자 5명의 이야기들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 여성 차별, 피해자의 사실적 이야기를 와해시켜 돈이 되는 소설로, 언론으로 피해자들을 한낱 흥미로운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 다섯 피해자 폴리, 애니 채프먼,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 켈리는 메리 제인을 제외하고는 매춘부가 아니었지만 빈곤과 가부장제의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언론과 사회에서 고의적으로 매춘부라는 낙인을 찍어 각자의 삶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피해자는 여성혐오, 나쁜여자로 가해자인 살인자는 반대로 부각되는 것을 130년이 지난 이제야 각각의 피해자의 이야기를 한 여성으로 삶과 존엄을 다시 살려주고 있다.
어떤 모습인지, 성별조차 알 수 없는 잭 더 리퍼는 관광상품이 되어 화이트채플 순례나 술집에서 칵테일 이름으로 판매되는 등의 사람들의 허상의 캐릭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잭 더 리퍼는 뮤지컬로 공연을 하면서 잘 알려져 있는데, 스토리를 새로 짜고 보강을 하였다고 해도 빅토리아 시대상의 비판과 회환으로 인해 인간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잭 더 리퍼를 만들고,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전부 매춘부로 한 것은 관중들에게 실제 피해자의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유명 배우들의 출연진들로 구성되어 관심을 가졌는데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뮤지컬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당시의 언론은 대중들이 관심 가질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었는데, 남자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이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가부장제도와 억압된 여성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말해주기 보다 타락한 여성을 시대가 낳은 살인마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이야기로 대중에게 자극적으로 보도함으로 언론은 사실과 다른 기사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었다. - 피해자들이 그 시대의 부당한 사회 제도와 가부장제에 피해자들이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희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살해된 피해자가 매춘부라는 낙인으로 자신들에게 2차적인 피해가 될까 급히 장례를 치르고 가족인 것을 꽁꽁 숨기기도 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보듬어 줄 시간도 없이 자신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슬픔을 가슴 속에 묻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는 암담하고 가슴아플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 소설을 읽는 가벼운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사실과 다른 사건들의 방대한 조사를 하고 피해자의 진짜 삶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저자의 긴 칼럼을 읽은 느낌이라 좋았다.
----* 밑줄긋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설령 세탁부나 청소부로 일하며 혼자 살아갈 능력이 있더라도, 아니 어느 계급에 속하든 상관없이, 여자가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할 나이에 독신으로 사는 것은 그야말로 이단 행위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남편 없는 여자를 조금도 신뢰하기 않았다. 그런 여자는 어떠한 보호책도 없이 다른 남자들의 책략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 당연했고, 그런 여자의 삶에 의미는 없었다. p75
음주라는 죄악은 본질적으로 성적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빅토리아 사회는 ‘망가진 여자’와 ‘타락한 여자’를 구분하지 않았다. 본인의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남편과 헤어지고 가정을 잃은 여자는 혼외정사를 저지른 여자 못지않게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겨졌다.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망신을 사는, 외양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품위 있는 가정에 속하지 않거나 자신의 품행을 통제해 줄 남편 또는 가족이 없는 여자는 매춘부만큼 타락한 여자였다. p168
경찰은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의 범인이 매춘부를 갈취하는 하이립갱단이 아니면 매춘부를 골라 살해하는 단독범(이 국면에서는 ‘가죽 앞치마’라는 별명으로 불린 존 파이저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이라는 가설을 고수했으므로, 피해자는 매춘부여야만 했다. p177
그를 나락에서 끌어올리려 손을 뻗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러나 그 반대쪽에서 끌어당기는 중독의 중력이, 수치의 악력이 더 셌다. 이 힘이 애니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고, 이미 수년전부터 애니의 희망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날 밤 살인자가 가져간 것은 악마의 음료가 다 쓸어 가고 남은 애니의 껍데기뿐이었다. P188
