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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으로 선정이 되었는데 바로 서평을 하지 못하였네요 ㅠㅠ
![]() 개인적으로도 산문집은 처음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김동규저자의 산문집 '사람이 온다'를 보게 되면서 수필, 에세이, 산문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게 되네요^^
산문 : 운문이 있는 시를 제외한 수필, 소설, 일기, 에세이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모든 글 에세이 : 개인의 논리와 가치가 반영된 개성 있는 글 수필 :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자유롭게 쓴 글 이라고 하는데 ㅎㅎ 별 차이를 못느끼겠네요^^
김동규저자의 산문집 '사람이 온다'는 저자가 노무현대통령이 삶을 마감한 이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발간한 첫 산문집이라고 합니다 1980년초에서 2022년까지 저자 자신이 경험한 개인사를 기록한 글로써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김동규저자 책은 이 시대의 착하고 가난한 사람들, 빈곤과 절망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대해 기록을 하였습니다 송파의 세모녀 이야기, 구의역에서 전동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김군, 컨베이어 벨트로 인해 세상을 떠난 김용균, 세월호의 아이들에 대해 기록을 하며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말하며 비평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 일부 저 개인적으로는 워낙 사회의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제가 읽기에는 약간은 마음이 무거워지기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사람의 삶을 보면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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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사람이 온다”에서 저자가 삶을 관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마디로 이것인듯 하다. 앎이라는 가치를 통해 관계의 복잡성을 성찰하고 삶이라는 물리성을 통해 자신만의 고갱이를 찾아가고자 하는듯 하다. 저자의 1980년대, 그 해의 삶을 통해 이제 갓, 대학 신입생으로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시작해 2022년 21세기를 관통하며 삶의 의미를 정리하고 있다. 그 시대의 학창생활이 그렇듯 결코 쉽지 않았던 저자의 삶을 통해 논어 위정편에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알맞은 앎과 삶의 지혜가 있어 인용해 본다. 여기엔 저자의 유일한 무기인 삶의 시선이 도드라진다.
내가 가진 유일한 방패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 것 뿐이었다.(p.28)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 - 논어 위정편)
#그렇듯 본문에서 저자가 마주한 십 대 후반의 그 해 봄, 엄습했던 두려움은 온몸으로 맞서 통과했던 자의든 타의든 시대정신의 산통이었다. 어찌보면 그 시대를 공존하고자했던 이들의 고통이였다. 그리고 그런 책임은 각자에게 나름의 몸부림으로 던저졌다. 그때의 저자에게 그런 몸부림은 마치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들려왔던 잊지 못 할 소리였음이 인상적이다. 하필 두려움 자체던 착검한 소총수의 뒤쪽 어디, 포퓰러나무쯤에서 들려오는 위안의 소리, 그 이후 다시는 들을 수 없었다는 새 한마리가 맑고 슬픈듯 울고 있었던 것이 신기한 일이었다고.(p.28) 신의 희망이라고 믿고 싶었을 저자와는 우연하게도 180도 상황은 다르지만 그런 경험이 있다.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 저자와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펙트였다.
민주화가 한판 승부가 아니듯이 우리 삶도 단판 승부로 단순화 될 수 없다.(p.82) 인생의 가장 비참했던 겨울, 선배의 근무지를 찾던 중 ... 놓친 마을버스를 대신해 두발로 ... 산을 넘어야 했다. 나지막한 산 정상을 넘어서며 잠시, 산자락 천수답의 수확하고 남은 볏단을 벼개삼이 쉬어가기로 하고 누웠다. ...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나는 넋을 잃었다. 눈앞에 엄청난 것이 펼쳐저 ... 은하수였다. 어두운 밤 깊은 산속에서 하늘을 본적이 있는가? ... 저런 별들이 과연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고 제 마음대로움직이는 것일까? ... 혹시 누군가 계실것...(p.p.34~5)
사족으로 지금과는 다르겠지만 수색, 매복, 훈련, 작업 등이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GP근무를 마친 후의 민통선 군생활은 대남 방송이 들리는 날과 들리지 않는 날로 구분할 수 있다. 쩌렁쩌렁한 그 소음에 면역이 되면 방송이 없는 새벽근무의 고요함이란 시간마저 휘게만드는 적막감에 빠저든다.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밤 하늘엔 가득한 은하수 사이를 선을 남기는 사라지는 별동별과 그 위아래엔 검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깊은 바다 한가온 데의 검푸른 색감의 하늘뿐이다. 그런 날이면 휘잇, 휘~잇, 개인적으로 휫파람새라고 부르던,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찾아다니기를 수년, 목매고 헤멘듯 애처로윤 소리가 들리곤 했다. 그 소리 또한 저자처럼 전방에서 전역후, 다시는 들을 수 없어 가끔은 그 소리가 그리워 그렇게 도살장에 끌려가듯 싫어했던 전방 관망대 새벽근무가 그립다.
