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을 ‘15년째 농사를 배우며, 문학 강의도 하고 부르는 데마다 가서 환경생태교육도’ 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다. 나와는 대학의 같은 과에서 인연을 맺었고 대학을 졸업한 후 저자와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과거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도시를 떠나 농촌에 정착하여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고 살고 있다는 저자의 삶이 머릿속에 그려질 듯하다.
‘땅과 이웃, 시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생활하면서 겪은 이웃들과의 이야기가 중심적인 내용이다. 대부분의 글이 저자 자신의 일상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 우리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15년 전 ‘천안에서 버스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농촌에 정착하여 살면서, 몸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정’을 절감하게 되었다는 저저의 말이 실감나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 역시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오랫동안 서울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고, 직장 문제로 서울을 떠나 이제는 소도시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그리고 은퇴한 후에도 그대로 이곳에 눌러 살기로 하였고, 가족들 또한 기꺼이 동의한 상태이다. 물론 직접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저자와는 다른 상황이지만, 소도시에서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서로를 챙기며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이웃들이 돌아가며 나를 비춰 주는 입체적인 거울 같다’고 느낀다고 한다. 세상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나를 품어 주고 먹여 주고 환대해 주신 동네 어른들 덕에 큰 병을 앓았던 제 몸과, 뿌리 없이 흔들리던 마음도 튼튼해져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듯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들이 저자에게는 ‘위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시간들을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무심한 듯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으며, 저자는 그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함께 지내는 일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농촌살이를 하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로 글을 꾸몄으며, 구체적으로는 ‘밥 먹으면서 듣고, 마늘 종자, 양파 모종 심으면서 듣고, 김매면서 듣고, 마을회관에서 해바라기하며 들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쓴 글들이라고 하겠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사람들과의 왕래가 뜸해진 것을 아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가장 단순하고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삶들이 귀하고 위대하게 여겨’지기에 기록으롬 남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목차를 통해서, 저자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의 눈에는 농촌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시를 심는 사람들’(1부)이며, 그들과 함게 살아가면서 ‘환하고 맛있고 즐거울 겁니다’(2부)라고 밝히고 있다. 어느 종교에서는 세상의 멸망에 대비하여 커다란 방주를 만들었다지만, 저자에게는 농촌에서 함께 일상을 꾸려가는 것이야말로 ‘방주에 실린 해피랜드’(3부)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일상을 함께 꾸려가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 저자의 글을 통해 충분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저자의 일상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왔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