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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간(諺簡)이란 언문(諺文)으로 된 간찰(簡札)이란 뜻으로, 조선시대에 한글로 씌어진 편지를 일컫는 말이다. 주지하듯이 조선시대의 지배계급이었던 양반들은 한문을 진서(眞書)라고 일컫었으며, 한글을 일컬어 속된 말이라는 의미로 ‘언문(諺文)’이라 지칭했다. 또한 간찰(簡札)은 간지(簡紙) 즉 두꺼운 종이에 쓴 서찰로, 편지를 달리 일컫는 표현이다. 당시에는 사대부 여성들이 주로 편지를 주고받을 때 한글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녀자들의 편지라는 뜻으로 ‘내간(內簡)’이라고도 한다. 특히 조선시대의 언간에는 여성들이 사용했던 표현이 풍부하게 등장하여, 당시의 생활과 풍속을 이해하거나 당시의 언어를 연구하기 위한 좋은 자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언간을 통해 본 남성과 여성의 삶’이라는 기획물 가운데 하나로, 당대 여성들이 쓴 편지를 분석하여 당시의 언어와 생활상을 밝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편지는 주고받는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사연들이 포함되어 있기에, 다양한 언간들을 대상으로 삼아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과 의식을 추출하고 그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고 하겠다. 먼저 1장에서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성의 한글 편지’의 현황을 제시하고, 그 성격을 ‘여성이 스스로 내는 목소리, 한글 편지에 대하여’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어지는 항목들은 ‘어머니로서의 이야기’(2장)과 ‘아내로서의 이야기’(3장), 그리고 ‘딸로서의 이야기’(4장)과 ‘딸과 며느리로서의 이야기’(5장) 등으로 구분하여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언간들을 분석하여 그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이밖에도 ‘할머니로서의 이야기’(6장)와 ‘제수, 아내, 고모로서의 이야기’(7장)은 물론 ‘장모로서의 이야기’(8장)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편지들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서술하고 있다.
당시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라 할 수 있기에, 이러한 언간들의 상황이 당시 여성들의 보편적인 생활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면 굳이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며, 아마도 특별한 사정으로 서로 떨어져 있어 편지로나마 소식을 전해야할 필요가 있었다고 짐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편지를 주고받은 당사자들의 일상보다는 아마도 편지를 써야할 정도로 특별한 일들이 주로 담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편지 내용들을 통해서 당시의 가족 관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기에, 여기에 소개된 이들의 개별적인 삶의 양상을 통해서 당시 여성들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조선시대 언간들을 모으고 그 양상을 소개하는 것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러한 작업들을 토대로 당시 여성들의 삶의 양상을 보다 상세하게 연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