때로 어떤 피비린네나는 어떤 사건은 인생의 행로를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그 착검한 소총수 뒤에서 들려온 위로와 위안의 소리는 무엇이었을지, 고통의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엷어저 갔다.(p.30) 세상을 둘러 싼 사물, 사람, 사건, 실체에 대하여, 올바른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참된 인식과 행동이 시작될 수 없다.(p.223) 누가 나에게 신이 존재하는가를 물으면 믿는다고 대답한다. 군대가기 전의 겨울, 한밤중에 홀로 칠곡 인근의 산을 넘다가 바라본 하늘, 혼 천지를 휘감은 은하수 물결을 보고 신의 존재를 느꼈다. 이후 내속에 들어온 것은 늘 그러한 존재였으니, 굳이 정의하자면 나는 범신론을 믿는 셈이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는 해바라기 씨만도 못한 인간의 두뇌와 깜냥을 넘어서는 어떤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p.316)
#저자에게 삶이란 기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던듯 싶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일 수 도 있지만 인생은 터널의 연속일 수도 있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계10대 회고록에 드는 #이것이인간인가~의 레비적 삶, 그가 바라본 인간은 아우츄비추의 같은 유대인 수용소 사회의 인간 군상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가 끝내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용소의 같은 유대인까리의 믿음과 정의에 금이가는 형태를 바라보며 정녕 인간은 어쩔 수 없는 타락한 존재인가를 묻고자 한다. 또한 #관촌수필~중 #공산토월~의 주인공 석공의 삶이 되지 못하는 나는 도데체, 일곱살때 돌아가신 어머님과 지방대학이지만 교수가 된 다음해 돌아가신 아버님의 청청한 삶으로부터, 또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알 수 없는 신의 거대한 시그널에서 나는 얼마나 멀어진 것인가를, 턱없이 모자람을 고민하며 힘들었다.(p.p.31,42~3) #사람이온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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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 제목이 좋아 서평단 신청을 하고 덜컥 책을 받아버렸다. 책 표지부터 안좋은 부분을 찾는게 어려울 정도로 책 크기까지 내 맘에 쏙 들었다.
다 맘에 드는데 내용까지 너무 좋은데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인거 같아 너무 좋은데 딱 마음에 안드는건 바쁘다는 핑계로 서평을 미뤄 온 나인거 같다.
그렇다고 다 읽지 않고 그냥 서평을 쓰기엔 너무 미안함이 앞설꺼 같아 늦었지만 이야기를 남긴다.
항상 책이며 영화를 보다보면 난 저 상황에서 저럴 수 있었을까 고민해보며 용기없는 나에게 부끄러워진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더 부끄러워진거 같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이외는 챙기지 못하고 맘쓰지 못하는 나에게 또 한번 핀잔을 들은거 같은 느낌이다.
사회의 아픔을 그냥 뉴스나 기사거리로 치부해버린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다시 한번 읽으며 내가 달라졌나 고민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또 나는 반성과 부끄러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사람을 중요하게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나에게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사람이 온다>로 생각이 많아진다.
-YES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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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
김동규 산문집 사무사 책방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두 가지 들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일단, 재미있습니다. ^^
개인 에세이면서 동시에 기득권자와 소수자에 대하여 소신있는 발언을 책을 통해 주셨는데요. 사회, 정치같은 실명을 거론했을 때 예민해질 수 있으셨을텐데 의견을 글로 쓴 것에 대하여 멋지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젊을 때는 혈기왕성한 몸 하나만 있어도 세상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가득했었지만 책임져야하는 가정을 꾸리면서는 그 자신감은 가족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이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 인정하고 말죠.
그런 고민과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식인으로 힘을 보태야한다는 의무감은 항상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작가님과 함께 골목 구석진 곳에서 고기 구워가며 술잔을 기울이며 이 책속의 이야기들을 듣는다면 함께 연대의식처럼 으쌰으쌰 소리칠 것 같은 상상이 갔었어요.(그만큼 함께라는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여행을 하면서 본 작품들과 만난 사람들, 작은 사소함들도 바라보며 자신 또한 사회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더 그들의 삶에 귀기울이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은 6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 노무현대통령, 전 박근혜대통령, 조국. 정치인들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각자의 이데올로기는 다르니 저는 100% 공감할 수는 없었어요. -
우리가 빼앗긴 이름들. 현실때문이라는 핑계지만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의 노동운동을 상징하는 전태일 열사.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공급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스물네 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달려온 전동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열아홉 살 실습생 김군. √세월호 참사.
