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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재난인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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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터에서 만난다는 것>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의 일   장애인을 고용하는 작업장은 ‘보호’, ‘자립’, ‘재활’이란 명칭이 붙은 곳들이 많고 빈도수가 가장 높은 단어는 ‘보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일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을 ‘보호’해주는 ‘좋은 곳’쯤으로 여긴다. 그런데 왜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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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터에서 만난다는 것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의 일

 

장애인을 고용하는 작업장은 보호’, ‘자립’, ‘재활이란 명칭이 붙은 곳들이 많고 빈도수가 가장 높은 단어는 보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일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을 보호해주는 좋은 곳쯤으로 여긴다. 그런데 왜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일까?”

 

지난번 식당노동자들에서도 들었듯이, 장애인 노동 역시 최저임금이라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당사자에게 설명해 주어도 개념과 자신이 받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으려면

 

- 매년 작업 능력 평가

- 친권자 의견서 제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정보도 잘 모르고 있다. 나 역시 몰랐다. 최저임금이 당연히 책정되고, 시간외 근무 수당도 당연히 정산되고, 휴가도 보장되는 직장을 다닌 때문이다.

 

평가 같은 거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 같긴 한데, 맨날 얼마만큼 만들었는지 평가를 하다 보니까, 제가 그 평가가 말씀하신 그 평가(작업 능력 평가)인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일은 참 재미있어요.”

 

뭘 대충이라도 안다고 생각한 것들이 책을 읽으면서 깨지는 일은 늘 빈번하다. 판데믹 재난이 처음 겪는 재난인 것처럼 나도 부지런히 불평하고 힘들어했는데, ‘일상이 재난인 이들에게는 그 재난도 별다른 일이 아니었다는 인터뷰에 놀라고 부끄럽다.

 

집 밖으로 못 나가고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 일상이 재난인 삶을 사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물론 장애인들이라고 다 같은 상황은 아니다. 고용상태에 있던 이들에게는 코로나가 고립이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제한된 활동을 하며 사는 이들이 그나마 하던 활동마저 중단되는 고립. 외출도 혼자서는 쉽지 않은 사회에서, 일 안하고 돈 받는다고 장애인 혼자서 문화, 여가 활동하고 혼자 여행을 즐길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장애인 보호 작업장은

 

- 장애인들이 실제로 노동하는 현장이지만

- 노동현장으로 취급받지 못한다

- 당사자도 가족들도 일종의 보호기관으로 여긴다

- 생계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돈을 벌어 올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없다

-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공간,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이나 담당자들은 이를 빌미로 이들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 UN장애인권리위원회가 2014, 한국정부에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지속하지 말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변화는 없다

- 코로나 전에도 해결 의지가 없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 장애인 당사자의 실직과 힘겨움, 가족들의 힘겨움은 정부에게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 원래도 열악한 노동조건

- 어차피 적었던 월급

- 애초에 경제에 별로 이바지할 수 없는 이들의 고립 따위...

 

은호 씨와 헤어지면서 나는 다음엔 은호 씨가 겪어 온 일보다,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더 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이제는 다른 일상이 필요하다. (...) 일상이 재난인 이들의 조건을 바꾸는 게 그 출발점은 아닐까?”

 






 

k****k 2022.04.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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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자 비로소 보인 쓸쓸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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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쓸쓸한 노동에 대하여> 식당에서의 일   생활 세계가 줄어드는 것만큼 생각의 폭도 줄어드는지, 불안한 것과 성가신 것들 생각에 다른 사람들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한 생각도 오래 멈추었다. 그저 서로가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는 존재로 살아주기만 바랐던 것도 같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선택사항이었던 사람은 식당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굶지는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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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쓸쓸한 노동에 대하여식당에서의 일

 

생활 세계가 줄어드는 것만큼 생각의 폭도 줄어드는지, 불안한 것과 성가신 것들 생각에 다른 사람들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한 생각도 오래 멈추었다. 그저 서로가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는 존재로 살아주기만 바랐던 것도 같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선택사항이었던 사람은 식당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굶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당에서 노동하는 이들은 식당에 오는 사람이 없어지면 굶게 된다.

 

간단한 사실이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관해 뭉뚱그린 걱정은 했지만 그래도 몰랐던 것 같다. 이 책의 인터뷰를 보고서야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인 사람으로 형태를 띤다.

 

고용계약서 안 쓰는구나...

실업급여 못 받는구나...

판데믹이라는 재난에도 그로 인한 피해를 증명할 방법이 없구나...

근로기준법은 여전히 일상이 아니구나...

