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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를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
“나는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지었다. 고독했다.” -사랑이 끝난 후에 짓는 미소-
흔히 유부남과의 사랑은 불륜으로 취급되어, 그 사랑의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비난과 질타의 대상이 되어왔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불륜을 간통죄로 처벌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가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열려있으나. 아직도 불륜의 사랑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리고 그 사랑의 결말은 언제나 비극적이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 불륜의 사랑을 프랑수아즈 사강은 섬세한 필체로 감정묘사를 한 작품 『어떤 미소』를 만났다. 이 책 『어떤 미소』는 1956년에 발표된 사강의 두 번째 소설이다. 사강은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첫 소설인 『슬픔이여 안녕』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그 이후 2년 간의 공을 들여 나온 작품이 바로 이 책 『어떤 미소』이다. 매력적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젊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책에서 사랑에 빠진 여성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을 그녀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20대인 대학생과 중년 남자와의 사랑은 그 당시 시대 상황으로 보건데 상당히 충격적이고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진 의의가 크다.
이 책 속에서 서술자이자 감정묘사의 대상은 20대 젊은 여대생인 '도미니크'이다. 그녀는 이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법학을 전공한다. 그리고 '베르트랑'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미니크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삼촌인 '뤽'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름 '프랑수아즈'라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고 그녀와 20세 이상의 나이차가 나는 유부남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걸 알지만, 금지된 사랑인 걸 알지만, 도미니크는 지적이고 자상한 뤽을 사랑하게 된다. 그는 자유로운 기질의 소유자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여성을 대하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안다. 아마도 그 점이 사랑에 미숙하고 서투른 자신의 남자친구 '베르트랑'과 구별되는 점이고 그것이 아마 그녀의 마음을 빼앗은 이유였다.
또한 뤽도 자신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아내인 프랑수아즈가 있지만, 그녀에 비해 도미니크가 젊고 육체적인 관능미가 뛰어나기에 그는 도미니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자신있게 표현한다. 뤽과 도미니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확인한 후 그들의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도미니크는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눈을 피해서, 뤽은 자신의 아내인 프랑수아즈 몰래 서로 비밀 밀회를 시작한다. 도미니크는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된다. 하지만 뤽이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 분명 그가 보이는 행동과 그의 마음은 도미니크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한데, 왜 도미니크는 뤽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뤽은 단순히 도미니크와의 밀애를 즐길 뿐,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생각은 없다. 단순히 비밀 연애만 즐길 뿐이다. 그는 도미니크에게 어떤 미래도 약속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도미니크가 보고 싶으면 보고 함께 있고 있으면 일주일간의 비밀 여행을 떠날 뿐이다. 이에 대해 도미니크는 어떠한 거절도 하지 않고 그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하면 떠난다. 이에 대해 그녀는 사랑하기에, 그를 보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그 모든 것을 합리화시킨다. 하지만, 이런 사랑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이런 사랑의 감정은 식기 마련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그들은 일주일 간 함께 칸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그 이후 뤽은 도미니크에 대해 적당히 거리를 두며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 연락도 뜸해지고 점점 거리를 두는 그의 태도를 보며 도미니크는 이 사랑의 끝날 것임을 예감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지 못한 채, 그가 연락오길 기다린다. 하지만 뤽은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떠난건지, 아니면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한 건지, 한 달간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면서 자신을 잊으라고 말한다. 이별을 통보받은 도미니크는 이별의 슬픔에 괴로워하면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뤽이 미국에 간 동안, 그녀는 프랑수아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프랑수아즈의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사랑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도미니크는 자신의 사랑으로 인해 프랑수아즈가 어떤 고통과 슬픔을 겪었는지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된다. 프랑수아즈는 자신의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도미니크가 미울 법도 한데 오히려 담담하게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다.
