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점: ★★★★ 차, 불교, 역사, 미학, 예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완벽하지 않은, 무심함의 아름다움에 대해 탐구하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자. “나를 무엇보다도 감화시킨 유형의 아름다움은 쉽게 손닿는 곳에, 빤히 보이는 곳에 그 모습 그대로 숨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아름다움은 훌륭한 취향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 반대였다. 오히려 이 아름다움은 감수성이 지극히 예민하고 미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확실히 인식할 수 있는 것이었다.” p49 책을 다 읽고서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본 소개란에서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는 건축을 전공했는데, 그가 지은 것은 일본식 다실뿐이라는 것. 그는 영구적인 건물의 설계는 철학적으로 성가신 일이었다고 생각했단다. 이후 집필과 출판에 집중한 듯하다.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을 집필한 저자답다는 생각이 드는 소개였다. 이 책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은 한국어판 기준 2019년에 출간된 『와비사비: 그저 여기에』를 보완하는 동시에 더욱 심화적인 탐구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전작에서 와비사비의 인식체계가 광범위하게 수용된 것에 만족했지만*, 동시에 와비사비가 결합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는데 소홀했다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로 인해 파생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와비사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히 밝히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와비사비의 특성을 분명히 하는 목적을 가진다. *p70 ‘와비사비한 것들 만들기의 역설’ /『매일매일 와비사비』,『와비사비라이프』 등.. 내가 일본 역사나 다도, 불교 등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인지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불친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분명 책을 읽고 있는데, “그래서 와비사비가 뭐지... 뭐라는 거지...” 하며 읽었다. 양가감정도 들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역사에서 한국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전혀 고려조차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 듯 와비차의 역사 중 주요 권력층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의 막사발을 애호했고, 임진왜란을 다완 전쟁, 도자기 전쟁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중국의 영향은 언급하고 있으면서, 한국의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일언반구 없어, 속으로 ‘이거 우리 거잖아!’를 외치며 읽었다. 또 일본과 얽힌 역사로 인해 전해지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이해와 오해를 오가는 통에 ‘와비사비’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인터넷 검색과 각주의 도움을 받아 2회독하니 처음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그리고 다행히도 저자가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완독이 가능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각주가 꽤 상세한 편으로, 옮긴이 박정훈의 각주*와 함께 읽는다면 양가감정을 다스리며, 완독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꼭 완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와비사비’를 이해하고 싶다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을 추천한다. *106p의 16번, 114p 3번 각주 등 책의 물성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주관적인 첫인상은 작고 가벼워 마음에 들었지만, 조금 단조롭고, 투박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66p에서 책의 물성에 대한 언급이 있어, 책의 주제인 ‘와비사비’를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약간 완전히 하얗지 않은 종이는 살짝 까끌거리는 갱지를 생각나게 했다. (밑줄을 잘못 그어 지우개를 사용하니 글자가 조금 지워지는 걸 봤다!) 다음으로, 독서 중 검색을 자주 했다. (검색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밑에 달아두려 한다.) 아무래도 역사와 관련된 정보들은 한번에 잘 그려지지 않아, 검색을 자주 해야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분은 서껀-이라는 조사에 대해 아는가? 이 조사를 사용해본 적이 있는가? 혹시 나만 몰랐던 것인지 궁금하다. 사실 새로운 어휘를 배운 것 같아 좋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조사를 사용한 이유가 무척 궁금하다. 와비사비의 예스러움을 살리기 위한 장치였을까? 또한 한자 표기가 빠진 곳이 있어 검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령, 본문에 ‘선다’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를 한자로 표기하면 ‘禪茶’이다. 