꼭 회사 부장님께서 저를 붙들고 힘든 시대를 살면서의 ‘라떼는 말이야’하는 이야기 같기도 했어요. 저도 이제 MX세대가 아닌 X세대로 불릴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면서도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 후배들에게 이야기 할 때 나는 저렇게 시위를 한 적도 없고 힘든 고문을 당하거나 사회의 소수자, 약자들을 위해 나는 생각이라도 했었는가 할 말이 없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유신 시대, 학생운동, 고문의 생생한 고통과 감정들을 자세하게 다음 글로 이야기 해주신다면 좋겠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책의 중간 중간 꽃 사진들을 담아주셨는데요. 인간의 삶을 꽃에 비유하는 것이 감성적으로 다가와 좋았고,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 같은 콩나물이 햇빛을 향해 자랐다는 이야기들도 좋았어요. ♡
-----○ 책속밑줄
*관념으로만 따지자면, 세상에 가진 것이라곤 하나뿐인 육체와 지식을 팔아 살아가는 노동의 하루하루에 있어 나와 아주머니의 그것이 무슨 본질의 차이가 있을까. 새벽에 나와서 밤중에 들어가는 곤고한 봉급쟁이 생활을 언필칭 누리는 자의 그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게다.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내 봉급 노동자 생활을 선택받은 자의 그것으로 참칭하는 위선을 부리려는 것도 아니다. - 그해 봄 p57
*현실에만 머무르지 마십시오. 참 인간의 길을 걷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그것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합니다.” - 내가 만난 사람들 p67
*한 개인의 실존을 둘러싸고 그저 흑과 백으로 가를 수도 없는, 때로는 어찌할 수 없는 여러 맥락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였다. 피가 끓는 나이였으니 그의 힘들고 복잡한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나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 내가만난 사람들 p77
강정문이 한국 광고에 미친 영향은 넓고 깊었다. 우리나라에 세계 수준의 전략과 실행전술을 처음 소개한 신화적 인물로서. 무엇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업에 대하여 어떤 혼신의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람으로서. - 내가 만난 사람들 p81
예순셋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은 꽃을 피우지 못한 사람이었다. 생각해본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금권과 폭압의 씨줄날줄 아래 반영구적으로 망가지고 있는 공화국의 오늘을 그가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을까. 혹시 터져 나오는 사자후로 한 줌 파시스트 무리를 떨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고졸 세무전문변호사가 당대의 가장 극렬한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듯이, 스스로 내부에서 진화시킨 웅대한 투지와 구상을 통해 갈가리 찢어진 민주진영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되지는 않았을까. - 내가 만난 사람들 p100
*유신의 독이빨 아래 몸과 마음이 다 찢긴 친구를 찾아간 순수한 우정. 그에 대하여 김지하가 되돌려준 오만과 무심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글에선가 읽었다. 비단 김지하뿐일까. 슬픔, 외로움, 피와 땀을 통과하고서야 비로소 인생의 작은 문 앞에 도달하는 모순된 운명. 그 만감 어린 교차가 노래 속에 숨어 있다 느꼈다면 내가 과민할 걸까. - 내가 만난 사람들 p111
*자기를 만들고 상처 준 과거를 회피하지 않을 때 우리는 스스로 트라우마 앞에 정면으로 마주 설 수 있다. 그것은 때로 한이라고 불리고 무의식의 심연이라고도 불린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이러한 직면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자기 안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는 것이다. - 내가 만난 사람들 p118
*스스로를 만들고 때로는 뒤흔든 존재의 뿌리를 담담히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인생 앞에 겸허하고 성숙하지 않으면 그 지경에 이르기 어렵다. 지금 그러한 언덕을 넘어가는 응백의 발걸음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 내가 만난 사람들 p119
*그러나 분명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이처럼 가상현실로 사람들의 억눌린 욕구를 해소해주는 사회는 불온한 사회라는 것이다. 건강한 공동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더운 여름날 탄산음료가 잠시 갈증을 없앨 수는 있어도 금방 다시 목이 말라오는 것처럼. - 함께 걷는 길 p131
왜 그랬을까. 이후 오랫동안 나는 내가 받은 충격의 원인을 곱씹어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심연이 있는 것이다. 예기치 못하게 그런 심연을 마주치는 순간 까닭 모를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 함께 걷는 길 p149
고 변희수 하사의 불행은 나와 같은 사람들의 침묵의 연대에 의해 이뤄진 일종의 사회적 타살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처럼 뒤늦은 애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 마음 속에는 어두운 수증기 같은 것이 가득하다. - 함께 걷는 일 p166
*한나 아렌트가 제가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유대인 학살의 실무를 맡은 아이히만의 경우처럼, 역사적 사건 속 악행은 미친 사람이나 사이코패스가 저지르는 게 아니라는 게다. 오히려 그릇된 이데올로기에 중독되어 체제 순응화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각 없이 저질러진다는 것이다. - 세월호 이야기p182