"나는, 나는 질투하고 있었어요. 난 육체적으로 질투했어요." -p. 195
이 사랑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내 생각엔 최후의 승자는 뤽이 아닐까 한다. 뤽은 자신이 우원하는대로 자신의 아내도, 도미니크도 이용하지 않았던가. 그녀들의 자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말이다. 아마도 뤽은 그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은 것 같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사랑에는 믿음과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도미니크는 이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분명히 알게 되었고, 이별 후에 더욱더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마지막에 도미니크가 보이는 미소는 의미심장하다. 사랑을 하고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난 후 보이는 카타르시스같은 미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p.200-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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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의 소설가인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좋아한다. 누차 말하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불륜이 자주 소재로 사용되고 나는 그 불륜을 즐긴다.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분석하며 그들의 사랑이 어느 순간 시작되었는지를 파악하며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를 상상하며 즐긴다. 만약 누군가 사강의 소설들이 이런 느낌으로 읽힌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었다면 나는 좀 더 일찍 사강의 작품을 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한 문장이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만남이다. 베르트랑과 도미니크. 둘은 풋풋한 청춘이다. 베르트랑이 삼촌 뤽을 만나러 가는 길에 도미니크가 동행을 한다. 뤽은 아내 프랑수아즈와 함께 산다. 둘 사이에 아이는 없다. 네 명의 남과 여.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이. 조카의 여자친구와 삼촌. 그 관계가 온전하리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뤽조차도 도미니크를 만나면서 저렇게 말을 하지 않는가. 자신의 조카가 자기를 죽일 리 없고 아내는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한참 어린 도미니크가 자신을 사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뤽과 도미니크의 관계를 무엇이라 정의 내려야 옳은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고 말을 한다. 그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장담은 할 수 없으므로 말이다. 누군가가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는가보다 하고 생각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런 첫눈에 빠진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갈까. 아니 처음부터 안 되는 사랑인줄 알고 시작한 만남은 얼마나 유지가 될까. 또한 불륜에 빠진 남편을 보는 아내의 심정은 어떨까. 그 모든 것을 알고서도 남편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와주기만을 바랄까.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들고 불상한 것이 프랑수아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자신의 남편은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서 일주일 간 아니 연장을 했으니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여행을 떠나버렸으니 말이다. 자신 또한 그 시간에 집에 있지 않았기에 모를 수도 있건만 여자의 감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디지는 않다. 프랑수아즈는 모든 것을 알고도 뤽이 말한 것처럼 그를 떠나지 않을까.
젊은 날엔 젊음으로 모든 것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조금은 더 현명해진다고들 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그것이 가능할까. 미친 사랑이라는 것을 실제로 존재할까.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처럼 주위에서 말리면 말릴수록 그 둘은 더욱 뜨겁게 불붙게 될까. 청춘은 지난 지 오래고 이제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좀 안다 싶은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여전히 내게 어렵다. 풀지 못할 미지의 영역이다. 언젠가 나는 정말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어떤 미소를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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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미니크는 남자 친구인 베르트랑과 그의 외삼촌인 여행가 뤽을 만나러 간다. 그의 외삼촌을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자신의 첫 애인인 베르트랑의 권유에 그냥 따라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베르트랑은 자신의 외삼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보였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도미니크는 그가 전혀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조금 늙었지만 내 마음에 들어. 이 남자는 나 같은 부류의 어린 여자애들에겐 유혹적이야'라고 생각한다. 사실 뤽은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지만, 다른 여자들과 연애를 하며 그걸 심각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40대의 남자였다. 순진한 도미니크 역시 어느 순간부터 그와 가까워져 사랑에 빠져들고 만다.
