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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선물
앤 모로 린드버그 지음 | 김보람 옮김 | 북포레스트
학창시절 이 책을 읽었을때는 그냥 바다에 관한, 삶에 관한 소박한 에세이처럼 읽혔는데, 그녀의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나서 다시 읽은 책은 나에게 남달랐다. 앤 모로 린드버그... 알다시피 그녀는 그 유명한 찰스 린드버그의 부인이다. 그는 최초로 무중력 비행에 성공함으로 미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유명한 "저것이 파리의 등불이다"는 명언이자 책도 남겼다.
하지만 앤 모로 린드버그를 마음 아프게 한 것은 남편 찰스 린드버그의 바람기도 아니고, (무려 세여자를 더 두고 그들 사이에서 자식을 여럿 낳다고 한다. 거기다 그 중 둘은 자매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그가 히틀러주의자라서도 아니고... 그저 한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 밤중 모두가 자고 있는 와중에 앤의 첫 아이가 유괴 실종되어 꽤 시간이 흐른 뒤 시체로 발견되는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났으니 말이다. 단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겪은 앤은 그 상실을 딛고 일어선다. 물론 그 뒤로 여러 자녀들을 출산하기도 한다.
이 책 <바다의 선물>은 그 모든 일은 겪은 앤 모로 린드버그의 수필이다. 바다 조개를 통해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재조명했다. 거기에는 그녀 특유의 시적 감수성이 돋보인다. 한마디로 정말 선물같은 수필집이다. 서두에서 린드버그는 말한다. 바다는 처음에 와서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고 말이다. 책도 못 읽고, 글도 못 쓰고... 그저 바다를 보는 일 밖에 할 수가 없다. 신이 만들어놓은 현실에 집중하는 것 밖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 그제야 마음은 회복된다. 마음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다. 바다가 도회지의 모든 때를 벗기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리는 데는 2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그 후 그녀는 조개를 관찰하고 마음을 관찰하고, 생각을 관찰한다.
바다가 아무리 귀하고 어여쁜 조개를 품고 있다고 한들 그것들을 모두 손에 넣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머니 가득 조개껍질을 주어도 그것은 아무런 매력을 갖지 못한다. 오직 한 두개의 예쁜 조개 껍질만이 바다를 온전히 나타낸다. 이 얼마나 신비한가... 오직 한 두개면 충분히 아름답고, 그 이상은 오히려 악이라는 것... 그 깨달음...
모든 것은 배경이 있어야 그 몫을 발휘한다. 아무리 고급가구가 많은 집이 좋다고 한들 그 가구를 빛나게 하는 것은 텅 빈 배경이다. 좋다는 것이 줄지어 있다한들 남들이 보기에 그것은 그냥 잡동사니에 불과한 것이다. 침묵 속에 음악이 아름답고, 어두움 가운데 촛불은 제 기능을 발휘하며, 동양화의 여백에 낙엽 한 두개가 계절을 알리듯이 모든 것에는 공간이 필요하다.