이를 ‘선차’라고 검색하니 더 잘 나오는 것을 보아 한국에서는 선다라는 말보다는 선차라는 말에 더 익숙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일본 역사를 다루다 보니, 한자어가 자주 보인다. 그런데 한자어를 한글로만 표기하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맥락을 통해 이해하기도 했지만, 몇몇 부분은 검색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한자표기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렇듯 이 책은 불친절함과 친절함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저자가 다회를 통해 발견한 ‘와비사비’를 통해, (심지어 한국에 대한 어떤 역사적 언급도 되어 있지 않지만) 한국의 역사와 아름다움에 대해 톺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전에 한국의 정원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우리가 가진 전통이나 미에 대해 지속해서 연구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며 발전시키는 노력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것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도 이처럼 비언어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농축된 단어와 문장으로, 언어로 전달하는 작업이 이루어져, 책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혹시 이러한 작업에 대해 추천할 만한 도서나 영상, 전시, 프로젝트 등이 있다면 추천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책을 읽으며 화가 나거나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박현택의 『보이지 않는 디자인』에서 59~67쪽의 ‘평범함에 취하다’ 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막사발은 우리의 것이나, 무심함의 아름다움인 ‘와비사비’ 우리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화의 감정에 메여있기보다, ‘와비사비’는 창작자보다는 감상자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책의 문장을 생각해보자. 일본이 발견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당신의 마음을 이끄는 아름다움에 예민해지자. 아름다움에 대해 질문해보자. 화보다는 우리만의 아름다움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저자의 책 『당신에게 미학은 어떤 의미입니까』도 출판 플리즈...???♀????♂?!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p16. 와비차 와비차를 차의 종류로 이해하기 보다 수행품의 차문화를 가리키는 단어로 이해하는 편이 더 낫다. 그러나 검색해본 결과, 와비차가 유행할 당시 마셧던 차는 '말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사이트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02170 https://jmagazine.joins.com/art_print.php?art_id=209448 p25. 노能 가면극, 노가쿠(能樂)는 14세기에 무대예술로 정립되어 현대까지 약 650년간 전승되어온 일본의 고전 연극이다. p33 조닌 조닌(町人)은 에도시대에 도시에 거주하던 장인, 상인을 총칭한 말이다. 조(町)는 ‘도시’ 또는 ‘도회지’를 의미한다. p36 서껀- 국립국어원 표준어사전: ((체언 뒤에 붙어)) ‘…이랑 함께’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구글검색: 어떤 대상이 여럿의 대상에 함께 포함됨을 나타내는 보조사 ‘도’ ‘랑/이랑'과 비슷한 뜻을 가진 말로, 구어체에서 쓰이나 근자에는 잘 쓰이지 않음. ☞각주 p116 2번 선다(禪茶) 선다라고 하니 검색해도 별 소득이 없었다. 선차라고 검색해야 더 낫다. 결국 선다와 선차는 같은 말이었다. ▽선차란 무엇인가 https://gujoron.com/xe/455408 p103 임제종 위키백과: 임제종 (臨濟宗)은 9세기 중국 당나라의 임제의현(臨濟義玄) 스님에 의해 창시된 중국 불교 선종 5가(家)의 한 종파이다. 임제스님이 만든 종파라고 하여 임제종이다. 한국으로 전파되어 신라 시대 때 구산선문, 일본으로 전파되어 일본 임제종의 성립에 영향을 주었다. 네이버어 검색▽ ㄱ.두산백과 두피디아: 중국 불교 선종 5가의 한 파. ㄴ.한국민족문화대백과: 1911년 일제강점기 초기에 전라남도 순천 송광사에서 성립된 불교의 한 종파. (두번째로 뜨는 ㄴ을 보면, 양가감정을 부추기는 일본과 얽힌 역사가 나온다.) |
|
우리 각자가 본디 지닌 와비사비의 마음 #와비사비 #레너드코렌 쓰고 #박정훈 옮기다 #안그라픽스 쉽게 손 닿는 곳에 빤히 보이는 곳에 그 모습 그대로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 레너드 코렌
사물은 무無에서 나와 무로 돌아간다. _p.10 와비사비의 우주 : 형이상학적 근거 언젠가 '와비사비 라이프'라는 말을 듣고 '와비사비'라는 낯선 용어를 찾아본 적이 있다. 일본어로 불완전함의 미학을 의미한다는데 솔직히 그게 무슨 말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와비사비 : 다만 이렇듯』이라는 책 제목에서 '다만 이렇듯'이라는 표현이 와비사비의 뜻을 품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다도 이야기에서 시작해 와비사비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다.
감정적인 어조에 물든 사비라는 단어와 일본 다도 관습의 새로운 형식을 구현한 와비차侘び茶를 서술하기 위해, 15세기 후반에 와비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_p.16 혼동의 원인 와비사비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시가집인 『만엽집萬葉集』에 등장하는 오래된 단어이다. "한시漢詩에서 빌려온 개념이 사비寂び는 '고적함'을 의미했다." "와비는 '마음 깊이 겸손하게 용서를 구하다'라는 뜻의 말에서 왔다."