도미니크는 베르트랑에 대한 애정을 품은 채로 주저 없이 뤽을 생각하곤 했다. 뤽의 매력은 일상의 지루함을 뛰어 넘는 유혹적인 것이었고, 도미니크는 베르트랑과는 지난 일 년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도록 만든다. 젊은 여자의 바보 같고 사소한 갈등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유부남과의 사랑과 이별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순수한 도미니크의 마음에 비해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 남자의 사랑은 시종일관 냉소적이다. 젊은 여성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사랑을 겪고, 그것이 끝난 뒤 성숙해 가는 과정이 사강 특유의 세련된 문장으로 담백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은 사강이 <슬픔이여 안녕> 이후 발표한 두 번째 소설이다. 스물 한 살의 나이로 발표한 이 작품은 사랑에 빠진 젊은 여성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파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고전적인 로맨스 영화였는데, 영화 음악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던 작품이다.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애원하는 도미니크와 그녀의 곁을 떠나며 이 일은 지나갈 거야, 모든 것은 지나간다고 말하는 뤽의 온도 차이는 명백하다. 도미니크 역시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더 이상 울지 않았고, 이별로 인해 얼굴을 찌푸릴 이유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것이 끝났을 뿐 단순한 이야기였다. 혼자가 되었지만, 그게 어떻단 말인가? 도미니크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미소 짖는다. 그녀는 또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것이고, 다시 이별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무슨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강의 두 번째 소설을 통해 사랑이 끝난 후에 짓게 되는 미소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
평소와 다른 나의 본성을 끌어내는 대상이라면, 내 인생을 만남의 이전과 이후로 나눌, 사람일것이다. 스무살 여대생 도미니크의 남자친구는 베르트랑이다. 그와 잘 지내고 있는 와중에, 아내 프랑스와즈가 있는 뤽을 만난다. 뤽은 베르트랑의 외삼촌이다. 그렇다. 위의 문장의 그는 뤽이다. 프랑스는 타인의 연애사에, 그들이 불륜이건 말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한다. 이야기의 뼈대만 보면, 이건 음, 상대방이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다 아는 상황인데, 서로의 사랑을 쿨한 건 아니지만, 그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연애를 풀어나가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바로 프랑스만의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마, 한국 혹은 영미권 소설이었다면, 이들의 관계가 질척이고 비난받고, 괴롭고, 분노를 일으키는 쪽으로 독자를 유도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이런 뉘앙스는 별로 느낄 수 없었고, 한순간에 이끌렸지만, 지지부진 끌고 나가지 않고 알맞고 적당한 선에서 제자리로 담담하게, 시간을 타고 흐르는 그들이 감정선이 보인다.
1954년 19세에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데뷔한 작가, 사강. 두번째 소설이 [어떤 미소]라고 하며, 1958년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첫 인상의 불쾌감은 어디로 가고, 이들은 서로를 원하게 되었을까? 사강이라는 작가는 지워지고, 도미니크의 자전적 고백으로 채워지는 이 책. 음악 하나로 남는 사랑에 대한 언급에 뤽을 이해할 수 없던, 그녀가 자신이 그 문장을 이해하며 끝나는 책. 문득, TV의 영화채널을 돌리다 어떤 영화를 봤을때, 그 영화를 누구와 봤던가 하며 기억을 더듬곤 하던 내가 떠올랐다. 두배의 시간이상을 쌓은 사람이 대하는 사랑의 감정을 일찍 알게된 도미니크는, 이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그 나이쯤 자신과 같은 나이의 누군가를 만났을때, 같은 표현을 전달하며, 뤽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자극적인 소재인데, 가시를 뭉뚝하게 만들어서,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강 작가의 매력, 차분한 이야기가 필요한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소담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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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프랑스 남서부에서 출생한 작가는 대학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당시의 프랑스에서 최고의 인문과학대학인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첫해 시험에서 낙제를 받고 여름에 바캉스를 보내던 중 요트 사고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쓴 소설이 "슬픔이여 안녕"입니다. 이 작품으로 그해 비평가 상을 수상하고 이후 22개 국어로 번역되어 500만여 부가 판매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녀는 첫 작품 못지않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어떤 미소>를 씁니다. 그 내용을 보겠습니다.
20살의 여대생 도미니크는 여대생들만 받는 일종의 하숙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숙집의 규율은 너그러워 늦게 귀가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 강의를 듣고 애인 베르트랑을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저녁엔 춤을 추러 가거나 베르트랑의 집으로 가서 사랑을 나눴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눕니다. 베르트랑은 그녀가 자신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녀의 행복은 두 사람 공동의 삶의 중요한 순간들에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희미하게 알고 있지만 견딜 수가 없었고 그 사실을 외면했습니다. 그는 여행가 외삼촌 뤽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와 아내 프랑수아즈를 그녀에게 소개합니다. 프랑수아즈는 선한 눈빛을 가졌고 센스가 있었으며 도미니크를 좋아합니다. 네 명은 베르트랑의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초대받아 함께 가고, 그곳에서 도미니크는 뤽과 첫 키스를 나눕니다. 자유로운 기질에 많은 경험을 가진 뤽은 도미니크에게 열정을 표현하고, 도미니크도 끌립니다. 도미니크는 뤽의 사랑을 원하지만, 베르트랑과 프랑수아즈에 대한 죄책감을 가집니다.