앤 모로 린드버그는 바닷가에 와서 거의 무소유로 삶을 살았다. 옷가지도 줄이고, 생필품도 줄이고, 그냥 조가비처럼 휑한 오두막에서 그녀는 충족됨을 얻는다. 그 외의 것은 바다가 자연스럽게 채워줄테니 그녀는 도회지에서처럼 안달하지 않는다. 거기엔 위선도 없고 써야될 가면도 없다. 그냥 바다의 선물을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다. 바다는 그렇게 자신을 기다리는 자에게 선물을 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아르고노트라는 조개 낙지의 삶이 몹시 흥미롭다. 껍데기에 고정되지 않은 채 살아가며 껍데기는 그저 요람 역할만을 하고, 알에서 부화한 새끼가 바다로 헤엄쳐 나가면, 모체 조개 낙지도 껍데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고 한다. 심지어 그 아르고노트가 버리고 간 껍데기는 너무 아름답기까지 하다. 우리도 언젠가 다 버리고 갈 것이다. 그것이 변치 않음을 약속했던 사랑일 지라도... 또 버리고 떠나고, 다시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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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질감이 은은해서 너무 예쁜 앤 모로 린드버그의 <바다의 선물>은 1955년에 출간된 책으로 당시 80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뽑혔다고 한다. 이번에 북포레스트에서 새로이 출간되어 읽어봤는데 흥미로운 점이 많은 책이었다. 중년의 작가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 보고자 한적한 바닷가에서 2주간의 휴가를 보내며 삶과 인간관계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목차에 있는 소라고둥, 달고둥, 해돋이조개, 굴, 아르고노트와 같은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조개와 인간 삶의 여러 시기를 연관 지어 이야기한다. 이 책이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당시 많은 여성들에게 그렇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이해가 된다. 그 당시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지금의 여성의 삶과 사회참여도가 그 당시와는 무척 다름에도 지금 읽어도 크게 위화감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룬 것이 많고 지금도 변해가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반대로 아직도 똑같은 문제로 공감한 다는 것도 놀라운 일인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작가와 함께,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따라가게 된다. 젊음, 욕망, 내면의 욕구들, 사랑, 부부와 가족을 비롯한 인간관계 등, 이 모든 것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내 내면의 중심을 찾아 귀 기울이는 그 시작을 함께 하는 시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메가네>가 떠올랐다. 영화를 볼 때 내가 느꼈던 해방감과 충만함을 말이다. 바쁜 도시의 삶에서 도피하듯 떠나온 주인공이 요론섬 해변에서 홀로 앉아 익숙지 않은 사색에 젖어드는 그 모습이 연상되었고 내내 책과 결이 무척 비슷하다는 느낌을 느꼈다. 일상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오로지 내 생각만 하고 싶을 때 나는 이 영화를 본다. 일 년에 한 번은 꼭 보는 것 같다. 비록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하게 나에게 귀 기울이는 시간을 주는 영화다. 이 책을 보는 사람에게 영화 <메가네>도 추천하고 싶다.
또 흥미로운 것은 책날개의 작가 소개였다. 도저히 검색을 해보지 않고는 못 베긴다. 조금 알아보니 작가가 이 책을 쓴 마음이나 상황이 이해가 되었고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문제를 개선해 보고자 시작하게 되었다는 말도 이해가 되었다.
/ 참 기묘한 역설이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베풀고 싶어 하지만, 조각조각 쪼개져 희생하기는 싫어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갈등인 것일까? 아니면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일까? 내 생각에 여성이 싫어하는 것은 지나친 헌신이 아니라 무의미한 헌신이다. │p.52
/ 아름다운 해돋이 조개는 연약하고 덧없지만, 그렇다고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영원하지 않다고 해서 냉소적인 함정에 빠져 이를 환영이라고 부르지는 말자. 지속성은 진위를 가리는 기준이 아니다. 잠자리와 누에나방의 생애 주기가 짧다고 해서 이들의 낮과 밤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의미가 있고 없고는 시간, 기간, 지속성과 무관하다. │p.84
/ 여성은 오로지 스스로 자신의 진정한 중심을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온전해져야 한다. '고독한 두 사람'이라는 관계의 서막으로서, 여성은 릴케의 말마따나 '상대를 위해서라도 스스로 하나의 온전한 세계'가 되어야 한다. │p.108
* 도서지원 * 인스타그램 -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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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복잡할 때마다 나는 왜 그렇게 바다를 향해 한밤중에도 달려갔을까?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떨 때는 찰싹찰싹으로, 어떨 때는 철썩철썩으로 들리는 파도 소리는 해수욕장마다, 해안가 도로마다 모두 변화무쌍한 소리로 나를 반겨준다. 파도 소리에 나는 참 많은 위로를 받았다.
