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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의 개념 확대
‘식물인간’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식물’을 정적(靜的)이고 수동적인 존재로 여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베론다 L. 몽고메리(Beronda L. Montgomery)는 이러한 관점이 우리의 무지와 편견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다.
식물은 주변 환경을 감지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누가’ 주변에 있는지 안다. 그러한 인식은 식물이 협력할지 아니면 경쟁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햇빛을 이용하기 위해 이웃 식물과 경쟁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 한해 식물은 경쟁할 것이다. 이웃 식물이 이미 훨씬 더 키가 크고 경쟁을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 같으면, 경쟁을 피할 것이다. ~ 중략 ~ 또 식물은 이웃의 행동 반응을 감지해 환경 신호와 변화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이웃 식물이 친척인지 아닌지에 따라 행동을 변화시킨다. [pp. 20~21]
한자리에 고정된 식물에게 이처럼 ‘행동’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다. 왜냐하면 우리는 학자들 사이에서 ‘행동’의 정의가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외부와 내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통합한 다음, 그 정보를 사용해 내부 신호나 소통 경로를 변경함으로써 생장 또는 영양소와 다른 자원의 할당에 변화를 초래하는 능력을 행동이라고 더 넓게 정의 [p. 26] 한다고 한다.
나아가 식물이 선택해서 결정을 내리고, 의도도 지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식물도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식물의 활동 방식을 인간의 삶에 적용하기
우리가 아는 식물을 떠올리면, 식물이 가장 잘 하는 것이 자신의 환경을 감지하고 그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러한 식물의 행태와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식물의 이러한 방식과 능력을 우리 인간의 삶에 대응, 적응해보자는 제안을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1장 환경에 맞추어 자신을 조율하고 조절하기’에서는 먼저 내가 처한 환경 조건을 인식하고, 상황 변화에 따라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 및 지원을 조정하고 대응해야 함을 말한다.
‘2장 경쟁하고 협력하며 친족 범위 넓히기’에서는 모든 환경에 개별적으로 반응하려 하기 보다는 공동체와 공생관계 구축,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대응하자고 얘기한다.
‘3장 이기기 위해 위험 감수하기’에서는 개인 혹은 공동체의 목표 달성을 위해 위험 감수 행동과 위험 회피 행동을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실상 위험 관리를 하라는 말이다.
‘4장 적극적으로 참여해 환경 변화시키기’에서는 변화를 위해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교란이나 혼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5장 다양성의 호혜적 이익을 인식하고 수용하기’에서는 인간의 삶의 영역이 서로 배타적으로 경쟁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서로 융합, 혼재할 수 있다고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을 포용, 호혜적 관계를 이루어 보다 생산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6장 성공을 위해 서로 돌보기’에서는 우리가 다른 이에게 조언하거나 지도하는 것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식물을 키울 때와 달리 우리가 조언을 받거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개인으로 보는 동시에 더 넓은 사회적 맥락의 일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나는 우리가 식물을 돌볼 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두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 조언하거나 그를 지도할 때, 우리는 상당히 다른 성향을 보인다. 우리는 흔히 그들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을지 모르는 환경적 요인을 파악하기보다는 개인에게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점이나 결점을 강조할 때가 많다. [p. 153]
분명히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은 대부분 식물의 활동에 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공생하는 식물의 방식을 인간의 삶에 적용, 인간 사회를 개선하자고 제안함으로써 자기계발서의 느낌도 드는 묘한 책이 되었다.
