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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학을 싫어하는 1인이다. 근데 유작가는 수학자 남편과 산다. 그리고, 30대 후반의 빠르지 않은 나이에 등단도 했다. 마음산책 인스타 피드글을 보고 그녀의 삶이 궁금 했고, 그녀와 나의 공감대가 많은 것 같아 이책을 선택 했다. 요즘 우울한 기사가 많았던 찰나에, 이책을 어제 처음 펼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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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직업> -유성은
자꾸 잊는다. 해야 할 일들 앞에서 가장 쉽게 놓아버릴 수 있는 건 자신이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그게 가능하다. ‘엄마’가 되고서야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엄마라는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엄마의 지난 푸념들이 그저 일상에 지쳐 내는 한숨이 아닌, 현실이라는 햇볕아래서 점점 바래져 가는 사진처럼 자신을 잊어버림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첫째가 학교에 들어갔고, 우리 둘째 역시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다.
그간의 시절들이 롤 필름처럼 착착착 넘어가는 듯하다. 지난하고 길었다. 남편이 없는 시간들은 흑백사진처럼 떠오른다. 그 시절은 그에게도 중요한 시기였음을 안다.
유성은 작가는 2021년 한경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등단을 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녀가 쓴 작품은 <인테그랄>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함께 실려 있다.
<인테그랄>은 나와 너무 달라 이해할 수 없던 남편의 기기묘묘함을 쓴, 또 그런 그에게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편지 같은 글이었다. 스탕달의 <적과 흑> 같은 명작도 번역본에 오타가 두 개나 있어서 읽기 싫다며 라면 받침으로 쓰던 그에게 <인테그랄>의 초고를 내밀었을 때 그가 물었다.
“도대체, 이런 글은 왜 쓰는 거야?” p.170
재봉틀 앞에서 단정하게 재단한 하얀천을 들고 내도록 소창기저귀를 만들어도, 남편, 아이가 있는 일상에 단단히 나를 붙들어 놓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쓰여지고 만다.
지금까지 나는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내 안에 잠재되어 있을지도 모를 예술성의 흔적을 지우는 데 썼다. 잠자는 것까지 잊고 끼적이던 글들도, 친한 친구에게 언젠가 꼭 글을 쓰고 싶다고 전한 진심도 주정으로 덮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신병 같은 것이었나 보다. 늦은 나이에도 결국 문학의 길을 밟은 할아버지처럼, 대를 이어 도망가기도 끊기도 어려운. p.85
때로 나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도 이렇게 복잡할까? 나는 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걱정은 걱정대로 얽히고 설켜 꿈 속에 나오기도 하고, 계속해 첫 문장이 된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써야하는 사람이구나.
유성은 작가는 수필로 등단한 후, 어떤 글을 써야할까 고민했다. 단정한 표지를 한 여행에세이 라든가, 감성 에세이등 여러 가지를 떠올렸지만, 그녀에게 출간을 제안한 <마음산책> 출판사는 작가였다가 주부가 된 사람은 많지만, 반대로 주부였다가 작가가 된 사람은 드물다며 그 이야기를 써보길 권한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 같다. 내가 가장 쓰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써내는 것. 이야기를 써가며 진솔해지는 것. 내 자신에게, 힘들었지. 그래 힘들었어. 그렇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은 당신도 그랬다니. 그게 위로가 되네. 힘이 되고.
가끔 내가 힘이 빠지는 순간은 단순했다. 음악을 들어야지. 그런데 나는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았지? 한참을 찾다가 결국 일할 때 들으면 기분좋아지는 노래모음에 손이가고 마는 것. 나는 무엇을 원하지? 나는 뭐가 되고 싶었지
유성은 작가의 첫 책의 제목이 <나를 찾아가는 직업> 이란게 너무 이해가 된다.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를 아는 것은, 나 역시 그러한 이유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해야 될지도 모를 때, 책 읽기는 참 도움이 된다. 자전거 타고 오르막을 올라가는 내 등을 밀어주는 기분이다. 그래, 이 감정, 나도 이 감정을 알아. 하고 키보드 위에서 나도 모르게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들이 내겐 정화다.
이제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 한 가지는 확실히 해결한 듯하다. ‘태어났다’ 다음의 문장도 이어 쓸 수 있다는 것. 글을 마음에 담고도 넘쳐 이렇게 책까지 쓸 수 있다는 것. 나는 오늘도 애정을 담아 편지를 쓴다. 내 모든 글의 첫 번째 독자이자 수취인, 친애하는 나에게. p.150
글을 쓰는 이에게도 한 권, 결혼을 앞둔 이에게도 한 권, 10년의 결혼 생활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싶은 나 같은 사람에게도 한 권. 지인을 만나러 나서는 길 <나를 찾아가는 직업>을 챙겨 넣었다. 나는 좋은 엄마이고, 아내이고 싶다. 그렇지만 가장 되고 싶은건 바로 나 자신이다.