와비차는 일본의 전국시대에 창안되고 발전했다. 일본의 극심한 사회정치적 혼란기, 바깥세상의 근심으로부터 단절된 다실에서는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가치가 정착했다. 와비차의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선禪의 무소유 정신과 청빈, 겸허와 겸양, 그리고 단순함으로의 경향이 강해졌다. 나에게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살아 있고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더욱더 느끼게 해주는, 표면상 사물로부터 발산되는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감각들의 집합을 뜻한다. _p.47 와비사비의 인식체계에 이르는 길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 중에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은 삶을 위한 최선의 이유처럼 보였다." 충격적인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삶의 목적에 의문을 품게 된 저자는 아름다움을 확인하고 설명하는 탐구를 시작했다. 먼저 와비사비의 인식 체계와 어원, 와비차의 창안부터 최후를 맞기 전까지를 톺아보며 와비사비의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히 밝힌다. 시대를 거치며 와비사비의 의미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일본 다도를 중심으로 살핀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와 일본 문화를 보는 통견을 절충해 와비사비의 온전한 의미를 간결한 단어와 문장으로 정리했다. 미적 타자, 일상적인 것의 변용, 무의 가장자리에 있는 아름다움, 고매한 청빈, 불완전성. 이런 미적 구성 요소를 토대로 와비사비 본유의 특성에 대한 감을 일깨워주는 "와비사비스러운 특성이 반영된 책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창작의 과정을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사물은 (예술가나 제작자의) 기술적이거나 개념적인 개입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다." 이 관점엔 자아가 없다. _p.71 와비사비한 것들 만들기의 역설 이 책은 저자가 표현하려 했던 와비사비스러운 특성이 잘 반영되었다. 한지와 섞인 듯한 촉감의 종이에 장식 없이 간솔한 서체, 작고 가벼운 물성까지. 기묘한 느낌을 주는 제목과 차분한 색깔, 다양한 모습으로 분해되는 흑백의 나뭇잎 이미지. 그저 그곳에 불완전한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무심함을 드러낸다.
저자는 "과연 누가, 무엇이 와비사비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와비사비는 그저 '발생한다'는 단순한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답한다. 옮긴이의 글에 나온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일화처럼, 말로 전할 수 없는 미묘한 마음을 언어로 빚어냈다. 나뭇잎의 잎맥처럼 뻗어 나간 다완의 금 간 자국에서 다완을 빚은 사람의 손길과 정신으로, 거미줄처럼 무한한 스펙트럼으로 서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우리 각자가 본디 지닌 와비사비의 마음'을 발견하고 살필 수 있게 보여준다. 저마다의 마음을 바라보게 한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안그라픽스(@ahngraphics) 감사합니다. #와비사비라이프 #미니멀리즘 #아름다움 #인문철학 #북리뷰 #와비차 #차 #철학 #책추천 #독서기록공유 #감성책글귀 #인문서추천 #도서추천 #메모습관 #독서노트 #문장수집 |
|
'선의 태도, 특히 단순함을 철저히 지향하고, 인위적인 기교를 지양하며 청빈을 심미화하는 경향은 다실의 설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와비차의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겸양과 겸손, 그리고 단순함으로의 경향이 강해졌다. 평범할지라도 모든 사물이 지닌 '본질적인 특이성'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불완전성이 구현된 사물은 온당한 상황에 놓였을 때 공감을 자아낸다.이것이 와비 시대의 다두들이 이상적으로 여겼던, 물건과 감상자 사이의 공감적 유대다.'
와비의 물질성은 오로지 지금에 머물게 하는 또 다른 방편이었다. '초연한 관점으로 물질성이 우리를 '영원한 현재'에 머물게 해줄 것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와비사비는 바로 그 기대의 해답이 될 수 있다.'
