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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함께 발전해왔다고 할 수 있는 예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주술의 역할, 생업을 위한 기원, 단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등 다양한 역할을 떠올릴 수 있었지만 시장이란 단어와 연결시키는 것은 약간의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 해 아트페어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기사를 보면서 예술이 제 의미를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미술품으로 투자를 하고 재테크를 하는 책도 나오고 있으니 예술을 시장 경제와 떼어서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전근대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이행하면서 구별되는 특징은 시장의 지배와 중산층의 지배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을 기초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근대 사회에서는 예술 영역도 마찬가지였다한다. 저자는 미술, 문학, 음악으로 세분화해서 시장제도 성립 과정과 그 속에서 예술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다섯 개의 키워드로 책의 흐름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1. 미술 17세기에 카톨릭 옹호자인 스페인의 탄압으로부터 독립한 네덜란드는 공화국체제를 출범하고 시장경제로 이행했는데 주도 세력은 중산층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근대적 시장경제를 성립하고 중산층이 주도하는 근대사회를 형성했던 네덜란드는 17세기에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궁정, 교회등 귀족예술 수요는 사라지고, 소규모의 개인적인 미술, 실내에 걸 수 있는 회화, 즉 정물화, 초상화, 풍속화가 발전했다. 화가들은 미리 그려둔 그림을 작업실로 찾아오는 고객에게 팔거나 직접 시장에 들고 나가 팔았고, 미술상과 전시회의 역할이 커졌다. 수요자에게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장인이었던 미술가들은 전문 직업인이 되었고,새로운 장르 개척하고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하면서 미술가의 지위도 달라졌다. 하지만, 시장제도로 전환하면서 실업문제와 시장성과 예술성의 불일치 문제에 당면하게 되는 부정적인 모습들도 생겨났다.
2.문학
영국 혁명, 명예 혁명 두 차례의 시민 혁명 이후 중산층의 정치력이 강해졌고, 18세기 영국에서는 시장경제의 형성을 촉진하는 제도적인 혁신이 이루어졌다. 전근대사회의 지배층은 독서 활동이 확산되는 것을 싫어했지만, 시민혁명의 결과 국가의 검열권이 느슨해지고 인쇄물이 흔해지면서 독서층은 늘어났다. 중산층 독서층이 두터워지면서 18세기 영국에서는 문학 시장이 형성되었다. 문학이 시장제도로 편입하면서 작가와 독자를 연결해주는 매체로 출판사, 신문과 잡지, 도서대여점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중산층 독자의 문학시장이 형성되면서 직업 전문가들이 등장했고, 자신의 개성과 주관을 작품에 맘껏 표출했다. 여성작가들도 등장했고, 소설이 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재산을 불리고 더 큰 성공의 기회를 잡기위해 분투하는 중산층은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하고 실제적인 이야기를 원했던 중산층으로 인해 소설이 발전하게 되었다.
3. 음악 19세기 유럽은 프랑스 대혁명을 시작으로 전근대 귀족이 누리는 특권을 폐지하고 중산층이 주도하는 시장경제에 기반을 두는 근대사회를 확립하게 되었는데, 사회적 변화로서 특히 근대음악의 탄생을 가져왔다. 궁정의 음악 수요가 쇠퇴하고, 음악도 시장 제도로 편입되면서 공공연주회, 가정 음악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공공연주회를 위한 공연장의 건설, 악보 출판도 증가했다.궁정이나 교회에 고용되어 있던 음악가들은독자적인 창작을 하게되고 작품의 질에 관심을 쏟았다. 음악시장의 발전으로 작곡가, 연주자, 수요자의 분리를 가져왔고, 긍정적인 면이 많았지만 17세기 네덜란드 미술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 음악가의 과잉 공급과 그에 따른 실업의 위험을 피할 수는 없었다.
