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보자면 서점에서 흔히 진열대의 가장 좋은 곳에 진열되어있는 일반적인 사랑시이거나 통속시처럼 보여진다. 부제인 '가까이 하면 눈물이 나는 존재여'도 바로 이런 점을 잘 나타낸다 할 것이다. 이것은 문학이 좀더 구체적으로 시가 올바르게 정착되지 못한 우리네 문단의 구체적인 문제이자 문학을 단지 상품으로 포장하고 이득을 추구하려는 출판사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제목과 부제는 이렇듯 통속적이지만 그러나 그 안의 내용은 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문학성을 담보하고 있다. 마치 겉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같고 이상하게 생긴 뚝배기처럼 생겼지만 그 안에는 구수한 된장이 끓고 있듯이 이 시집에는 진실된 문학성이 끓고 있다.
물론 각각의 시인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문학관 세계관으로 삶을 노래하고 인간을 노래하고 세계를 노래한다. 제목이 말하는대로 사랑시나 통속시가 아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 진정 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여인이다는 고백을 다시 한번 해본다. 또한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들을 이끌어 올리노라'가 생각이 난다. 특별히 나희덕과 허수경의 시는 ... [인상깊은구절] 단칸방 - 허수경 신혼이라 첫날밤에도 내줄 방이 없어 어머니는 모른 척 밤마실 가고 붉은 살집 아들과 속살 고분 며느리가 살 섞다 살 섞다 굽이 굽이야 눈물 거느릴 때 한 짐 무거운 짐 벗은 듯 하냥 없다는 듯 어머니는 밤별무리 속을 걸어 신혼부부 꿈길 알토란 같은 손자 되어 돌아올거나 곱다란 회장 저고리 손녀 되어 풀각시 꽃각시 매끄러진 댕기 달고 신혼 며느리보다 살갑게 돌아오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