길을 걷다 보이는 가로등에 붙은 스티커도, 동네마다 다른 하수구 문양도, 조각조각 다른 색을 띠는 기왓장도.. 솔직히, 보이는 거의 모든 게 아름다운 나에게 미의 기준은 요즘의 고민거리이다. 디자이너로서 내가 구현하는 것들이 의미 있길 바라는 마음에 작업자인 나에게 '이게 왜 아름다울까?'하고 물음을 던지곤 한다. 내가 나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곧 나를 대신할 텐데 여러 미의식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대체 불가능한 내가 되기 위해. 와비사비는 같은 아시아권에서 이야기하는 미적 체계라 이해가 쉬웠다. 내가 아름답다 여기는 물건을 보아도 그렇다. 엄마가 물려준 작은 서랍엔 시간이 축적되어 있고, 제주에서 사 온 코코넛 껍질로 만든 비눗갑엔 자연이 담겨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닳기 쉬워서 더 소중하고 더 아름답다. 특히, 오래되어 낡은 것이 주는 솔직함이 매력적이다. 그 솔직함은 책에서도 읽었던 불완전한 사물이 주는 '공감적 유대'를 자아냈다. 더군다나, 미의식은 삶의 전반에 녹아든다. 일단 나부터가 미완성이라, 나에게 쉽게 털어놓는 친구의 미숙함도 귀여운 인간미로 느껴진다. 미의식은 이미지에서 나아가 연속된 행위에도 영향을 끼친다. 아마도 영원한 현재라는 말이 이런 말 아닐까. 순간의 아름다움에서 나아가 영원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와비사비를 닮아있는 나만의 미적 체계를 더 나답게 가꾸고 싶어졌다. 잘 정돈된 레이아웃에 편안한 톤앤 매너, 그리고 사진까지 금방 읽을 수 있으면서 유익한 도서입니다. |
|
와비사비란, 불완전하고 비영속적이며 미완성된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소박하고 수수하며 관습에 매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또한 와비사비는 일본 문명의 본질적인 의미를 규정짓는 미적 감수성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여러 작가와 사상가들이 와비사비에 관한 자기의 새로운 책들에 이 이론과 설명을 접목하기 시작했으며, 이해하기 용이한 방식으로 와비사비의 개념을 제시하는 데 열중한 나머지, 와비와 사비라는 두 일본어 단어가 결합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는데 소홀했다. 이 때문에 일본 역사에서 와비사비의 실제적 위치에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와비사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히 밝히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와비사비의 특성을 분명히 하여, 그런 오해를 어느 정도나마 해소하고자 만들어졌다. 와비사비는 포괄적인 미적 체계라 할 수 있으며, 와비사비의 세계관, 와비사비의 우주는 자기지시적이다. 이 세계관과 우주는 존재의 궁극적 본질(형이상학), 신성한 인식(영성), 정서의 평안(마음 상태), 행위(도덕성), 사물의 모양과 느낌(물질성)에의 종합적 접근을 가능케 하며, 미적 체계의 구성 요소가 한층 정연해지고 더 명료하게 규정될수록 이 체계는 더 가치 있어진다. 와비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시가집인 만엽집에 등장하는 예스러운 낱말이고, 한시에서 빌려온 개념인 사비는 '고적함'을 의미했다. 13세기 무렵 사비는 일본 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용어이자 예술적 이상이 되었다. 이 시기의 사비에는 '낡고, 바래고, 쓸쓸한 정취를 즐김' 그리고 '시들어버린 것들을 아름답게 여김' 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 와비차의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겸양과 겸손, 그리고 단순함으로의 경향이 강해졌다. 평범할지라도 모든 사물이 지닌 '본질적인 특이성'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와비의 본질적인 개념은 다양한 예술적 이해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창조되고 확장되었으나, 와비다운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일치는 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점차 물건은 더 단순하고 소박해졌으며, 그 물건들은 그 지역에서 자라고 만들어진 것들과 돌, 나무, 강, 그리고 계절의 운율, 즉 사물의 자연적 근원을 더 잘 드러낸 것들이었다. ??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 중에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은 삶을 위한 최선의 이유처럼 보였다. 아름다움은 고차원적 유형 인식에 대한 무의식의 반응이자. 어쩌면 아름다움은 우리 정신의 밑바탕인 개념의 구조를 훑어보는 일일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예컨대 세계가 우리에게 나타나는 방식의 근원을 드러내는 깨달음의 일종이다. ?? 목적은 없다. 그저 해석하기 나름이다. 무딘 영혼에게 가장 바람직한 와비사비의 물질성은 경제적 가치의 저장고, 부를 축적하는 수단일지도 모른다. 반면 초연한 관점으로 물질성이 우리를 '영원한 현재' 에 머물게 해줄 것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와비사비는 바로 그 기대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의미있고 값진 일이다. 예술 창작에 있어 강렬하고 역동적인 과정은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무형의 것을 유형의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와비와 사비, 그리고 와비사비에 대한 단어적 개념은 잡혔으나, 깊이 있는 의미 파악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하나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을 보는 나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소박한 것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와비사비:다만 이렇듯' 을 정독 후, 그간 안그라픽스가 출판한 책들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게 되었다. 너무 흥미롭고 좋은 책들이 많아서, 앞으로 눈여겨 볼 출판사가 될 것 같다. 관점이 바뀔, 사물을 보는 의미있는 방식을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