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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내용보기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내용보기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어났던 아버지는 맨정신으로 귀가하는 걸 본 적이 없었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장남이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매질을 당하기도 했다. 공부를 안 한다는 벌로 TV며 라디오 선은 잘려 나가기 일쑤였다. 내 유년 시절은 분노가 가득했다. 방문이고 장롱이고 벽이고 주먹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그래도 죽음을 떠올리진 않았던 터라 그의 깊은 상처가 조금은 힘겹다.

 

나는 그런 아버지 덕분으로 두 가지 좋아진 게 있다. 하나는 음주를 하지 않는다. 체대 신입생 OT에서도 선배들이 고무신에 가득 소막(소주와 막걸리) 폭탄을 퍼부어도 마신 후를 장담할 수 없어 버텼다. 물론 또라이로 찍혀 캠퍼스의 낭만 따위는 개나 줘버렸지만. 두 번째는 바벨탑처럼 높은 자존감이다. 아버지가 찍어 누르려고 하면 할수록 반항기는 치솟았다. 다행스러운 건 삐딱한 비행보다는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진했다. 그래서 공부 못한다고 비난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시는 거에는 나는 걔들보다 운동도, 싸움도 훨씬 잘 하니 괜찮다고 맞섰다. 이때 탑재된 자존감은 목이 부러져 장애인이 된 지금도 낮아지지 않았다.

 

읽다 보니 그와 공통점이 사회복지사라는 거 말고도 또 있다는 걸 알았다. 병원에서 생존 독서를 시작했다는 것, 원래 책은 라면 받침이나 간이 베개 정도로 쓰는 거지 읽는 용도가 아니었다. 교과서는 수면제였고. 목이 부러지고 식물인간처럼 꼼짝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반년이 훨씬 지난 어느 날 뜬금없이 손가락 하나가 눈에 보일까 수줍게 살짝 움직였다. 몇 번의 수술과 재활이 급물살을 탔고 등받이가 있으면 앉을 수 있게 되자 시간이 갑자기 더디게 흘렀다. 독서가 그 시간을 메꿨다. 오른손의 미미한 움직임은 책장 넘기는 재활이 되었다. 그때 이후 나는 수잔 손택이 그랬다는 것처럼 무념무상 TV를 보는 것처럼 그냥 읽는다. 그런 즐거움은 안 해 봤으면 모른다.

 

어쨌거나 그가 받은 학대와 내 고난의 재활은 다른 이유였지만 그도 나도 어쩌면 책은 무력감과 끝없는 우울의 심연으로 빨려 들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었을지도 모른다.

 


174쪽, 22 살기 위해 읽다

 

"아동 학대는 특정 이상한 가족, 이상한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타인에게는 하지 않았을 언어적, 비언어적 폭력을 남발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 아빠'이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가 바로 '가정'이다." 187, 23 트라우마 승화 시키기

 

숨이 콱 막혔다. 문장 하나가 집채만 한 무게로 가슴에 얹힌다. 내 이야기 같아서, 우리 집 같아서. 그의 양어머니 모습이 내 모습에 겹친다. 나는 손찌검만 안 했을 뿐이지 말로 그보다 더 많이 때리고 할퀴지 않았을까.

 

나는 아들에게 경기하듯 비난을 얹어 소릴 지른다. 가만 생각해 보면 공부를 안 한다는 거나 하루 종일 게임을 한다는 것은 내 입장이고 아들의 입장에서는 공부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는 정도로 충분하고 있는 거고, 게임도 해도 해도 여전히 목마를 뿐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저러다 대학도 못 가고 지 밥벌이도 못할까 싶은 염려는 다 저 잘 되, 라고 질러대는 걸까 아니면 남은 내 삶을 염려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내 화의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아들에게 우리 집은 행복하고 안전한 곳이길 욕망한다.