도미니크의 여름방학에 뤽은 둘만의 여행을 떠나자고 하고 그녀는 수락합니다. 두 사람은 칸의 한 호텔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일주일 더 함께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뤽에게서 연락이 조금씩 뜸해지고 그녀는 끝을 예감합니다. 베르트랑도 도미니크의 행동의 변화를 느끼고 뤽과의 밀월여행도 알아챕니다. 그는 그녀에게 뤽과 더 이상 만나지 않으면 관계를 이어갈 거고, 뤽을 계속 만나면 좋은 친구로 남을 거라며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녀는 할 수 없다고 말하고 헤어집니다. 프랑수아즈도 이들의 관계를 알게 되지만 뤽은 아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합니다. 뤽은 미국 여행을 떠나면서 도미니크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쯤이면 잊었을 거라는 말로 이별의 뜻을 전합니다. 그가 떠난 동안 프랑수아즈가 연락해 그녀를 만나러 간 도미니크는 부부 사이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출장에서 돌아왔지만 연락하지 않고 뤽이란 이름은 도미니크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버립니다. 그녀에게도 새로운 남자 알랭이 생겼고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합니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에서 몸부림치는 도미니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미소>에서 확인하세요.
도미니크에게 베르트랑은 첫 애인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고유한 냄새를 알게 된 것은 그의 몸 위에서였지요.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몸 위에서 자신의 몸을, 자신의 향기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유부남 뤽에게 끌리면서 마음이 변합니다. 자신이 십 년 만 일찍 태어났다면 그의 아내에 앞서 함께 살 수 있었을 것이고, 함께 잠들었을 거라면서요. 자신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었을 거라고요. 자유롭고 연애 경험이 많은 뤽은 도미니크에게 긴장을 주고, 그가 지루해할까 봐 두렵습니다. 그전까진 자신이 지루해지는 것을 걱정했는데 이젠 반대가 되었습니다. 이별을 고하는 뤽과 헤어지며 도미니크는 무력감과 고통에 몸부림칩니다. 전화하겠다는 그는 전화하지 않았고 모든 감정을 폭발시키고 시간이 지나며 평안한 상태가 됩니다. 자신 안에서 뭔가가 사라지고 미소 짓는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젊고 사랑에 빠진 그녀가 이별을 경험하며 한층 더 성숙한 여인으로 변하는 모습이 섬세한 심리묘사와 비유로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어떤 미소>의 여주인공이 여러 가지 감정을 겪고 난 뒤 거울을 보고 짓는 미소는 그녀를 어떤 미래로 이끌지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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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는 흔하디흔한 남녀 간의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20살이 된 도미니크는 법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그의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이 그의 외삼촌인 뤽과 만나는 자리에 우연히 합석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베르트랑과 함께 뤽과 그의 아내인 프랑수아즈로부터 점심 식사에 초대받는데 따뜻하고 상냥하게 대하는 프랑수아즈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 뒤로 베르트랑의 외삼촌인 뤽과 프랑수아즈 부부를 자주 만나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들은 베르트랑의 어머니가 있는 시골로 다 함께 초대를 받아서 내려가게 되고 뤽과 산책하는 길에 진한 키스를 나눈 둘은 관계가 더욱 급진적 하게 된다.