4.대중과 예술
산업혁명의 결과 노동자 수가 늘었고,19세기 후반부터 상황이 조금씩 개선된 산업노동자들은 예술사에서 처음으로 예술 수요자로 등장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관점과 취향에 부합되는 예술을 요구했고, 그것이 대중예술의 성장을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 대중예술은 노동자 계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이 소비하는 예술로서 대중예술은 오락성을 추구하는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예술로 발전했다. 대중예술의 발전과정과 대중예술이 오락에서 예술로 이행한 양상을 록음악, 영화,대중문학, 미술등의 장르별로 살펴볼 수 있었다.
5. 예술과 시장 사이
예술 생산이 시장에 편입되고 생겨난 예술가의 과잉공급, 실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2차 세계 대전후 유럽 각국에서 개선을 위한 국가 지원책을 실행했지만 한층 심화되기만 했다. 시장이 질적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독일에서 국가가 예술 생산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예술의 자유로운 발전에 위협이 되었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국가가 개입을 하지않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예술의 상업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많은 이들이 지나친 상업화의 폐해에 우려를 표시해왔다. 예술 상업화가 본격화된 20세기 후반 예술계 내부에서는, 상품으로서의 예술 생산을 거부하고 예술과 시장의 관계를 극복하려는 반(反) 시장 예술의 흐름이 형성되었다. 대략 1960년대를 전후해 미술에서 등장한 개념미술, 설치미술, 퍼포먼스 아트 등 과정 중심미술이나 서비스 중심 미술이 그런 예다.-p 192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조차 상업화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저자의 말처럼 상업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어렵고 , 부작용과 폐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할 것같다. 예술가들의 생산과 판매 여건 개선하고 예술 수요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쉽게 만들고, 무엇보다 시장 내부에서 예술가 스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예술이 시장경제로 편입되고 그 영향하에 있었던 시간들이 생각보다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술과 시장경제라는 단어의 조합을 의아하게 생각했던 내가 상당히 시대에 뒤떨어져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즐기는 대상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는 결국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로 귀착된다. 예술은 오랫동안 일부 계층에 속한 이들만의 것이었다. 오늘날 예술은 모든 사람의 것이 되었다. 이 책이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모든 사람의 것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의 결과물이 아닐까?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는 예술의 시장 편입이고, 시대의 자연스런 흐름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을 바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커다란 그림이지 않았을까싶다. 예술에 대한 글이었지만 인간의 삶을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 예술이 인간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페르메이로, 렘브란트의 삶과 작품,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리처드슨의 <파멜라> , 모차르트와 베토벤등 실제 예술가들의 이야기로 시장 경제 속에서의 예술의 위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해두어서 훨씬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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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북스의 ‘사람이란 무엇인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생태, 교육, 노동, 형질인류학, 전쟁, 정치, 사회, 예술, 감염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한다. ‘지구와 공생하는 사람’을 다룬 <생태>, '존재가 존재에 이르는 길'을 다룬 <교육>, 파괴와 혁신이라는 전쟁의 양면성과 이 안에서 인간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던 <전쟁>, 사람다운 사람으로 나아가는 길에 대해 이야기한 <종교>, 실제 활용되는 인공지능과 기술의 한계를 살펴본 <인공지능>, 인간과 동물이 소통하고 공존하는 길을 찾았던 <인간과 동물>편에 이어 이번에는 <예술>편이다.
이 책은 '시장으로 간 예술가'라는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다루며, 예술작품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기 위해, 자연스레 예술의 발전 과정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예술작품은 그것을 원하고 즐기는 사람이 있기에 존재하고, 또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기에 존재하는 관계의 산물이다. 따라서 예술작품의 수요자와 예술가가 어떤 사회적 맥락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예술의 형식, 주제, 내용, 성격 등이 모두 달라지는 것이다.
근대사회에서는 예술작품도 시장에서 상품으로 거래되었다. 귀족이 주도한 예술 제도를 후원 제도, 근대 이후 중산층이 주도한 제도를 시장 제도라고 부른다. 전근대사회에서 예술가는 사회적 신분이 높은 이들의 후원을 기반으로 예술 작품을 제작했다. 그러다 보니 예술가는 후원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 그의 변덕에도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예술시장에서 주된 수요자가 중산층이 되면서, 시장 제도가 예술 생산의 기반이 된다. 예술가는 자신의 주관에 따라 작품 내용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작업을 독립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술을 평가하는 기준도 보편성에서 차별성으로 변모하게 되고, 개성과 독창성이 점차 중요해진다.
