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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라는 이름의 위조 경력서류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노인의 간병인으로 취직한 은수. 은수는 아버지의 잘못도 있지만 억울한 판결로 감옥에서 아버지가 자살하고 엄마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졌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판결한 전직 판사였던 이 일흔넷의 파킨슨 병을 앓는 노인에게 어떻게든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한데 이 노인은 은수를 간병인으로 선택한 순간부터 은수의 정체를 아는 듯하고 이것이 치매 증상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떻게 복수할지 명확한 계획이 없던 은수는 노인의 아픈 가정사를 알게 되고 그런 노인에게서 자신과 같은 고독한 외톨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복수를 접고 간병인을 그만두려 마음먹지만, 자신의 실수로 골절에 수술까지 받게 된 노인의 곁을 지키기로 하며 노인에게 서서히 마음을 연다. 은수는 가족을 모두 먼저 떠나보낸 외롭고 병든 노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연수가 떠나간 자리에 파킨슨병이 찾아왔다. 부서진 마음에 이어 노인의 몸도 서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6년 간 노인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모든 것을 잃어가고 있었다. 저런 사람에게 복수하려 했다니. 사실을 알게 된 은수는 부끄러워졌다. 나보다 더 아픔이 많은 사람인데, 나보다 더 잃을 게 없는 사람인데 저런 사람한테 분노를 쏟아내려 했다니. (p.252)
노인의 담담한 눈동자를 마주 보다 은수는 저도 모르게 고 개를 돌렸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자신이 막연히 느끼고 있던 동질감을 저 노인도 느꼈을까. 노인도 나처럼 우리 둘은 닮은 꼴이라고 생각했을까. 자신이 남몰래 품고 있던 감정이 노인에게 전해진 것 같아 은수는 가슴 밑바닥에서 따뜻한 무엇인가가 차오르는 것 같았다. (p.263)
"나한테 삶이란 건 이미 오래전에 끝났어. 하지만 자네한테는 끝이 오려면 아직 멀었지. 그러니 그때까지 즐겁게 살아.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p.341)
‘조력자살’이라는 죽음과 존엄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도 다루는데 추한 삶보다 죽음을 선택하는 노인의 선택이 안타까우면서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은수의 친구와 조력자로 등장하는 연주, 여진, 정우는 보호종료 아동의 삶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보육원 출신이라고 겪는 부당함과 고통에서 인생의 큰 고비도 만나지만 결국은 모두가 이 세상 풍파를 잘 견뎌내 살아보고자 마음먹는다. 죽음, 용서, 용기, 희망 등을 담은 힐링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저도 좋았어요, 할아버지를 만나서. 덕분에 외롭지 않으니까. 꿈을 찾게 됐으니까요. (p.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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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넘었다. 백세 시대. 누군가는 반절 살았다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백세까지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장수가 축복인 사람에게만 장수가 좋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 장수가 축복인 사람은 나이를 먹고도 돈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건강해야 하며, 생각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 많고 돈이 있고 건강하지만, 그것이 무기(?)가 되는 노인이라면 싫다. 돈으로 효도를 강요하는, 협상하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요즈음은 젊은 사람들이 부모의 돈을 보고 효도 한다고 하니. 누구의 잘못도 아닐 것이다. 세상은 돈이 사람을 선하게도 하고 악하게도 하니까.
은수는 친구의 신분을 가지고 노인의 집에 면접을 보러 간다. 노인에게 필요한 간병인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보육원에서 자란 은수는 복수를 위해 노인의 집에 간병인으로 취직하지만, 노인을 바라보는 마음이 짠하다. 무작정 노인의 집에 들어왔지만, 노인에게 어떤 해(?)도 가하지 못하고 그의 행동에 집중한다. 파킨슨병으로 점점 죽어가고 있는 노인. 노인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고 은수는 왜 노인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 내 행동이나 의견이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한 가정이 아픔을 맞이할 수도 있다. 아무 일 없듯 살아갈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 고아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할 때 받는 돈이 너무 적다는 것도 알았다. 근데 그 정착금을 얼마 되지 않는 정착금을 노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씁쓸하다. 사람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이 세상이, 이 사회가, 돈이라는 것이 그렇게 만든 것 같아서. 하지만 이들은 노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설계하고 꿈꾸려 한다. 노인 또한 자신을 발판 삼아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려고 한다.
