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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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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어떠한 작품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2차 창작물들과 심심치 않게 조우하고는 합니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의 경우 원작을 아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요소들이 꽤나 있는 편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책을 읽는 독자들이 원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 및 평가 또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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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어떠한 작품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2차 창작물들과 심심치 않게 조우하고는 합니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의 경우 원작을 아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요소들이 꽤나 있는 편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책을 읽는 독자들이 원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 및 평가 또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 앨리스 죽이기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면서 사실은 제가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던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내용을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는 알지 못한다는 점을 뒤늦게나마 파악하게 된 적도 있었고, 바로 며칠 전에는 돈키호테를 SF로 재해석한 라만차의 기사라는 작품을 원작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읽어보게 되다 보니 그 작품을 온전히 즐겼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부분이 못내 아쉬웠다는 점을 글로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역시 이러한 2차 창작물의 형태를 띤 책이기는 합니다만, 앞서의 경우와는 달리 이 책을 읽어보는 데 있어서만큼은 정말 원작에 대한 어떠한 부담 없이 편하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가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의 옛이야기에 바탕을 둔 SF 앤솔로지이기 때문입니다. 

 

 

깊고 푸른 (박애진)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이 책의 기획을 가장 성실하게 이행한 작품. 다만 한정된 분량 안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깊고 푸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심청전 위에다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를 그대로 덮어 씌운 형태의 작품으로, (참고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란 현존하던 인류 문명이 붕괴하고 난 뒤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SF를 말합니다) 대폭발로 인하여 세상이 멸망하는 와중에 이를 예측한 소수의 지식인들이 만든 벙커 덕분에 그야말로 멸종은 면하였지만, 그 안에서도 몇 세대를 거치는 긴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점차 자원이 고갈되기 시작하고 그로 인한 빈부격차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 중 심청과 그녀의 아버지는 소재의 고갈로 인하여 새로운 물품을 전혀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나마 있는 물건들이나마 고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능력자들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 보아야 할 점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작가님께서 새롭게 그려낸 심청전의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작 중 심청은 원작에 비하여 아주 똑 부러지면서도 진취적인 인물로 변모하였으며,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되는 이유 또한 다소 납득하기 어려웠던 원작에서의 내용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심청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게 만들도록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것과 같은 설정들을 통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의 큰 틀은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류에 맞도록 전반전인 과정을 잘 조율해 내셨던 작가님의 세심함이 작품 곳곳에서 잘 드러났다고 봅니다. 

 

다만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된 이후부터의 내용이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전개 끝에 마무리가 되었기에, 공을 많이 들인 앞부분을 생각하자면 그야말로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작가님께서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 이후 용왕을 만나게 된다는 원작의 설정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차라리 그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고 조금 더 간결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셨다거나, 혹은 그 부분을 조금 더 매끄럽게 이끌어 나가기 위하여 아예 중편 정도의 분량을 가진 작품으로 만드셨다면 훨씬 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나왔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 책의 문을 여는 역할 자체는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코닐리오의 간 (임태운) 

간 때문이야 ♬ 간 때문이야 ♬  피곤한 간 때문이야 ♬ 

 

현재 동해 바다를 다스리고 있는 용궁주는 육지에서 태어난 한낱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무려 200년이 넘는 그녀의 통치 기간 동안 불로장생하며 자신의 지배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용궁주의 통치 기반이자 장수의 비결은 다름 아닌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클론 시스템으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클론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의 장기를 대체하기 위한 존재라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살다가 결국은 장기가 적출당해 죽게 되며 지금껏 무려 88명의 클론이 그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 상황입니다. 그 긴 세월 동안 장기를 적출할 클론들을 용궁으로 꾀어오는 임무를 전담해 온 안드로이드로, 자신에게 내려진 명령에 어떠한 의구심도 가져본 적이 없던 타르타루가는 이번 임무의 타깃인 코닐리오와 만나게 되면서 그야말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일단 임태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텐데, 정말 이 작가님의 작품은 하나같이 그냥 끝나는 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임태운 작가의 작품에 단 한 번도 실망해 본 적이 없었는데,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역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또한 다른 작품들이 고전의 재해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것에 반해, 이 작품은 겉은 싹 다 바꿨지만 원작 및 고전이 추구하는 권선징악 프레임만큼은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보니 그런 점이 오히려 다른 작품들과 확실히 구분 짓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밤의 도시 (김이환)

폭발하는 상상력으로 재탄생했다는 이 책의 소개 문구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 

 

낮은 없고 오로지 밤만 있는 도시라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관광을 오는 장소인 '밤의 도시'. 대학 입시를 위하여 남들과는 차별화된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 럭키는 이곳의 비밀을 밝혀보고자 밤의 도시를 찾게 되고, 그가 제시하는 보수를 거절할 수 없었던 현지인 루비의 안내를 받아 비교적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다만,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실 이 소설이 해님 달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 원작의 소재는 정말 깨알 같은 요소들로 사용이 되고 있을 뿐 밤의 도시는 어디까지나 럭키와 루비의 이야기이자, 김이환 작가의 오리지널 소설이라고 보아도 무방한 스토리가 아니었던가 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다른 작품들에 비하자면 밤의 도시의 원작이 되는 해님 달님의 이야기가 짧은 편인 데다가 무척이나 단순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밤의 도시는 그러한 공백들을 오로지 작가개인의 상상력만으로 말끔히 채워 넣었다 보니 가히 폭발하는 상상력으로 재탄생했다는 이 책의 소개 문구가 이 작품 하나만을 위해서 사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그 이야기 자체가 그야말로 재미가 없었다면 모를까. 밤의 도시가 하나의 단편으로서의 완성도가 꽤나 높은 편이었기에 이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꽤나 관대하게 바라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부활 행성 : 홍련의 모험 (정명섭)

시연작에 가까운, 그렇기에 작품의 배치 순서가 다소 아쉽다. 