존을 만나기 전까지 케이트는 가족 대부분과 사이가 틀어졌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어린아이들을 잃었으며, 구빈원행과 지독한 굶주림과 질병의 고통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곳’이었다. 바꿔 말해, 고통을 잠재울 술과 배를 채울 음식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p327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자신에게 허락된 휴식을 취했다. 닻 없이 표류하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는 당장이라도 누군가 나타나 그를 그 자리에서 치우리란 걸 알고 있었다. p 340
화이트채플의 이름 없는 주민이었던 메리 제인이, 죽어서는 화이트 채플이 사람들이 상상하고 싶은 대로 상상되었다. 그는 아직도 체포되지 않은 괴물의 손에 희생당하고 만 지역 영웅이 되었다. 무개 운구차와 두 대의 장례 마차, 그리고 두 개의 화관과 심장 씨앗 위로 피어난 십자가 문양으로 장식한 참나무와 느릅나무 재질의 반짝이는 관은 저항의 행렬로 해석되었다.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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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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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사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이 책은 추천사들부터 하나하나 마음을 때려서 마음이 무거워지고 또 대차게 끄덕이게 되는 책이었다. 또 늘 고민해온 인간사의 아이러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그리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모순까지도 조금은 명확한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또한 역사를 사랑하기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허구보다도 더 허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아픈 현실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왜 침묵하지 말아야 하며 어느 방향으로 소리쳐야할지를, 때로 그 외침이 무용했다고 생각했다면 이만큼 긴 시간을 걸쳐 드디어 관심가질 수 있고 말할 수 있게 된 진실을 마주함으로서 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재미’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이 책은 흥미로운 대상인 잭더리퍼를 흥행시킴으로써 희생자를 두 번 죽이고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죽을 만했던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말초적 본능에 가까운 괴랄한 취향을 뛰어넘을 만큼 흥미로운 내용이다. 흥미로 만들어낸 괴물 #잭더리퍼에 대한 관심과 우상화를 깨부수는, 미시사 속 이름 모를 희생자 마녀들의 개별서사는 사실은 우리가 누구나 본능 속 잭더리퍼보다 오히려 다섯 여성의 입장에 처할 수 있었음을, 우리는 누군가를 해치는 사람이 되기보다 해쳐지는 누군가가 되기 더 쉬운 입장임을, 게다가 죽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그럴 만해서 죽은 사람이 되기는 더 쉬운 사람임을 명확히 제시한다. 또한 우리의 목소리는 광끼어린 흥미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언제나 타인의 삶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가야 함을. 사람들은 가해자가 죗값을 충분히 받는 세상을 꿈꾼다. 그게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때로는 그러지 못하는 법에 분노하곤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사람들이 때로는 가해자가 동일한 가해행위를 했다고 했을 때 죗값을 매우 주관적으로 매기기도 한다. 똑같이 사람을 죽였을 때 천인공노할 살인마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그럴 만했다며 서사를 애써 만들어내기도 한다. 특히 스타가 된 살인마에게 희생된 사람들은 그의 스타성에 묻혀 서사를 잃거나 혹은, 그러니까 왜 낯선 사람에게 경계를 풀었냐는 타박을 받기도 한다. 고작 그게 죽어도 쌀 이유가 될까. 그럴 만해서 죽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 많이 양보해서 있을 수는 있다고 치자. 사실 아직은 세상에 100%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럴 수는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연쇄살인을 저질렀다든지 그러면 본인의 목숨도 소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직 이 부분은 나도 좀 더 깎여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아직은 그렇다. 그런데 그게 매춘부라서? 혹은 노숙자라서? 혹은 남자인 보호자가 없는 여성이라서? 그게 연쇄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와 서사가 될 수 있는가? #권김현영 선생님의 추천사중에 ‘남자 보호자 없는 여성들은 잠재적으로 언제나 매춘부 취급을 받으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라는 부분은 생각보다 아프게 다가온다. 왜냐면 이것은 작금의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여자 사장님 혼자 하는 카페에 와서 어슬렁거리면서 추파 던지는 말도 안되는 작자들의 이야기를 티비에서 본 적이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아니 말과 생각을 하기 이전에 존재하는 일이다. 