*국가라는 잔인한 힘에 의해 희생되었으나 끝내는 민중의 가슴에 붉은 꽃처럼 되살아날 이름들. 백 수십 년의 시공을 넘어 서로 만난 이 애절한 죽음들 앞에서 멀리서 온 남자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저 자꾸만 벽을 만지고 리본을 어루만진다. 그렇게 종내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 세월호 이야기 p214
조지 오웰이 지적한 대로 “생각이 언어를 타락시키고, 언어가 생각을 타락시킨다.”고 말한 바로 그 지점이다. ‘근로자’라는 명칭 자테가 주체를 타자화하고 수동화하는 뚜렷한 악의를 지녔기 때문이다. “고용주에 대하여 근면성실하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임금을 하사받는 존재.” 즉 ‘노동하는 인간’을 종속화하는 자본 중심 이데올로기의 산물인 게다. 노동자는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 지점에서 한 사회의 시스템을 주체적으로 구축하고 동력을 형성해가는 세상의 주인다. - 우리가 빼앗긴 이름들 p224
하지만 하지만… 오늘 저 처연한 사진을 바라보며 나는 정수리에 찬물이 끼얹어지듯 정신이 번쩍 든다. 그저 응원의 마음으로만 있었구나. 세상의 제대로 된 변화가 저지되고 오히려 그것이 역류하고 있음에도 응시의 끈을 놓았구나. 바뀐 것이 별로 없음에도 과도한 기대에 취해 있었구나. 명색이 선생인데 그렇게 넋을 놓고 살아왔구나. - 우리가 빼앗긴 이름들 p233
명백한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적 인성의 문제로 치환시키는 이러한 사고방식(혹은 가짜 양비론)은 매우 위험하다. 가해자 혹은 사회적 강자의 책임을 덮고, 중립화하고, 희석하기 때문이다. 부당한 회항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기장의 ‘비검함’을 통탄하는 한 일간지의 논리와 샴쌍둥이인 게다. - 우리가 빼앗긴 이름들 p237
*살아오면서 이런 작품을 대할 때마다 한국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자각을 하곤 한다. 내가 ‘사회적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자기 본향에 사는 이들은 스스로의 주류 다수자 위치와 권리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전 지구적 교류 속에서 그것은 참으로 무망한 생각이다. 누구나 그리고 일순간에 역할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다수자가 내일의 소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단 며칠 동안의 외국 여행을 통해서라도. - 살았고 싸웠고 죽어간 이들을 위해 p295
#사람이온다 #김동규 #산문집 #에세이 #사무사책방 #다산북스 #신간도서 #읽을만한책 #독서 #추천도서 #책추천 #이달의신간 #서평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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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기 시작할 때 가장 기분이 좋은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왠지 이럴 것이다라는 기대감? 같은게 모든 책의 독서 초기에 다 있는데, 막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 그 기대감이 딱! 맞을거 같은 느낌이 들 때. 그 때 느끼는 기분좋음은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것이 소설책이라면 놀이동산의 입구에 딱 들어선거 같은 설레임에 손과 눈에 힘이 바짝 들어가고, 그것이 청소년문학이라면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리고 이 책의 경우 가슴 묵직한 글이 가득할 거란 기대감이 있었고, 그 기대감에 왠지 딱 맞아떨어질것 같단 생각이 초반에 들어서 솔직히 엄청 좋으면서, 약간 울컥하면서..결론적으로 좋았다. 아..정말 이 떨어지는 표현력...내 자신이 부끄럽구만..ㅎㅎ
작가분의 글은 이번에 처음 보는거 같은데, 광고회사에 다녔던 전력때문인지 글이 참 사람을 끈다. 내용이 좀 밝은 것보단 깊은 슬픔이 공감하는 내용에 많은게 안타까울뿐..
"(인간의) 상처는 마르지 않는 악의 샘이다. 그것은 가라앉은자들의 몸과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고 그들을 비굴하게 만들고 영혼의 빛을 꺼뜨린다. "
우리역사에서 다시는, 절대로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는 일이 있던 시기, 너무나도 험한 일을 당하셨던데..그 경험을 쓴 부분에서 인용된 글이다. 짧지만 너무 강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슬펐다. 마르지 않는 샘이라니..언제고..치어올라와서..인간의 마음을 뒤짚어 놓고, 정신을 갈가리 찢는..작가분이 겪은 일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서 불과 몇 십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라는게 믿기지 않고..그런 삶을 견뎌내고 살아가고 있으신 분들이 새삼..대단하다 싶다. 대단하고...감사하다..
" 그 순간 내 마음이 이렇게 말해왔다. 더 열심히 살아라. 더 따스하게 가르쳐라. 약한 자 짓밟으며 살지는 말되 포악한 자에게 짓밟히지도 않는, 용기와 지혜를 아이들에게 주어라. 오랫동안 네가 꾸어왔던 꿈처럼. "
작가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이렇게 마음먹고, 이 마음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려는 어른들, 그 어른들 밑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다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책은 제목처럼 '사람'에 대한 글을 가득 담고 있다. 작가분의 인생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사람'이었다. 그것도 좀 아픈 시대를 살아온. 그리고 아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음...글을 읽다보면 실제 작가분이 어떤 사람일지가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책또한 그랬는데..기회가 된다면..이제 코로나도 좀...물러가고 있으니..강의라도? ㅎㅎ 그냥..바라게 된 책이었다.
"달라질래요." - 성내운 -
우리 반 동무들은 모두 달라요. 얼굴도 다르고 키도 달라요. 모두가 똑같아지면 우스울 거야.
우리 반 동무들은 모두 달라요. 생각도 다르고 재주도 달라요 모두가 똑같아지면 우스울 거야.
