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앤 디디온의 책을 다시 구입해서 읽게되었습니다. 놀라운 그녀의 날카로움과 냉정해보이지만 깊은 슬픔을 볼수있는 좋은 글입니다. 예리하면서 동시에 우아한 그녀의 글을 읽고있으면 글을 쓰고싶어지면서 동시에 쓰기가 어려울거같다는 양가적 감정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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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이렇게 멋들어지게 써봤지만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들이었다. 이 책은 존 디디온이 입양한 딸 퀸타나가 죽은 후 엄마로서의 상실감과 남편과 딸이 죽고 혼자 남은 노년의 디디온이 노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담담한 문장으로 쓴 에세이다. 딸이 죽은 슬픔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건조하고 절제되었다.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보다는 단어의 조합을 통해 이미지를 전달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카메라의 위치가 바뀜으로써 피사체의 의미가 바뀌듯, 문장의 구조가 바뀜으로써 문장의 의미도 바뀔 수 있다." 고 표현한 존 디디온의 글 답게 천천히, 집중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좋을 책 같다...😅😅 하지를 전후한 몇 주간에 걸쳐 해질녘 어스럼이 길고 푸르러지는 시기, 푸른 밤. 인생의 황혼기를 표현한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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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독자 선정 금세기 베스트 100 가운데, 조앤 디디온이라는 작가의 <상실>이라는 책이 있다고 해서 냉큼 사서 읽기 시작했다.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제목이 말해주듯 40년을 갈이 산 배우자와 사랑하는 딸 퀸타나의 "상실"에 대한 글이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처음 들어보는 작가고, 내용도 그냥 평범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조앤 디디온은 그야말로 평생 글쟁이로 '뉴 저널리즘'의 기수라고 불릴 정도로 평생 글을 쓴 대가였고, 그녀가 구사하는 상실의 이야기는 아직 진짜 "상실"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수용하기가 버거웠던 모양이다. 지금까지 절반 정도 읽었나 보다. 나의 책읽기는 항상 컬렉션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던가. 스레드를 통해 알게 된 베른트 하인리히 작가의 생태를 다룬 책들과 더불어 조앤 디디온의 책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전자는 절판이 되어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조앤 디디온의 책이 수급이 쉬웠다고나 할까. <푸른 밤>은 단박에 다 읽었다. <상실>과 달리 어제 만난 <푸른 밤>은 뭐랄까 일종의 리듬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리듬감 섞인 독서를 하게 되면 책의 진도가 쭉쭉 나간다는 걸 간만에 느낄 수가 있었다. 나에게는 어제 읽은 조앤 디디온의 <푸른 밤>이 그랬다. 책의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푸른 밤>이 가볐웠고. 아무래도 조앤 디디온 작가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하다 보니 <상실>은 좀 더디게 진도가 나갔는데, <상실>과 <푸른 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서 작가 내면세계에 좀 더 침투한 느낌이 들었다. 참고로 조앤 디디온은 3년 전인 2021년에 작고했다고 했다. 오랜 글쟁이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다 보니 조앤 디디온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아는 사람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주변의 다이애나라는 친구 덕분에 1966년에 딸 퀸타나를 입양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이 직접 낳은 딸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더 퀸타나를 사랑했고 사춘기 딸의 고민을 함께 한 일련의 과정들이 그녀의 글을 통해 드러난다. 문득 퀸타나 루가 어쩌면 저명한 저널리스트였던 엄마 찬스 덕을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나 인형방에 영사기를 들여 놓자는 생각을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말이다. 선택과 버림받음에 대한 고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존과 조앤은 그 아이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퀸타나 루는 태어나면서 "버림받"았다고 해야 할까. 그 아이가 버려지지 않았다면, 존과 조앤 부부에게 선택지는 주어지지 않았으리라. 과거의 어느 시점에 벌어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후일 시점에서 하는 이런 고민들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 걸까. 마치 역사의 가정법처럼 말이지. 남편 존 그레고리 던을 갑자기 잃고 나서, 딸 퀸타나마저 병상에서 힘겨운 투병을 하던 과정을 조앤 디디온은 담담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어쩌면 독자는 이런 글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게 된 상실에 대한 감정들이 전작 <상실>에서 넘실거린다면, 이번 <푸른 밤>에서는 상실에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극복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덧없이 흘러가는 그런 무수한 시간들을, 모든 걸 파괴해 버리는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간단한 진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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