얼마 전 지인들과 이야기했다. 적어도 내 정신이 말짱할 때, 스위스에 갈 돈만 가지고 그곳에 갔으면 좋겠다고. 내 의지로 죽고 싶다고. 내 정신이 말짱할 때, ‘이제 요양원에 들어갈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노인이 되고 싶고, 자식에게 내 간병을 의탁하고 싶지 않다. 아들만 둘인 내게 내 치부를 보이고 싶지 않고,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이 또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안다. 간병인 보험이라도 들어야 하는 건지.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고 남편과 오순도순 살고 싶고, 가능하면 서로 의지하며 살고 싶다.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아이들 인생을 살아야 하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때문에 나는 여전히 내 삶에, 내 인생에 고민이 많은 것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고.
이 책을 읽으면서 노인의 입장을 생각했다. 그리고 노인의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나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솔직히 나는 노인의 선택이 부러웠다.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돈이 있었고, 같이 가 줄 수 있는 누군가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동안. 현재. 현재를 즐겁고 행복하게, 열심히 살자고. 평범하지만 괜찮은 나로 나이 들며 살아가자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자,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책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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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늘어나는 노인요양시설과 간병인들. 이 시대에 잘 맞추어진 책제목 수상한 간병인. 그냥 간병인이 아니라 수상한 간병인이라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이 책을 읽는 내내 증폭되었다. 20살인 정은수는 고아원에서 함께 지냈던 연주라는 아이의 신분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칠십대 할아버지의 입주 간병인을 하러 면접을 보러 간다. 도대체 무슨 연유에서 연주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입주 간병인으로 취직하려는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하다. 뭔가 피치못할 사정과 이유가 있는 것은 알겠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책초반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리고 내용 자체가 참 아슬아슬하다. 뭔가 무슨 일이 일어날것 같고 도대체 걱정스러운 고아원에서 자란 은수와 그의 친구들. 모두들 18세가 넘어 고아원에서 나온 뒤 어렵고 힘들게 생활한다. 그들 모두 18세가 넘으면 자립지원금들을 받아 고아원에서 나오게 되는데, 모두 평탄한 일상을 살기는 힘들다. 그들에게는 부모가 없이 고아원에서 자랐다는 핸디캡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일자리나 직장을 갖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뭔가 위험한 일에 빠져든게 아닌가 하고 자꾸 걱정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어쩜 멀쩡한 부모들이, 어른들이 어쩜 이렇게 자기 자식들을 고아원에 맡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은수는 이제 최판사의 집에서 살면서 입주 간병인 노릇을 시작한다. 은수의 면접은 가정부인 명순씨가 보아 경험이 전혀 없는 은수가 별로 내키지 않아 했지만, 파키슨병을 앓고 있는 전직 판사였던 최판사가 은수를 간병인으로 쓰겠다고 해서 바로 최판사의 간병인이 되는데 뭔가 최판사에게도 사연이 있는듯 하다. 도대체 최판사와 은수. 이들 서로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 아파오고 슬퍼진다. 또한 왜 수상한 간병인인지 그 비밀을 차츰차츰 알아 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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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이엔티에서 대표적인 시그니처 도서들이 케이스릴러로 알고 있어서 수상한 간병인도 케이스릴러같은 스릴러일 줄 알았는데, 감성 자극 드라마라니 책을 읽고 반전이다 생각했습니다. 삼개주막 기담회를 너무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 소설의 작가님인 오윤희 작가님의 새로운 장편이라니 너무 기대되었고요. 삼개주막 기담회는 생소한 옛날의 조선 시대 이야기라서 재밌었지만, 수상한 간병인은 친숙한 요즘 시대의 이야기라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희망보육원에서 살았던 은수는 보호종료아동이다. 기댈 곳 없는 그녀는 파킨슨병에 걸린 노인의 입주 간병인으로 노인의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은수는 노인에게 다음 마음을 품고 노인의 집으로 침투하는데...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런지... 노인 또한 병든 몸을 의탁할 곳이 없어서 삶의 의욕이 없습니다. 노인도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런지...