손안에 있는 핸드폰은 참 요물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전해준다. 그래서 바닷가를 거닐 때는 마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듯이 비행기 모드로 바꾼다. 그래야 아무런 방해 없이 사진도 찍고, 파도 소리도 담을 수 있다. 똑같은 물에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똑같은 파도 소리도 없다. 그때그때 내 마음의 상황에 따라 내가 받아들이는 소리가 다를 뿐.
현실의 바쁜 시간과 고민거리들을 모두 내려놓고 파도 소리에 몸도 뇌도 맡겨 버리자.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은 좀 더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앤 스펜서 모로 린드버그도 글을 쓰는 작가였고, 글라이드 파일럿 자격증을 취득한 최초의 여성이었고, 최초로 대서양 무착륙 단독 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의 아내였고, 아이들의 엄마였다. 첫째 아들이 납치, 살해된 사건으로 잃고 난 후 1932년 유괴 범죄를 FBI 관할로 하는 린드버그 법이 제정되기도 하였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유명한 부부로 사는 삶도 사람들의 이목을 받기에 충분한데 자식을 잃는 사건까지 더해졌으니 얼마나 불편한 시간을 보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바닷가에서 14일이라는 시간 동안 스스로 고독이라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쓰기 시작한 글이 <바다의 선물>이다.
앤은 우리는 다시 혼자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시대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 같다. 처음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너무 지겹고 짜증만 내며 보냈지만 이제는 그런 시간들을 뒤로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자유롭고, 배워보고 싶었던 그림 그리기 교실의 문을 노크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바닷가를 걸으며 모아 놓은 조개껍데기가 점점 쌓여가는 상황을 보며 몇 개의 조개껍데기가 있을 때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고, 소박한 삶 속에서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했다. 처음엔 자신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각과 영감을 적은 이 책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가 받은 바다의 선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었다.
이제는 바다로 달려갈 때는 <바다의 선물>을 꼭 챙겨 가야겠다. 책에서 파도 소리가 들리고 바다 냄새도 나는 듯한 착각에 빠져 보시길, 스스로 고독을 즐기는 자신이 되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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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눈뜨면 아침, 조금 쉴까 싶으면 하늘이 어둑해지길 몇 달째 보내고 있던 와중, [바다의 선물]을 읽었다. 차분하지 않은 마음으로 읽었지만 책을 덮을 즈음엔 한결 정돈된 기분이 들었다. [바다의 선물]은 거대한 유기체같은 관계 속에서 여성으로서 해야할 몫과 가져야할 마음자세를 전한다. 작가 앤 모로 린드버그가 바닷가에서 만난 생물들에 대한 사색과 단상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각 단편은 비슷한듯 다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관계에 대한 단상이 주가 되는데, 타인과의 관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스스로 고독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꼽았다. 직간접적으로 타인과 연결된 일상을 살아가면서 혼자로서 시간을 향유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은 고통으로 가득찰 것이다. 앤 모로 린드버그의 비유로 적자면, 아무리 잠시 동안만이라 할지라고 누군가와 헤어져있는 일은 팔다리가 잘려 나가는 것 처럼 아픈 일이다. 그러나 그 순간을 버티면 우리는 더욱 충만한 시간을 맞이하게된다. 팔이 떨어져나간 불가사리의 새로 돋아난 팔은 상처없이 더욱 온전하다. 그렇게 무리 안의 '나'에서 고독을 유지하며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나'로서의 전환은 건강한 유기적 관계에서 필수적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관계를 인지하고 그것을 재발견 하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일은 필수불가결하다. 영원히 아름다운 것은 변하지 않는 모습을 간직한 껍질뿐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서로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를 발견했던 첫 시선을 제외하면 그 열정을 유지하는 것은 잠시뿐이다. 그러나 그 초기의 관계에만 집중한 나머지, 여타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아야한다. 관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앤 모로 린드버그는 망각했던 관계의 본질을 재확인하고 오롯이 단 둘이, 서로만 존재했던 그 시간을 보낼 것을 제시한다. 지난날의 관계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하므로 덧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다가온 현실을 사랑하고 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관계로 인해 마음이 지쳐있을 때 되려 정신이 다른 곳에 가기를 바랐다. 이미 결론이 나버린 관계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붙잡고 있는 마음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책을 읽고, 혼자서 사색을 했다. 그리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앤 모로 린드버그는 이 과정을 몇번이고 거듭한 끝에 그 깨달음을 [바다의 선물]을 통해 집필했을 것이다. 