 

나 역시 사회복지이기도 하고 같은 매체에 칼럼을 쓰기도 해서 얼핏 작가를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30권의 책을 통해 작가가 경험한 서른 개의 인생이 닮긴 듯하다. 태어나 죄송한 그의 삶이 태어나 참, 다행으로 되기까지 한 줄 한 줄 옥죄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의 치유의 글쓰기를 응원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c********u 2022.03.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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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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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를 처음 접했던 때는 도서관 자기 계발 코너에서 여러 책을 뒤적거리다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잠시 잠깐 살펴봤을 때다.   그 후 3~4년의 세월이 흘러 이렇게 우연찮은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연히 저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저자의 집필 도서 소개 글을 보고서야 생각이 났다.   흔하디흔한 자기 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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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를 처음 접했던 때는 도서관 자기 계발 코너에서 여러 책을 뒤적거리다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잠시 잠깐 살펴봤을 때다.

 

그 후 3~4년의 세월이 흘러 이렇게 우연찮은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연히 저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저자의 집필 도서 소개 글을 보고서야 생각이 났다.

 

흔하디흔한 자기 계발서의 하나로 생각하고 아주 잠깐 읽어보고 말았었는데 저자가 과거에 이렇게 큰 아픔과 상처를 가졌을 줄은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친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고아원에서 자라다 다섯 살에 입양을 하게 되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양어머니의 아동 학대. 27살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고스란히 정서적 폭력, 언어적 폭력, 신체적 폭력에 노출된 그녀의 과거 고백을 듣다 보면 감정이 무뎌질 대로 무뎌졌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슴에도 적지 않은 파문이 일렁임을. 양어머니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름을 저자와 동일한 시점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매체의 발달과 인권 신장의 사회적 분위기로 아동 학대가 많이들 드러나고 사회적인 경각심도 예전에 비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커졌지만, 3~40년 전만 하더라도 아동 학대는 훈육과 사랑의 매로 포장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가느다란 핏줄기와 함께 칼자국 근처가 부풀어 오르면서 간지러웠던 그 순간, '죽으려던 정신'과 '살려는 육체'의 상반된 모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참다못한 그녀는 결국 중2 때 자살을 시도하게 되지만 다행히도 살려는 육체의 아픔을 깨닫고 더 이상의 시도를 멈추게 된다. 괴로움과 아픔, 슬픔이 점철되어 삶의 포기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그녀의 삶에 도대체 어떤 희망과 의지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견뎌왔던 것일까?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이 되어 살아 봐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오랫동안 수고했어. 살아남아 줘서 고마워. 지금 모습 그대로 한번 받아들여 보자'라고 나에게 속삭인다."

 

왜 사는지, 왜 살아가는지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책의 마지막 챕터에 있는 글이 뇌리에 깊이 남는다.

 

"잘 살고 싶어서 펼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으며 '내가 오늘도 죽지 않고, 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뼈 때리는 질문을 마주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말하면서 유시민 작가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은 '죽음'이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책 속 질문이 마음을 콕 찌른다. 네가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러면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삶이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듯이 죽음도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극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며, 어떻게 살지는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인 것이다. 삶의 시작은 주어졌지만 방향과 길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다.

 

"과거는 다시 오지 않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나는 오늘을 살기로 했다.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고 누리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수용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잊고 싶고 감추고 싶었던 과거를 고백한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불안한 미래와 스트레스 받는 오늘의 삶 속에서 저자가 던지는 여러 메시지는 나에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서 한발 더 내디디라는 크나큰 응원으로 느껴진다.

 

감사합니다. 오늘을 살아 가게 해 줘서!!

b****n 2022.04.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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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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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슬픔, 분노, 미안함, 감사함, 존경스러움까지 몰려오는 책!!동시에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오늘까지, 이곳까지 책과 벗하며, 책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고, 우리에게 멋진 독서에세이로 다가오신 전안나 작가님을 온 맘으로 응원합니다. 작가님께 꼭 이 말을 전하고 싶어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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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슬픔, 분노, 미안함, 감사함, 존경스러움까지 몰려오는 책!!

동시에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오늘까지, 이곳까지 책과 벗하며, 책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고, 우리에게 멋진 독서에세이로 다가오신 전안나 작가님을 온 맘으로 응원합니다.