* 이 리뷰는 이상북스로부터 받은 책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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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는 모처럼 새로 화분을 사들이고 기왕에 있던 화분들은 분갈이도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몇 개는 분갈이 뒤에 시들시들하더니 죽어버렸습니다. 잘되는 화분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렇게 소멸한 화분이 몇 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식물의 방식>이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분자생물학과 분자유전학을 전공하는 베론다 몽고메리교수는 어렸을 적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성장환경이 식물학에 매료될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께서 식물을 키우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님 역시 화분에 돌보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시들시들하던 화분을 보내드리면 금세 쌩쌩하게 활기를 회복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식물에 관한 것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동안 배운 것이 전부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학문의 발전은 식물학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해서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식물을 연구하면서 배운 것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식물의 개별적이고 집단적인 전략과 행동이 어떻게 적응에 능숙하면서 생산적인 삶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식물에게 배울 수 있을지’를 전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식물에 대한 이해와 교감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과 우리 주변의 다른 생물을 더 잘 지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 책을 통하여 식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되 잠재적 편견을 완화하고, 식물의 지혜와 식물이 우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을 소개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서론에서는 ‘식물이 살아남아 번성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이어서 본문에서는 이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환경에 맞추어 스스로를 조절하고, 경쟁과 협력을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서 번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그저 주의를 조금 기울이면 된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식물이 일종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놀랐습니다. 기억력은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는 동물의 특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유전자, 후성유전학은 DNA의 염기서열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변화가 일어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이 유전자에 새겨져 후대로 이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거나 식물에서의 기억력을 후성유전학으로 설명한다고 한다는 것은 동물에서의 기억과 다른 기전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 할 것이므로 기억이라는 용어보다는 다른 용어를 채택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운동성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식물도 일정부분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로부터의 위험이 닥쳤을 때 동물처럼 싸우거나 피해 달아날 수는 없기 때문에 식물은 동물에 의한 손상이나 외부 식물의 침입에서부터 홍수와 화재 방사선 등 독성 물질로 인한 손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식물이 감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위험 상황을 판단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의사결정을 내려 각기 다르게 생장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동할 뿐만 아니라 주변식물은 물론 다른 유기체들과 소통하면서 환경을 변화시키기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식물들이 생존하기 위하여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것입니다.
“좋은 선택과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우리의 능력과 의지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다. 그것은 학습된 기술이고, 식물은 훌륭한 선생이 될 수 있다”라는 대목은 기억해둘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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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의 방식』을 읽고서···. 이 책 저자 베론다 L. 몽고메리는 생물학과 미생물학&분자유전학 부문에서 우수 교수상을 받은 교수이자 저술가이다. 그는 식물을 연구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식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잠재적 편견을 완화하고 인간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식물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나아가 식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이야기들을 선물하고 전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한다.
사실 인간의 눈에 비친 식물은 당연한 것처럼 주어진 자리에서 그저 자랄 뿐이거나, 변덕스러운 기후와 자연재해 앞에서 속수무책 당하는 대상이고 또한 정적이고 수동적인 존재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생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표된 실험 결과와 최신 이론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설명하며 식물에 관한 우리의 편견과 오류를 대해 친절히 알려 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식물의 다양한 생존방식과 놀라운 환경에 적응하는 특별한 능력을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인간 사회를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지각과 인식 능력을 일깨워 현실 세계에 적응하는 지혜와 교훈 얻기를 희망하고 기대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산불이나 홍수, 화산 폭발 같은 자연재해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같은 인재로 인해 주변이 초토화된 상황에서도 식물은 다시 싹을 틔우고, 일정 시간이 지나 그 자리에 다시 숲을 이루는데, 이는 식물도 서로 소통하며 협력을 통해 회복을 이루는 식물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임을 알려 준다.
햇빛이 제한되고, 토양 구성과 미생물, 영양분(물)이 고르지 못하거나 각종 재해 등으로 주변 환경이 파괴되었을 때 식물들이 선택한 방법은 기발하고 현명하다. 식물은 햇빛과 영양소가 변하거나 일정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그때마다의 환경에 적응한다고 한다. 예로 춘화현상(식물이 오랜 저온 기간에 노출되고 나서야 꽃은 피우는 것), 탈황화 현상(식물은 잎이 적절한 빛을 받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감지하면 줄기에 화학적으로 '멈춤' 신호를 보내 신장을 억제하며 이때는 식물의 줄기는 짧고 잎은 잘 발달한다. 이와 반대는 '황화'라는 과정을 통해 모종의 줄기는 길어지고 잎은 적게 나온다.), 천이(각종 재해 등으로 황폐화되었을 때 풀들이 먼저 나타나고 그 뒤 선구식물(일년생 등), 관목과 나무가 차례로 나타나는 변화), 사이짓기의 예로 세 자매 농법(옥수수, 콩, 호박을 함께 심는 경작법, 종간 촉진으로 알려진 과정을 통해 개별 식물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경작법, 호혜성 교훈) 등을 통해 우리의 공동체 삶에서도 환경 변화에 인지하고 에너지를 어떻게 할지, 제도적 변화를 이끌 지도자, 선구자의 역할 등 공동체 성장에 대한 본보기를 소개한다.