 

알파센터우리 27번 행성은 그곳에 가면 이미 죽은 이들을 볼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일명 부활 행성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자신의 언니인 장화가 부활 행성에 갔다가 소식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련은 곧바로 그곳으로 날아가게 되고, 거기에서 출발하기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계속해서 겪게 됩니다. 

 

부활 행성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한다면 처음에는 마치 앞서 읽었던 밤의 도시처럼 원작과는 다르게 갈 것처럼 진행이 되다가, 막판부터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리며 종국에는 오히려 이 작품이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구성 원작에 대한 탁월한 재해석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다른 작품들과 달리 원작과의 유사점이 상당히 많다 보니 원작에 비하자면 전반적인 임팩트도 약해지고, 장화홍련전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또한 상당히 희석되는 단점 또한 공존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앞서의 세 작품을 읽고 난 후라면 부활 행성에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만큼, 오히려 부활 행성부터 먼저 읽어보는 선택을 해본다면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 부활 행성을 비롯한 이 책의 모든 작품들을 보다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김성희)

흥보가 기가 막혀 ♬  놀부도 기가 막혀!!!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에서는 작 중 배경이 현대 사회로 바뀌었음에도, 어떻게 흥부는 (박씨 물어다 주는 제비 하나 없이) 여기에서도 가난을 딛고 일어서 부자가 되었으며 놀부 또한 한때의 잘나가던 시절은 뒤로하고 어찌하여 지금은 원작에서처럼 동생에게 빌붙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는지를 인터뷰의 형식을 빌려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저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고 하는 원작의 주제 의식 자체가 지금의 실정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있다고는 생각해 왔었는데, 뒷맛이 씁쓸하기는 했어도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에서 말하고자 하였던 바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저와 같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훨씬 더 와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s 2022.04.01. 신고 공감 2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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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내용보기
박애진 『깊고 푸른』 임태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김이환 『밤의 도시』 정명섭 『부활 행성』 김성희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사계절 출판사의 SF 앤솔로지 작품집이다. 고전의 SF적 해석이란 주제로 총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익숙한 듯 참신" "구멍 없는 착실" "재미가 확실"   단편집이나 중편집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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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진 『깊고 푸른』

임태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김이환 『밤의 도시』

정명섭 『부활 행성』

김성희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사계절 출판사의

SF 앤솔로지 작품집이다.

고전의 SF적 해석이란 주제로

총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익숙한 듯 참신"

"구멍 없는 착실"

"재미가 확실"

 

단편집이나 중편집에서

가장 기대했던 작가의 작품이

최고로 좋았던 적이 없다.

한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든

여러 작가의 앤솔로지든

모조리 맘에 드는 건 애시당초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해 왔다.

근데 그 힘든 걸 이 책이 해냈다.

 

한 편 한 편이

다 소중해.

재밌어.

사랑스럽다.

 

심봉사 눈 뜨게 하겠다고

공양미 삼백수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졌던 청이는

인당수 광산에서 캐낸 부품으로

기계팔 기계다리를 분해하고

수리하는 기술자가 됐다.

조선 시대의 청이도

멸망한 지구의 청이도

감탄스럴만큼 용감무쌍.

넌 참 멋져.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가

앤솔로지 제목이 된 이유가 있었다.

스케일도 재미도 제일 크다.

욕망에 충실한 생활로

육신을 충실히 망가뜨린 용왕.

망가진 몸은 육지의 클론으로 교체하는데

그 중 한 명이 코닐리오다.

동해 용궁으로 코닐리오를 초대하러 간

안드로이드 타루타루가.

버킷 리스트를 이루어주면

조용히 따라나서겠다는 코닐리오의 말에

그녀의 모험에 협조한다.

코릴리오의 버킷리스트의 의미는 감동이었고

동해 용왕과의 한 판 승부는 속시원하다.

싱싱한 간만큼 싱싱한 재미.

용감하고 똑똑한 여주는 언제나 좋아!

 

떡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외치던

호랑이는 겁 많은 호랑이 외계인이 됐다.

기계 귀신이 나타났다며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는 뒷모습이 짠해.

해님 달님 오누이는 사라지고

해가 없는 도시의 여자아이와

여자가 없는 도시의 남자아이로 만나

풋풋한 우정을 나누는 중.

꽤 귀여워>_<

 

우주비행사가 된 장화와 홍련.

계모 레이아나 허 이사의 함정에 빠져

실종된 언니 장화를 찾아 홍련은

부활행성으로 떠난다.

죽은 자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믿을 수 없는 소문의 그곳에서

홍련은 엄마와 언니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즈음에서 생각.

뭐야 주인공이 전부 여자네?

설마 흥부도 거시기 떼고 여자 된 거 아냐???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냉큼 펼치니....

 

 

다행이다.

그건 아니었다.

나란 독자 가끔 이상한 상상에 빠지는 독자.

근데 이 단편도 충분히 이상하다.

흥부 웬일이야.

