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8)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인간이 무엇이기에'라는 자문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인간이 무엇이기에'라는 자문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내용보기
갑자기 제 입과 귀와 눈을 통해 수용된 ‘인권’이라는 어휘는 늘 어렵고 무거운 단어였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던 이 단어의 엄중함은 어렵사리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국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며 혁명을 꿈꾸던 제게 ‘인권’에 대한 무지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큰 결핍이었습니다. 그 결핍은 역사의 매 장면에서 수많은 이들에게 통한의 역사, 설움
"'인간이 무엇이기에'라는 자문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내용보기

갑자기 제 입과 귀와 눈을 통해 수용된 인권이라는 어휘는 늘 어렵고 무거운 단어였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던 이 단어의 엄중함은 어렵사리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국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며 혁명을 꿈꾸던 제게 인권에 대한 무지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큰 결핍이었습니다. 그 결핍은 역사의 매 장면에서 수많은 이들에게 통한의 역사, 설움의 역사, 눈물의 역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부끄러웠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지난 2004년 가을, 우연히 알게 된 인권운동사랑방을 통해 이 부끄러운 결핍을 해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이때 제게 큰 영감을 주었던 인권운동사랑방의 대표일꾼이었습니다. 자주와 민주, 그리고 통일과 평화를 위해 싸운다면서도 정작 인권 감수성에 무감하던 제게 저자는 큰 스승이 되어 주셨습니다. 인권은 타자에 대한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나와 우리가 맺은 선한 관계를 통해 이어가는 생존의 문제임을 곧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새 책, <상처는 언젠가 말을 한다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섯 번을 정독하며 몇 번이나 글 읽기를 멈춰야 했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많은 사람과 수없이 감정 이입하며 엉엉 울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비극과 저항 여정에 아무 조력을 하지 않은 저 자신이 무력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독서는 많은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사건들과의 접촉을 통해, 여러 사상과의 교류를 통해 저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인권은 우리가 어제를 사랑하고 오늘을 살며 내일을 사랑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독재세력의 학정과 비민주적 행태 속에서 인권의 무대를 이 시계 열적 배경에 국한하려고 했던 제 협소함을 극복하는 데에도 이번 책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스스로 인간이기를 표명하며 기존 권력에 저항한 용기 있는 선인의 모습은 수백 년 전 조선시대를 관통하는 핵심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인권은 인류사적인 문제의식이자 과제였고 역사발전의 동력이었습니다.

오늘날 인간적인 것들이 소외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합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인권은 돈도 안 되는 선동적 구호 정도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옛날 현인들이 의연히 전하던 인류 역사발전의 필연성을 신뢰하며 인간의 품성이 절대 자본의 힘에 주저앉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이번 여름 가족 휴가는 이 책이 소개한 곳들을 순회할 예정입니다. 제 딸아이 민주(民主)’와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대화거리로 삼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제 딸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35년 전,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제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끝으로 제게 귀한 지적(知的) 성장의 기회를 선사해 주신 저자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 오늘도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수많은 분께 깊은 존경과 경의의 마음을 드립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다 쓰고 보니 참 두서없는 글이 되었습니다. 원래 글솜씨가 없어 읽는데 어려움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또한 누군가 끝까지 읽으셨다면 감사합니다.

 

2022 . 3 . 20 .

민주(民主) 아빠, 이경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