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9%
  • 리뷰 총점8 18%
  • 리뷰 총점6 3%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26)

리뷰 총점 eBook 구매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과학 문외한 성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과학 문외한 성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 내용보기
사지 하루오(佐治晴夫)라는 이 우주물리학자 저자를 알게 된 계기는 일본 NHK 방송국의 Switch라는 한 대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작년 6월에 방송된, 한 여성 지휘자와의 대담이었는데요. 쓰는 어휘나 표현들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마침 프로그램에서 그가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수학과 과학에 대한 책들을 다수 출판했다고도 알려주어 한국어판으로 번역출판된 책은 뭐가 있나 찾아보다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과학 문외한 성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 내용보기

사지 하루오(佐治晴夫)라는 이 우주물리학자 저자를 알게 된 계기는 일본 NHK 방송국의 Switch라는 한 대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작년 6월에 방송된, 한 여성 지휘자와의 대담이었는데요. 쓰는 어휘나 표현들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마침 프로그램에서 그가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수학과 과학에 대한 책들을 다수 출판했다고도 알려주어 한국어판으로 번역출판된 책은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검색에 나온 책이 이 책 딱 한 권이었습니다.

 


 

(원서인 일본어판 표지.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와 작은 사진으로 실려 있군요.)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반 대중 대상의 인문사회, 또 자연과학서들은 TV나 유튜브를 통해 얼굴을 알린 유명인사들이 많은데요, 일본의 경우이긴 하지만 저 또한 TV를 보고 퍼스낼리티에서 호감을 갖고 책을 찾아본 예가 되겠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가르치는 것에 익숙한, 오랜 기간 교직에 있었던 교수님들의 어투와는 좀 달리 상대방의 표현을 경청하는 차분한 태도에 아마 젊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 글도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해 보았습니다. 저자의 이름은 한국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물리학과 수학 전공으로 도쿄대학과 마츠시타 전기의 연구원을 지낸 그는 일본에서 전후 과학의 발전에 공헌한 과학인 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는 평입니다. 방영되었던 여러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바로는 저자는 전기 제품의 개발 초창기, 자연의 바람처럼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 하는 현상에서 힌트를 얻어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바람의 세기가 조절되는 선풍기를 개발한다든가 하는 기술 개발 등에 공헌했다고 합니다. 물리나 수학과 음악의 유사성에 매료를 느끼며, 1977년 발사된 무인 행성 탐사기 ‘보이저’에 바흐의 음악을 탑재하도록 제안한 이로도 알려져 있고요. 그는 이런 자연의 흔들림(ゆらぎ)에 관심이 있는데 예를 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면서도 수학적으로 매우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독자로서 저는 이과 출신이 아니지만 누구든 자연계의 수없는 현상을 보고 이렇게 궁금증을 갖는 성격이라면 아마 일상이 훨씬 흥미로우리라 생각합니다.

 

과학에 대해 비전문가 일반인으로서 갖는 궁금증을 현대 사회에서 과학의 발전된 양상을 보고 신기하거나 궁금하다고 여기는 것과 자연계의 당연한 현상이 왜 그런지 의문을 갖는 두 타입으로 나눈다면 이 책은 후자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을 아이와 청소년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생각해 보면 수학을 포함, 중고교에서 배우는 기초적인 자연과학도 비 이과생들은 반쯤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T 분야에 대한 상식에 가까운 지식을 제외하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쉽고 도움이 되는 과학 상식을 다루는 책들도 아주 많죠. 바로 그런 면에서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기획된 책이지만 자연과학 비전공자인 성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대학교에서 인생상담이든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든 학생상담실의 상담실장을 맡고 있는 교수와 다양한 학생들간의 대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교수 캐릭터의 그림이 저자와 닮은 모습입니다) 아래의 책 속 삽화의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찾아오는 학생들과 학생상담실 실장이자 교수님의 이름은 한국 환경에 맞게 한국 이름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원서에서는, 한국어판의 ‘신기루’ 교수님이 저자 본인 하루오 교수님으로 불립니다. 실제 저자는 대학에서 교수로 일할 때 학생상담을 하기도 했다고 씁니다. 여러 가지 대화 상황, 챕터를 구성하는 등 이 책의 실제 집필은 출판사 편집자들의 작업으로 보이는데요, 저자의 후기를 보면 편집자들의 과학에 대한 질문에 저자가 대답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쉽고 읽기 편한 대화체로 쓰여진 것이죠. 저자의 후기를 조금 옮겨 봅니다.