 

전국이 통제 관리되고 있는 듯 보였던 것은 착각이었구나...

코로나19 교육도, 발열 체크고 손소독도 말조차 들은 적 없는 사람들도 있구나...

최저임금도 아주 쉽게 지켜지지 않는구나...

 

몇 해 전 시사 잡지에서 내 식탁 위의 거의 모든 식재료에 이주 노동자의 노동이 있다는 글을 읽고 무척 놀랐다. 땀만 배어 있으면 좋겠지만 온갖 차별과 폭력과 혐오와 불법과 상해와 심지어 죽음까지 관련이 있었다. 먹고 사는 일이 왜 이래야 하는지 황망했다.

 

그러니까... 그런 현실은 내가 그 글의 잊어가는 속도에 아무 상관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판데믹으로 멈추자 비로소 그들의 노동력이 가시화된 사실이... 해도 티가 안 나지만 안하면 엉망이 되는 가사노동 같아서... 계산도 안 되는 가려지고 숨겨진 노동과 닮아서 쓰리고 슬프다.

 






 

k****k 2022.04.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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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병들고 죽어 퇴근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목소리
"일하다 병들고 죽어 퇴근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목소리" 내용보기
기억이 안 난다. 나도 ‘닭장’이라 불렀는지. 그랬을 수도 있다. 생각 없이 갖가지 차별적 언어도 곧장 사용하니까. 업장에 환경에 대해 화를 내는 입장이었다고 해도... 그곳의 사람들이 ‘닭’이 되는 건 생각도 못했다.   “10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하루 8시간 이상 붙어 앉아 있으면서도 전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떤 긍정에서 나오는 믿음일까. 동료들에게 ‘민폐’가
"일하다 병들고 죽어 퇴근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목소리" 내용보기

기억이 안 난다. 나도 닭장이라 불렀는지. 그랬을 수도 있다. 생각 없이 갖가지 차별적 언어도 곧장 사용하니까. 업장에 환경에 대해 화를 내는 입장이었다고 해도... 그곳의 사람들이 이 되는 건 생각도 못했다.

 

“10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하루 8시간 이상 붙어 앉아 있으면서도 전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떤 긍정에서 나오는 믿음일까. 동료들에게 민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두려움이 면역력을 높이고 있는 걸까.”

 

초기에 많은 한국인들의 결정은 금시초문 수준의 희생과 절제였다. 그 이유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염려도 컸겠지만 남들에 대한 걱정, 사회공동체에 염려가 내면화된 까닭도 컸을 것이다.

 

대부분은 계약직 프리랜서로 내 자리라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자기 자리도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의 간격을 넓힐 수 있을 리 없었다.”

 

다시 닭장으로 생각이 귀환한다. 얼마간 생존 가능하게 해줄 테니 대신 한 몸 앉혀둘 공간에서 꼼짝 말고 머물라... 그렇구나, 닭을 그렇게 취급한 인간은 기어이 인간도 같은 계산법으로 오차 없는 공간을 제공했구나... 분한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회사가 정한 시간에 나와 회사가 정한 규칙에 맞춰 8시간 이상 회사 지시에 따라 일하는데도 회사 직원이 아니라 프리랜서였고, 매달 주는 돈도 월급이 아니라 판매 수수료였다. 자신들은 회사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러온 사람들일 뿐이었다.”

 

경쟁과 닦달, 감시는 사람이 모여 있을 때 더 효과적이다. 회사가 책상 간격을 넓히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보험을 철회하면 상담사가 수수료를 두세 배 물어내는 구조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보상도 받아내는 악랄한 방식이다. 이러니 회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손해는 입는 일이 없다. 한 개인이 부당한 일에 저항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일하다 그냥 자는 것처럼 책상에 엎드려서 죽기도 한다.’

 

오래 전(20여 년 전) 한국처럼 여성이 살기 힘든 국가에서 여성들의 자살율과 삶의 질이 최하가 아닌 괴리를 조사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건 바로 우리가 경멸하듯 부르는 한국 아줌마들의 수다였다. 그러니까 악조건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동료들이라는 것이다. 이 구조는 여전히 여성들의 직장에서도 유일한 보호막이다.

 

기본 중에 기본을 정리한 듯한 요구조건들에 아연하다. 내가 아는 현실은 다른 누군가에겐 아무 의미가 없고, 내가 모르는 현실은 셀 수가 없다. 사람들이 직장에 사회에 요구하는 내용들은 판데믹 이전부터 이후로도 일하다 병들고 죽어 퇴근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목소리이다. 부끄럽다.