작가님께 꼭 이 말을 전하고 싶어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귀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이 되어 살아 봐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오랫동안 수고했어. 살아남아 줘서 고마워. 지금 모습 그래도 한 번 받아들여 보자’라고 나에게 속삭인다.” -p.29

(이 게시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독자의 주관대로 자유롭게 리뷰한 글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b******c 2022.04.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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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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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아프다, 아동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해온 한 사람의 삶이 차라리 소설이기를 바랐다는 백영옥 작가의 추천사도 잊을 수 없다. 또, 그녀가 기억하는 첫 번째의 따뜻한 스킨십이 목욕탕 '세신'이었다니, 그녀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목이 메인다. 5살 때까지 고아원에 살았던 김영주를 뒤로하고, 전안나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27살까지 학대를 받으면서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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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아프다, 아동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해온 한 사람의 삶이 차라리 소설이기를 바랐다는 백영옥 작가의 추천사도 잊을 수 없다. 또, 그녀가 기억하는 첫 번째의 따뜻한 스킨십이 목욕탕 '세신'이었다니, 그녀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목이 메인다.

5살 때까지 고아원에 살았던 김영주를 뒤로하고, 전안나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27살까지 학대를 받으면서도 양모를 케어하고 금전 적으로 상납하며 온갖 모멸을 당해야 했던 현직 사회 복지사이자 작가가 된 전안나는 가정폭력 전문 상담가이자 아동 인권 강사이며 두 아이의 엄마다.

이미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등으로 알려지셨지만 그런 저런 이력의 편견없이 이 책을 만났고 먹먹하다.

저자가 받은 상처들이 내게는 하나도 없던 일인데 그럼에도 그 아픔들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이상했다. 같은 경험을 가진 독자 뿐 아니라 나도 위로해주고 있는 이 책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이렇게 깊게 아프지 않았다해도 우린 언제나 많은 이유로 아팠고 외로울 수 있구나.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도 공감하려 용기 냈던 글이라서 더 아프다.

책에 기대어본다는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됐다. 이 책을 공감하는 동시에 우리도 공감 받으며 함께 치유해보는 시간이다.

 

p 54

나의 가장 큰 상처는 엄마였다.

나는 엄마가 넷이다.

낳아 준 친엄마,

키워 준 양엄마,

남편의 시엄마,

양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새엄마까지,

나는 엄마가 넷이지만 진짜 엄마는 없다.

나는 그 어떤 엄마와도

좋은 부모 - 자녀 관계를 맺지 못했다.

뉴스를 보며 가장 화가 나던 순간은 전쟁도 아니고, 길게 이어진 산불도 아니었다. 아동 학대 뉴스. 어린이집, 유치원, 더욱이 가정내에서의 양부모나 친 부모에 의한 학대 뉴스는 가장 나약한 상대를 향한 폭력이기에 접할 때마다 명치가 뜨거워진다. 믿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게 뭔지 알 것 같다.

원망과 복수를 수없이 꿈꾸었으나 실행하지 못하던 저자는 안과 밖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았고 나중에서야 그 간극을 독서로 채울 수 있었다. 독서에 기댔고 책으로 자신의 상처를 공감받으며 치유할 수 있었다. 상처입은 자신이 누군가의 우산이기를 바라게 되면서 더 깊고 아픈 얘기들을 꺼내야했을 때 얼마나 아팠을까? 그걸 생각하면 쉽게 읽을 수가 없다.

이 책은 구성이 독서에세이다. 전안나님을 치유했던 책의 영혼이 저자의 경험에 녹아들며 꺼져가는 삶을 다시 깨우고 희망하게 된 순간들의 모듬이라서 아프다. 동시에 책은 이렇게 만나야하는구나~ 다시 깨닫는다.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모든 이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 원가족에게 깊게 뿌리 내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좋겠고 스스로 일어서는 삶을 응원하겠노라 말해주고 싶다.