완전 사기꾼 다 됐다.

"부자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과학을 합니다."

흥부의 과학을 만나면

물은 마시기만 해도 살 빠지는 고마워수가 되고

주식은 수익률 1200퍼센트 고공행진에

한달 만에 내 명의의 집까지 생긴다?

흥부 박 터지는 소리가 와르르르르.

국민 빌런 놀부의 흥부 까는 이야기인데

물이 내게 줄 효능을 생각하지 말고

내가 물에게 뭘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할 때라는 뜬금 수질지킴이

작가님의 후기에 반성과 웃음이 함께 했다.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하지 않고

멀고 먼 어느 미래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에도

고전 속 인물들이 무척이나 어울린다.

앤솔로지 2편, 3편도 기대하게 만드는

넘 맘에 들었던 단편소설집! 추천!!!

 

+ 사계절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a********0 2022.03.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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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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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주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 p.129   이 책은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전이라는 다섯 가지의 고전 이야기를 SF 장르와 조합한 단편소설집이다. 내가 알고 있는 고전 이야기들이 현대에서 어떻게 재탄생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SF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너무 질리게 들었던 터라 색다른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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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주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 p.129

 

이 책은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전이라는 다섯 가지의 고전 이야기를 SF 장르와 조합한 단편소설집이다. 내가 알고 있는 고전 이야기들이 현대에서 어떻게 재탄생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SF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너무 질리게 들었던 터라 색다른 이야기로 보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되었다.

 

<깊고 푸른>이라는 작품은 심청전을 모티브로 했다. 기술자인 할머니와 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아 기술을 가지고 있는 심청이 특고위라는 정부 세력 사람과 모종의 약속을 하고 아버지의 눈과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인당수 광산에 들어가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전의 심청전을 보면서 아버지를 희생하는 딸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딸이 희생해야 되는지에 대한 부분이 참 의문이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헤쳐가려는 심청이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특고위라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딜을 하는 내용과 아버지에게 결코 희생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특고위와 착하면 손해를 볼 테니 요령을 가지고 살라는 심봉사의 말들이 현대 사회에서 악덕 대기업의 횡포와 선함보다는 이익을 우선시하는 시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꼈다. 주체적인 인물을 그리고자 노력했던 저자의 말을 보니 이 작품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라는 작품은 별주부전을 모티브로 했다. 안드로이드가 용군주의 새로운 간 이식을 위해 클론의 간을 얻으라는 명을 받들어 육지에 있는 클론의 간을 배달하러 갔으나, 클론과의 약속으로 육지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용궁으로 돌아와 클론이 저지르는 사건을 담고 있다.

 

나의 기준으로 고전 이야기의 인물 중 미련한 주인공 두 명을 고르면 토끼와 거북이에서의 토끼와 별주부전의 거북이다. 보면서 이렇게 미련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하면서도 통쾌함을 선사해 주었는데, 새롭게 각색한 소설에서는 성격이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안드로이드는 스스로를 감정이 없다고 하나, 표현으로 보았을 때에는 변화가 있음이 분명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권력자가 로봇이나 인간으로 하여금 감정에 관여하는 것이 정당한가, 라는 물음이 생겼다. 또한, 변화하는 모습에서는 권력자의 태도와 행실, 능력이 아랫사람의 감정과 생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드러나는 작품이어서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밤의 도시>라는 작품은 해님달님을 모티브로 했다. 남자들만 있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럭키라는 아이는 에세이 작성을 위해 밤만 있는 도시로 여행을 왔다. 거기에서 루비라는 아이를 만나 폐허 지역을 가면서 만난 호랑이 외계인과 폐허 지역에서의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섯 작품 중에서 가장 고전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았다. 해님달님과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는 하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내용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고전 이야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해님달님의 내용과 약간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내용만 보면 시사하는 바가 컸다. 럭키가 도전 정신을 발휘해 두려움을 이기고 미지의 세계를 용기 있게 나아가는 모습이 부러우면서도 뭔가 울림을 주었다. 또한, 이 소설의 해설이 실린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이 의미하는 바가 나오는데, 이는 나에게도 큰 영감을 주는 부분이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나는 자라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활 행성: 홍련의 모험>이라는 작품은 장화홍련전을 모티브로 했다. 권력을 가진 계모의 작전으로 언니인 장화는 목숨을 걸고 부활 행성으로 간다. 계모는 우주 조종 임무를 수행하고 온 홍련에게도 언니가 사라졌다는 말을 전하며, 작전을 수행하고자 했다. 홍련은 이러한 말을 듣고 언니를 찾으러 부활 행성으로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계모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장화와 홍련을 위험에 빠트린다. 사실 이러한 계모와의 권선징악 스토리보다는 모성애나 자매의 우애에 관심을 두고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김초엽 작가님의 '관내 분실'을 읽었을 때의 감정이 오버랩되었는데, 세월이 지나거나 옆에 없어도 엄마와 언니에 대한 그리움은 평생 남는다는 것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작가의 말처럼 변하지 않는 감정을 주제로 공감을 이끌어내었던 그런 따뜻한 작품이었다.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라는 작품은 흥부전을 모티브로 했다. 좋은 대학을 나왔으나, 가난했던 흥부는 DTS라는 신조어와 그가 말하는 과학 법칙이 대박을 치면서 억만장자가 된다. 놀부는 흥부를 찾아갔고, 대박 아이템을 소개해 준다. 놀부는 흥부의 아이템으로 돈을 버는 듯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쫄딱 망했다. 기자가 놀부를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실린 소설이다.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재미있었던 소설이었다. 아무래도 흥부전을 가장 좋아하는 취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권선징악이라는 소재를 현대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장 컸다. 대박 아이템도 해석하기 나름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해도 흥부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다. 이러한 답이 작가의 말에 실려 있었는데, 이 또한 예상하지도 못한 부분이어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과학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왜 흥부는 성공했고, 놀부는 망했을까. 더 나아가 현대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까지도 생각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부활 행성을 집필한 작가의 말에서 고전과 SF의 비슷한 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전이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자 하는 꿈들을, SF가 사람들이 바라는 기술들을 말하는데, 이 내용을 보면서 안 어울릴 것 같던 조합이 나의 머리와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하나의 결론을 다다르게 되었다. 결국 고전과 SF는 사람들이 이룰 수 없는 무언가를 대리 만족시킴으로써 현재 비극적인 상황에서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색다른 고전과 SF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m*******6 2022.03.2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전을 사이언스로 재 탄생 시키다.
"고전을 사이언스로 재 탄생 시키다." 내용보기
오랜 시간동안 흘러 흘러 이어져 온고전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어린 동심의 세계로데려다 주는 묘한 매력에 사로 잡힌다.그건 세계 고전 뿐만이 아니라우리나라 고전도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기에어린 시절에 바른 인성을 알게 하는길잡이가 되기도 했다.퓨전이야기 또는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각색은 다양한 사고력을 알게 하고느끼게 한다.이 도서는 그런 면에서 전혀 다른 방식을
"고전을 사이언스로 재 탄생 시키다." 내용보기