그녀가 느꼈던 관계의 허무함, 소모성을 자기 자신과 독대함으로써 극복했다. 사람과 사이가 멀어지고 가까워짐을 설명하다보면 관계의 염세성에 대해 언급할 법도 한데, 그녀는 되려 그것이 삶의 선순환으로 작용했음을 내비친다. 그래서 [바다의 선물]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여성으로서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아름다움이 드러나려면 여백이 있어야한다는 구절이 있다. 여백이 있어야 일도 사물도 자기만의 의미를 갖는다. 마음의 거리를 아픔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그 여백에 남은 흔적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린다. 그리고 내 삶의 균형을 찾는다. 이 것이 그녀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식이다. 무엇이 빠져나갔음이 그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가 다가옴의 전조임을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혹은 그 것을 알면서도 빠져나간 것에 급급해서 주어진 시간을 허비해온 나날이 떠오른다. 지금도 나의 순간은 지나가고 있다. 영원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소중한 내 삶을 사랑하고, 마음의 소리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덮는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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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선물>을 읽으면서 저자가 있는 바닷가에 같이 있다가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외딴곳의 바닷가에 작은 오두막에는 나를 위한 작은 방이 준비되어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탁트인 시원한 바다가 나를 맞아주는 상상 만으로도 기분은 한결 나아지는것 같았다. 상황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바쁘고 힘들어 지친 시간들을 보냈었는데, 책을 옆에 두고 있으면서 짧은 순간이지만 책 속으로 들어가 나만의 시간을 갖는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리는 사회라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관계로 힘들어질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일이 힘든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 라는 말이다. 관계 속의 개인으로 살고 있기에 시대를 막론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며 사회의 관계 안에서 균형을 잡고 살아가기란 여전히 어려운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것 같다. 지금 이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고 낯선 곳에서의 나를 접하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흥분된다. 저자가 글을 쓰던 시절과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삶의 양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쩌면 더 바빠지고 변화가 많은 시대에 살면서 지금-여기에 충실하면서도 나라는 존재를 지키며 살아가며 자유를 추구하는것은 비슷한것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갈등, 자신의 성장과 성공을 향한 욕구 좌절과 그를 향한 갈망, 번잡한 생활 속에서 혼자만의 동굴이 필요한것들도 예전이나 현재나 같은 모습을 보이기에 사람사는 것은 비슷하다는걸 느끼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기위해 타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비춰주는 존재가 있어야 그를 통해 나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자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사유 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마음을 위한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바쁠수록 더욱 몸과 마음을 쉬게하고 정리하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이 책은 그 혼자만의 시간에 자연에서 알게 된 것들을 나누는 책이다. 여성으로서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그러기 위해 여러가지를 하게 된다.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익숙하고 낯선것에서 벗어나는 것이기에 불편하다. 그러나 성장에는 어느정도의 성장통이 경험되듯이 변화에는 어느정도의 불편함과 고통이 수반된다.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익숙함에서 벗어난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바다의 선물>은 시간의 흐름에도 계속 읽혀지고 있는것 같다. 더 나은 나를 위해 익숙함에서 벗어나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고 자연을 통해 얻게 되는 앎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이전에도 그러했고, 이후에도 마찬가지일것 같다. 우리는 더 나아가고 싶은 바램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바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자연의 선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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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지내는 시간이 흐르면서 욕심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처음엔 바닷가에 널리고 널린 조개껍데기를 탐욕스럽게 모았던 모습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소유욕이었을 것이다. 