또한 심심치 않게 남편을 잃은 여자 사장이 하는 음식점에 단골로 오는 손님들이 단골을 핑계로 성희롱이나 추파를 일삼는 일은 말해뭐해 입아프게 흔하다. 그들이 쉬워보였냐고? 아니 그냥 ‘주인’이 없는 사람 취급 받기 때문이다. 당장에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넘어간 비혼 여성에게도 비슷한 취급을 하는데 뭐. 그놈의 ‘주인’의 존재를 부정해도 그런 취급을 받는데 ‘주인’이 있다가 공석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러는 것이겠지. 그놈의 것. 그놈의 ‘주인’ 딱지를 뗀 지가 언젠데, 호주제 폐지한 지가 언젠데. 그렇게 생각보다 사람들의 생각은 제도에도 훨씬 뒤떨어져있다. 없다고 말하지 말고 돌아봐라. 정말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을 하는 데에 130년이나 걸린 것이다. “살인마 잭 더 리퍼가 매춘부를 죽였다.”는 흥미 위주의 망상 속에서 희생자들의 서사를 걷어내기까지, 그들이 마녀사냥 당한 억울함을 풀어주기까지. 내가 어렸을 때는 맞을 만하니까 맞겠지하는 말이 꽤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맞을 만하면 네가 때려도 돼?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맞을 만하다는 것은 누가 정해? 기준이 뭔데? 하고 물을 수 있는 시대가 와야하지 않을까. 그만큼의 인식이 변화하는데 1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수많은 사람의 외침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그 문제의식에 더 공감하고 함께 소리쳐서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할 말이 너무 많아 끝도 없어서, 그냥 일단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꼭 읽으셔야 하는 책이다. 여성 주의에 관심이 있든 없든, 특히나 혹여 내 세상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게 꼭 권하고 싶다. 당신이 생각지도 못하는 세상에 당신도 언젠가 떨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 세상은 생각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세상이니까. 그래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바꿔놓으시라고. 말초신경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존재의 존엄정도는 지킬 수 있는 세상에 살 수 있게 해야하는 거라고. 끝으로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이라는 어렵지도 않지만 제대로 추모되어 불리워지지도 못한 이름들을 눌러 적으며, 이 책의 추천사 중 일부를 재추천하며 일단 마무리하겠다. 내용은 정말이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아서 한 문장을 뽑기보다 그 서사를 두고두고 인용할 만한 내용이라서. -이 책은 그들을 추모하는 책이다. 그리고 나머지를 꾸짖는 책이다. 이 책이 쓰이기까지 130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이었겠느냐고. #가디언 -화이트 채플에 숨어 살던 비겁한 살인마의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삶을 제대로 살 기회, 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것이 될 기회”를 잡으려 노력했던 다섯 사람의 이야기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있었고, 가족이 있었다. 삶이 있었다. #강화길 #서평단 #더파이브 #thefive #핼리루벤홀드 #북트리거 @booktrigger #여성주의 #희생자추모 #모두의삶 #침묵은누구도구원하지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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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희생자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제인은 모두 여성들이다. 힘없고 나약한 당시의 여성의 모습이 그들에게서 보여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책 시작전에 적혀 있던 오드리로드의 말이 생각이 났다. “ 나는 말하지 못하는 저 여자들을 위해 쓴다. 너무나 겁에 질렸기 때문에, 우리 자신보다 두려움을 더 존중하라고 배우기 때문에 목소리를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해 쓴다. 우리는 침묵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배웠으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 그들은 희생을 당해야만 했을까. 그들은 그저 가정에 충실했고, 누군가의 엄마였으며 사랑에 빠진 여인이었을 뿐이다. 그저 매춘부라는 딱지 때문에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피해자를 비방하고, 성애화하고, 비인간화하는 것이다. 성녀/창녀의 이분법을 계속해서 강화하지만, 희생자였던 다섯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를 보면서 여성이라는 존재가 남성에 비해 얼마나 가치없이 느껴지고 하찮게 여겨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춘부라고 불리는 그 이면적인 모습에 가려져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지는 것조차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고,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더파이브 #북트리거 #서평단 #서평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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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도 평등하지 못했던 사람들'