오랜 시간동안 흘러 흘러 이어져 온
고전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어린 동심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묘한 매력에 사로 잡힌다.
그건 세계 고전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전도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기에
어린 시절에 바른 인성을 알게 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했다.
퓨전이야기 또는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각색은 다양한 사고력을 알게 하고
느끼게 한다.
이 도서는 그런 면에서 전혀 다른 방식을
띄고 있어 색 다른 관점으로 읽어 내려갔다.

대표적인 심청전, 홍보전, 해와달님, 장화홍련전,
그리고 별주부전의 이야기를
사이언스 이야기로 재 탄생되어져 있다.
심청전에 심학규의 눈은 누구나 탐할 만한
굉장한 안구로 설정되었다.
인당수에서 가져온 특별한 물질에 만들어진
안구는 아빠가 죽고 나면 청이에게
물려질 소중한 안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위직에 있는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빌미로 빼앗기도 만다.
다시 찾기 위해서는 청이가 깊은 인당수 안 쪽에서
마스터 키를 가져 와야만 한다.
미래에도 사람의 무리한 욕심은
많은 것을 잃게 만든다.

용왕의 장수를 위해 인위적으로 탄생되고
길러지는 이유는 장기를 축출하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간을 용왕에게 받쳐야 하는 아이.
죽을 줄 알기에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 나간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려지는 반전 이야기.
흥부는 부자가 되고 놀부는 가난한 시점에서
놀부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부자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과학을 합니다]
흥부의 이 말로 사회는 큰 파장을 일으킨다.
흥부의 실체가 여실히 들어나는 전혀 다른
놀부의 속 이야기를 들어 본다.

해와 달이 없어지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해와 달은 남자와 여자로
세상을 나누어 놓기도 한다.
인간과 사이버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에 모든 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설정이
삭막하게 느껴졌으나,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무른다.
21세기인 지금 33세기가 배경이 되는
이야기 속에서는 말이다.
실종된 언니 장화를 찾아 떠난 우주속 심연.
그곳에서 알게 되는 계모의 계략.
홍련은 죽은 언니 장화가 엄마와
다정히 행복한 모습을 보며
심연을 빠져 나온다.
다섯 이야기는 과학적 바탕을 두고
각기 특색있는 이야기로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에 전혀 다른 여운을 심어 놓았다.
c******5 2022.03.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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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박애진, 임태운,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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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점은 좋았어요 " - 신선한 접근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기존의 고전소설의 내용이 워낙 강력한 편이라 sf 장르가 묻히는 건 아닌지, 전개가 너무 억지스러운 건 아닐지 등등... 하지만 생각보다 모든 스토리가 빈틈없는 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유니크하면서도 몰입감이 뛰어난 스토리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 5인 5색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5명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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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점은 좋았어요 "

- 신선한 접근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기존의 고전소설의 내용이 워낙 강력한 편이라 sf 장르가 묻히는 건 아닌지, 전개가 너무 억지스러운 건 아닐지 등등... 하지만 생각보다 모든 스토리가 빈틈없는 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유니크하면서도 몰입감이 뛰어난 스토리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 5인 5색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5명의 작가가 같은 주제로 글을 썼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 스토리 전개 방식 등 모두 가지각색이라 마치 5권의 책을 읽은 기분이 든다.

- 개인적으로는 5가지 중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부활 행성-홍련의 모험] 두 가지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 이런 점은 아쉬웠어요 "

- 앤솔로지라는 특성상 글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몇몇의 이야기는 결말 또는 전개가 너무 급하게 마무리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조금이라도 분량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글도 더 짜임새 있고 복선도 있는 재미가 가미될 수 있었을 것 같다.

- [밤의 도시]같은 경우는 해님달님과 관련성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작품과 달리 "고전+sf"라는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서 그런지 다소 따로 노는 분위기가 아쉬웠다.

