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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한 번 떠나서 맛을 본 사람들은 다시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끊으래야 끊지도 못한다. 요즘 직장인들이 이런 맛에 많이 빠져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일정한 기간 일을 하고 난 뒤 여행의 경비가 마련되면 미련 없이 직장을 버리고, 길을 떠난다고 한다. 재취업의 쉬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여행의 맛에 푹 빠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행은 삶의 한 부분이 되기도 하고 큰 의미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게도 하며 삶의 길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 한 번 빠진 사람들은 헤어날 길이 별로 없는 마약 같은 게 여행이 아닌가 한다.
저자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인 모양이다. 일을 하다보면 수시로 지도를 챙기고 정보를 검색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것이 삶의 행복이요 목적이 되고 있음도 본다. 그러면 현실 속에서의 일을 잠시 접을 궁리를 하게 된다. 그 모든 것이 잘 안 될 때 궁극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퇴사다. 여행은 개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퇴사를 결정하는 데도 그렇게 결정이 어렵지 않다. 특히 글을 쓰는 저자와 같은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일들이 또 다른 생활의 방편이 될 수 있으니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여행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더러 본다.
43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행복 찾기를 갈구했고 그것을 어느 정도 느끼는 시간도 지녔다. 행복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을 가지고 꿈과 희망을 찾는 사람들에게 진로와 학습 코칭을 하면서 살고 있는 저자다. 저자의 삶과 인생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이 책은 읽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경험이 되고 지혜가 될 듯하다. 더불어 나누는 지식이 될 듯하다.
저자는 말한다. 여행은 일종의 중독이라고. 중독 중에도 최상의 버전이라고. 일상에 매몰되어 있다가도 스멀스멀 비행기가 생각나고 이국의 거리가 생각난다고. 그러면 여행을 떠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를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이국의 나라에 파견을 나갈 궁리를 하거나, 가보고 싶은 나라에 일거리를 찾는다. 그리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잘 안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최후의 수단도 생각한다. 이런 사고와 생활이 배어 있는 저자의 삶이다. 여행은 저자에게는 자유요 치유요 생명임을 글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지금은 움직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마 때를 놓친 상황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여행도 젊을 때에 움직임에 숙련이 되었다면 그것이 생활이 되었을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다. 이제는 무엇을 하려고 해도 힘이 든다.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움직임도 그렇다. 어쩌면 여행이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젊은 시절에 일상에 매여 몰두하다가 보니 기회를 놓쳤고, 그 여파가 지금에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여행도 무전여행 같은 도전적인 성격이 강한 것보다 숙식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리라.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전이 된다. 어찌 이리 놀라운 활동력을 보일까? 어찌 이런 감각을 보일까? 어찌 이런 계획을 세울까? 두려움과 힘겨움이 도전과 성취에 의해 조그맣게 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행에 대한 새로운 느낌도 가지게 된다. 정말 활기와 생명력을 전해주는 책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 책을 보면서 산을 오르는 것도 더 하게 되고, 거리를 걷는 것도 더 해야 하겠다는 의식이 된다. 그러면서 차를 몰고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마음이 되어 보기도 한다.
세계를 향한 도전은 그래도 많은 준비와 생활의 여유 같은 것이 있어야 하기에 아직은 저어된다. 하지만 외국에 있는 친지들을 중심으로 방문 형태의 여행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기회가 닿는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저자의 외국 여행을 통해 세상이 넓다는 것도 인지하고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책 속에서만 보던 井底之蛙(정저지와)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은 5개 부분으로 나눠서 구성되어 있다. 1,2부에서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얻은 것들을 얘기해 나간다. 영국, 인도, 라오스, 일본, 말레이시아, 팔레스타인, 터키, 이란, 노르웨이, 베트남, 이스라엘 등이 소재로 등장한다. 인도에 대해선 특심(특별한 마음)이 있는 듯, 많은 장면을 할애하고 있다. 저자가 명상과 깨달음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도에서 얻은 얘기를 많이 하고 있고, 많이 찾고 있다고 생각된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얘기도 있다. 문화재도 있고, 수려한 경관도 있다. 그들을 통해 저자는 삶을 느끼고 깨닫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3, 4장에서는 여행자의 자세와 태도 등을 말하고 있다. 자세는 주로 심리적인 요소들로 표현되어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설렘, 휴식, 그리고 배움의 기회, 깨달음 등이 여행을 통해 만나고 있는 저자의 자세다. 여행은 이처럼 여행자들에게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수도자들을 보면서 그들을 스승으로 삼고자 하는 마음이 작용하고 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항상 열린 마음이 되도록 모든 생활에 감사의 마음이 작용하는 저자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여행을 통해서 가지는 많은 생활이 공유가 된다. 모든 것이 행복과 연결되어 있음을 만난다.
5장에서는 다시 돌아온 일상에 대해 언급한다. 일상이 삶이 되고 삶이 다시 일상이 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살아간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늘 생활하던 공간이 익숙하지 않다.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그러면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된다. 이런 숱한 시간이 지나면서 여행이 일상이요 일상이 여행인 저자의 삶은 지속되어 간다. 그 공간 사이에 거리가 별로 없는 저자의 걸음이 있다. 저자는 그렇게 여행에 익숙해져 있다.
‘난 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경험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결국 최고는 될 수 없는 걸까?’ ‘사실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이렇게 미치자 자괴감이 들고 답답했다. 이런 생각은 삶의 중간 중간마다 고개를 치켜들었다. p201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의 목소리다. 그만큼 열정적이라는 뜻이리라. 늘 궁구하고 찾고 이뤄나가는 삶이 그의 삶이다. 그것이 여행을 통해 나타난다. 여행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하고 많은 것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작은 부분의 여행에도 그럴 것인데, 하물며 넓은 범위의 여행에서이겠는가?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일상적인 목소리, 스스로를 찾아가는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도 자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저자의 이 목소리도 찾음을 통해 치유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여행을 통해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저자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저자도 스스로 깨닫고 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작게 만들어 갈 필요는 없는 일이라고.
이 책의 매력은 많은 공간의 만남에도 있고 저자의 깨달음에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저자가 만난 다양한 일화에 있다.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겪게 된 이야기, 나눈 대화, 만난 풍광 등이 언어로 채색되어 있다. 그것이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간다. 저자는 어느 한 가지도 일류가 되어보지 못한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삼류인생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이미 많은 세계를 보여주고 있고, 그것을 독자들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들을 가진 존재다. 자긍심을 가져도 충분하다. 저자의 언어에 여행의 빛난 흔적이 담겨져 있을 것이고, 그것만 해도 비교 불가한 특별한 자신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독자들은 그의 언어를 통해서 세계와 만나고 파랑새를 찾는 기쁨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지금의 내 삶에서 먼 곳에의 여행엔 힘겨움을 먼저 생각하지만, 가까운 곳에는 수시로 걷기와 찾음을 즐기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고 사진에서 의미를 찾기를 좋아한다. 그 의미를 언어로 표현하기를 좋아하고 그렇게 생활해 나가고 있다. 여행의 이 책을 읽으면서 심리적인 요소를 우선시하면서 깨달음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을 만났다. 나름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타국에서의 만남에 따른 많은 이야기를 적고 있다. 그것 자체가 소중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내 언어와 내 삶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삶도 소중할 게다. 이제는 그것을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화시켜 나갈 때 더욱 의미와 가치를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 지라도 만남과 헤어짐은 소중한 기억이다. 여행에서는 그것이 일상이 된다. 그 일상을 언어로 만드는 것은 기회가 되고, 그 기회는 우리들의 삶을 풍족하게 한다.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여행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그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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