식물은 "여러 다양한 종이 포진된 군락에 자라는 식물이 그렇지 못한 군락에서 자라는 식물보다 더 잘 번성하고 더 생산적인 경향이 있다. 각각의 종들만의 존재 방식과 생태적 지위가 있어서 그들은 함께할 때 더 효율적으로 햇빛과 영양소, 다른 자원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현명한 리더는 식물이 성공적으로 번성하는 데 필요로 하는 조건 중 하나가 '토양관리'인 것처럼 '토양관리 리더십'과 환경을 돌보는 관리자로서 '센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마무리한 저자의 주장이 신선하고 공감한다.
식물이 들려주는 놀라운 삶의 방식들과 식물을 관찰·교감하고 이해하면서 배운 저자의 통찰력과 주장을 무한 경쟁의 시대인 인간사 환경에서 개개인이 보유한 고유한 경험과 재능, 능력, 그들의 다양성을 수용할 때 비로소 우리는 개인의 역량을 꽃피우도록 격려와 지지하는 환경에서 각자만의 개성의 '꽃'을 제대로 피우게 된다면 살맛 나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좋은 선택과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는 우리의 능력과 의지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다. 그것은 학습된 기술이고, 식물은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우리 삶에서 고난과 난관에 봉착할 때 해결하는 방식을 식물이라면 어떻게 할까? 식물은 환경조건 이외에도 주변의 다른 것들을 감지하고 반응하면서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새롭게 공부하게 되고, 나아가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공존하고 생존한 식물에 대해 배우고 이해의 시간이 되었다.
저자가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식물의 지혜와 교훈을 독자들이 어떻게 주위 사람들과 조화롭게 잘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멘토링과 리더십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또한 '세 자매 농법'에서 식물의 호혜성(식물이 주변 이웃과 공생하며 서로 이바지하는 것)을 배웠다. 주변 이웃과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번영하는 삶이 되길 희망하고, 이를 위한 역할에 대해서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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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호박, 콩은 세 자매 농법의 주인공이다. 옥수수는 콩이 타고 자랄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콩은 질소 고정을 통한 비료로, 호박은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북미 원주민 부족이 오래전부터 사용한 농법이란다. 이들 세 자매는 기막힌 타이밍으로 서로에게 가장 효과적인 협력체로 작동한다. 바나나와 카사바를 함께 재배하는 경우와 같은 복합작물재배의 선지자쯤 된다고 한다. 우리가 이 세 자매를 주목할 이유는 바로 호혜성이다.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다는 그 호혜성말이다. 본질적으로 옥수수와 호박 그리고 콩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삶을 산다. 중요한 건 자신의 행위가 남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호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각각의 전략이 한데 어우러져 호혜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책에 “호혜적 교차먹임”이라 표현된 세 자매 농법은 매번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인간 사회의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제의 해법이 아닐 수 없다. 아니 그냥 정답이라 하겠다.
사실 별 관심 없었다. 강원지사가 누가 되던. 이젠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분법이 무색해진 거대 양당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니 양당에서 한명씩 나온 선거에서 누가 지사가 되던 말든 딴 세상 얘기였다. 그런데 후배의 권유로 본 토론 영상 속 두 후보는 내 예상과 사뭇 달랐다. 서로를 헐뜯고 할퀴던 대선토론의 연장쯤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의 공약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토론이었다. ‘내가 도지사가 되면 당신의 공약도 추진하겠다.’, ‘그렇다면 내가 낙선해도 도지사가 된 당신을 돕겠다.’라는 식의 훈훈한(?) 토론이었다. 네거티브가 전부였던 대선 피로감을 의식했든 아니든 신선했다. 협잡과 야합이 난무하는 정치판 속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공중파 토론 방송에서 양당의 두 후보가 협력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인 것 만으로도 난 감동(?)했다. 이것이 바로 세 자매 농법이 아닌가? 두 후보의 협력은 스스로의 정치적 성공을 위한 바탕일지 모른다. 인간이 주고받는 호혜성은 뭔가를 얻기 위한 밑밥일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를 깍아내리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행위는 식물보다 못한(식물을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후진 행동이다. 공생을 위한 호혜성은 혐오와 차별의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가장 효과적인 백신이다.