-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는 형식과 바라보는 시선이 새롭고 독특하다. 음악으로 따지면 약간... 장기하와 아이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아님! 참고 정도...)

 

" 그래서 결론은... "

-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에서도 여느 SF 소설처럼 우주, 심해, 로봇 등의 뻔한 소재가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SF 장르지만 미래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현재도 아닌 아주 오래된 과거의 고전 소설의 내용을 빌려와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라진 현재, 현재와 달라질 미래까지, 여러 시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서 새로운 도전을 한 이상, 이 책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뻔하디 뻔한 글에 질렸다면, 혹은 조금이라도 신선한 책을 찾고 있다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부분"

101p

기계가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오류이다. 원래 만들어진 목적에 반하는 행위까지 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이 '감정'이기 때문이다.

254p

뭐가 착하다 나쁘다, 이렇게 누가 정해둔 건 아니지만, 세상에, 무능력한 거랑 착한 게 어떻게 쌤쌤이 됩니까? 결과적으로 착한 일이기만 하면 과정이 어떻든 전혀 알 바가 아닌가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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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9 2022.03.2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권을 읽었지만 5권을 읽은 느낌〈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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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 Anthology :  한 작가의 여러 단편이나, 특정한 주제에 따라 여러 작가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네이버 지식백과)   단편소설을 좋아하는데 최근 여러작가 단편을 모아 단편집으로 나오는 도서들이 〈앤솔로지〉라는 이름들이 붙길래 뭔가 했다. 고유한 성질은 하나인데 시대에 따라서 불려지는 이름들이 다를 때가 있는데, 나는 단편선집이라는 말이 익숙한데 요즘 시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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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 Anthology

한 작가의 여러 단편이나, 특정한 주제에 따라 여러 작가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네이버 지식백과)

 

단편소설을 좋아하는데 최근 여러작가 단편을 모아 단편집으로 나오는 도서들이 〈앤솔로지〉라는 이름들이 붙길래 뭔가 했다.

고유한 성질은 하나인데 시대에 따라서 불려지는 이름들이 다를 때가 있는데,

나는 단편선집이라는 말이 익숙한데 요즘 시대에는 앤솔리지라고 불려지는가 보다.

 

이 책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는 이런 요즘 트렌드에 맞는 책인 듯하다.

한국사람이라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이미 다 알고 있을 옛이야기를 SF로 재탄생시킨

5인의 작가의 5개의 이야기를 담은 앤솔로지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이 기획이 굉장히 궁금증을 자아내서 였다.

스토리텔링 기법 중의 하나인 신화나 옛이야기의 재창조 혹은 재해석으로 탄생한 작품들이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더구나 단편 SF에 관심이 많으니 이건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원형 이야기는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 달님〉, 〈장화, 홍련전〉, 〈흥부전〉인데,

그중 나는 임태운 작가님의 별주부전을 원형으로 한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를 제일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다른 작가님들을 살펴보니 이미 많은 책들을 집필하신 분이셨지만,

임태운 작가님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SF 강좌를 하고 계시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임작가님에 의해 SF로 재 탄생한 이야기를 제일 먼저 읽고 싶었다.

 

미래의 바다 속의 이야기와 안드로이드 라는 설정 차체 만으로도 그 충직함을 드러내고 있는 용궁주의 부하. 그리고 클론으로 그려낸 주요인물의 설정이 흥미로웠다.

단편소설을 좋아하지만 만약 한 작가의 책이라면 옛이야기를 두고 SF로 재창작한다는 기획아래 어쩌면 한 권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한톤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5명의 작가로 이뤄져서 한권을 읽었지만 5권을 읽은 느낌을 준 점이 좋았다.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이런 기획의 앤솔로지는 환영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장르의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기도 하였지만,

이 책은 기획이 더 돋보인 책이라고 여겨졌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a***a 2022.04.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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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SF콜라보 앤솔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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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속 주인공들이 미래로 간다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는 정명섭 작가가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라는 기획의도로 탄생시킨 '고전× SF의 앤솔러지'이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SF 적 상상력 만렙인 다섯 작가들이 기획에 참여하였다.   「심청전」을 재해석한 박애진 작가의 「깊고 푸른」에 나오는 정부 고위는 '정성으로 부양하며 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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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속 주인공들이 미래로 간다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는 정명섭 작가가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라는 기획의도로 탄생시킨 '고전× SF의 앤솔러지'이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SF 적 상상력 만렙인 다섯 작가들이 기획에 참여하였다.

 

「심청전」을 재해석한 박애진 작가의 「깊고 푸른」에 나오는 정부 고위는 '정성으로 부양하며 고통을 위로하는 이'들의 줄임말이다. 만능열쇠를 찾아 광산 깊이 들어간 그들의 욕심 탓으로 대폭발이 일어났지만, 수집가들을 탓하며 출입을 막는 바람에 기술이 퇴보하는 디토피아가 미래의 모습이다. 기술을 독식하려는 정부 고위의 욕심은 미래에도 여전히 지속된다. 아빠는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눈을 빼앗기고, 심청에게 요령껏 살기와 못 본 척 하기를 가르친다. 기술자의 피를 물려받은 심청이는 특고위로부터 지령을 받는데……. 미래의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별주부전」을 재해석한 임태운 작가의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코닐리오의 간」은 클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해 육지로 간 안드로이드 타루타루가 이야기이다. 동해바다 독존자이자 해저 마피아의 위대한 용궁주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손상을 치유하기위해 새 간이 필요하다. 그녀가 200년 가까이 약관의 유기체 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유전자 복제로 만들어진 '클론'들에게서 건강한 장기를 얻을 수 있었음인데, 육지로 간 타루타루가는 코닐리오를 용궁으로 데려올 수 있을까? 유기체를 해킹한다는 것은 실재로 가능한 일인가?

