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 대해서 솔직히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일종의 인종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네요. 언론이 어떻게 중국의 이미지를 왜곡 시키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나라가 왜 중국에 대해 배척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이 되어있어요. 인터넷에서 몇몇의 글들을 보고 중국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지게 된 분들이나 중국인을 혐오하게 된 사람들이 한번쯤 다른 입장으로 읽어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다시 생각해 볼 점들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추천해주신 문 전대통령님 감사합니다 ;) |
|
항상 제대로 된 중국 비평 같은게 없고, 중국에 대한 인상이 일방적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것을 분석한 책이 나와서 반갑다. 읽지도 않고 "중국편"을 든다고 지적하는 리뷰나 한줄평이 범벅이 되어 있길래, 이 자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짱깨주의" 방증하는 것 같다. 왜 중국에 대해서만 "싫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안하겠지. 역시 이 책도 안 읽겠지 싶고. |
|
반중정서와 혐오정서가 고조되면서 ‘짱깨’라는 용어가 한국 사회에서 중국을 인식하는 주류 프레임이 됐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한국 사회에 반중정서가 생겨나기 시작했을까. 《짱깨주의의 탄생》은 ‘짱깨’라는 용어가 등장한 시기와 개념, 역사성을 설명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짱깨주의’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통되는지 분석한다. 혐오로 확산된 중국 담론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 잡고, 한국 사회에 비판적 중국 담론이 왜 필요한지 설명한다. 나아가 분단국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에게 중국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으며, 지식의 지정학을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옮겨 놓는다. 저자는 한국이 다자주의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피력하며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평화체제의 관점에서 한중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
|
1992년 한중수교 후 30여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면서 1,2위를 다투는 수입국이기도 하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영향을 수도 없이 받는다. 우리는 중국의 옆에 있는 지리적 특성, 분단국가로 세계에서 몇 안 남은 공산주의 국가 북한과 대치중인 정치적인 상황, 미국과 중국사이의 경제전쟁 사이에서 키를 쥔 반도체 강국이라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우리는 싫든 좋든 중국을 알아야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래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흔히 중국을 비하하기 위한 표현인 '짱깨'라는 용어가 등장한 시기와 개념, 역사성을 설명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짱깨주의'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분석한다. 혐오로 확산된 중국담론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중국을 보는 단 하나의 시각을 넘어, 다자주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중국을 활용할 방법을 담고 있다. 다자주의 시대가 왔다고 해서 그런 시대가 곧 우리의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지금 여기에 자리 잡고 있는 정체 경제적 구조와 그것을 바꾸려는 노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공간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푸단대학에서 중미관계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광운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너선 D. 스펜스 교수의 유명한 <현대중국을 찾아서>책의 역자로 유명하다. 중미 관계가 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과 아시아 민중의 성장이 국제관계에 미치는 연구를 주로 해 왔다. 한국의 중국인식에 대한 비평적인 글과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은 중국의 탈식민주의적 역사에 대한 글을 주로 써 왔다. 지금은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에 추천해서 유명해졌다. 사실 나도 그 영향에 구입해서 읽은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우리에게 중국은 아프리카와 다르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우리의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을 만큼 중요한 이해당사국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중국을 이렇게 함부로 말하게 되었을까? 그 많던 특파원은 어디에 있었을까?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왜 침묵하고 있을까? 아프리카에서 신식민주의 문제를 고민해 온 세제르가 말한 대항담론의 부재가 지금 중국 담론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짱깨’라는 용어를 단순히 중국과 중국인을 비하하는 말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용어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매우 오래된 개념이다. 1894년 청일전쟁 전에는 조선에 살던 중국인들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때로는 형님 국가로 우리 내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청일전쟁으로 중국이 패하고 일본이 조선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인에 대한 인식은 달라진다. 일본인은 중국인을 열등하고 미개한 국민으로 설정했고, 조선인도 일본의 식민 담론에 포섭돼 중국인을 비하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미군정 통치, 한국전쟁 발발과 중국 참전, 반공주의 확산은 중국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로부터 일제시대를 지나 냉전의 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이미지는 공산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1992년 한중수교를 맺으면서 중국 혐오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지기도 했지만 중국의 경제나 생산품이 주는 값싼 제품의 이미지, 짝퉁 등의 이미지와 중국인 특유의 민족성, 주변 국가와 마찰(지리적 특성상 우리가 제일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부상할수록, 미중 충돌이 가속화될수록, 한국 사회에서 짱깨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짱깨주의 프레임으로는 조선시대부터 식민지 시대까지 내려온 유사인종주의, 미국 중심의 수직적 동맹체제를 옹호하는 신식민체제, 자본의 문제를 중국의 문제로 돌리는 프레임, 반공주의 프레임으로 중국을 다시 인식하는 신냉전체제가 있다.