 





 

k****k 2022.03.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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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삶은 동의어가 아니다
"생존과 삶은 동의어가 아니다" 내용보기
표지의 레터가 숨 막히는 상황에 처한 이들을 담은 듯하다. 2020년 초에는 혼란스럽긴 했지만 예민하기도 했다. ‘집에 머물라’는 행정조치의 폭력성도 잘 보였다.   개인으로서 저항하거나 제안할 별 다른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서였는지... 남의 숨막힘보다 내 일상의 불편이 더 중요해졌는지 어느덧 염려도 시선도 뿌옇게 뭉개졌다.   가족 친지 중 해고당한 이도 업장을 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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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레터가 숨 막히는 상황에 처한 이들을 담은 듯하다. 2020년 초에는 혼란스럽긴 했지만 예민하기도 했다. ‘집에 머물라는 행정조치의 폭력성도 잘 보였다.

 

개인으로서 저항하거나 제안할 별 다른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서였는지... 남의 숨막힘보다 내 일상의 불편이 더 중요해졌는지 어느덧 염려도 시선도 뿌옇게 뭉개졌다.

 

가족 친지 중 해고당한 이도 업장을 닫은 이도 없다. 내가 가진 불만은 불편 정도에 다름 아닐 것이다. 최전선의 사람들, 사회필수인력이라 불리며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 과로와 희생을 요구받고 치르는 사람들... 생각을 거듭하며 할 말을 수없이 삼켰지만, 결국엔 말 하지 않고도 견딜만했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판데믹을 사는 모양새는 더욱 기이해졌다. 계절이 바뀌어도 백신을 맞아도 방역 지침을 지켜도 상황은 나아지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해외여행을 못 가는 걸 제외하면 판데믹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별 일 없이 잘 사는 이들도 많았다.

 

해마다 사회지표로 등장하는 숫자들은 어떤 고통이라도 수익과 자산증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었고, 이전에도 심각했던 빈부격차는 끔찍한 수위로 더 멀어져만 갔다. 그나마 사회적 논의의 공론장에 위축되지 않고 등장하던 사회 안전망을 위한 의견들은 안전에 꾸준히 밀려났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학교가 꽁꽁 문을 닫고 외부인 출입금지가 된 지 2년이 넘었기 때문이었다. 한 학교에서 15년간 계약을 유지하면서 수업을 해온 현진씨도 외부인이었다. (...) 처음 찾아간 곳은 쿠팡이었다. (...) 첫날은 숨도 못 쉬고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쓰러졌다.”

 

지금 일하는 곳은 슈퍼예요. 까대기++라고 아시죠? 물건 박스 뜯어서 비지 않게 계속 갖다 놓는 거. (...) 근데 쿠팡 힘든 거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돼요.”

 

한국 사회의 법과 정책은 촘촘하고 사려 깊게 제정되고 시행되지 않았다. 그마나 얼기설기 마련된 안전 그물망이 어디가 찢겨나갔는지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다.

 

월수입이 아예 0원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79.5퍼센트(20202학기 기준)에 달했다. 여성들이 주를 이루는 방과 후 강사를 부업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 생계를 책임지는 주업으로 일하는 경우가 97.5퍼센트에 이른다.”

 

학교와는 20203워에 시작해서 그다음 해 2월에 종료되는 계약사를 작성했지만 3월에 수업을 열 수 없게 되자 학교는 강사들을 불러 계약 기간을 고쳐 쓰게 했다.”

 

학교는 방과 후 학교를 열지 못하는 이유로 안전을 꼽았다. 오전에는 안전한 학교가 오후에는 불안한 공간이 됐다. (...) 위탁 계약을 하고도 학교가 수업을 열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건 관련법이 없기 때문이다. (...) 법이 아니기에 강제성이 없다.”

 

아예 그물 같은 건 걷어치우자는 주장이 가능한 시절이 올까 두렵기까지 하다. 어떤 인권은 곧 생명이고 시급하게 행사가 가능해야만 하는데. 생존과 삶은 동의어가 아니다.

 

더 힘들어질 지도 모를 시간, 아픈 위로도 분명 위로라고 믿는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속상하고 여전히 화가 나는 감정을 다듬지도 부정하지도 못하고 읽는다.

 

경중은 달라도 함께 고통 받은 이들은 지금도 함께 라고, 약자들을 향한 손가락질에 능하고 욕설이 즐거운 이들 말고, 판데믹의 원인은 기후위기라고 바로 본 80%가 넘는 이들이 힘을 다해 일상도 세상도 지키고 있다고 믿으며.

 







 

k****k 2022.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