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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이파리들을 모아 엮어낸 시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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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작품 속의 화자의 입장에서 그 내용을 음미하게 된다. 가장 먼저 제목의 의미를 따져보고, 작품의 행간에 담긴 시인의 생각을 유추하는 것도 시를 읽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다. 여러 해 전 원고를 보내면서, 나에게 전작 시집인 <사계>의 발문을 부탁했던 저자가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시집을 보내왔다. 이미 이전 시집의 발문에서도 밝혔지만, 그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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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을 때마다나는 작품 속의 화자의 입장에서 그 내용을 음미하게 된다. 가장 먼저 제목의 의미를 따져보고작품의 행간에 담긴 시인의 생각을 유추하는 것도 시를 읽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다여러 해 전 원고를 보내면서나에게 전작 시집인 사계의 발문을 부탁했던 저자가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시집을 보내왔다이미 이전 시집의 발문에서도 밝혔지만그의 작품들에는 힘겨운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짙게 깔려있었다저자 자신의 관점에서 흘러가는 시간을 포착하여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색하는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다.

  

새롭게 출간한 시집의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라는 제목을 통해서저자가 시를 쓰면서 시어를 찾는 것이 마치 나무의 이파리들을 소중하게 하나씩 갈무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람 부는 대로 떠밀려도

어느 구석엔가 겹겹이 쌓여

이어지는 길다시 바람길

  

꽃잎이 하얗게 떨어진다

대출이자 독촉처럼

  

검은 나무 뒤로

눈부신 그림자 하나 숨는다

  

오랫동안 같이 가고 있다

  

하루하루 살아갈 이유를 찾는 것이

버티는 길이라고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 틔우는 것이

또 사는 길이라고

<‘꽃길’ 전문

  

이번 시집의 제목은 시집에 수록된 그의 시 꽃잎의 마지막 연에서 따온 것이다사람들에게는 장대한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살아갈 이유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할 것이다그리고 시인에게는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 틔우는 것으로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고그것으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던지는 일이라고 하겠다.

  

이번 시집에서도 여전히 저자는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던지고 있지만다른 한편 자신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는 모습도 아울러 보여주고 있었다아마도 2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상황을 견디며이전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의 말을 통해서 저자는 자전거와 도서관처럼 우정을 나누는 가난한 도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자동차와 전동 퀵보드에 밀려 자전거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시인은 여전히 자전거에 몸을 싣고 주위를 관조하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아울러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무엇이든지 검색이 되는 세상에서 도서관은 그저 한가한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시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하지만 시인은 세상이 비록 바쁘게 움직이더라도 자전거와 도서관이 지닌 효용을 굳건히 믿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또한 시인이여그대의 사명은불가피한 무기의 그림자를 미워하고 그에 항거하는 것’(‘시인과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시를 쓰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그리하여 저자가 그 알량한 시가 잘나서가 아니라’, 세상의 광기에 맞서 사랑과 이성의 바리케이드를 지키라는 명령을 수호하려는 시인의 자세를 오래토록 견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차니)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2.06.17. 신고 공감 9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노래책시렁 401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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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4.28.노래책시렁 401《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 변홍철 삶창 2022.4.15.  이파리란, 풀과 나무를 살리는 숨결이면서, 풀과 나무한테는 손이요, 이 땅에는 옷이며, 풀벌레랑 사랑한테는 밥 노릇을 합니다. 이파리란, 해바람비를 맞아들이면서 푸르게 빛나고, 온누리에 푸른 숨결을 새롭게 베푸는 징검다리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 이파리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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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4.28.

노래책시렁 401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

 변홍철

 삶창

 2022.4.15.



