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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동네의 흑인아이가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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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   에릭 에릭슨은 어머니가 유대인이고 생물학적 아버지는 덴마크 어부였다. 임신중 남자는 떠나버리고 혼자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가 나중에 유대인과 다시 결혼을 했다. 이 부부는 당연히 유대인 동네에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문제는 에릭 홈버그(새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서)는 덩치가 크고, 금발에 파란눈이었다는 것. 동네에서 유대인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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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

 

에릭 에릭슨은 어머니가 유대인이고 생물학적 아버지는 덴마크 어부였다. 임신중 남자는 떠나버리고 혼자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가 나중에 유대인과 다시 결혼을 했다. 이 부부는 당연히 유대인 동네에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문제는 에릭 홈버그(새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서)는 덩치가 크고, 금발에 파란눈이었다는 것. 동네에서 유대인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이 동네에서 너는 우리와 다르다고. 이게 어릴 때부터 큰 고민이었던 꼬마 에릭은 성인이 된 후 먼 여행을 다니고, 정신분석을 받아 분석가가 된 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에릭슨으로 성을 바꾼다. 성인발달과 정체성에 대한 많은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에릭슨의 시작은 이 어린시절의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왜 나는 남들과 다른가.

 

‘배움의 기쁨’(Losing my cool)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글을 쓴 토머스 채터턴 윌리엄스는 특이한 핏줄이다. 어머니는 백인이고 아버지는 흑인, 아버지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채 태어난 미혼모의 아들. 그런데 이 아버지는 혼자 독학으로 엄청난 학문적 성취를 했고, 혼자서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끝없이 책을 읽는 사람이다. 이 부부는 미국 뉴어크에 자리잡으면서 흑인 동네와 백인 동네가 있는데 백인동네인 중산층 지역에 자리를 잡는다. 이 들의 아이중 둘 째가 저자다. 어릴 때부터 내가 누구인지, 피부색에 대해서 고민했다. 당연히 흑인임을 자각하고 있지만 그 두드러짐이 뚜렷했고, 한 달에 한 번씩 아프로 머리를 제대로 이발해주는 이발소를 가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흑인동네 이발소에 가면 고향을 간듯한 친근함을 느꼈다. 10대가 되면서 부터는 흑인의 말투, 제스쳐를 내면화하기 시작했고, 그래야한다고 믿는다.

 

흑인 래퍼들의 음악을 수백번 반복해서 듣고 그 가사를 말에 녹여서 내뱉으면서 ‘세보이고, 쿨해보이는 것’이 흑인의 진짜 정체성이라고 믿고 따라했던 것이다. 이렇게 10대를 학교에서는 보내면서도 동시에 집에서는 공부에 진심인 아버지의 기대에 순응해서 공부를 하는 이중생활을 해서 기대보다 훨씬 높이 조지타운 대학교에 입학한다. 여기서도 흑인 학생 커뮤니티에서 지내고 공부는 등한시하는 일년을 보낸다. 그게 진정한 쿨한 흑인의 모습이라고 믿었다. 어느 순간 이건 아니라는 각성의 시간을 보내고 모든 친구들이 ‘너 좀 이상해졌다’고 욕을 하지만 그동안 입고 다니던 흑인스러운 옷과 바지를 모두 버리고 게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비난을 받는 얌전하고 말끔한 옷으로 변신하고 난 다음에 돈을 쫓는 경제와 경영이 아닌 철학으로 전공을 정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는 평온하나 예상가능하다.

 

이 책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한국어판에서 드러나듯 ‘배움의 발견’의 미러본이기 때문이다. 타라 웨스트오버의 Educated는 미국의 러스트벨트나 산악지대에 고립된채 살아가는 백인 가족에서 무학으로 살아가던 여성이 과감히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도시에서 흑인 공동체안에서 술, 마약, 섹스, 농구를 하면서 살다가 미혼모가 되거나 갱이 되어 일찍 죽거나, 아주 소수가 프로 선수가 되어 탈출하는 그런 공동체에서 살아가기 위해 진짜 흑인다움을 체득하려 애쓰다가 그것의 허상 혹은 진실을 깨닫는 이야기다.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이란 과정에서 나의 내면의 기준을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 사회공동체, 문화적 규범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너무나 콘트라스트가 뚜렷하게 보여주는 주제였기에 개인적으로 특히나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배움의 발견의 연장선에서 배움의 기쁨..그렇지만 나는 원제 losing my cool이 더 책 전반의 흐름을 관통하는 제목이라 생각한다. 주말에 한 흐름으로 다 읽어버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a 2022.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