딸에게 밝힌 나의 바람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수많은 꽃을 피우는 튼튼한 뿌리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그냥 나이면 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세상에 나라는 정서를 작게나마 피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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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직업. 유성은 ☆☆☆☆☆ '탱글탱글한 문체와 탁월한 문장력' 정도로는 설명이 안된다. 일상의 위대함,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에 최선을 다하는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인테그랄(Integral')로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다. 9번의 이사, 9살, 5살 두 딸아이, 수학을 공부하는 비정규직 남편. 그 사람을 둘러싼 일상이 이야기가 되었고 글이되었다ㅓ. . 다시 눈을 뜨고 생각한다.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게 글이든 그림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누군가’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살다 보니 ‘나’라는 존재가 된 것처럼 허락된 날까지 나를 찾아가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 음..그래서 나도 요즘 그림을 배우러 다닌다. 여행 드로잉.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정도의 일이지만, 오롯이 내가 그린 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힘들다. 하지만 두어시간이 지나면 내가 그린, 내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림이 보인다. . ?이제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 한 가지는 확실히 해결한 듯하다. '태어났다' 다음의 문장도 이어 쓸 수 있다는 것. 글을 마음에 담고도 넘쳐 이렇게 책까지 쓸 수 있다는 것. 나는 오늘도 애정을 담아 편지를 쓴다. 내 모든 글의 첫 번째 독자이자 수취인, 친애하는 나에게. - 내 글의 첫번 째 독자는 나 자신이다. . ?글에는 좋고 나쁨은 있어도 옳고 그름은 없다. 기댈 곳 없던 내 삶을 글로 표현할 때 나는 처음으로 내 삶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했다. 나는 글보다 나와 타인의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이 결코 다르지만은 않다는 교훈도 얻었다. 내 나름대로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해본다.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 타인을 온전히 받아딜일 줄 아는 사람이 선생님이라.... 음 그럼 나는 선생님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가르치는 사람" . ?사람처럼 매달리며 내가 없는 5분 동안 일어난 일을 설명하느라 10분을 썼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보다 더 힘든 것은 하루 종일 아이들의 이야기에 호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네 살짜리 아이의 ‘왜?’를 상대해보니 어린이집 선생님들께는 다음 생을위한 '천국 가점'이라도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네 살짜리만으로도 힘든데 엄마의 관심이 네살에게만 쏠리는 것을 가만 두고 볼 여덟 살도 아니었다. 두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1분에 한 번씩 '엄마'를 외치는 통에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었다. 잠시라도 숨을 돌리고 싶었다. 아이들이랑 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이들이 없는 곳으로 도망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집안에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곳, 나의 글쓰기 세상. - 이 이야기는 지난 2년 동안 와이프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코로나 시대를 건넌 모든 엄들에게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바칩니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도 믿지 않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엄마는 꿈이 뭔데?" “엄마 꿈은, 엄마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는 거야." 아이는 영특하게도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는 것처럼 엄마도 엄마 이름의 책을 남기고 싶은 거냐고 되물었다. 어마어마한 수업료를 받으며 속담만 가르치는 영재 학원의 국어 수업비가 처음으로 아깝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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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안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읽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바쁘게 살아온 모습들이 스쳐지나 간다. 바닷가 시골에서 올라와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큰아이가 태어나고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았다. 작가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이 간다.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름이 아닌 누구 엄마로 나를 점점 잃어갈 때면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어진다.
탈출을 꿈꾸던 때도 있었다..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은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큰아이를 엎어보려 해도 혼자서는 엎을 수 없어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했을 때 그때가 산후우울증이었다는 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알았다. 책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았다. 어린 아들 둘의 손잡고 도서관을 자주 갔던 건 그래서였나 보다. 책을 읽는 건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그 안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가득했다. 예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많은 일들이 있는 그 안으로 나는 탈출했다.
나를 찾아가는 직업이라는 제목으로 직업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작가의 삶이 있었다. 어느 순간에도 꿈을 찾아가려 하는 작가를 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인가 작은 아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작은 아들도 똑같이 내게 물었다. "엄마도 꿈이 있었어?"라고
나는 지금도 여러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목적이 없이 마냥 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하고 싶고 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했다. 잠시 멈춤을 하고 진짜를 찾아 다시 나아가야 할 듯하다..
첫 서문에 있는 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평생직장, 평생학습 등 평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100세 시대에 아직도 반이 넘게 남은 시간을 어떤 인생을 써 갈지 깊게 고민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