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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이 성행한 탓에 표국이 덩치를 키워 왔다. 당금 무림에서 천하오대표국이라 불리는 자들이 그들이다. 그들로 인해 중원의 자금 흐름이 점점 둔화되고 있었다. 문제는 그들이 독과점을 이용해 표행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올린다는 것이다. 상행이 위축되면 돈의 흐름이 막히고 자연히 국가에서 거두는 세금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표행비가 올라간다면 그만큼 상인들이 얻는 이익이 줄어든다. 진무립이 국영승에게 말했다. "우리 상천이 정식 무림 방파로 인정받는다면 상인들이 표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보다 활발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만들겠소." "설마 오대표국을 무너뜨릴 생각이냐?" 그건 관의 입장에서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표국이 무너지고 상천이 그 자릴 대신한다면 이들 또한 독과점을 이용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천하의 요지를 모두 차지한 상천이라면 표국보다 더욱 위험하다. 진무립은 그의 걱정을 읽은 사람처럼 말했다. "나는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오. 그저 우리 식구들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랄 뿐이지. 만일 표국이 무너지고 우리가 놈들과 같은 짓을 벌인다면 그땐 우릴 다시 산적으로 규정해도 좋소." 지금까지 상천이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적으로 간주하기보다 관에 협조하게 만드는 것이 낫다. "좋다. 지금부터 상천을 산적으로 보지 않겠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인근의 치안 유지에 적극 협조하라. 통행세의 일부를 뇌물이 아닌 정식 세금으로 납부하라. 외적이 국가를 위협할 경우 다른 방파처럼 무인을 파견해 협조하라. 지켜보겠다. 만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린 언제든 상천을 다시 산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거라." 마지막 경고를 남긴 국영승은 그대로 산채를 떠났다. 관이 상천을 정식 무림 방파로 인정한 날이었다. 흑전원의 관인들이 돌아가자 진무립은 수문화와 송조광을 불렀다. 이제 정식으로 무림의 일원이 되어 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 이상 망설일 것은 없다. 진무립이 말했다. "문화, 달포 안에 오대표국과 천하의 모든 표국을 조사해 정보를 가져와라. 조광, 감시 범위를 넓힌다. 이백 리 안에 오대표국의 표행이 나타나면 즉시 내게 알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