이러한 시장 제도를 기반으로 예술은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미술, 음악, 문학 등 주요 예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사회적으로 살펴본다. 소설의 발전이 중산층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19세기에 이르러 소설의 확산이 절정에 달했고, 소수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음악이 불특정다수의 중산층이 즐기는 것으로 바뀌면서 연주회라는 것이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예술의 상업화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술이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전해왔다는 사실 또한 예술과 사회의 관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해주었고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예술과 예술의 흐름을 읽고,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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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북스의 '사람이란 무엇인가'는 온전한 사람이란 무엇인지 질문하고,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가는 시리즈다. 교육, 생태, 전쟁에서 시작해 젠더와 도시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람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간다.
이 책 <시장으로 간 예술가>는 예술을 통해 질문한다. 사람이 만들어내고, 사람이 즐기는 대상인 예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나갔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목차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 6장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사회 속의 예술에서는 후원 중심에서 시장경쟁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2~4장에서는 그러한 배경 속에서 발전한 세 가지의 예술을 미술, 문학, 음악 순으로 살펴본다. 5장은 그 이후에 등장한 대중예술을 이야기하고, 6장과 에필로그에서는 시장과 예술, 그리고 사람에 대한 복습을 통해 질문한다. 예술은 어디로 가는지.
2~4장의 미술, 문학, 그리고 음악은 배경이 다르지만 발전 과정은 모두 같았다.
직업노동을 통해 근면하게 일하고 부를 축적한 사람은 하느님에게 선택된 자, 라며 노동과 노동소득을 지지하는 칼뱅주의 아래.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근대사회가 등장하여 귀족이 쇠퇴하고 중산층이 성장했다.
전근대사회에서는 후원자인 귀족의 뜻에 따라 작품이 제작되었다면, 근대사회에서는 새로운 수요자인 중산층과 예술가의 위치가 대등하였다. 또한 신성하고 예술적인 귀족의 작품이 아닌 예술가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후원을 받으며 작품을 만들었던 전과는 달리 주관적 작품을 가지고 다른 예술가들과 경쟁을 해야했기에 시장에서 탈락하는 이들도 많았다.
17세기의 네덜란드, 18세기의 영국, 그리고 19세기 전반의 유럽 전지역이 새로운 근대사회 예술의 배경이다.
19세기 후반에는 소득 상승, 근로 시간 단축과 교육을 통해 노동자들이 수요자로 등장하게 되었고, 오락 수단으로서의 대중예술이 탄생했다. 20세기 전반에는 신중산층을 통해 영화라는 예술작품이 등장했으며 후반에는 청소년 학생층의 수요가 늘어났다.
이렇게 시장과 예술은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사회 속 예술... 시장 경제... 이 책의 첫인상은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좋아하고,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역사적 배경이라든지 시장의 경제와 발전이라든지 하는 주제와는 그다지 친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펼치고 나니 어렵기는 커녕 술술 넘어가고 재미있게 읽혔다.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덕이었다. 문장 자체도 어려운 단어 없이 읽기 편하게 쓰여졌고, 주요 배경과 주제 또한 여러 번 반복 설명해줘서 다음 장의 내용을 흡수하는데 도움이 됐다.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도 예술은 서로 경쟁하며 상업화와 시장실패 문제를 겪고 있다. 예술과 시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예술은 그것을 원하고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지고 존재한다.