식물은 위기를 감지하면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분비해 주변 식물에게 위험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듯싶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니 말이다. 여하튼, 평생 자신이 성장한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식물이지만 어쩌면 식물은 혼자 살 수 없음을 직감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함께 살아가는 생태적 다양성이 생존의 필수임을 유전자에 각인된 그런 존재 말이다. 어쨌든 위기상황에서 식물은 생존을 위해 생명활동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에너지를 아낀다. 이러니 인간보다 나을 수밖에. 우리는 우리가 속한 인간 종을 고등생물이라 스스로 정의한다. 자신을 정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고등한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지능이 높고 주변 환경을 상황에 따라 이용하는 능력이 인간종의 영원한 번성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수 십년 전부터 기후니 식량이니 자연생태니 하며 붕괴의 신호를 접하면서도 눈앞의 이익과 욕망으로 미래를 갈아넣어버렸으니 말이다. 다양성의 이해는 고사하고 우린 조금만 다른 생각을 하면 적으로 삼고 혐오하기 일쑤니 말이다. 그러니 오만함을 버리고 식물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호혜성만이 아니다. 미래의 경고를 받아들이고 대비하는 지혜도 배워야한다. 가뭄에 대비해 에너지 절약에 모든 걸 거는 식물마냥 우리는 더 불편하고 더 배고픈 시절을 살아내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경험이 가장 적기 때문에 배울게 가장 많다. 우리는 다른 종들 가운데 우리의 스승을 찾아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 그들의 지혜는 살아가는 방식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직접 본보기가 되어 우리를 가르친다.” -p.14
여기서 그들은 바로 식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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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방식 (베론다 L. 몽고메리 著, 정서진 譯, 이상북스, 원제 : Lessons from Plants)”를 읽었습니다.
이 책, “식물의 방식”은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식물에게 가지고 있는 일종의 편견을 깨는 책입니다. 특히 식물의 다양성에 대한 포용은 정말 놀랍습니다. 흔히들 다양성이 중요하다 말은 하지만 인간이 보여주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은 형편없기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식물은 삶 그 자체에서 다양성이 녹아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종이 포진한 군락에 사는 식물들이 그렇지 않은 군락에 사는 식물보다 얼마나 더 잘 번성하고 생산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식물에게 삶의 성공을 따지자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지요. 그 다양성을 구성하는 각각의 종은 자신이 가진 생태적 지위와 존재감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합니다. 또한 그들은 함께 할 때에야 비로소 더욱더 효율적으로 제한된 자원 (빛이나 영양소)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성공이라는 단 하나의 길을 위해 구성원을 경쟁자로 여기며 무시하고 배제하려 합니다.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경험, 지식, 재능이 보여주는 다양성을 수용하기에는 아직 생명종으로서의 성숙이 덜한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식물의 회복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식물들은 체르노빌처럼 극악한 환경에서도 오히려 방사선의 악영향을 감소시키는 방어 반응을 개발하여 유전체를 안정시키는 적응을 해낼 정도입니다. 재난이나 재해 이후 식물의 장기적 변화를 천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천이는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1차 천이, 토양이 없는 땅이나 암석층에서 일어나는 생태적 변화를 의미하며 2차 천이는 비교적 덜 심한 교란이 일어난 후 군락이나 생태계가 새로 형성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식물. 이러한 식물이 없다면 지구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식물이란 그저 정물이나 풍경으로 존재할 뿐,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생존투쟁과 환경에의 적응을 위한 몸부림을 얼마나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식물은 우리에게 감지되지 못하는 혹은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살아남고 자손을 퍼뜨리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저자인 베론다 L. 몽고메리 (Beronda L. Montgomery)는 미국의 과학 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로 이러한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인간도 어쩌면 식물처럼 삶의 방식을 보다 더 낫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식물의방식, #베론다L몽고메리, #정서진, #이상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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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분류학 기준에서 생물로서는 가장 하위에 있는 것들이다. (플랑크톤이나 바이러스를 어떤 식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린 인간과 같은 포유류, 그 중에서도 영장류를 가장 고등한 위치에 올려놓고, 파충류와 양서류를 그 아래에, 다시 다양한 종류의 식물종들을 그 아랫단에 배치한다. 소위 진화론적 분류체계다.