도미니크는 같은 또래인 베르트랑의 미성숙한 사랑보다 여자와 많은 경험을 한 뤽을 통해 오히려 사랑을 알게 되고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프랑수아즈와 베르트랑 몰래 둘만의 밀월여행을 떠난 사실을 나중에 베르트랑이 알게 되면서 도미니크는 이별을 해야 했고 프랑수아즈로부터 자신을 육체적으로 질투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 뤽은 그래도 가정의 지킬 생각이었는지 한 달간 미국 여행을 떠나면 도미니크가 자신을 잊게 될 거라 여겼다. 비슷한 시기에 알랭이라는 남자친구도 생기게 되고 한 남자를 사랑했던 경험이 도미니크로 하여금 사랑에 눈 뜨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뤽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깨닫게 된 것은 프랑수아즈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부부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장난 같은 사랑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뤽과의 재화를 기다리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면 이젠 어엿한 숙녀가 되어 당당하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린 힘든 상황을 이겨내면 한층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던 사랑을 통해 이제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여인이 된 도미니크는 세상 앞에 고개를 들고 나아갈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설렘과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책으로 프랑수아즈 사강을 대표하는 소설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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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이다. 그냥 '두 번째'라고 하면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배경을 알고 보면 엄청나다. 이 소설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알고 보면 엄청난 창작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자들이 아는 바와 같이 프랑수아즈 사강은 1954년 19세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데뷔작이 워낙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탓에 독자와 평론가들은 그녀의 다음 작품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고, 사강 역시 정신적 압박을 느꼈던지 차기작을 이 년 동안이나 공 들여 구상했다. 그렇게 하여 발표된 작품이 바로 『어떤 미소』이다. 다행히 이 작품 역시 데뷔작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고, 몇몇 평론가는 『슬픔이여 안녕』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했다. 이 년 뒤인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207쪽)
그렇게 이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알고 나니 더욱 궁금해져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를 읽어보게 되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책날개 발췌)
어릴 적 동화에 보면 공주와 왕자가 결혼하며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며 책이 끝나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살다 보면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도 그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더 절절하게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쓴 프랑수아즈 사강의 나이는 겨우 21세였지만 독자는 그보다는 훨씬 더 세상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것도 끝나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영원하지도 않으며 계획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사강의 이 소설 역시 지금 시대에 내놓아도 전혀 시차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요즘 시대 요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사강은 순간적인 이야기들을 감정에 알맞은 표현을 잘 선택해서 하고 있다. '하늘이 슬퍼 보여서 우리는 겉창을 닫았다(130쪽)'라든가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126쪽)'처럼 표현 자체가 사강이 표현하는 말이어서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 자신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200쪽)
책을 읽고 나서야 '어떤 미소'의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그냥 이 부분만을 읽어서는 다가올 수 없는 감성이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독자를 끌고 가서, 절묘한 타이밍에 그 이야기를 풀어낼 때 비로소 크게 와닿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사강의 뛰어난 감성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어서 수작으로 평가받았나 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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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읽다보니 소설 속 주인공 중에 작가 자신이 투영된 인물들이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사강은 일반적인 통념이나 고정 관념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사랑을 계속 이야기하는듯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더 외롭게 느껴지기도 할 때가 있다.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하다보면 첫번째 남편이 「어떤 미소」 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기도 하는데( 그럼 뤽인가? ), 「어떤 미소」 가 1956년에 나왔고, 첫번째 결혼은 1957년에 했으니 시기상으로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 더욱 작가의 삶이 궁금해졌다.
어떤 미소 UN Certain Sourire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35년에 프랑스 남서부 카자르크에서 태어난 프랑수아즈 사강은 사업가인 아버지를 둔 부르주아 출신이었다. 1951년 가족과 함께 파리로 이주하고, 리옹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후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3개월도 못 다니고 퇴학당했다. 지드의 소설을 읽고 , 양가의 처녀로는 발디딜 곳이 못되는 카페를 출입하고,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며 재즈를 즐기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들개 같다고 탄식했다. 자크 프레베르의 시"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 그곳에 그대로 계시옵소서 / 저희는 이 땅 위에 그대로 있겠습니다 / 이곳은 때로 이렇듯 아름다우니......"하는 시구를 불경스럽게 읊조리고 다니던 반항적이고 조숙한 소녀였다.
1954년, 소르본 대학에 입학하고 첫 시험에서 낙제한 후, 그 해 여름 바캉스를 즐기다가 요트사고가 나고, 회복을 위해 침대에 누워있으며 2개월만에 소설을 쓴다. 19세에 발표한 이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그 뒤 『어떤 미소』(1956), 『한 달 후, 일 년 후』(195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신기한 구름』, 『뜨거운 연애』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려낸 사강의 작품들은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 모리악은 사강을 두고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라고 펴했으며 "지나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소녀"라고 불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사강은 당시 '천재 소녀'로 불리우며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얻는 그는 3~4년동안 인세로 5~6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이 번 돈으로 경주용 고급 스포츠카 재규어를 사고, 표범 모피코트를 구매했으며, 뒤셀도르프에 별장을 샀다.