지금처럼 지나치게 상품화 되어 진정한 가치를 잊어버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도 변화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존재한다면 다양한 시장 문제를 뛰어넘은 예술이 등장해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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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와 함께 예술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천해온 과정을 살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술 분야를 먼저 헤아려 보면,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시작해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 중세 시대 - 르네상스 - 바로크- 신고전주의 - 낭만주의 ...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정도의 순서를 다시 읊게 될 것이다. 우리는 '대충' 미술의 변천 과정을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미술이, 이렇게 연대표로 단정히 기록할 수 있는 어떤 '흐름'이 된다는 것은 순수한 미술만의 움직임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과연 어떤 힘에 의해 미술은 시대마다 커다란 변화를 거듭하며 지금에 다다랐을까. 이제 우리의 미술, 예술은 어떤 길을 가게 될까. 예술 현상 전반을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는 이미혜, 이재희, 두 저자의 책 <시장으로 간 예술가 : 예술>은 예술가라는 신분이 사회 안에서 어떻게 다른 지위에 서고, 어떻게 다른 태도를 갖게 되는가를 살피며 예술의 흐름을 시장 경제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짧고 명쾌한 글들이라 잘 읽힌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시기 구분과 각종 이즘들을 그 자체만 개별적으로 알아보는 것은 미술이 걸어온 길을 이해하는데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에 세상의 다른 것들과 구분되는 유일한 원칙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은 인간의 삶과 함께 움직인다. 인간이 새로운 삶의 조건 안에서 질문과 의지, 투쟁과 혁명을 통해 새로운 가치관을 얻고, 새로운 사회적 맥락을 형성하면서 예술은 자연스럽게 -혹은 치열하게- 새로운 목소리를 갖는다는 걸 책을 읽으며 분명히 깨닫는다.
저자는 예술을 이런 관점으로 살피는 방식을, 내부의 독자적인 논리를 찾아 이해하는 '내적 접근'과 구분하여 '외적 접근'이라 부른다.'예술작품은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관계의 산물'이라는 프롤로그의 문장은 예술이 복잡한 인간사를 떠난 순수하고 고결한 무엇이라고 바라보는 낡은 시선을 주춤하게 해서 좋았다.
예술을 살피는 일은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인간의 삶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일인가. 이다북스 ‘사람이란 무엇인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으로 작은 판형에 200 페이지 가량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모호할 것 없는 분석과 전문가로서의 전망은 예술을 '사람의 일'로 이해하고, 삶 안으로 끌어안도록 돕는다. 책은 예술이 걸어온 길을 시장경제의 진행과정과 연결해 살펴보고자 한다. 시장경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근대시기 와 근대시기로 크게 구분하여 들여다보는 예술의 양상은 대단히 흥미롭다.
본문의 첫 글 <예술과 경제>에서 저자는 한 시대의 문화, 예술의 내용과 형식은 결국 그 사회의 경제적 기초 위에서, 그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존재해왔음을 밝힌다. 시장 제도의 성립 과정에서 새로운 예술이 어떻게 등장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글이 이어지는데 미술, 문학, 음악의 장르로 나누어 큰 흐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근대 이후 시장 제도 위에서 예술은 전혀 새로운 삶의 조건과 만난다. 저자의 분석은 그 과정에서 예술 작품의 수요자,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 작업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주목한다. 그대로 새로운 예술 형태의 등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연표 안에 선형적으로 납작하게 존재하는 수많은 예술 사조의 등장과 쇠퇴를 역동적인 경제 사회 시스템 안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그 모든 역사적 순간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오게 돕는다.
<큰 미술에서 작은 미술로> 은 역사상 최초로 근대적 시장경제를 성립하고 중산층이 중심이 되는 근대사회를 이룬 네덜란드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글로, 이후 다른 장르에서도 시기와 지역만 달리하여 유사한 양상으로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귀족 예술의 예술 작품 수요가 사라지고 새롭게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한 중산층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미술은 그 형식과 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궁정이나 교회라는 묵직한 권력의 수요자와 달리 중산층 시민들은 집과 사무실에 부담 없이 걸 수 있는 작은 회화 작품을 선호한다. 자연스럽게 미술은 이제 작은 미술의 길을 걷는다. '작은 미술'이라는 이 소박한 말.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역동적인 변화의 시작인지. 예술 한복판을 휘저으며 얼마나 새로운 줄기와 추세를 만들어 내는지 참 놀랍다.
