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하고 무심하게 하지만 마음을 다하여 말하는듯한 작가의 글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지금 나에게 위로해주는 듯 했어요. 퇴근하고 노란불 밑에서 휴식을 하기에 좋은 벗이었고, 아껴가며 읽은 책이었습니다. - 마음에 들어왔던 문구들이에요. 삶이란 그저 무심히 다가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삶을 대하는 자세도 삶의 성격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때 내 것 이었던 것들을 잘 보내주고, 지금 내게 온 것에 집중한다 울어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울지 못해 남은 응어리는 어떤 방식으로건 지불해야 한다. 때로는 이자까지 톡톡히 쳐야 한다. 이제는 그냥, 많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약자를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았다. |
내가 얼마 전까지 읽었던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이 책은 유쾌하고 코믹하고 그런 책은 절대 아니다. 다만 재치있는 포인트가 몇군데 보이긴했으나 이문열 작가의 <젊은 날의 초상>을 20대에 읽었을 때 나의 그 암울했던 그 마음이 그대로 연상이 될 정도로 어두웠다. 그래도 끝까지 어두웠던 <젊은 날의 초상>과는 달라서 맘에 드는 책. 필자가 현재 나이가 어찌될까 궁금할 정도로 자신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아주 생생하게 기억했고, 표현해냈다. 그러나 너무나도 이성적으로 그려내서 더 가슴이 아팠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거나 자신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면서 이 책을 썼다면 듣기가 오히려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저 그러려니 그렇게 흘려보낸 필자의 자연스러운 어투가 맘에 들었다. 어쩌면 삶이라는 것이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알만하면 저 세상으로 가야할 날이 가까워오는 억울함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인생이 가치있는 건 그 과정과 과정마다 배우는 게 있고 성장하는 것이 있어서가 아닐까. 김필영 작가 역시 그 성장과정을 덤덤한 어투로 써내려가고 있어서 나에게 공감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중략) @사색민 https://m.blog.naver.com/lospensadores/222661416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