어머니는 아버지와 달라서 좋고 오빠는 언니와 달라서 좋아요. 서로가 똑같으면 우스울 거야.
나는 나는 동무들과 달라질래요. 오빠와 언니와도 달라질래요. 모두 똑같으면 우스울거야.
나는 나는 이 세상의 누구와도 달라질래요. 달라져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말 거야.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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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나 무게에 상관없이 다른 책에 비해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책이 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서민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뜨끈한 국밥 같은 책이랄까? 이 책 [사람이 온다]가 바로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동규 교수는 부드럽고 다정하시지만 굳은 심지를 가진 분일 것 같다. 글에서 향기도 나지만 동시에 뜨겁게 타오르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않는 모습에 분노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모습에 함께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달까?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 가짜가 난무하는 세상에 진짜를 구분해 내려는 책, 그런 책이 바로 [사람이 온다]이다.
저자 김동규 교수님은 한양대에서 광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젊은 시절에는 광고 회사에 몸담았다고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노조를 결성하고 노동자를 위한 활동을 하다가 그만 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교편을 잡게 된 듯 보인다. 아직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군사 정권에 대항하는 운동을 하고 직장에서도 노동 운동을 하였다니 가족들에겐 걱정덩어리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그의 젊은 시절이 아름답게 보인다.
"내가 겪은 봄이 그러한 충격이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때까지 믿고 있던 견고한 합리의 세계는 성전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되듯 사라졌다. (...) 역사는 진전한다는 것. 사람의 모듬 살이를 지배하는 것은 악이 아니라 선한 의지라는 것. 그러한 모든 신뢰가 파괴된 집처럼 폭삭 내려앉았다."
젊었던 시절 군사 정권의 독재에 맞서서 투쟁하다가 군부대에 감금된 채 모진 고문을 받았던 때를 회상하면서 쓴 글에서, 저자는 한순간에 사람과 사회 그리고 신에 대한 신뢰를 잃었던 것을 고백한다. 신이 있다면 이런 피비린내 나는 세상을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밤길을 걷다가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에 가득했던 별들이 눈 안으로 쏟아지는 경험을 하면서 저자는 모든 시절에 신이 그와 함께 했음을 깨닫는다.
" 그는 열려있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진화한 인간이었다. 집권 기간 중의 문제점과 한계를 솔직히 인정했고 그 바탕 위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사람 사는 세상'의 실체적 내용과 성취를 구상했던 노무현. 그의 죽음이 지금도 애통한 것은, 퇴임 이후 그의 안에서 본격적으로 성숙해지고 구체화되었던 '새로운 한국 진보 정치의 구조물'이 땅을 다지기도 전에 함몰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솔직하게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가 못마땅한 적이 더 많았노라고. 좌파를 지향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한, 어찌 보면 얼치기 정권이었다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간 노무현을 지극히 사랑했던 저자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 망가지고 있는 한국의 정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한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인간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비통함이 뚝뚝 묻어나는 글이었다.
"환상이 현실을 대체하는 세상은 불온하다."
가짜가 진짜를 대체하는 현상을 일으켜 "시뮬라크르"라고 하는데, 우리가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도 어쩌면 가상이 현실을 대체하는 암울한 상황일 수 있다고 짚어내는 저자. 특히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인공 지능 기계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인간들이 바로 "시뮬라크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기계가 창조한 환상의 세상에서 행복을 만끽하며 진짜 현실을 잊어버린 비루한 인간들.... 어쩌면 그런 인간들의 모습이 바로 가상 현실에 웃고 우는 우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라고 그는 지적한다.
오랜만에 책 다룬 책을 읽은 느낌이다.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진짜 어른을 만난 느낌도 든다.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는, 알량한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 진짜 지식인을 만나 것 같기도 하다. 저자 김동규 교수에게서는 서슬 퍼런 에너지도 느껴지지만 정말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세월호 아이들의 비극에 누구보다도 마음 아파하고 그런 사고가 발생하도록 내버려 둔 정권을 향해 분노하고 원통해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눈을 번쩍 뜨고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조금 얻은 느낌이다. 우리의 소중한 공동체가 한 걸음 더 진보하기를, 보다 나은 세상이 되기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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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의 삶을 담아낸 책. 1장부터 6장까지 모두 작가가 겪은 인연과 사건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한권의 완성된 책이라기 보다는 한편한편의 글이 엮여있다는 느낌인데, 마치 잘 다듬어진 일기를 읽는 기분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2장이다. 2장은 '내가 만난 사람들'이라는 소제목으로 엮여있는 작가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 본인이 느끼기에 지금 자신을 만든 데에 큰 영향을 주었던 인물의 만남을 부분부분 풀어 묘사하는게 생생하고 좋다. 일기를 언급했듯이 작가가 주관적으로 느낀 것들이 서술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마지막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느껴진다.(앞에서 비슷하게 언급했지만, 특히 2장을 보아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다.)