 

현재의 감정을 공감 받지 못하면

과거의 상처를 꺼낼 수 없다

당신이 옳다 - 정혜신 작가

가디언 출판사의 책을 몇 권 만났다. 책에 대한 믿음이 어느새 출판사에 대한 믿음이 되어가고 있어서 감사하고 반갑다.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k*******5 2022.03.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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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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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무작정 위로의 말을 건네야... 그런데 그다음 어색함은 무엇으로 지워야 하나? 위로가 혹여 또 다른 폭력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잔소리를 던질까, 칭찬을 던질까, 격려를 던질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옜다 무관심을 던질까? 우리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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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무작정 위로의 말을 건네야...
그런데 그다음 어색함은 무엇으로 지워야 하나? 위로가 혹여 또 다른 폭력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잔소리를 던질까, 칭찬을 던질까, 격려를 던질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옜다 무관심을 던질까? 우리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 그 무게를 잘 견디고 있는가?
솔직히 나의 인생은 미지근하다.
공부도, 사랑도, 심지어 노는 것도 난 뜨겁지 못했다. 한숨 내뱉어가며 내가 인생을 논할 때 가장 많이 한 말이
"하~ 미치고 싶다."였다.
난 왜 미치고 싶었을까?
그런데 왜 아직도 그 어느 것에도 미치지 못했을까?
내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몰입이다. 이건 아마도 미지근한 내 인생에 미지근하게 나를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도망가고 싶기 때문이겠지. 왜냐 되돌릴 수 없잖아. 그냥 살아야 하잖아.


고아, 무적자, 입양아 김주영, 현재의 전안나의 성장기는 혹독한 겨울이다. 오죽하면 중학생의 나이에 자살을 생각했을까. 이 책은 세 번의 시도 끝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첫 번째, 두 번째는 감정의 폭발로 인해 중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책을 통해 느껴지는 주인공은 담담하다. 독자는 읽는 내내 울컥한다.


직무 교육에서 2천 권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는 말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읽다 보니 불면증이 사라지고 마음의 안정도 찾아오고 아이디어가 샘솟고 어느 순간 글이 쓰고 싶어지고 그렇게 그녀는 책으로 인해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삶의 무게는 버겁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나에게 슬픔과 함께 반성을 던진다. 그녀를 만난다면 한번 꼭 안아주고 싶다. 그다음 책에 사인을 받아야겠지. ㅋ


고아, 무적자, 입양아로서 그저 버텨낸 그녀의 이야기는 힘겹다. 아직도 입양과 가정폭력이라는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다. 너 죽고 나 살자의 멱살 잡은 난타전이 아니라 그럼에도 나는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고품격의 머리싸움이다.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하루하루가 행복하길...


책을 쓰기 전에는 비판하며 읽기 바빴다고 한다. 그러나 책을 쓰게 되면서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생생하게 경험한 그녀는 말한다. 어떤 책에서든 한 문장은 나를 울린다고. 누군가의 말처럼 죽음의 허기짐에서 그녀를 살린 책의 문구가 비슷한 연령대의 나에게도 전달된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렇게 살아돌아온 전안나, 그녀는 진정한 책덕후다.


'왜 태어났니?'
'그냥 죽어버려라'
그런 말씨를 들으며 죄책감을 갖고 살았다. 그것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모든 것에 열정을 쏟으며 살았다. 가루 멘탈인 나는 아마도 인생을 포기하며 살았을 것이다. 약물중독자 아니면 알코올중독자로 현실에서 도망갔겠지. 치열한 인생에서 남편을 만나 인생을 고백하고 위로받고 가정 폭력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해 아이를 낳고 진정한 가족 안에 사랑을 느끼며 현재를 살고 있다.


그녀의 글이 좋았는데 읽다 보니 책에 관한 사연이 많군. 그래도 6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그녀가 재벌보다 부럽다. 나는 아마도 2천 권의 책을 읽은 후에 나 글을 쓰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녀를 살린 30권의 책을 나도 가만히 읽어봐야겠다.