책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이니 얼렁뚱땅 이 정도로 내용을 이야기할려고 합니다. 나의 태생이 양부모 다 있어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으며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부모가 있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회에서 불쌍한 아이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들 고아...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보호종료아동으로 거듭났을 때의 문제점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사회로 나아간 보호종료아동들이 나중에 나오는 후배들의 자립지원금을 등 쳐 먹는다는 소식을 뉴스로 들은 바 있었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슬픔을 맛 보게 되는 사회초년생인 보호종료아동들...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기쁨이나 기대보다는 배신으로 인한 슬픔을 맛보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기댈 곳 없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외로움과 소외감에 자살하는 뉴스도 보고 많이 마음 아파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다 자신들을 버렸던 부모들이 자식의 자립지원금을 노리고 다시 나타난다는 소설의 이야기에 아연실색할 정도였습니다. 그저 소설을 너무 가벼이 봤던 것인지 이런 소재로 이야기하는 소설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소설의 두 번째 소재인 조력자살... 예전에 사복공부를 하며 존엄사를 공부했었는데, 조력자살과 존엄사는 결이 많이 다른 이야기인 것 같군요. 뉴스에서 스위스의 안락사를 해주는 비용이 2천만원 가량이라는 뉴스를 읽은 적 있었는데, 이렇게 소설의 소재가 되다니 생소하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소재라서 깊은 생각에 잠겨들게 합니다. 저의 친정어머니도 4기암으로 간성혼수에 빠져 가족도 못 알아보고 돌아가시게 되면서, 작중 서연주가 선택한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가족이 혼수 상태에 빠져들어 가족을 못 알아보게 된다면 연주의 입장이나 결정에 동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분명 소설인데,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삼아서 생각해 볼 꺼리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소설의 결말이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서 마음의 위안이 되네요. 은수나 여진, 연주, 정우 모두 세상 의지할 곳 없는 그들이 오늘도 살아나가는 모습으로 끝나는 결말이 좋았습니다. 힘들긴 하지만, 하루를 살아내가는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덧... 은수가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으니, 노인이 건넨 말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물어보니 노인의 대답이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고, 고독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말이요. 그 질문과 답을 보며 전 외롭지도, 고독하지도 않아서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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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이자 나이 든 판사의 집사 노릇을 하던 명순은, 사실 간병인 면접을 본 은수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나이 든 판사는 은수가 '누군가'와 닮았다는 이우로 그녀의 간병인 채용을 허락한다. 은수는 이미 그에게 자신의 모습을 들킨 것인지 의심을 하지만 그저 치매 노인의 증상 정도로만 여기며, 간병인의 일을 시작하게 된다. 불편한 동거, 은수와 노인 사이에 담긴 사연은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그들 사이에 감도는 냉랭함이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물음표, 궁금증을 가득하게 할 뿐이다. 진정한 간병인 역할을 위해 은수는 노인의 집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 무언가 복수 혹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를 찾게 된 것인지? 의문 부호는 책을 읽으며 증폭되어가지만 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답 또한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숙제일 수도 있다.
"정말로, 간병을 하러 왔나?"