이제 저자는 누구나 함부로 말하는 중국이 무엇이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국이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한중 외교의 새로운 전환기, 앞으로 이어질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
|
친중정권2. 저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싱크탱크라면서 미래전략연구원의 구해우 원장의 주장을 소개합니다. 구 원장은 중국을 ‘중화민족패권주의’라고 규정하는데, 이는 구식민주의인 일본보다도 나쁘고, 신식민주의인 미국보다 더 악독한 권력이라는 뜻이라고 이해합니다. 구 씨는 그런 중국이 만든 신냉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국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신국가 전략의 핵심은 미국과 한편이 되어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고 미국의 핵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앉은 사람들의 과거 발언과 행적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설명입니다. 저자는 신냉전 프레임이란 사회적 의미가 있는 모든 행동을 미국의 정책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반미라고 규정하고, 그것을 적국과 동맹하는 것이라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전 정권의 균형외교에 길길이 날뛰며 반대하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신식민주의라는 말에 거부감이 없지는 않지만, 국제분쟁의 실체가 자국의 이익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상식이 되었고 국제관계를 보는 우리 국민의 수준도 세련되었건만 이분법적인 흑백논리와 패권국 미국과 중국에 양다리 걸쳤다가는 양쪽에서 모두 팽 당할 수 있으니, 우리 같은 약소국가는 강대국에 빌붙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도 생각이 자라지 못한 안보 보주주의자들의 실체가 보였습니다.
중국과는 거리를 두면서 3불정책은 합의가 아니었다는 최근 발표가 있습니다. 당근 사드가 배치되겠지요? 일본에 가서는 잘 지내자고, 우리가 징용공 문제는 해결하겠다는 것을 보니 미국, 일본과 함께 삼각군사동맹체제를 맺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일 동맹체제아래 하부구조로 한국과의 군사동맹을 생각하는 일본의 입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궁금하고,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해서 군사적 활동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리 국민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합니다. 중국과의 무역으로 먹고 사는 경제인들에게 정치와 군사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니 중국과의 무역을 축소하거나, 금지하고자 하는 정책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통을 당할 지도 걱정입니다. “중국과의 무역량이 미일과의 그것보다 큰데 너희 정말 그럴 거야?” 묻는 중국에게는 어떤 거짓말로 대응할까요. 그리고 그 거짓말에 중국이 속을까요? 요즘 대통령실이 해명하는 거짓말을 보면 이빨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발 전쟁이나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군사전쟁이든, 경제전쟁이든, 이제는 별 효능감도 없는 이데올로기전쟁이든요. 그저 맘 편히 배 불리 살고 싶을 뿐입니다. |
|
저자가 정의하는 짱깨주의는 미국과 그 똘마니인 일본의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식민주의 사관에 입각한 안보적보수주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유사인종주의라고 하고 있다. 우리가 서구의 시선에서 중국을 배척하는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이제 샌프란시스코 체계가 수립될 때와는 달리 국력이 성장했으니, 중국에 대한 정보를 잘 수집하고 분석하여 적용해야한다는 교훈은 좋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나오는 중국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도 민주주의라거나 동북공정이나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입장에서 그럴수 밖에 없고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읽으면서 당혹스럽다. 마치 중국 공산당의 홍보내용이 아닌가 어리둥절하다. 아니면 이것도 저자가 주장하는 신식민주의에 젖어있기 때문인가? 이러한 주장에 앞서 우리민족은 수천년동안 중국의 침탈에 시달린 민족이다. 그러니 중국을 곱게 보아주기 힘들다. 친일파가 일본을 두둔하는 것을 두고보기 힘든것과 마찬가지이다. 중국에서 유학하고 오래있다보면 중국을 두둔하게 되는 걸까? |
|
친중정권1
지난 정권에 대한 반발이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게 대하는 살벌함이 노골적이고 반면에 일본에 대한 친절이 도를 넘는 듯해서 왜 그런가 궁금해하던 차에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책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앞으로 윤 정권의 외교정책을 한눈에 일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의 사드 3불정책이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신냉전 기획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고 글을 시작합니다. 사드 설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면서 신냉전체제로 갈 기회를 상실했고, 일본과 삼각군사동맹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호기도 놓쳤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안보 보주주의자들을 신냉전체제를 선호하고, 미국의 신식민주의체제에 들어가길 원하는 세력으로 설명합니다.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는 당연히 생각하면서 중국패권주의를 비난합니다. 