스피드광이었던 그녀는 1957년에 교통 사고를 당한다. 한때 신부가 임종 미사도 하고 '사강, 교통 사고로 즉사하다'라는 뉴스가 전 세계에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소생한 그녀는 3개월간의 병상 생활에서 죽음과 인생, 사랑에 대한 깊은 반성의 기회를 갖게 된다. 퇴원 후 20세 연상의 매력적인 편집자(M. Guy Schoeller)를 만나 첫눈에 반해 곧장 결혼한다. 그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애당초 거짓말하는 것에 쾌감을 느껴왔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인터뷰에서는 "모르는 것은 쓸 수가 없다. 느끼지 못하는 것도 쓸 수가 없다. 체험하지 않은 일은 쓸 수가 없다"고 말한 것을 보면 소설에 그녀의 인생의 경험이 녹아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Francoise Sagan & M. Guy Schoeller
1962년에는 패션 모델을 한 적이 있는 젊은 미국 조각가(Robert Westhoff)와 재혼하여 아들까지 낳았지만 곧 별거하고 이혼한다. 이후 그와 동거 생활을 시작하여 7년을 함께 살았다. 사강은 이 시기에 전직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스타일리스트였던 Peggy Roche와 성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고. 이렇게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으며 자유분방한 생활로도 유명해졌다.
Francoise Sagan & Robert Westhoff
말년에 사강의 생활은 사막처럼 황폐해져간다. 신경 쇠약, 노이로제, 수면제 과용, 정신병원 입원, 나날이 술로 지새우는 생활이 거듭되면서 도박장 출입이 잦아졌다. 집을 담보로 잡히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하룻밤새 몇억 원 상당의 인세를 날려버리곤 하다가 파산했다. 급기야 프랑스 도박장에는 5년간 출입 금지 선고를 받고 도버 해협을 건너 런던까지 도박 원정을 갔다. 결국 빚더미 속에 묻히게 된다. 도박이야말로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 했던 사강은 그렇게 많은 돈을 잃고도 돈이란 본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그 모든 생활과 성격의 파탄은 그녀의 견딜 수 없는 고독이 빚어낸 부산물이라고 한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 무절제한 생활의 대가는 비참했다. 어느 날인가는"이제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지금 비디오 카세트를 하나 사고 싶지만 내겐 그 돈이 없다"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런 폐인지경에서 사강을 구원한 것은 아들 도니였다. 그녀는 세상에서 아들만이 자기를 비판할 권리가 있는 오직 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재생을 결심하기도 했다. "나는 사람이 꿈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내 손에 거머쥐었다. 지난 날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나는 인생을 즐겼다. 그렇게 오랫동안 인생을 즐겼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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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조금은 지루하고 한적한 오후를 베르트랑과 함께 보내고 있는 도미니크는 따분한 느낌이 자꾸 든다. 그때 여행가인 외삼촌을 만나러 가야 한다며 함께 가자는 베르트랑과 뤽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 뭔가 피곤하고 슬퍼 보이지만 잘생긴 뤽이 자꾸 신경 쓰이는 도미니크는 계속 그를 눈으로 좇기 시작한다 문득 이 늙은 남자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도미니크는 중년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어린 여자인듯하다.
