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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어디서 살며 무슨 일을 하고 살 것인가
"서울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어디서 살며 무슨 일을 하고 살 것인가" 내용보기
부산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고 한 직장에서 13년 일하고 있는 드미트리. 인간의 기억이란 언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바, 어쩌면 서울에서의 기억이 부산보다 더 많아진 지금인데도 아직 서울이 낯설다. 서울은 단연코 살고 싶은 곳은 아니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지적하듯, 대도시에서의 삶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교통 체증, 소음, 공해, 빠른 템포, 고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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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고 한 직장에서 13년 일하고 있는 드미트리. 인간의 기억이란 언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바, 어쩌면 서울에서의 기억이 부산보다 더 많아진 지금인데도 아직 서울이 낯설다. 서울은 단연코 살고 싶은 곳은 아니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지적하듯, 대도시에서의 삶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교통 체증, 소음, 공해, 빠른 템포, 고층 빌딩으로 꽉 막힌 하늘, 얕은 대인 관계 기타 등등. 그럼에도 서울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여기 있어서다.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희주 저자의 삶도 비슷하다. 김해에서 나고 자라, 거창에서 고등하교를 다녔고,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다. 이후 수도권에서 일하던 저자는 어느날 우연히 고성 바다를 보러 갔다가, 양양 신축 아파트를 모델하우스에서 덜컥 계약해버린다.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저자 부부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사연, 양양으로 이주하고 나서 생긴 일 등등을 기록했다. 살고 싶은 곳에서 일하는 삶 VS 일하고 싶은 곳에서 사는 삶에 관해 묻는 책이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대도시보다 농촌이 자살율이 더 높다는 자료였는데,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도 비슷한 부분을 지적한다. 양양에는 산부인과가 없다. 아이를 낳으려면 근처 강릉이나 속초까지 가야 한다. 의료 서비스를 비롯하여, 대도시의 삶을 포기하면 잃어버리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하듯, 서울을 떠나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강원도 양양으로 떠난 저자의 삶을 본다면 이 책은 본격 귀촌 권장서일 것 같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책 곳곳에 지방 소멸에 관한 분석과 우려를 담고 있는데,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선뜻 낼 수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터. 드미트리도 속초에 살고 싶지만, 서울을 떠날 수 없다. 일해야지, 돈 벌어야지...

 

이런 저런 여러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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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은 물리적인 공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공 서비스와 행정이 없어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용할 주민이 없으니 도서관, 병원, 주민센터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고, 세금이 투입되지 않고 자연스레 소멸하게 된다. 그렇다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을 서울로 가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지방소멸이 진행 중이라고 해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살던 고향과 지역을 떠나 모두 서울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33쪽)

 

워라벨을 직주근접의 관접에서 본다면, 살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 같거나 가까운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살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은 내 차례가 되기 어렵고 이 둘이 나란히 가기란 더 어렵다. 그렇다면 차선은 무엇일까.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살고 싶지 않은 곳에 살거나, 살고 싶은 곳에서 살려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거나. (55쪽)

 

일에 대한 고민은 늘 갖고 있었다. 정년이니 연금이니 노후보장이니 하는 것이 낯선, 오히려 유동성과 불안정성이 기본값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하고 흔한 고민이기도 했다. 게다가 '글 쓰는 사람'이라는 부분이 일하는 자아의 정체성에서 크게 차지하고 있다 보니 더 발밑이 얇게 느껴졌다. (65쪽)

 

쉽고 흔한 말이지만 다양성은 중요하다. 삶의 방식에서도 다양성은 중요하다. 그리고 상상에도 토대가 필요하다.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많이 알아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지 못해서 다른 삶을 꿈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75쪽)

 

바닥을 치는 출생률이 보여주듯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모두에게 버거운 일이지만 지역, 특히 시골에서는 더욱 어렵다. (102쪽)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대단한 경험을 하거나, 엄청나게 재미있게 살고 있어서가 아니에요. 삶이라는 게 선형적으로 쭉 나아가는 게 아니라는 것, 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옆길로 새기도 하고 하염없이 뒤로 가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128~129쪽)

 

당연하고 익숙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래서 아무 일도 아닌 건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고 문화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고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청년은 떠나는 지역. 대한민국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겪고 있는 문제이고, 오랫동안 인프라 부족 상황이 지속된 강원도는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문제다. (164쪽)

 

서울과 수도권은 지역이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생산기지로서 존재하길 바란다.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산이 존재해 언제든지 가서 관광하고 휴식하고 돌아올 수 있는 휴양지로서 존재하길 바란다. 오래된 건물과 재래식 시장이 남아 있어 향수를 자극하는 그리움의 대상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그래서 수도권 집중이 수십 년 도안 계속됐지만, 정부만이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다수 국민도 이를 해결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 사이 지역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지역 대학의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고, 지역의 행정적, 문화적, 사회적 자본과 인프라는 무너지고 있다. (168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22.04.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