간혹 은수를 연수로 부르는 전직 판사 노인.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일까? 파킨슨병을 앓고 있지만 그에 더해 치매까지 겹친 상황은 아닐지 은수는 생각한다. 미묘하면서 불편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벌어지지만 주인공 간병인 은수는 노인의 행동과 말 등을 살피며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목적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날 문득 노인의 지인이 찾아온다. 말쑥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중년 남자는 은수의 출현에 담담하게 대응하지만 어느새 우울증에 빠진 노인과의 대화에서는 흥분을 자제하지 못하고 큰 목소리를 내고 만다. 두 남자 간에 어떠한 은밀한 거래가 있는 것인지, 은수도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만 그녀의 반응을 느낀 두 남자는 조용히 모종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남자의 방문을 명순에겐 없던 것으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녀들이 알지 못하는 은밀한 거래, 혹은 동료 선후배 법조인의 우연한 만남인지 또 다른 알 수 없는 의문 부호가 나타나 이야기의 흐름을 더 복잡스럽게 한다. 연주로 자신을 숨긴 은수, 그리고 그녀를 이곳으로 보낸 정우, 노인의 오래된 가사도우미 명순, 낯선 남자의 등장까지 알 수 없는 연결고리 자체가 소설의 제목 《수상한 간병인》처럼 수상스럽게 흘러만 간다. 그리고 잊고 있던 2층 빈방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있던 은수는 천천히 그 방의 비밀을 탐험하듯 그 안에서 아이돌 가수의 포스터, 노인이 종종 자신의 이름을 '연수'라 불렀던 의문을 확인하게 된다. 연수와 은수, 다른 듯 닮았다고 여기는 노인의 말속에서 연수의 실체가 등장하는데 과연 그 방의 주인이었던 연수는 어떤 이유로 이 방을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진 것일까? 그녀가 남긴 일기장의 내용과 노인과의 알 수 없는 관계만이 단서일 뿐이다.
은수와 함께 희망 보육원을 출소한 정우 또한 자립 정착이라는 명목의 바깥세상으로의 탈출은 두려움 반, 희망 반이 엇갈린 상황이었다. 보육원 시절 방황도 해보고 반항도 해보았지만 그것은 그저 답답한 규칙 안에서의 몸부림이었을 수도 있다. 그를 아낀다던 보육원 선배 재혁을 만나 인생의 조언을 들으며 휴대폰 선물과 새로 일하게 될 택배 아르바이트의 중고 오토바이 구입까지 도움을 받는다. 자립 후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만 같았던 정우의 일상은,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일이 벌어진다 친절한 선배로만 믿었던 재혁의 사기로 인해 보육원 출소 후 받았던 자립 정착금마저 뜯기게 되고 일자리마저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이때 마침 일이 더 꼬이려는 건지 구사일생의 기회가 찾아온 것인지 모를 만남이 이뤄진다. 보육원 시절 한창 반항이 극에 이르던 시절 만났던 불량기 넘치던 친구 준현의 만남이 그것이다. 이 시작이 정우에겐 마치 빨간 신호등의 시작을 알리는 녹색에 가려진 희미한 주홍색 빛깔이었음을 예상이나 했을까? 그리고 보육원 친구 사이였던 은수와 정우의 관계도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인생이란 얽히고 섥킬 수밖에 없는 면면이 겹겹이 쌓인 세상이다. 정우의 능력이 범죄의 도구 혹은 위장술로 사용되기도 하고, 이 위장술을 이용해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은수의 은밀한 계획들이 이야기 속에 중첩돼 있는 듯이 흘러간다.
서연주, 그녀 또한 희망 보육원의 실존 인물이었다. 한 번의 파양과 보육원 재입소가 그녀의 아픔을 배가 시켰다. 죽어라 공부했다. 그리고 장학생이 되었으며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청춘을 불살랐다. 이 상황에서 한 여자 노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충격이었다. 친모의 엄마이자 자신의 외할머니였던 것이다. 그 어떠한 자초지종도 20년간 따로 살아온 연주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었다. 노인에 이어 보육원 동기 은수의 등장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복수'를 위해 연주의 신분증을 도용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저 그러라고 했다. 자신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후회했던 순간이 떠올라서인지 그녀 또한 은수의 '복수'에 반은 동참하게 된 것이다. 정우와 연주, 은수는 그렇게 판사 출신의 한 노인에 대한 알 수 없는 이유의 '복수' 한복판에 서게 된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름 모종의 계획을 세우던 판사 출신의 노인도 고관절 수술이란 불상사를 겪으며 은수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 전직 판사 특유의 직감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어느 날 해외에서 온 편지가 그의 계획을 더욱 굳건히 하는 확신으로 변하게 된다. 그의 집을 조용히 찾아온 낯선 중년 남성과의 만남도 이 편지와 연관성이 있었다.