남자친구인 베르트랑도 그와의 사랑도 너무 좋지만 완벽한 만족은 못 느끼는 도미니크는 강의를 듣고 베르트랑을 만나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춤을 추러 다니며 계속 살아있는 듯 움직이지만 권태로운 자기의 일상이 만족스럽지 않다. 뤽의 집에 점심 식사 초대를 받은 도미니크는 그의 아내인 프랑스와즈를 소개받는데, 그녀는 매우 친절했고, 굉장히 사려 깊은 태도로 도미니크를 대했다. 아내와 함께 있는 릭을 보며 도미니크는 고통스러워하는데,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다른 여자의 남자라는 사실에 불만족을 느끼는 것일까? 도미니크의 마음에 따라 뤽의 외모도 달라 보이는 것인지 처음 뤽을 만났을 땐 슬퍼 보이지만 잘생겨 보인다고 했는데 또 뤽의 집에서 본 그는 또 잘생긴 미남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니 외모를 보는 시선이 그녀의 마음가짐과 감정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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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면 충분히 뜨겁게 사랑받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34 절반의 연극 속에서 사는 모든 사람처럼 39
사랑, 열정, 행복, 불행, 권태, 신뢰, 고독, 열광, 양식, 삶, 주름, 늙음, 상실 등에 대해 떠올려보는 소설이다. 성숙해진다는 것과 자아를 마주한다는 것을 주목하면서 읽은 시간이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다. 권태와 고독이 본성에 자리잡고 있다는 삶은 무엇일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함께 주목하면서 읽게 되는 도미니크와 뤽. 두 인물은 서로가 닮아있다. 같은 부류의 사람임을 서로가 알아본다. 그리고 뤽의 아내인 프랑수아즈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것을 인지한 남편은 아내에게 얼마나 인내하고 슬퍼할 것이라고 짐작했을까? 그의 방종과 그가 가진 부재는 그가 선택한 방식만이 괜찮은 대안이었을까?
내 안에는 ...권태, 고독, 열광에 대한 취미가 존재했다. 20 나는 온순한 여자일까? 22 당신들(여행가 부부)은 사랑하나요? 당신들은 어떤 책을 읽나요? 직업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종종 가장 중요한 것일 그것에 대해. 23 아무것도 결정해 본 적이 없었다. 늘 선택되는 쪽이었다. 40 젊은 사람들은, 인생 본연의 모습인 이런 긴 속임수 속에서 무분별한 행동만을 절박하게 바라는 것이다. 40
치열하고 위험한 도박 같은 게임이 시작된다. 뤽의 제안과 그가 그려내는 도안들에 젊은 아가씨 도미니크는 머뭇거림 없이, 거침없이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는 이야기가 흐른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온순한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를 좋아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뤽만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된다. 뤽은 결혼한 남자이며,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외삼촌이다. 뤽이 그려낸 그림들에 도미니크는 한 치의 오차도 어긋나지 않는 결과로 점점 다가서면서 젊은 여자가 사랑하는 것과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뤽은 사랑하지 않는 젊은 여성과의 만남을 왜 가지고 있었을까? 프랑수아즈의 대화를 통해서 그 이유를 듣게 될 것이다. 주름과 나이듦과 매력의 상관관계를 이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주름들) 갖기 위해 그 모든 밤, 그 모든 고장, 그 모든 얼굴이 필요했잖아요. 이것들을 쟁취한 거예요. 활력 있어 보이고요.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하고, 사람의 마음을 끈다고 생각해요. 67쪽
밀회하는 그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동맹이며, 공범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검은 심장을 가졌다는 것, 딱딱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존재, 냉정하다는 것까지 아직은 미성숙하고 불안정한 상태의 영혼이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를 성숙시키는 인물을 만나게 된 작품이다.
대지와 같았던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가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된다. 그녀가 도미니크를 처음 만나면서 생각했던 것들과 그녀가 한결같이 보여준 친절함, 남편과의 게임에 동참한 도미니크에 대해 질투한 것들과 도미니크와 나누는 대화 내용들 모두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친구라고 명명하는 남편 뤽의 오만함은 날카로운 것이었고, 그녀가 온전히 품어안는 결혼 관계는 어떤 의미로 남겨질까?
그녀는 대지와 같았다. 28
문화가 달라서 프랑스 문학은 어느 정도 감안하면서 읽게 된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순간들이 많지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면서 읽은 전개이지만 도미니크는 분명 성숙한 시간을 가졌음을 보게 된다. 프랑수아즈가 보이는 결혼에 대한 것들도 생각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도미니크가 프랑수아즈와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 속에 '어머니'를 연상하는 장면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어머니는 상실을 가지면서 슬픔이 집 전체를 지배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는가. 그녀의 부재들을 조목조목 떠올리면서 작품 전체의 흐름과 뤽의 동질감을 찾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슬픔이 벽들에서 경건의 성질을 획득했다. 98 두 달 전부터 나는 나와 상관이 없는 비탄 속에 고정된 채 반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고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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