  이파리란, 풀과 나무를 살리는 숨결이면서, 풀과 나무한테는 손이요, 이 땅에는 옷이며, 풀벌레랑 사랑한테는 밥 노릇을 합니다. 이파리란, 해바람비를 맞아들이면서 푸르게 빛나고, 온누리에 푸른 숨결을 새롭게 베푸는 징검다리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 이파리 같다면, 아이어른이 어깨동무하면서 마음을 잇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 이파리하고 등지거나 동떨어졌다면, 어른이라고 내세우면서 꼰대스러운 어려운 말로 굴레를 씌우거나 담을 친다는 뜻입니다.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를 곰곰이 읽는데, 낱말도 말결도 스스로 갇힌 듯싶습니다. 새술을 새자루에 담는다고 하는데, 새길이라면 새말에 담을 노릇입니다. 일본 한자말에도 중국 한자말에도 길들지 않을 줄 아는 넋일 적에 비로소 새말입니다. 옮김말씨에도 일본말씨에도 휩쓸리지 않는 마음일 적에 바야흐로 새글이에요. 굳이 한자말을 안 쓰려고 애쓸 까닭은 없되, 애써 한자말을 쓰려고 할 까닭도 없습니다. ‘푸른길’을 말할 줄 모르는 ‘녹색당’처럼, ‘잎말’을 노래할 줄 모르는 ‘인문지식’과 ‘문학’이라면, 이 나라에는 아무런 새길도 새뜻도 새넋도 새빛도 새말도 없는 굴레요 수렁일 뿐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시도, 철학도, 그림도 / 역사의 피눈물과 인간의 위대함도 / 다 제각각 다른 혈관을 만나 하늘이 / 먹구름 둟고 피워내는 불가능의 꽃말 (꽃은 활짝 피었구나/34쪽)


아직 나에겐 두 병의 막걸리가 남아 있다 / 아마 금요일까지 남겨놓긴 어려울 듯하다 (저물녘의 운산/71쪽)


+


《이파리 같은 새말 하나》(변홍철, 삶창, 2022)


떠날 준비를 해둔 살림처럼 구근은 제 스스로 땅이고 별이다

→ 떠나려고 해둔 살림처럼 알뿌리는 스스로 땅이고 별이다

→ 떠나려고 챙긴 살림처럼 알은 제가 땅이고 별이다

13쪽


교정 곳곳은 새로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 배움뚤 곳곳은 새로 대는터가 되었다

→ 배움뜨락 곳곳은 새로 둠칸이 되었다

14쪽


여기 와 있다는 것을 안다

→ 여기 온 줄을 안다

18쪽


역사의 피눈물과 인간의 위대함도 다 제각각 다른 혈관을 만나

→ 피눈물 자국과 뛰어난 사람도 다 다른 핏줄을 만나

34쪽


그중 하나일 뿐인 내 박명의 심장은

→ 거기서 하나일 뿐인 내 짧은 가슴은

42쪽


천사는 이따금 나그네의 모습으로 날아온다

→ 바람꽃은 이따금 나그네 모습으로 날아온다

→ 별님은 이따금 나그네 모습으로 날아온다

51쪽


군호를 외치듯 언 강가, 띄엄띄엄

→ 서로 알리듯 언 냇가, 띄엄띄엄

→ 알리고 외치듯 언 냇가, 띄엄띄엄

56쪽


사발통문 같은 오월 하늘에 마음을 빼앗겨 오늘도 거사는 실패

→ 대접글 같은 닷달 하늘에 마음을 빼앗겨 오늘도 큰일은 뒤뚱

→ 둥근글 같은 닷달 하늘에 마음을 빼앗겨 오늘도 일은 꽈당

62쪽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대출이자는 참 꼬박꼬박 나간다

→ 쪽글로 알려주는 빌린곱삯은 참 꼬박꼬박 나간다

→ 글월로 알려주는 빌린덧돈은 참 꼬박꼬박 나간다

70쪽


봄의 리듬으로 와서

→ 봄가락으로 와서

→ 봄바람으로 와서

75쪽


능선의 경계에서 배어 나와

→ 등성이 끝에서 배어 나와

→ 멧줄기 가에서 배어 나와

88쪽


이 배의 좌표는 어디인가

→ 이 배는 어느 길인가

→ 이 배는 어디로 가는가

97쪽


전운을 피할 수 없을 때조차도

→ 싸움을 그을 수 없을 때조차도

→ 불길을 벗을 수 없을 때조차도

1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h*******e 2024.04.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