노인은 자신이 만난 중년 남성이자 변호사인 대학 후배에게 은수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과거력까지 정확히 파악하게 된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을 간병한 은수에게 또 다른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려고 한다. 《수상한 간병인》에서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되고, 각각의 성장 배경 혹은 과거와 현재 동안 잠재 돼 있던 사건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에 대한 대략적 추리도 서서히 가능해진다.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연관은 어찌 보면 결과에 다다를수록 드러내게 될 복선을 교묘히 감추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 또한 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과연 노인은 이미 정체가 파악된 전혀 수상하지 않은 어린 간병인 연주, 아니 은수에게 어떠한 제안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을 극복하고 종결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독자들의 상상, 작품의 긴장감을 위한 수단으로 남겨 둔다. 《수상한 간병인》은 한 인물, 인물 모두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지닌 수상함을 가득 지니고 살아가는 것처럼 그려진다. 이것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들의 감정을 불 지피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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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인지 정말 읽고 싶은 책이 아니면, 서평단 신청은 하지 않기로 했고, 수차례의 기회가 주어져도 마음을 다잡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걸로 만족했다.
"파킨슨 병을 앓는 70대의 노인과 20살 수상한 간병인의 특별한 동거"라는 책 소개는 사실 나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작가의 작품 이력(삼개주막 기담회1,2)과 고즈넉이라는 출판사를 믿어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의욕이 샘솟았을뿐이다.
전직 판사, 현재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저택으로 20살 고아원 출신의 은수는 수상한 목적을 갖고 "간병인"으로 들어가게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지만 치매 증상을 보이는 노인과 노인의 곁에 있는 가정부 명순의 눈을 피해 은수는 저택을 뒤지고,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같은 고아원 출신의 정우와 서연주를 도움을 얻어가며 비밀을 알게 되는데, 그런 은수를 바라보는 노인의 눈빛은 환자의 그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 절대 무시할 수는 없다!
고아가 등장하는 소설에는 동정심과 연민등을 비롯한 사회적 편견이 꽤 많이 등장한다. 비단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는 출신에 대한 꼬리표.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시선으로 인하여 그 친구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감히 논한다는 자체가 나의 오만이 아닐까 싶다. 우리 지역에도 어린 친구들을 위한 보육 시설이 있고, 매달 아이들 이름으로 소액을 후원하고 있다.지금까지 내 역할은 딱 거기까지였다. 명절과 연말에 나타나서 후원하고, 사진찍는 기관과 단체들을 보면서 위선과 냉소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청소년 시절의 나 역시도 결국 그렇고 그런 어른이라는 생각에, 고작 몇 만원 후원하면서 "그들과 달라"라면서 위안을 삼았던게 아니였을까?
만18세가 되면 퇴소하여 자립을 해야하고, 그 친구들에게 주어진 건 몇 백만원의 정착금이 전부라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퇴소 후 겪는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편견이외도 그들이 마주쳐야 할 난관들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관심을 갖지않고 있다. 과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어떤것인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이 책을 읽기 전, 훨씬 전에도 이성적 판단이 가능할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안락사"에 대해서는 나는 찬성하는 입장이였다. 혹여 불의의 사고나 고약한 병이 생겨 내 몸이 거동이 불가한 상황에 이르렀을때 스위스에 가야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수상한 간병인"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아, 이 역시 나의 오만이었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떠난 이와 남겨진 이들의 깊이를 헤어리지 못했던 나의 오만.
수상한 간병인 은수와 현실에서 만난다면 고아원 출신이니깐 하면서 편견을 가졌을 정우와 연민의 눈으로 바라봤을 연주, 그리고 명순아줌마까지,이 책을 읽고 누군가는 응원을 얻고, 누군가는 따스함을 배우고, 또 누군가는 희망을 얻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디딤씨앗통장"에 알아보심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