나의 산소 호흡기는 책이었다. 내가 나를 둘로 쪼개서 철저한 이중생활을 하면서도, 말 그대로 미칠 것 같은 생활 속에서도 미치지 않은 것은 책 때문이었다.
p43-44

 

모든 가족에게는 가족만의 비밀이 있다.
p57

 

과거는 다시 오지 않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나는 오늘을 살기로 했다.
p61

 

그렇지만 세상은 공평하지 않기에 한번 살아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복권을 사는 모든 사람이 1등에 당첨되면 복권 1등은 의미가 없겠지?
p138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는데, 추억과 경험이 적당히 버무려져 과거라는 서랍 속에 착착 담긴다.
p221

 

내 삶은 해피 엔딩도, 새드 엔딩도 아닌 '진행형'이다.
p236

#에세이 #태어나서죄송합니다 #전안나 #가디언 #독서에세이 #응원과위로

g******9 2022.03.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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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숨겨놓았던 과거를 다 털어버린, '대나무숲' 책
"저자의 숨겨놓았던 과거를 다 털어버린, '대나무숲' 책" 내용보기
이 책을 세상에 내놓기 전 망설였던 저자의 모습도, 글을 쓰면서 울고 또 분노했을 저자의 감정도 느껴진다. 책의 내용이 소설처럼 긴장감이 넘치지만, 마음은 많이 무거워진다.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경험, 결핍으로 인해 충전 없이 살았던 삶,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감정들에 많이 불편했다. 반면 저자와 유사한 고통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치유가 될 것 같다. 저자를 보며 힘을
"저자의 숨겨놓았던 과거를 다 털어버린, '대나무숲' 책" 내용보기
이 책을 세상에 내놓기 전 망설였던 저자의 모습도, 글을 쓰면서 울고 또 분노했을 저자의 감정도 느껴진다.
책의 내용이 소설처럼 긴장감이 넘치지만, 마음은 많이 무거워진다.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경험, 결핍으로 인해 충전 없이 살았던 삶,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감정들에 많이 불편했다.
반면 저자와 유사한 고통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치유가 될 것 같다. 저자를 보며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에세이 에피소드별로 에피소드와 관련한 책과 거기서 나오는 명언들이 제시된다.
그 문구와 책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힘들 때마다 책을 '먹었다'고 한다.
그것이 책 속에 잘 소화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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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 2022.03.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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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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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여태까지 읽어봤던 여러 독서에세이들과는 살짝 결이 다른 책이었다. 마냥 소개하는 책들에 집중하기 힘들었던건 저자의 내밀한 인생 이야기들이 함께해서였다. 저자는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고 할만큼 고아, 무적자, 입양아, 아동 학대 피해자 등의 힘든 인생을 걸어왔다.    자신의 인생이야기, 여러 에피소드, 경험, 느낌, 생각들을 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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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여태까지 읽어봤던 여러 독서에세이들과는 살짝 결이 다른 책이었다. 마냥 소개하는 책들에 집중하기 힘들었던건 저자의 내밀한 인생 이야기들이 함께해서였다. 저자는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고 할만큼 고아, 무적자, 입양아, 아동 학대 피해자 등의 힘든 인생을 걸어왔다. 

 

자신의 인생이야기, 여러 에피소드, 경험, 느낌, 생각들을 책소개와 함께하는 형식인데 다행히 그 와중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찾을 수 있었고 이상하게도 이런 불편한 글들이 개인적으로는 위로과 공감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눈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이 또는 보내고 있는 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으로 나도 잊고 지냈던 어릴적 상처들이 치유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자 역시 40년간 숨겨야만 했던, 두려움에 가슴이 뛰어 차마 말하지 못했던 그 비밀을 이 책에서 고백는데 그 와중에도 다행히 책이 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도피처 삼아 읽기 시작한 책은 어느새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삶을 구원해 준 동아줄이 되었다. 닥치는 대로 읽었으며 10년 전부터는 하루에 한 권씩 독파하고 있다. 그렇게 읽은 수많은 책 중에서 전안나에게 큰 영향과 깨달음, 위로를 준 서른 권이 이 책에서 소개된다. 

