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설 작품의 특질 중 하나는 독자에 따라 혹은 같은 독자라도 여러 해석이 가능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시구로의 Klara and the Sun은 그런 좋은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굉장히 독특한 시각에서 인간의 사랑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소설은 철저하게 클라라의 눈으로, 하지만 매우 적확하게, 사람들의 표정과 언어를 포착한다. 간단한 연산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점에서 매우 복잡해질 수 있듯이, 그 시각은 낯설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다양한 인생을 경험해온 독자라면 그 안에서 가슴을 울리는 감정을 원석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중반부를 거치면서 최근에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셨다. 클라라의 무심한 듯 친절한 응대와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기원하는 결정 앞에서 프로그램이 아닌 인간의 위대하고 영원한 사랑을 발견한 것은 나뿐일까? |
아직 중간까지밖에 안 읽었지만 우선 리뷰부터 쓴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작품 Never Let Me Go 를 꽤 인상깊게 읽어서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klara and the sun 을 주문했다. 아무래도 같은 작가의 같은 SF(?) 장르이다 보니까 다루고 있는 주제의식이 상당히 유사함. 과연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을 인간이 아닌 것들의 시선에서 전개하는 이야기. Klara and the Sun 의 주인공 Klara도 마찬가지로 친구 로봇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