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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무립의 고개가 우측 천장으로 향했고 목석처럼 딱딱하게 굳은 무인이 대들보 밑으로 추락했다. 상다리가 부러지며 사방으로 음식이 튄다. 신호를 받은 은수련이 감시자를 제압하고 떨어뜨린 것이다. 혈도를 찍힌 흑의인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맹주조차 이 장 밖에선 알아채지 못하는 은잠술이었기에 현실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고맙다. 한천월. 내게 떠날 구실까지 만들어 주는구나.' 미소를 감춘 진무립은 술상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맹주가 보낸 살수다." 감시자라는 말보다는 살수라는 말은 이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엔 더욱 효과적이었다. "당문경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벌어진 일처럼 내가 이곳에 계속 남아 있는 한 이와 같은 일은 끊임없이 벌어질 것이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날카로운 비수가 내 목에 닿는 날이 오겠지. 그대들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떠날 수밖에 없다." 그간의 과정을 모두 지켜봐 온 후기지수들은 차마 말릴 수도 없었다. 우가산이 당황한 중소 방파의 책임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달라진 척, 공정한 척해 봐야 실상은 보시는 대로요. 소공자를 이대로 잃을 수는 없소이다. 우리 마도림은 현 시간부로 사천맹을 떠나겠소." 조금 전까지 흥겹게 울리던 풍악이 씻은 듯 사라지며 참담한 공기가 대전을 채워 간다. 진무림이 발을 내딛는 순간 누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설마 노사님들께서 이 자리에 오신 이유는..." 강유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천무림은 달라져야 하네. 우리 두 사람은 저 친구와 함께 마도림에 갈 것이네." 두 노사는 진무립에게 시선을 던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를 따라 모여들었을 때, 진무립은 사방을 돌아보며 비장하게 눈을 빛냈다. "나는 썩어 빠진 사천맹을 대신할, 모두와 상생하는 새로운 연맹을 만들 생각이다." 말이 끝나는 순간 돌아선 진무립은 그대로 전각을 나섰다. 하나둘 그를 따라나서는 가운데 육군명은 부하들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 역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야. 또 보자." 후일을 기약한 육군명을 끝으로 진무립 일행은 연회장을 떠났다. 조영성은 털썩 주저앉아 술잔을 손에 쥐며 중얼거렸다. "나도 노사님들처럼 무림행이나 떠나 볼까." 진무립이 남기고 간 충격적인 말은 한동안 귓가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모두와 상생하는 연맹을 만들기 위해 정무원 노사인 강유월과 하종보가 진무립의 이상에 발을 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