 

칼자국, 달과 6펜스와 같은 문학부터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 같은 자기 계발서, 보통의 언어들, 아침의 피아노와 같은 에세이까지 암흑 같았던 그녀의 삶을 따뜻한 양지로 끌어내 준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서른권의 책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이미 읽어봤던 책도 많았지만 내가 놓치고 있었던 대목이나 저자의 색다른 해석들이 많아서 그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p174 부모가 없다는 것, 입양되었다는 것, 학대를 받는다는 것… 어린 시절에는 그것들이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런 나를 살려 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고아에다 양어머니에게 아동 학대를 받는 전안나가 아니라, 부모님을 다시 만나는 소공녀가 되었다가 입양된 집에서 사랑받는 빨간 머리 앤이 되었다. 요리를 하고, 집안 청소를 마친 뒤 다시 책을 펼치면 나는 나라를 세운 이성계가 되었다가, 충절을 지키는 정몽준이 되었다가, 살인 사건을 밝히는 셜록 홈즈가 되었다. 책이 있어서 나는 십 대를 살아 낼 수 있었다. 책은 나에게 동아줄이었다.

 

p224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나를 드러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피해자로 숨어 지내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이다. 숨겨 두었던 입양과 아동 학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도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내 품을 내어 주고 싶어서이다. 이렇게 타인과 사회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아동 학대 생존자로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

 

g****y 2022.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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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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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읽은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살다가 한번은 부모님께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 골라본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책의 전안나 작가님은 다섯권의 책을 낸 분이었다. 아동학대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서 아동 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 및 아동 인권강사로 활동 중이시다. 입양가정에서 자란 분인데, 저렇게 학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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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읽은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살다가 한번은 부모님께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 골라본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책의 전안나 작가님은 다섯권의 책을 낸 분이었다. 아동학대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서 아동 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 및 아동 인권강사로 활동 중이시다. 입양가정에서 자란 분인데, 저렇게 학대를 하려면 입양자체를 하면 안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p.29)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책의 구성은 30권의 책을 읽고 작가님이 느낀 내용에 대한 에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두께라 좋았다. 책장이 넘어갈 수록 이렇게 학대받았는데 어떻게 인내했을까 싶었다. 마음이 아팠다. 세상에서 강한 사람이 있다면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것들을 결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살 것이다.

(p.196)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는 비슷한 아픔을 가진 독자님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비슷한 아픔이 아니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아픔에 아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안나 작가님 당신은 정말 잘 살아왔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힘든상황에서 잘 자라준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해도 충분히 좋을 사람이다. 우리는 누구나 칭찬 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하게되었다.

s********7 2022.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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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태어났는지 모르는 고아였고, 입양되어서도 여섯 살 때까지 양부모의 호적에 오르지 못한 무적자였으며, 20여 년간 가정 폭력을 당한 아동 학대 피해자였다. 숨이 쉬어지기에 살았으나 사실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동 학대를 경험한 이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본인 잘못 같았기에 ‘태어나서 죄송한’ 마음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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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태어났는지 모르는 고아였고, 입양되어서도 여섯 살 때까지 양부모의 호적에 오르지 못한 무적자였으며, 20여 년간 가정 폭력을 당한 아동 학대 피해자였다. 숨이 쉬어지기에 살았으나 사실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동 학대를 경험한 이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본인 잘못 같았기에 ‘태어나서 죄송한’ 마음으로 살았다. 아동학대의 상처가 어른이 되어서도 피해자를 고통스럽게한다

b***t 2023.03.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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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의 단단한 언어로 행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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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제목을 어찌 받아들이면 좋을지. 기분이 묘했다. 동시에 호기심이 일었다. 내가 타인의 삶을 엿보고자 하는 관음증적 속성을 이토록 많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망설이다가 결국 그가 펼쳐 놓은 세상에 발을 디뎠다. 완전히 똑같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얼마 전 읽은 책 한 권이 기억났다. 그 책에서 부모는 자신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했다.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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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제목을 어찌 받아들이면 좋을지. 기분이 묘했다. 동시에 호기심이 일었다. 내가 타인의 삶을 엿보고자 하는 관음증적 속성을 이토록 많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망설이다가 결국 그가 펼쳐 놓은 세상에 발을 디뎠다. 완전히 똑같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얼마 전 읽은 책 한 권이 기억났다. 그 책에서 부모는 자신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했다. 그들은 인정치 않을 학대가 아이에게 가해졌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이 더 낫다는 말은 하지 않으련다. 아니, 저마다 가치를 지닌 삶을 단순 비교하는 건 금물이다.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부모가 되는 걸 막는 법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 과연 나는 성숙한 존재일까라는 의구심 등이 머릿속에서 한데 뒤엉켜 날 괴롭혔다.

