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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러시아의 계몽군주 예카테리나 2세는 평범한 한국인 독자인 나에게는 친숙하지 않다. 표트르 대제까지는 알아도, 예카테리나 2세는 역시 낯설다. 이 책은 그런 독자층을 배려한 상세한 해설과 각주, 부드러운 번역을 통해 18세기 말 러시아로 독자를 인도한다. 예카테리나 2세가 볼테르,프리드리히 2세 등에게 보낸 서한들을 하나씩 읽어내려가며 그의 생각과 고민을 만나볼 수 있다. 책 날개에는 예카테리나 2세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나와있고, 책 말미에서는 그의 생애와 업적, 동시대 '서한'이라는 매체가 지닌 의미에 대한 약 50페이지의 자세한 해설이 제공되어 있다. 사전지식이 부족한 독자로서는 이 뒷부분부터 읽고 책 이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각 서한 속 내용에 대한 각주도 문장 단위로 꼼꼼히, 상세히 달려있어 유익하다. 내용 면에서는 우선 볼테르와 이렇게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데 놀랐다. 국경을 초월한 사제관계를 맺고 있던 두 사람은 수많은 서신을 주고받았다. 예카테리나는 볼테르의 지식에 매료되었고, 동시에 볼테르가 유럽의 여론에 대해 지닌 영향력을 활용하고자 했다. 또한 상당수 서신들에서 가족의 병환을 걱정하는 등 인간적인 이야기가 상당분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서신 자체는 정치적 실리의 목적이 강했음에도 정치와 직결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다양한 수사를 활용하는 모습에서, 그의 이런 전략적 서신이 현대 국가 간의 외교 담화(전략)와도 겹쳐보인다고 느꼈다. 격동의 시기, 이처럼 노력하는 군주를 군주로 맞았다는 것은 제정 러시아의 행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책에 실린 서한들은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알차지만, 수록된 서한들의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다. 예카테리나의 수많은 서한들 중 어떤 서한을 주로 선택해 실은 것인지, 그 선별 기준이 더 명확하게 책 초반부에 나와있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읻다'의 서한집 시리즈를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예카테리나 서한집을 제외하고도 나쓰메 소세키 서한집, 랭보 서한집 등 다양한 서한집이 나와있다. 좋은 시리즈를 알게 되어 기쁘다. 같은 서한집 시리즈의 다른 서한집들을 더 찾아 읽고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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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카테리나 2세의 서한집에 담긴 그녀의 마음과 생각은 묵직한 역사의 책장 사이에서 그대로 현대에 와 닿는다. 이 책을 열며, 그 시절의 궁전과 어두운 가로등 아래의 거리, 그리고 사람들의 속삭임과 웃음소리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과거의 존재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하는 무언가로 느껴진다. "편지에서 그의 자화상을 볼 수 있어요". 이는 예카테리나의 서신의 깊이와 그녀의 복잡한 내면 세계를 조명한다. 그녀의 편지는 그녀 자신의 거울과도 같았다. 그 속에서 그녀의 감정, 믿음, 그리고 그 시대의 현실에 대한 그녀의 시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녀의 서신들에서 느껴지는 진정성과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그녀의 지배 아래 러시아가 어떻게 발전해나갔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녀는 민중을 위한 지도자였으며, 그녀의 글은 그녀의 진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리더십, 권력, 그리고 인간의 가장 깊은 욕망과 두려움에 관한 그녀의 생각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서한집은 그저 역사적인 자료의 연속이 아닌, 각각의 편지마다 담겨있는 우리 모두의 인생과 선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예카테리나의 서신들은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메시지는 우리의 일상과 꿈, 그리고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에 대한 묵직한 물음표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흐르는 강을 따라 훌쩍 떠나는 여행 같다. 그 여행에서 우리는 자신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