삶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못합니다. 외모 성격 배경 집안 국가 등 자신이 가진 것은 물론 주변 환경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다만 평등을 위한 투쟁을 통해 점점 나아가는 현재와는 달리 과거에는 한번 바닥으로 내려간 삶은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바닥에서 허우적 대다가 삶을 마감합니다. 잭더리퍼가 활동했던 19세기 영국은 대영제국이라고 불리며 폭발적인 산업발전과 식민지 정책, 의료.농경의 발달로 인구수가 폭증하고 대체가능한 인력이 넘치는 반면 전쟁으로 인해 남성의 수는 줄어들고 여성의 수가 늘어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여성의 인권은 점점 바닥으로 떨어져갔고 수많은 여성들이 삶의 밑바닥에서 편견과 오해 속에 그게 당연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죽었습니다. 잭더리퍼의 희생자들 또한 희생자로서의 존엄이 아닌 매춘부로 취급받으면서 그들의 인생을 매도당한채로 차가운 땅에 묻혀버렸습니다.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 살려고 노력했던 순간들 몇십년간의 삶동안 모든 시간들이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그들의 삶이 매춘부라는 단어 하나로 더럽고 하등한 것으로 매도당한다는 것이 같은 사람으로서 억울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희생자는 매춘부 1,2,3,4,5 라고 불리며 엑스트라 정도로 대우되지만 매력적인 살인마로 긴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잭더리퍼의 삶... 범죄자가 추앙받고 희생자가 손가락질 받는 모습은 현재도 비슷하긴 합니다. 연일 뉴스를 채워나가는 범죄들을 보면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도리어 당당하게 나와서 자기변론을 하지만 피해자들은 조용히 숨죽이며 상처를 가리기 급급한 모습은 이백년이 넘은 지금도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더 파이브를 읽으면서 우상화되는 범죄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리고 희생자들을 단 한단어로 단정해서 알게모르게 죽어도 되는 사람들로 단정지어버리는 일은 희생자들은 물론 그 주변의 사람들까지 차가운 땅에 묻어버리는 일이라는걸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주의하고 의심해봐야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언론이나 SNS 댓글 등을 통한 마녀사냥들을 통해 소중한 생명들이 죽어갔습니다. 19세기의 잭더리퍼는 한사람이었을지 몰라도 현대의 잭더리퍼는 누구나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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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리퍼란 이름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888년 영국 런던의 화이트채플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 살인범.
하지만 살해당한 5명의 여성에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때나 이때나 언론들은 왜 이렇게 비슷한 것인지.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목적이었겠지만, 어떻게든 자극적인 기사를 쓰고 싶어서 희생자가 매춘부라는 진술을 얻길 바라고, 자극적인 삽화를 신문에 싣고. 결국 모든 희생자들은 언론에 의해 한 번 더 희생당한 셈이지 않을까. 200년 가까이된 지금에도 대부분은 희생자를 매춘부로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떤 사람이 빈민가에 산다고 해서, 알콜 중독이라고 해서, 매춘을 한다고 해서 누군가 그들을 해쳐도 되고 살해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살해당한 희생자들이 그들의 직업이나 살았던 장소들로 인해서 폄하되어서도 안된다.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이지만 잊기 쉬운 사실인 것도 같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분명히 듣기를 바라며, 그들이 목숨과 함께 잔인하게 빼앗긴 '존엄성'을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단순히 꾸준히 소비되는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여성들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알았으면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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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리퍼’는 뮤지컬을 보기 시작한 즈음부터 캐스팅을 바꿔가며 꽤 자주 본 뮤지컬.
10년 전 처음 봤을 때도 상당히 폭력적이며 범죄자를 미화한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창작은 창작일 뿐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강산이 한번 변하는 10년, 사회의 통념과 개인의 사고방식은 훨씬 더 급하게 바뀌기 마련. 잭 더 리퍼가 왜 사람을 죽였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왜 그들이 죽었는지, 정말 죽어 마땅한 여자들(매춘부) 이었는지, ‘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에선 한껏 미화된 범죄자의 그늘에 가려진 이야기를 한다.