 

이 책은 학생들이 우주 연구를 생업으로 해온 필자를 찾아와 질문도 하고 고민도 상담하는데, 그것들을 우주 연구 입장에서 쉽게 풀어가는 독특한 방식이다. 내용의 원형은 두 편집자가 던진 질문의 답으로, 그 예리함에 쩔쩔맨 적도 있었다. 책 속에서 나의 위치는 대학의 학생상담실장인데, 실제로 나이를 먹으며 쌓은 경험 덕에 학생상담실장을 맡은 적도 있었다. (중략) 그런 나의 과거와 신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을 거듭한 후 약간의 픽션을 더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낸 두 편집자의 기량에 감동했다.’

 

저자의 책들 중 우리말로 번역된 책은 이 책 뿐입니다만 저자는 실제로 어린이들이나 일반인에 오프라인으로 과학 교육 강연을 하거나 책을 내는 데에 열정이 있어 아동 청소년 대상의 많은 수학, 과학 책을 썼다고 합니다.

 


 

리스트를 들자면 윗 방송 캡쳐 사진 왼쪽부터 ‘우주가 가르쳐주는 인생의 방정식’, ’만화에서 읽는, 14세를 위한 현대물리학과 반야심경‘, ‘하늘에 끝은 있나요? ’, ’우주의 그림자-우주물리학자, 반야심경을 말한다‘, ‘14살을 위한 물리학’, ‘양자는 불확실성 원리의 요람에서 우주의 꿈을 본다‘ 같은 책들입니다. NHK의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온 대표적인 책들이라고 해야겠네요.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야 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닙니다. 궁금했던 테마가 있다면 테마 자체가 장의 제목에 정리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취사선택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화체/문답의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우리가 자연계에 대해 갖는 순진하면서도 근본적인 물음을 책 중 캐릭터가 대신 던져주고 답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목차 일부를 보면 대강 이런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로 8장은 ‘왜 하늘은 파랗고 저녁노을은 붉을까?’라는 제목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김우주라는 학생과의 대화로 진행돼요.

 

김우주

“하늘이 파란 이유요? 제 마음은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잔뜩 흐려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없어요. 그렇다고 여기서 나가도 딱히 할 일이 없으니까 일단 들어볼게요.

교수님

“햇빛을 분해해서 눈에 보이는 빛들만 말하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의 색깔로 나눌 수 있어. 지금 말한 순서에서 붉은빛은 파장이 길고 보라에 가까워질수록 파장이 짧지.”

김우주

“죄송한데요. 제가 그 분야는 잘 몰라서요. 초보적인 질문이지만, 파장이 뭐예요?*

교수님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는데, 한 파동에서 다음 파동까지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해. 사람의 보폭으로 비유하면 알기 쉬울 거야. 파장이 짧은 것은 보폭이 좁은 거야. 어린아이는 어른과 달리 보폭이 좁아서 아장아장 걷기 때문에 돌멩이 같은 장애물에 발끝이 걸리기 쉽지. 보폭이 넓은 어른이 한 걸음에 어린아이보다 멀리 갈 수 있듯이 파장이 긴 빨간빛은 더 멀리 갈 수 있어. 그러나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여기저기에 걸려서 쉽게 멀리 갈 수 없지.”

 

초중등생의 학습지에서처럼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인데요, 책을 읽으며 참고가 될 근년의 과학 상식도 짧지만 조금씩 소개되어 있어 과학에 대한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질리지 않을 만큼의 설명이에요. 명왕성이 퇴출된(?) 이야기가 나오는 7장 ‘태양계는 어떤 행성으로 구성되었나?’명왕성도 2006년까지는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분류되었으나, 2005년 명왕성보다 큰 왜행성 에리스가 발견됨으로써 행성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결국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하고 왜행성으로 분류하였다. 라는 짧은 설명이 끝에 추가되어 있는데 이런 주석도 분량상 적절하게 구성된 인상입니다.

 

자연 현상, 나아가 세상사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우주물리학 내용에 해당할 주제들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책 중 교수님의 설명에는 명확한 답이 있는 자연과학의 질문 뿐 아니라 저자 고유의 철학적 사고, 인사이트도 있습니다. 진화론이라든가, 생물학적인 내용보다는 천체, 물리에 대한 내용이 비록 어린 독자를 대상으로 하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이견의 여지가 없는 상식 류라 학습용으로 맞을 것 같아요. 저는 과학 상식에 대한 책을 읽어도 금세 잘 잊어버리고 마는 편인데요, 이러한 포맷의 눈높이를 낮춘 과학 책들을 또 어딘가에서 추천받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과학 분야 책은 지식이 일천해 일반 성인으로서 부족한 편이라 의식적으로 찾아 읽으려 노력중인데 저와 같이 과학 분야에 약간의 의무감 있는 독서를 하는 분들이라면 부담없이 페이지를 훌훌 넘겨볼 수 있는 책입니다.

s*******e 2023.05.2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