때문에 우리는 식물에 관해 모르는 게 많다. 적어도 나와 비슷한 정도는 되어야 상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관심을 두는 인간의 특성이다. 식물은 조용해서 (당연히) 말을 하거나, 최소한 고양이나 개처럼 울부짖지도 않고, 우리에게 애교로 보이는 행동을 보이지도 않는다. 뭔가 불편하다고 해서 어딘가로 떠나버리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홀로 말라버릴 뿐이다. 무슨 독초를 먹지 않는 이상, 좀처럼 식물에게 ‘공격당하는’ 일도 없다(사실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공격에 대한 방어기제다).
식물은 조용할 뿐만 아니라 느리고 재미가 없다. 그리고 기르는 동안 할 일도 별로 없다.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뭔가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좀 더 긴 텀을 두고 관찰한다면 분명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이 바쁜 현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미생물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을 보면,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조용하고, 정적이고, 재미없는 이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를 스스로 바꿀 수 없는 식물은, 대신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을 취한다(1장). 같은 종이라고 하더라도 자라는 장소에 따라 선택하는 전략은 다르다. 심지어 식물은 종종 자신이 처한 환경을 변화시키기도 한다(4장). 화산이 터지고 대규모 산불이 나 황폐화된 땅도, 일단 식물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점차 생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식물의 뿌리와 미생물 사이의 공생 관계는 이 부분에서 열일을 한다.
뿐만 아니라 식물은 생존을 위해 다른 개체와 경쟁을 하기도 하고(2장), 때로는 협력을 하기도 한다(5-6장). 우리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어떤 종들은 상당히 넓은 지역에서 땅 속 뿌리들이 연결되어 서로에게 필요한 영양소 같은 것들을 주고받는다. 일부 식물들은 다른 종들 끼리 성장에 유리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꽤나 역동적인 식물들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읽는 재미가 있다. 화려하지만 연약해 보이는 꽃들, 온통 잘 구분이 되지 않는 그린 컬러의 옷을 입고 그저 ‘배경’으로만 작동하는 것 같았던 풀과 나무들도, 실은 굉장히 치열하게 생존을 위한 도전과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건 뭐 쉽지 않는 게 없다.
여기서 자연히 그러면 우리(인간)가 배울 점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식으로 논의를 이끌어 간다. 각각의 장 말미에는 그 장에서 설명한 식물의 특성과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짧게 언급하는 식의 구성을 반복한다. 식물학과 인문학의 결합이랄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식물의 모습에서 저자는 시간을 들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읽어낸다. 생존을 위해 다양한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전략을 취하는 데에서는, 우리가 가진 자원과 에너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배우는 식이다.
물론 이런 식의 적용점을 찾아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여기에서 저자가 이끌어 내는 사회적 전략, 인간관계에서의 교훈 같은 것들은 식물을 관찰하기 전에도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들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이미 알고 있는 교훈을 식물들의 모습에 덧씌워서 말하고 있다는 뜻이다.
식물은 우리에게 그런 전략이나 교훈, 혹은 도덕법칙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건 동물도 마찬가지다. 식물(혹은 어떤 동물 종)이 이렇게 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 전개는 딱히 당위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사실 그것들이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지만. 사실 우리는 뭔가를 몰라서 제대로 안 하는 게 아니지 않던가.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책 자체는 좋다. 무엇보다 표지도 예쁘고, 평소 잘 알 수 없었던 식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조금은 과하게 큰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시도만 하지 않았다면 좀 더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 같다. 따뜻한 봄볕을 맞으면서 읽기에 딱 적합할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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