기계가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오류이다. 원래 만들어진 목적에 반하는 행위까지 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이 '감정'이기 때문이다. 폴포 장군이 타르타루가가 감정을 가질까 봐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였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사계절, p 101

 

김이환 작가의 「밤의 도시」는 「해님달님」을 재해석했다. 인류 최초의 세대 우주선은 느린 속도로 방황하면서 낡은 도시가 되었고, 관광상품인 '밤의 도시' 가 되었다. 낮이 없는 도시의 소녀 루비는, 남자 도시에서 온 럭키를 만나 폐허로 향하다 인공태양이 꺼진 이유를 알게 됐다. 호랑이 외계인과 나무 외계인이 등장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는, 세계화된 지금처럼 우주화된 미래를 보여준다.

정명섭 작가는 「부활 행성- 홍련의 모험」을 통해 계모의 계략으로 우주에서 실종된 언니를 찾아 나선 우주비행사 홍련의 모험을 그려내며 「장화 홍련」을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부활 행성인 알파센터우리 27번 부근에서 신호가 사라진 장화, 어떤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일까? 인공지능의 모체가 엄마인 좌수호를 타고 언니를 찾아 나선 홍련은 언니는 찾아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김성희 작가는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를 통해 「흥부 놀부」 속 마음씨 착한 흥부가 『흥부의 과학』 등의 저서로 한국의 백만장자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 속 놀부는 '형제의 난'을 빗으며 흥부의 과학을 유사과학, 사이비라 매도한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아무리 완벽한 답을 줄 수 없는 어떤 것. 그런 것이 바로 흥부의 먹잇감입니다. 흥부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결코 틀리지도 실패하지도 않는 그런 답. 그런 답은 오직 흥부만이 알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사계절, p 284

옛이야기는 당대 사람들의 꿈을 대변하는 SF였는지도 모른다.

고전이 작가적 상상력과 만나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 마술. 그러나 마냥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남긴다.

고전이 당대 사람들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었다면 SF는 기술을 통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SF 작품들은 '장화홍련전'같은 고전이 될 겁니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사계절, p 247~8

YES마니아 : 플래티넘 h****8 2022.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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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고전의 만남 -고전의 주인공들과 타임머신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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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푸른 (심청전) 박애진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위하여 -코닐리오의 간 (별주부전) 임태운밤의 도시 (해님달님) 김이환 부활행성 -홍련의 모험 (장화홍련전) 정명섭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흥부전) 김성희 다섯 작가의 다섯 가지의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알고있는 고전이야기를 SF라는 장르로 탈바꿈시킨 앤솔러지 프로젝트 과거에 살던 고전 이야기 속의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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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푸른 (심청전) 박애진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위하여 -코닐리오의 간 (별주부전) 임태운
밤의 도시 (해님달님) 김이환
부활행성 -홍련의 모험 (장화홍련전) 정명섭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흥부전) 김성희

다섯 작가의 다섯 가지의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알고있는 고전이야기를
SF라는 장르로 탈바꿈시킨 앤솔러지 프로젝트

과거에 살던 고전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순간 이동한듯,
시대와 배경만 바꾸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SF가 (아직) 낯선 독자라도
부담없이 펼칠 수 있는 '친근함'도 있고,
캐릭터의 재해석을 통해 식상하지 않은 '새로움'도 살렸다

특히, <깊고푸른>의 심청의 캐릭터 변경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울면서 끌려가는 인당수가 아닌,
살아서 돌아오려는 자유의지로 나서는
인당수 가는 길은 독자들의 응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마지막에 청이가
본인의 힘으로 획득하여 가지고 돌아온 것은
아버지 심봉사의 눈뿐만이 아닌,
더욱 의미있고 소중한 것이었다는(스포조심) 결말도 맘에 든다
어리고 나약하고 눈물만 가득한 효녀 캐릭터를 넘어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히로인의 탄생이 진정 반갑다

발췌> 81 '여자 아이에게 착하고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성품을 요구하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으며 그만 지난 시대로 떠나보낼때도 되었다' 는 박애진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코닐리아의 간> (별주부전)에선
두 주인공의 버킷리스트 완수를 위한 여정이 펼쳐지는데,
로드무비 같기도 하고,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같기도하다
인간인 용궁주는 비인간적으로
안드로이드 자라가 차리리 더 인간적인 아이러니가 있었다

102 "나에겐 몇 개의 버킷리스트가 있거든.
내 정체에 대해 알게된 이후로 차곡차곡 모아온 소원들이지. 용궁에 가기 전에 그 소원들을 모두 이루고 싶어. 네가 그걸 도와줘야 겠어"

118 "저는 당신의 간을 지킨겁니다 당신이 가진 간의 건강과 신선도를 위해 필연적으로 그 간을 포함하고 있는 유기체의 총합을 지켰을 뿐입니다"