자연에 있어야 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자신의 방이 조개껍데기로 넘쳐나기 시작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 소유욕을 내려놓고 하나씩만 남겨두고 나머지 조개껍데기들은 원래 있던 바닷가에 버리게 되었을 때 비로소 조개껍데기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겹쳐져서 쌓여 있던 조개껍데기들 사이에 여백이 생기게 되자 비로소 온전히 그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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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란 춤과 같아서 몇 가지 패턴과 규칙이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단단히 붙잡을 필요는 없다. 모차르트의 무도곡처럼 복잡하면서도 활기차고, 경쾌하면서도 자유로운 리듬 속에서 두 사람 모두 자신 있게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너무 꽉 부여잡으면 몸을 얼어붙게 만들어 결국 끝없이 변화하는 전개의 아름다움을 방해한다 - 117쪽 영원히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는 없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며 서로가 서로를 조율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 관계를 창조와 참여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언가 창조된다는 것은 동시에 무언가가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손에 쥔 모래처럼 있었다가 없어지는 것들에 대한 집착은 삶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마찬가지로 집착을 저변에 둔 참여는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대로, 다가오는 것을 마음에 초대하고 참여할 때에 그것을 향유할 수 있다. [바다의 선물] 은 삶에 지쳤거나, 번아웃이 온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 역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이 책을 펼치면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꼈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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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버려진 소라고둥을 보고 고둥이 살다가 죽고 소라게가 집으로 사용하다가 버리고 마지막으로 바닷가까지 밀려와서 바닷가를 거닐던 앤의 손에 들어왔을 때 앤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내부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외적, 내적 조화가 이루어지는 자신의 평화였다. 종교적으로 내적, 정신적 은총 속에서 간소한 삶을 살아가길 소망했다. 바닷가 생활을 하는 2주 동안 간소한 삶을 연습할 수 있게 된다. 빈 소라고둥을 보고 이렇게 깊은 사유를 하다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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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노트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찾으러 갈 때 탔던 신화 속 배의 이름이다. 또, 조개낙지의 이름이다. 껍데기에 모체 조개낙지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가 바다로 헤엄쳐 나가면, 모체 조개낙지도 껍데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나간다. 선원들은 이 조개를 맑은 날씨와 순풍의 징후로 여겼다고 한다. 아르고노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얇고 하얗고 매끈해보이며 작은 주름들이 무늬처럼 보인다. 실제 어떠한지와는 관계없이 보기에 무척 아름답다. 아르고노트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는 아르고노트의 삶이란 좋은 관계, 선한 관계로 함께 나란히 상대방을 바라보는 삶. 그리고 개개인으로 온전해 지기를 추구하며 스스로 자기 삶의 진정한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적 세계가 단단하여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성숙한 삶을 표현한것 같다. 그야말로 지금의 우리들도 원하는 삶일 것이다. 완벽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삶과 관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한계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어쩌면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기에 내면이 더 단단해지며 성장하게 되는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차 한잔 앞에 두고 바다에서 받은 선물 - 예쁜 조개 하나에서 시작된 사색으로 관계와 삶에 대한 성찰을 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잠시 마음이 머무는 글에 나도 멈추어 떠올려 본다. 나에게는 이 책이 저자 책상위의 조개껍질이다. 떠올리고 사유하며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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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그 말 속에 숨은 뜻... 이제는 안다. 사랑은 원래 변하는 것이라는 것... 사랑이 안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의 착각, 그렇게 믿고 싶은 뇌의 착각이라는 것... 아마 어떤 사랑은 본질은 같을 것이나 강도가 다를 것이다. 저자는 삶도 사랑도 밀물과 썰물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붙잡지 말자. 그냥 썰물은 빠져나가도록 놓아두자. 그것이 내 안의 크나큰 상실을 부른다고 해도 그 구멍 그 자체를 받아들이자.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쓴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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