그리고 글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들어갔던 이미지들의 분위기나 표지가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일단 표지는 마치 달동네마냥 틈없이 낮은 층의 집들이 쌓여있다. 이를 투박함과 무심함으로 표현한 것과 동네 슈퍼에서 나오는 빛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면서 눈길을 끈다. 내지의 이미지도 도판이 많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몇 안되는 것들의 서정적임(특이 앞쪽의 이미지들)이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잘 이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 많이 다른 느낌의 책이라 간만에 새로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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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선물처럼 다가온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 『사람이 온다』를 읽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저자 김동규가 살아온 시대가 독자의 시대와 비슷했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커서일 것이다. 산업화·민주화가 함께 진행될 시대여서 더욱 힘들고 연대감은 컸다. 그래서 그때는 국민들의 진영 싸움도 없었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지역 감정은 정치에 관한 것이었고, 어울려 사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자는 평생 책과 함께 산 학자 출신이다. 그렇다고 세상의 변화에 눈 감지도, 피하지도 않았지만 애써 정치 쪽에는 관심이 두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을 향해서 글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저자가 2009년 봄, 고 노무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이후 세상을 향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14년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참극은 또 다른 분기점이었다. 분노와 절망의 기도를 하며, 세상의 변화에 한 뼘이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개혁적 지식인 운동에 참여했고 검찰개혁과 우리 사회의 제반 개혁 운동에 작은 힘이나마 얹으려 애썼다. 이 책이 그의 첫 산문집이다. 이 책 『사람이 온다』는 1980년 초에서 2022년까지 저자 자신이 경험한 개인사가 우리네 공동체적 삶의 고갱이와 교차하는 부분에 대한 증언이며, 동시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독특하다. 옛날 어릴 적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마다 어둠이 깔려있지만 그 어둠의 그림자 안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이 있다. 골목의 담벼락 안쪽에서 스며나오는 불빛에 어리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인다. 골목길의 긴 길을 따라 올라갈수록 사람이 그려져 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있다.
이 책은 60년을 살아온 자신을 낳고 키워준 가족,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준 사람들, 확장된 시공간을 함께 통과했던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록이다. 그렇게 사람에게서 출발해서 결국 사람에게로 돌아가는 개인적 기록이다. 저자가 사람을 통해 얻은 인생의 기쁨과 슬픔이 한 편의 영화처럼 책 속에서 펼쳐진다. 1장 「그해 봄」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까지 저자의 개인적 체험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2장 「내가 만난 사람들」은 소중한 만남에 대해 적었고, 3장 「함께 걷는 길」에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소망을 풀었다. 4장 「세월호 이야기」는 저자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참극에 대한 기록이다. 5장 「우리가 빼앗긴 이름들」에서는 노동문제, 검찰, 종교, 언론개혁에 대한 고민을 담았으며, 마지막 6장 「살았고 싸웠고 죽어간 이들을 위해」에서는 밤하늘의 유성처럼 우연히 스쳐 만났던 인연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는 일생 동안 수많은 사람과 길고 짧은 만남과 인연 속에서 자신을 세워간다. 한때는 무척 친했거나 무척 사랑했음에도 기억에서 희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가슴에 불도장처럼 새겨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글을 펼쳐간다. 살아온 세월만큼 누구에게나 물처럼 편안한 세월이 있고, 불 같은 괴로움도 있다. 설령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할지라도 나중에 추억할 땐 부드러운 온기가 남아 있음을 깨닫고 놀라곤 한다.
누구나 부모님은 세상사 인연의 첫 시작일 것이다. 저자는 비자 신청을 위해 발급받은 가족관계증명서에 적힌 부모님의 성함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가슴이 매이고 눈물이 북받친다. 일찍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기억이 되살아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왼쪽 가슴에 맨 손수건을 고쳐주시던 다정한 손길. 저자는 여섯 살 땐가 멀리서 식당을 하시던 어머니가 보고 싶어 혼자 버스 타고 찾아가다가 버스 차장이 엉뚱한 곳에 내려주는 바람에 십리 길 여름 땡볕을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발갛게 익은 채 식당에 들어서자, 깜짝 놀라 자신을 품에 꼭 안고 뒤안 우물로 데려가 씻겨주셨던 기억은 잊혀지지 않은 기억 중의 하나다. 책에 따르면 홀로 되어 자식 키우기에 애쓰다 환갑 잔칫상도 못 차린 아버지는 재수하겠다고 내려온 저자가 시위 도중에 붙잡혀 두 달간 행방불명되었을 때, 물어물어 부대 앞을 찾아와서 매일 저자의 생사를 물었다. 