영국이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던 빅토리아 시대, 한껏 팽창하는 수도 런던엔 한 조각의 햇살조차 들지 않는 거리가 있었다. 런던의 치부, 속살, 드러내고 싶지 않은 허물, ‘화이트 채플’에서 다섯 명의 여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언론에선 매춘부니 연쇄 살인이니 한껏 자극적인 기사를 뽑아냈지만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 다섯 명 중 제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개인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화이트 채플에서 살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름을 잃고 말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누군가의 딸, 자매, 연인, 엄마로 평범하게 살아온 그들이 왜 매일매일 하룻밤 몸 뉘일 곳을 찾아 헤매는 신세가 되었는가, 이다. 저자는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다섯 명의 삶을 철저하게 되살려낸다. 그 과정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그림자가 낱낱이 드러난다. 다섯 명은 잭 더 리퍼에게 살해당했지만 결국 여자는 남자의 부속물이었던 시대에 살해당한 것이다. 알코올중독자였든, 매춘부(실상은 아니지만)였든, 이혼한 여자였든 어느 시대든 어디서든 죽어 마땅한 사람이란 없다.
19세기 영국으로부터 1백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몇 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의 밤거리는 안전하지 않다.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희생자를 잊지 말아야할 이유다.
출판사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통해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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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더 파이브"는 전세계적으로 이미 유명한, 1887~88년 사이 영국 화이트 채플 사건의 주범으로 악명높은 "잭 더 리퍼??" 보다는 '그'에 의해 희생당한 다섯 여자피해자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 . 사람들은 '마초적인' 그리고 '폭력적인' 속성의 인물에 대해서 열광했고, 전 세기동안 그러한 '이미지'들은 여러 상업영화에서 많이 드러났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그 '남성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뜬구름'에 불과했다. 시민혁명시기,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하였지만, 관습적으로는 그들에게 '책임'이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만의 '자유'였고, 그들만의 '책임'이었다. . 지금이라도, "잭 더 리퍼"는 런던의 '숨막히는 스모그'와 함께 신비로운 이미지의 '연쇄살인범'이 아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고 도시지배자들의 '안개'같은 선입견에 묻어간 '잡범'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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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영국 런던 빈곤한 '화이트채플'에서 발생한 잔인하고 끔찍한 살인사건과 그 범인 '잭더리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사건은 5명의 여성들의 목을 자르고 내장을 뜯어내는 잔인한 살해 방법, 피해자 모두 매춘부였다는 점과,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이 책은 그동안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던 잭더리퍼가 아닌 그의 희생자 다섯명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실업자들이 많아져 빈곤층들이 늘어나자, 돈이 없는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거나 가격이 저렴한 여인숙에서 하루밤을 겨우 지내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들을 구제해 주는 구빈원에 들어가는 방법뿐이었던 시대였다. 모두 힘들었지만, 특히 여자들은 일자리도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임금이 형편없이 싸고, 모든 문제를 여자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했다. 남편이 없거나 남편을 떠나는 여자는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결함있고, 실패자이며, 인격에 문제가 있고, 성적으로 부도덕한, 혐오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녀들은 결혼을 하거나 남자들과 동맹 관계를 맺거나, 거리에서 생활을 해야했다.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위해 정말 치열하게 살아 온 그녀들은, 끔찍하게 살해된 후에도, 고정 관점을 가진 경찰들과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 선정성을 가미한 날조와 오보의 언론에 의해 매춘부가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 매순간 몸부림쳐야 했던, 그녀들은 죽어서도, 매춘부라는 오명이 씌여졌다. 이제라도 그녀들의 삶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게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늦은 것 같아 미안하다. 이제부터라도 잭더리퍼가 아닌, 희생자 '메리 앤 폴리 니컬스', '애니 채프먼',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 '캐서린 에도스', '메리 제인 켈리' 그녀들의 이름을 기억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