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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각주 당문경은 진무립을 인정하고 있었다. 대검문을 무너뜨린 심계, 혈천수라를 척살하고 묵혈방을 지워 버린 만큼 능력. '밟아 주는 맛이 있겠어.' 그때 밖에서 부하가 문을 두드렸다. "각주님, 맹주께서 찾으십니다." 한천월의 집무실에 들어선 당문경은 정중히 예를 갖췄다. "맹주님을 뵙습니다." "어서 오게. 그리 앉게나." 두 사람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한천월은 탁자에 서신을 올려 두었다. "철검대주가 그 아이의 서신을 가져왔네. 삼고초려를 바라더군." 당문경은 진무립이 보낸 서신을 확인했다. 상단엔 몇 가지 요구 조건이 적혀 있었고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다. [마도림의 입맹을 바란다면 내달 초하루, 맹주께서 초대장을 들고 지부로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서신을 두 번이나 꼼꼼히 읽은 당문경이 대소를 터트렸다. "하하하!" 한천월이 혀를 차며 말했다. "참으로 맹랑한 아이일세. 우리가 마도림을 필요로 한다는 걸 확실히 알고 있어." 철검대를 통해 서장무림의 동태를 들었다면 이쪽의 속내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당문경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필체나 내용에서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자신이 잘난 걸 아는 아이란 말이지요. 밑에 두고 부릴거라면 눈치가 영 없는 것보다는 이런 아이가 더 낫습니다. 맹주님.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원하는 대로 해 주시지요." "아쉬운 것은 이쪽이란 말인가?" 당문경은 묘한 미소를 보였다. "지금이야 그렇습니다만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쪽은 그들이 되겠지요." 한천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중경까지 오라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돈 어렵지 않지, 좋네. 내 직접 가지." 마도림의 림주가 움직였다는 보고는 없다. 수장이 있다면 모를까 일개 후기지수가 정무원의 노고수를 문전박대하고 맹주더러 오라고 한다. 이참에 자신이 직접 찾아가 마도림의 소공자를 버릇없는 놈으로 만들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약속한 날의 아침. 사천맹의 거대한 정문이 열리며 화려한 팔두마차가 나타났다. 사천맹을 지켜보던 단려화는 즉시 지부로 향했다. 지부의 마당에는 친무립과 용추를 비롯해 개방의 식구들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맹주의 팔두마차가 정문을 나섰어요. 따르는 호위는 스물. 이각 안에 도착할 거예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대하가 헐레벌떡 정문으로 뛰어들었다. "이쪽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언제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손뼉을 친 진무립에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마도림이 사천무림의 중심에 복귀하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에는 그럴듯한 연출이 필요한 법이지. 시작하자." 진무립이 모두를 돌아보며 눈을 빛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