저자는 중국의 패권이란 것이 상상속의 이데올로기라고 설명을 합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지겹도록 중국의 악마화는 근거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무시하고 중국혐오를 이용하여 기득권의 이익을 숨기고, 그들의 문제를 중국 때문이라고 호도한다고 설명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는 노무현정부의 ‘동북아균형자론’의 연장선에 있다고 합니다.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샌프란시스코체제가 지닌 신식민주의 폐해를 최소화한다는데 있고요.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는 한미동맹을 지지하고, 미국이 만든 샌프란시스코체제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 점에서 여전히 전후체제적이지만, 미국이 팽개친 키신저 시스템을 옹호하고 있고, 중국봉쇄 정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탈전후체제적이기도 하다면서 과도기적 외교정책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문재인정부의 균형외교는 탈전후체제적으로 한국의 안보 보수주의자들과 동행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설명입니다. 균형외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친미주의와 신냉전 전략과 정면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윤석열 정부의 친미, 친일, 반중국의 태도가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저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이 문재인정부의 균형외교에 맞대응하여 들고 나온 것이 ‘친중정권’프레임이었고 코로나19는 문재인 정부를 친중정권으로 몰아가기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친중 정책의 결과라는 논리를 담은 기사가 2020년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약 50일 동안 조중동 신문에서만 30만 건이 쏟아졌다고 소개합니다. 문재인정부의 대중 정책을 두고 벌인 이데올로기 전투라고 저자는 표현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권이 바뀐 후 코로나19의 재확산에 관한 코로나19 기사는 덜 전투적입니다. 정권만 바뀌면 코로나의 재확산은 중국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는 모양입니다. 이런 점에서 현 질병관리청장의 과거 코로나에 관련한 비판이나 비난은 정치적이었다는 것으로 판정됩니다. 이런 사람이 제대로 코로나의 재확산에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비난할 곳이 없으니 오롯이 자기 힘으로 코로나에 대응해야 하는데… 화면에 비치는 얼굴에는 수심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새치라도 있는 듯 하얗게 염색이라도 하면 어떨까요. |
|
저 역시 중국이 너무 싫어서 읽어봤습니다. 물론 문재인 전대통령 책이라 읽기도 했습니다만.. 우리가 그들을 왜 이렇게까지 혐오하게 되었는지, 그것이 어떤 이익집단에 의한 것은 아니였는지, 무분별한 언론보도 속에 팩트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중국혐오가 너무 심한데 다들 한번씩은 읽어보고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샌프란시스코체제나 키신저 시스템이 더 이상 굴러갈 수 없을 때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을까. 그것은 어느 때보다도 한국인의 선택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체결하여 신냉전 시대로 후퇴할 수도 있고, 키신저 시스템을 포기하고 다시 미국의 ‘선물’만 바라보며 살 수도 있다. 반대로 다자주의 시대에 걸맞게 미국에게 신식민주의 요소를 줄이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주도적으로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 한국의 힘은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체결 시기와 분명히 달라져 있다. 그때는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이 배제되었지만 이제는 우리도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힘이 생겼다. 미국이나 중국이 선택했다고 우리가 그때처럼 따라야 할 필요도 없다. 한국은 선택할 힘이 있고, 그 선택이 앞으로 동아시아에 생겨날 새로운 체제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1960대에 아프리카 가나의 은크루마가 미국 중심의 새로운 체제를 신식민주의라 규정하고 “신식민주의는 그것을 자행하는 선진국가들의 목에 걸린 맷돌이다. 만일 그것을 없애지 않는다면 그것이 그들을 압살할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런 점에서 평화체제는 동아시아에서 미국도 연착륙이 가능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합리적 대안이다. 종전협정이나 북미수교는 미국에게도 열려 있는 평화체제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바이든행정부가 역사를 다시 되돌리는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바이든행정부의 몰락이 아니라 미국의 급속한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세계는 샌프란시스코체제를 구축하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려면 구시대를 넘어서려는 대항세력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식민주의 성격을 지닌 샌프란시스코체제는 대항세력의 끊임없는 저항을 받아 왔다. 대항세력의 성장이 가장 강력한 곳은 한국이었다. 그러나 이 대항세력은 아직은 조직화된 세력으로 보기에는 미흡할 정도로 느슨한 형태의 진보연합 수준이다. 조직화하지 못했고, 평화체제를 지향하는 프레임과 어젠다를 정립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서초동 집회를 살펴보면 예전과 다른 새로운 주체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주체적인 근대 시민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고 해서 그들이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헤게모니 싸움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은 오랜 기간 반동의 시기가 있었고, 중국 혁명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오랜 내전이 동반되었다. 대항권력이 기존 권력 체계를 넘어설 때 새로운 진보는 이루어진다.