무엇보다 새로운 유통방식은 변화의 핵심이다. 미술시장이 등장한 것이다. 미술시장과 미술상, 전시회의 등장으로 미술가들은 전에 없던 독립성을 확보한다. 작품은 이제 후원자나 의뢰자의 요구에 맞추는 활동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독창적인 자기표현의 산물이 된다. 전근대사회에서 요구되던 보편성이 아닌 독자적인 개성을 보여주는 차별성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런 변화 속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비범한 재능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예술가상이 등장한다. 미술사 연대표에서 외웠던 특정 시기의 작품과 그 특징을 떠올려보면, 각 시대의 화폭 위에서 이런 변화들을 정확히 읽을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어지는 <독자와 작가> <궁정음악에서 시민의 음악으로>에서도 저자는 같은 관점으로 문학과 음악 분야를 돌아본다. 예술가와 독자, 관객의 관계가 시장경제라는 구조 안에서 어떤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는지 알아본다. 산업 혁명이 이룩한 기술이 물감과 악기와 출판물에 각각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되고, 작품 안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는 것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우리가 예술(가)에 대해 품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대부분 이런 경제 구조에서 출발했음을 깨닫게 되어, 마치 새로운 렌즈의 안경을 쓴 것처럼 시야가 달라진다. 책을 좀처럼 내려놓을 수 없던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의 분석이 언제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흥분과 주장이 넘치는 글이 아닌 객관적인 분석을 토대로 단정하고 분명하게 쓴 글이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예술이 걸어온 길이 차곡차곡 정리되는 기분이랄까. 마지막 글에서 시장 제도의 문제점을 살피고 미래를 논의하는 것도 잊지 않는데 딱딱한 결론이 아니라 희망을 품은 질문과 상상으로 마무리되어 좋았다.
예술은 오랫동안 소수의 특정 계급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 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저자의 바람대로 예술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려는 글. 예술이 인간의 이야기라고 믿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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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간 예술가 예술’’ 예술은 언제부터 예술이라고 불렀을까? 지금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며 사람들의 관심사를 받고 있는 예술 작품들이 처음부터는 예술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예술인지 기술인지 애매한 구분이 네덜란드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예술로 탄생하게 되고 이는 그저 개인적인 소장용도가 다양한 이들의 만족을 위해 탄생하게 됩니다. 예술이라고 하면 뭔가 위대하고 근엄한 무언가가 장벽을 이루고 있어 쉽게 접근하는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복잡한 수학공식을 접하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모든 것들이 깊게 파고들면 어렵고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는 예술이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는지 그 역사와 함께 지금의 예술의 위치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알아봅니다. 램브란트란 거장이 활동했던 시기. 즉 기술이 예술로 변모했던 시기에는 그들은 빛을 받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의 노력의 가치가 발견되어 엄청난 금액이 오고가고 있는 지금. 그가 지금 상황을 보고 있다면 매우 씁쓸한 웃음을 짓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시기에는 부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곤 했습니다. 즉 수요자가 적었고 그로인해 그들의 삶은 피폐해졌습니다. 그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다양한 대책들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한 거장들이 죽음을 맞이 했습ㄴ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모든게 변하는 시절. 중산층의 재산 증가가 경제발전을 타고 모든걸 바꾸게 됩니다. 예술도 편승하여 이제 누군가를 위한 그림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이를 판매하면서 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네덜란드에거 프랑스 그리고 다양한 국가들로 번져나가면서 예술은 퍼지게 되었고 이는 예술이 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행위 예술가까지 나오는 지금 예술이 시장으로 나온 이후 과연 순수예술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시장으로 나온 예술이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지만 오히려 자유경쟁시대에서 몇사람을 제외하곤 모두 잊혀져 버리는 지금. 다시 예술이 어디로 흘러가야 할지를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예술작품이 투자 목적으로 변해 때로는 세금목적으로도 변해버렸습니다. 과연 지금의 예술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러한 예술의 길을 보니 모두가 시장을 배척하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걸 느끼면서 마쳐봅니다. 이 책은 #이다북스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번 시간에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좋은 책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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