우리 고전 이야기의 줄거리를 단순히 차용한 것이 아닌,
본질을 파고들므로써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 (권선징악, 가족과 공동체의 소중함, 생명의 존엄성 등)을 확인하고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하는 가치 (신분차별, 남녀차별 등)을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s********2 2022.06.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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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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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박예진, 임태윤,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 사계절 우리의 옛날이야기, 심청전, 해님 달님, 별주부전, 장화홍련전, 흥부놀부전은 어릴 적부터 들어오던 이야기라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미래로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호기심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재밌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와 같은 동명의 주인공이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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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박예진, 임태윤,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 사계절

우리의 옛날이야기, 심청전, 해님 달님, 별주부전, 장화홍련전, 흥부놀부전은 어릴 적부터 들어오던 이야기라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미래로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호기심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재밌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와 같은 동명의 주인공이 비슷한 사건을 맞닥뜨리지만, 배경의 변화만으로 내용은 색달라졌다.

 

 

기발한 상상에는 미래의 모습에 대한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밤의 도시」와 「부활 행성」의 배경처럼 미래에는 우주가 우리의 활동 무대가 되는 것 같다.

지구의 파괴로 다른 행성을 가게 되고 그 행성 간 이동이 쉬워서 행성이 하나의 나라나 지역단위가 되리라 상상하게 한다.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정도 지나면 인류의 문명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할 거라 하니 우주 배경 인류의 생활이 이루어질 것 같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니 「밤의 도시」의 오주철이나 「부활 행성」의 개인 우주선 등의 운송 도구도 당연할 것이며 로봇, 안드로이드, AI가 미래를 함께하는 것도 쉽게 상상하게 한다. 이런 과학의 발전은 인류의 첨단의 세상을 만들어 줄지 모르지만 더불어 지구의 파괴도 염려하게 한다.

 

 

「깊고 푸른」은 벙커 속 지하도시과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의 해저도시가 육지의 문명이 전쟁과 오염, 대폭발을 피해 달아나 살게 되는 곳이다. 특히 「깊고 푸른」에 나오는 벙커 속 도시의 사람들의 모습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발전해온 과학으로 인간의 몸은 기계로 대체되어 오랜 삶을 살아가지만 어두운 지하 도시에서 제대로 된 음식도 먹지 못하고 부품의 부족으로 기계 몸도 제때 수리하지 못한다. 장래가 그렇게 밝고 기대되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양하게 달라진 미래의 배경에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의 변화는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깊고 푸른」에서 심 봉사와 청이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에서 이기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하는 생존을 위한 인물로 바뀌면서 하는 말들에 통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뺑덕어멈이 빵떡 할머니로 바뀌어 나오는 부분도 원래의 이름을 살리면서 유머러스한 이름의 변형을 주어 웃음이 나게 했다. 또한 옛이야기의 청이가 자신을 희생하는 수동적인 데 비해 솜씨 있는 기계 수리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물로 보여준다. 비록 거친 말투와 현실에 살아남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결국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이 발견할 수 있었다.

 

이야기 구석구석 재밌는 요소가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바뀌었군’ 하며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구나 아는 옛이야기이기 때문에 누가 읽어도 재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중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라는 인터뷰형식으로 되어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흥부 놀부에 대해 늘 착한 일을 해서 복을 받았다는 단조로운 생각에 새로운 생각을 가져보게 했다.

가난한 흥부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이야기는 옛이야기로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부자가 되는 이유가 제비와 같이 외부의 도움이 아닌 자기 생각으로 자신의 현실을 바꾸었다. 그 방법이 과학적이기보다는 사기와 가까운 것 같지만 왠지 현실감이 느껴졌다. 과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부분은 논리적인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속는 듯한 기분을 준다. 흥부가 주장하는 과학이 유사 과학이 아닌가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흥부는 옛이야기와 달리 착하거나 순진하지 않고 이기적이며 순간을 기회로 만들 줄 아는 영악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에 반해 형 놀부는 자신의 노동으로 착실히 부를 이루어가는 이로 나온다. 그렇게 착실해 모은 재산도 흥부의 ‘감사수’라는 말에 현혹되어 욕심을 부렸다가 재산을 탕진하는 것으로 나온다. 놀부는 현실을 살아가는 노동 소득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 모습 같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한순간의 유혹에 현혹되고 만다.

 

과거 욕심쟁이 놀부가 박을 타고 나온 거지 떼, 도적 떼로 쫄딱 망하는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면 이 책 놀부의 주장대로 성실한 노동 소득으로 부를 쌓은 자산가라면 흥부가 제안한 ‘감사수’로 패가망신하게 되는 부분은 무지한 놀부에 대한 연민을 가지게 한다.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흥부는 미스테리하다.

그냥 사기꾼 같건만 다른 사람들은 흥부를 인정해준다. 흥부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말을 이 흥부도 하는 것 같다.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믿고 실천하라는 등.

분명 맞는 말인데 성공의 길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결코 틀리지도 실패하지도 않는 그런 답. 그런 답을 오직 흥부만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의 흥부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다짐 정도로 마무리해본다.