자신을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밀려온다. 저자가 일했던 D기획은 한국 광고사에서 최초로 노조가 탄생한 회사였고, 그는 노조를 만드는 데 진력을 다했다. 그때 관리이사였던 강정문과 대립한다. 광고계의 전설인 강정문은 동아투위(東亞鬪委)의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국에 과학적 광고를 소개하고 개척한 선구자였다. D기획 창립멤버로 들어온 다음부터는 미국과 유럽 거대 다국적 대행사들의 광고전략을 직접 번역하고 현장에서 그것을 적용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는 명언 같은 광고 카피를 남긴 전설적인 인물이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라는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문장을 남겼던 강정문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저자는 자신의 첫 사회생활을 옆에서 지켜봐주고 성장시켜주었고, 온갖 애정과 미움이 교차했던 그에게 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미처 하지 못한 아쉬움을 책 속에 녹여냈다. 짧은 만남 속에서 사람 사는 길의 방향을 가르쳐준 교육자 성내운 선생, 문학에 눈뜨게 해주고 어려운 시절 힘을 준 은사 강순일 선생, 평생을 두고 포기할 수 없는 어떤 꿈을 함께 꾸게 해주었던 김판수 선생,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깊게 끌어주었던 문학평론가 하응백. 이들은 저자의 삶에 깊은 영감을 전해준 분들을 추억한다. 저자의 시선은 늘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던 이 시대의 착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다. 빈곤과 절망 속에서 살아갔지만 스스로 삶을 마감하면서까지 남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모든 재산을 남겨둔 송파의 세 모녀. 구의역에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달려온 전동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19살 김 군. 걸신들린 악령처럼 휘돌아가는 자본의 컨베이어벨트가 삼켜버린 스물네 살 청년 노동자 김용균의 삶과 그의 유품 컵라면들. 특히 저자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세월호의 아이들 그리고 이 땅의 수많은 소수자들. 이들은 저자가 더는 세상을 넋놓고 바라볼 수 없게 한다. 자신이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 더 건강하고 올바르게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한다는 의무감을 놓지 않게 했다. 그가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에 더욱 더 깊고 예리하게 비평하며,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검찰개혁에 동참하는 등 지식인의 실천에 매진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저자가 바라는 사회는 애덤 스미스의 그것과는 다소 의미를 달리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표현에 숨어있다.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육교 계단의 얼음을 긁어내는 한 아주머니의 손처럼 '나의 안온함'을 위해 더 고생하는 손들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들의 곤고한 노동을 명증히 인식하게 하고, 노동의 가치를 으뜸으로 인정하는 것. 노동하는 이의 존재를 존경하는 '사람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변희수 하사처럼 많은 사람의 침묵의 연대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 더는 자행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 이미 세상을 떠나간 이들에게서도 온기를 느낀다. 파리의 페흐 라쉐즈 묘지에 묻힌 파리코뮌의 전사들, 자유와 해방을 외친 그들의 목소리를 세월호 리본을 통해 듣는다. 런던 근교 하이게이트 묘지에 묻힌 불세출의 혁명가 마르크스를 찾아가 그가 세상에 남긴 뜻을 되새긴다. 저자의 따뜻하면서 예민한 감성은 영화와 책을 통해서도 사람과 만난다. 〈우리학교〉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재일동포 학생의 애환과 꿈을 공감하며 읽어내며, 〈패왕별희〉를 통해 시대의 고난을 만나고 감독인 첸 카이거의 깊은 반성을 발견한다. 또 서경식의 책을 통해 서씨 3형제의 고난의 삶을 돌아보며, 지난 한 세기 이 땅을 둘러싼 분단과 이산(離散)을 극복하는 상징적 씻김굿을 소망해본다.
저자는 더 나아가 이방에서 만난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미국의 민낯을 보여준 홈데포의 노인 노동자들, 한여름의 여행 중 가장 빛나는 시간을 안겨준 체코의 집시 아이들, 시애틀의 아코디언 청년,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에서 만났던 제3세계의 친구들. 어떤 면에서 먼 곳 이방인과의 만남은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더욱더 뚜렷하게 보게 해주기도 한다. 시공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그의 사람 이야기는 넓은 우주 안에서 티끌처럼 보잘것 없는 사람 하나하나가 오히려 잔잔한 또 하나의 우주일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수렴되는 여러 글은 이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연민과 사랑 그리고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절감하게 한다. 사람을 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은 스쳐가는 인연은 물론이거니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무미건조하게 대하는, ‘그러나 소중한’ 사람들을 한 번 더 깊게 바라보는 힘을 안겨준다. 우리는 우리가 만난 사람들로 인하여 우리의 삶이 진정 풍요롭고 깊이 있게 피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고백하는 것이다.