모든 게 명확치 않았다. 1982년생, 이름은 김주영. 그러나 이에 대한 확인은 불가능했다. 친부모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가 지닌 기억은 아마도 은평구 불광동이었을 고아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겉모습만을 놓고 본다면 운이 좋아 입양됐다. 늘 그리던 가족이 생겼는데, 그건 불행의 시작이었다. 일상은 무임금 노동의 연속과도 같았다. 그를 거두어 준 부모, 자신이 어른이 될 때까지 드는 비용을 스스로 벌어 충당해야만 하는 모양새였다. ‘학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실제로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신체 부위를 꼬집거나 때리는 일이 반복됐다. 맞으면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만 하는 이상한 상황은 어른인 나에게도 이해가 쉽지 않았다. 벗어나고 싶었으나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부모로부터 벗어나면 어린 아이는 생존할 수 없다. 아무리 폭력적일지라도 양부모는 그에게 전부였다.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지 않느냐는 물음도 성립이 어려워 보였다. 감히 탈출한다는 상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초인이 아니고서야 끊임없이 스스로를 부정당해 왔으면서 홀로 설 수 있을 거라는 자기 확신을 가지기란 쉽지 않을 터였다.

담담했다. 27년간의 어둠을 떨치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세상에 속하기까지의 과정이 묵직하면서도 결코 무겁지만은 않게 전개됐다. 그가 이룬 많은 것들이 지난날에 대해 감히 상상치 못하게 만들어주었다. 대학원까지 무사히 학업을 마쳤고, 사회복지사로 한 직장에서 장기 근속했으며,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았다. 세상 사람들은 아마 결과물만을 놓고 성공이라며 칭송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다 자부하는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기 마련이다. 사회복지 전공을 택한 건 결코 자신이 착하거나 다른 이들을 돌보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서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이해하길 바랐다. 하필 왜 자신이 그와 같은 아픔을 겪어야만 했는지 이해할 방도를 찾길 희망했다. 직장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이며 업무를 추진했던 것 역시 잠시라도 쉬면 세상에서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자신을 몰아붙이면 양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보상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며 버텼다. 내용만을 놓고 보면 괴로움이 절로 읽혀야 하거늘 평온했다. 격정적인 톤으로 치닫지 않은 건 그가 이제껏 읽어온 책에 기대어 자신의 삶을 차분히 풀어낸 덕이 컸다. 마음이 공허할 때마다, 옳은 방향을 택했는지가 의심스러울 때마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다 잡았다. 책 속 작은 세상에선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수전 손택의 글을 읽으며 그는 저마다 각기 다른 형태일 순 있어도 상처를 지닌 게 인간임을 이해했다. 나아가 자신에게 아픔을 선사한 이들 또한 어쩌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전적으로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된 건 아니었으나, 제어 못할 분노로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불행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김주영과 전안나, 모두를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태어났으며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길 수도 있게 됐다.

단단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게 언어다. 난 아직 글을 열심히 읽기만 할 뿐 내 목소리를 내는 일엔 서툴다. 아니, 발설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다가도 막상 이런 나를 다른 이들이 알아챌까봐 떤다. 저자 또한 그랬다.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싶으면서도 아무도 아니 읽길 바라는 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썼고, 자신에 대해 마냥 숨기질 않았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으나 과거를 떨치고 현재를 긍정하며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됐다. 그가 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위안을 얻었다. 그가 지닌 용기, 그가 이룬 위대함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테지만.

q*****2 2022.03.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