 

누구나 재밌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나도 미래를 배경으로 옛이야기를 이렇게 바꾸어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게끔 한다. 어떤 식으로든 변형이 가능한 옛이야기의 재미도 새롭게 느끼게 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m*****y 2022.03.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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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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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래동화와 SF의 만남이라는 책 소개를 보고 흥미를 가진 책이다.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어 후루룩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의 매력이라면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이것이 어떤 전래동화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무엇이 모티브인지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처음 등장한 '깊고 푸른'은 심청전을 새롭게 각색했다.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관과 심청이의 만남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내용보기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SF의 만남이라는 책 소개를 보고 흥미를 가진 책이다.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어 후루룩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의 매력이라면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이것이 어떤 전래동화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무엇이 모티브인지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처음 등장한 '깊고 푸른'은 심청전을 새롭게 각색했다.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관과 심청이의 만남이 꽤 재미있다. 여기서 심청이는 스스로 앞길을 개척하고 아비와 힘들게 억압받는 동네를 구원한 구원자로 그려진다. 다만 수룡을 만난 후 발전소를 어떻게 고쳤는지, 이전의 인공지능과 어떻게 협상했는지 과정이 생략된 것이 조금 아쉽다. 기승전에서 전이 빠지고 바로 결로 간 것같은 안타까움이랄까? 아무튼 늘 제물이 되거나, 결혼을 해야 신분상승이 가능했던 수동적인 모습에서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능력캐 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좋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한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코닐리오의 간' 또한 흥미로웠다. 처음에 간이라는 글자만 보고 구미호가 나오는걸까, 첫 배경이 바닷속인 것을 보고 인어공주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온갖 추측을 하며 읽어내려갔다. 여기서 거북이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나온다. 용왕주는 여자로 언제든 간과 다른 기관을 대체하기 위해 본인의 모습을 닮은 복제 클론을 지상 세계 곳곳에 뿌려 육성하고 있다. 브로콜리, 자몽 등 간 해독에 좋은 재료로 먹여가면서 말이다. 코닐리오는 용왕주의 수많은 클론 중 하나이다. 거북이 롤을 맡고 있는 타르타루가에게 코닐리오는 버킷리스트를 다 이루고 나면 순순히 바닷속으로 따라가겠다고 말한다. 야구장에서 볼을 훔치고 카지노에서 돈을 따고, 쫓아오는 경찰들을 박살내는 등 여러가지 사건과 사고를 함께 일으킨다. 그러던 중 코닐리오는 도축되기만을 기다리는 돼지들을 방생하는 일을 하게된다. VR안경을 쓰고 푸른 초원에서 길러진다 착각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돼지와 술이란 것은 들어본적 없는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때가 되면 죽으러 바닷 속에 가는 클론인 제 자신이 뭐가 다를까 자조한다. 처음엔 단순히 코닐리오와 버킷리스트 항목을 하나씩 이뤄가며 감정이 생긴 로봇이 소녀를 구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다. 이전에 다른 클론들이 희생하며 소녀에게 알려준 방법으로 용궁주의 몸과 코닐리아의 몸을 해킹이란 방법으로 바꾼다는 설정. 영혼의 해킹방법이 뻔하면서도 재미있다.

'밤의도시'는 어떤 동화가 모티브였을지 전혀 상상도 못했다. 바로 해와 달이된 오누이...하지만 전혀 색다르게 각색되었다. 세상이 여러가지로 쪼개지고 우주철을 타고 다른 우주로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한 세계, 주인공 럭키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에세이를 쓰기위해 밤의 도시에 방문한다. 금지된 구역을 루시와 함께 탐험하는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중간중간 이들 앞에 나타나서 밝게 빛나는 돌을 사가는 호랑이 외계인이 실은 흑막이었다던가, 엄청난 시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게 흘러간다. 인공태양이 망가진 이유는 아주 사소한 이유였다. 무슨 거창한 무언가때문에 로봇시대가 망하고 인공태양이 더 이상 빛나지 않게 된 것은 아니었다.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같은 일도 사실 별것아닌 진실인 경우도 많다. 때로는 이것을 둘러싼 포장이 더 화려해서 그럴듯해보일뿐... 다시 인공태양을 켜겠다는 질문에 루비는 태양을 포기하고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부활행성-홍련의 모험'

이번 이야기는 제목에서부터 홍련이 나왔기에 장화홍련이 모티브임을 알 수 있었다. 미래세계 홍련은 우주를 여행하는 우주선 조종사, 부활행성에서 사라진 언니 장화를 찾아나서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활행성에는 혼령들이 모인다. 그곳에서 돌아가신 엄마를 보러갔던 장화는 행방불명이 된다. 사실은 계모와 그의 오빠의 계략으로 언니가 죽게된 것, 홍련은 정동우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해결하고 죽은 언니와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현실세계로 떠나게된다. 원래 이야기에서는 죽은 두 자매의 혼령이 고을 원님에게 억울한 이야기를 하소연하여 제3자가 일을 해결하게되지만, 여기에선 홍련이 시련을 겪고 모든 일을 바로 잡으러 떠난다.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놀부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조이다. 그리고 그 발상 자체도 매우 독특하고 재미있다. 흥부는 DO THE SCIENCE 열풍의 주인공. 사실 따지고보면 인플루언서+사기꾼 행각으로 엄청난 부자가 된다. 놀부는 흥부때문에 대학도 포기하고 평생 일만해서 흥부의 학비를 대주고 흥부가 졌던 빚들을 갚아주고, 평생 개미처럼 일만했을뿐인데 희대의 빌런이 되게 된다. DTS열풍이 현 시대 인플루언서와 SNS부자들의 일면을 꼬집고, 흥부의 사이비 행각에 동조하는 세태가 현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이다.

개인적으로 전래동화를 각색한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도 볼만한 소설을 만났다. 독특한 SF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yes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b*****0 2022.03.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