저자 : 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한양대학교에서 광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카피라이팅론』, 『여성 이야기 주머니』(공저), 『10명의 천재 카피라이터』, 『미디어 사회』(공저), 『광고카피의 탄생 : 카피라이터와 그들의 무기』, 『계획행동이론, 미디어와 수용자의 이해』(공저) 같은 책을 썼다. 이 책은 그의 첫 산문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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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온다 > | 김동규 지음 | 사무사책방
얼마전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각자의 진영(?)마다 국민을 앞에 내세우고 있지만 일반 시민으로서는 그들이 항상 얘기하는 국민이 누굴 지칭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검사 수사권 조정과 새로운 정권의 장관 후보자 자질 문제로 시끄러운 것 같다. 분명 현 정권에서 또는 이전 정권에서 검사들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수사권 조정에 대해 많은 기간 논의되었지만 또 다시 견제하는 자들에 의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현 정권 장관에 대한 지나치리만큼 과도한 수사가 새로운 정권의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마치 다른 기준인 양 무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치인들의 생각은 분명 평범한 일반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지극히 최근의 일에 대해서도 눈을 감고 무시하는 것같은 행동과 발언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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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월 초순에 풀려났다. 주소지였던 서부경찰서의 서장실에서 신병인도가 이루어졌다. 간난신고 끝에 내 소재를 알아내셨고, 그 후 하루도 빠짐없이 자전거 끌고 50사단 정문 앞에 오셨던 아버지.치묵하는 보초병에서 내 소재를 묻고 또 물었던 아버지는 마음이 떨리셔서 차마 그곳에 못 오셨다. 대신 막내 고모가 나를 데리러 왔다. (-29-)
전경 대여섯 명이 여학생 한마를 짓밟고 있었다. 홀깃 여학생이 입은 옷이 눈에 띄었다. 연한 분홍색의 꽃무늬 원피스였다. 그날 그녀가 입은 옷. 왜 그랬을까. 정의감도 아니고 영웅심도 아니었다. 분홍색 원피스를 본 순간 그냥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뜀박질을 멈추고 발길을 되돌렸다. 돌아서자마자 검은색 방호복 전경의 등짝을 향해 온몸을 날렸다. (-24-)
'김자 용자 태자' 내 아버지,'변자 남자 순자' 내 어머니. 정말 미안해요,이렇게 살아서. 두 분을 이렇게 까마득히 잊고 살아서. (-39-)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이나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는 인간이나 모두,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정적 인간에게 인간성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사라지면, 절망과 분노와 오열과 무감각이 남는다. 그들에게 삶은 더 이상 인간의 삶이 아니다. (-121-)
다수라고 하는 사람들도 분명 소수자인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그 사람이 노동조합원이라든지, 다른 소수 종교라든지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럴 때 자기가 다수라고 생각하면서 소수자 차별에 눈감으면 ,자신들이 소수자로 박해받을 때 결국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165-)
첫 번째는 돈에 완전히 눈이 멀어 어이없는 상시 위험상태로 배를 개조한 자들이다. 일찌감치 도망쳐서 물에 젖은 돈을 말리며서도 '그대로 있으라' 방송한 자들.불법적으로 적재량을 늘리고 화물을 느슨하게 결박하고 밸러스트탱크의 물을 뺀자들.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기관사를 거꾸로 해고협박하면서도 사진전시관을 증축하는 자들,월급 270만원의 비정규직 선장을 고용하고 경력 1년의 초보 기관사에게 키를 잡게 한 자들.고장 난 구명정을 방치하는 자들.승객의 목숨보다 보험금을 더 걱정하는 자들.그것은 바로 '타락한 자본'이란 이름의 악마다. (-183-)
이 썩어 문드러진 체제의 핵심에 검찰이 지닌 터무니없는 수사권, 기소권 독점이 놓여 있다.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 공소취소권,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자체수사력 보유, 체포구속장소 감찰권, 체포구속 피의자 석방지휘권 ,압수물 처분시 지휘권 등 언뜻 떠올려봐도 숨이 가쁘다. (-239-)
선함을 기억하면, 선함을 실천하고 싶고, 슬픔을 보면 슬픔을 실천하고 싶고, 기쁨을 보면 기쁨을 내것으로 가지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이며, 상식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후회를 경험하면, 반드시 후회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다.당면한 과제, 이상보다 현실을 강조하지마, 때로는 물질적 욕망을 내려 놓고, 정신적 욕구를 추구하려 한다. 인간이 지극히 이기적인 존재이면서,이타적인 면을 내려놓지 못하는 건 그래서다. 살아가면서,놓치고 있었던 삶의 원칙들,그 원칙들 속에 내 삶의 바로미터가 잠재되어 있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서, 586 세대가 다연한 삶의 과제를 들여다 본다면,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다.산문이란 그런 것이며,타인의 인생을 통해 나의 인생을 이해하고, 산문을 통해 내 삶의 과거를 반추해 볼 수 있다.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옳은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목적이다. 저자는 1980년 20대 초반의 나이에 정의도 아닌 것이, 자유도 아닌 것이, 민주도 아닌 것이, 스스로 몸을 공권력에 맡기게 된다. 그리고 철저하게 망가지고 말았다. 인생의 트라우마가, 빨간 줄이 한순간에 그어진다는 말은 여기에 있었다. 철저하게 밟히고,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그 순간 아기가 되어버린 ,자신의 트라우마를 내려놓지 못하고 말았다. 세월호, 촛불 집회,유시민,노무현, 그리고 우리가 놓쳐버린 우리 이야기들을 반듯하게 올려 놓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저자가 꿈꾸는 세상은 여전히 자신의 기대치 발밑에 있지만, 그로 인해서 상처받은 만큼,아파하는 만큼, 우리가 겪은 트라우마, 절대적인 상처의 깊이, 그 양과 질이 우리의 세상을 바꿔 놓는 척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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