미국이 키신저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는 이상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중정책은 불가능하다. 일방적으로 미국 편에 서고 중국을 등지는 일은 시대착오적인 선택이며, 이 선택으로 전후체제의 위기를 넘어설 수는 없다. 그러나 다자주의 시대가 왔다고 해서 그런 시대가 곧 우리의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짱깨주의를 넘어서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래, 짱깨주의가 문제가 있구나’라는 인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행동해야 한다. 짱깨주의가 무서운 것은 그들이 원하는 시대로 만들어 나갈 힘은 없지만, 새로운 시대로 만들어 나갈 세력들을 그들 기획에 포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회사에서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는 상사들에게 그 부당함을 따지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나의 앞길을 막는 방해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질곡은 이제는 많이 없어졌다)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의 신식민주의체제가 흔들리고, 아시아의 역량이 성장했고,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패권을 장악하지 못하는 지금이 우리에게 기회이다고 저자는 확신하는 듯하다. |
|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자주의 시대를 열 기회가 왔다.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은 실패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세계 자본은 트럼프행정부의 신냉전 전략이 중국을 봉쇄하거나 중국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미국이 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도달하려고 했던 핵심 목표는 달러 패권을 지키고 위안화를 추락시키는 것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얻었다고 판단한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커진 정치적 영향력은 미국의 봉쇄 정책을 뚫고 나와 전 지구적 세력으로 등장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유럽이 보여 준 반응은 유럽에서 미국의 패권이 얼마나 무너져 가는지, 중국의 정치적 힘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보여 준다. 미국의 쇠퇴로 중동에서도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해졌다. 중국은 석유 구매력을 바탕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동시에 관계 맺는 국가가 되었다. 중남미에서도 미국의 지위는 추락하고 중국의 지위는 상승했다. 1990년대 국제금융 위기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흔들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 진행되던 2018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회의가 열렸다. 57개국 중 단 한 국가도 빠짐없이 참석하여 앞으로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중국봉쇄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2020년에 중국은 아세안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이 미국의 패권을 대체하거나 동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무너진다고 해서 동아시아에서 강대국의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도 아니다. 바이든이 내세운 ‘규범 있는 질서’라는 미국 중심의 질서가 아니라 다자주의가 반영된 ‘규범 있는 국제질서’라면 중국은 기꺼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미뇰로가 “중국의 민족주의는 서구 신자유주의에 대한 일종의 대응”이라는 언급은 일리가 있다. 중국의 부상은 중국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후체제를 균열시키는 데 가장 큰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자주의적 세계질서를 여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전후체제의 위기가 전후체제의 중심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동아시아 전후체제의 핵심은 미일동맹이다.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은 전후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체제 변혁적 시도이다. 미일동맹은 샌프란시스코체제의 핵심이고, 일본의 평화헌법은 이웃 국가들이 미일동맹을 받아들인 핵심장치였다. 만약 일본이 평화헌법을 파기하고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강제하고 중국을 봉쇄하는 신냉전 정책을 감행한다면, 이웃 국가들이 그것을 용인할 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정상국가화는 중국에 대한 적대적 봉쇄를 풀고,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해소할 때나 가능한 전후체제 이후의 체제 문제이다.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아시아에 다자주의 시기가 다가오게 된 또 하나의 동력은 샌프란시스코체제에서 배제되었던 남북한의 힘이 성장한 것이다. 북미 정상 간에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의 힘은 여실히 증명되었다. ‘볼턴 회고록’에서 드러나듯 북미 정상들을 한 테이블에 앉힌 동력은 한국의 힘이었다. 한국은 이미 예스맨이 아니다. 한국에게 중국의 부상은 미국이 IMF 사태와 같은 일을 벌일 때 피해 갈 수 있는 하나의 대체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 (IMF때 일본에게서 빌리기로 한 외화를 막은 놈이 미국이었다는 것을 듣고는 피가 거꾸로 쏟는 기분이었다) 전후체제 위기 시대에 미국이 한국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여전히 군사적 지원이다. 그러나 그 효력은 예전만 못하다. 우선 한국의 독자적 군사력이 성장했다. 핵은 보유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7위로 북한을 억제하는 군사력으로는 충분하다 (왜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군사력을 강화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북한이 글로벌 경제체제에 편입하려는 시도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더 필요없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세력이 약화되고 분화되어 미국의 비합리적인 요구를 집행할 조력자의 동력도 현저히 떨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