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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오롯이 혼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세금 등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결국 최종의 선택은 본인의 손에 달렸기에 그렇다.
부동산 서적만 계속해서 읽다 보면, 자본의 투입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술적 부분에만 함몰되어 정작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아짐을 느끼고부터는 종종 인문학이나 에세이 서적을 중간에 끼워 읽기 시작했다. 매경 이코노미 주간지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가끔 사보는 편이다.
제목에 끌려 시선을 멈추어 본 책.
국립중앙박물관 20년차 큐레이터 정명희 학예연구관이, 유물 앞에 오래 서 있는 사람을 관찰하며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원룸 오피스텔, 지방 소도시 갭투자 등 지난날 실패했던 의사결정이 뭔가에 홀려 이성적 판단으로 하지 않았음을 고백해 본다.
그럼에도 어떤 일이 생기지 않았던 것보다는 나았다고 위로해 보며, 그로 인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나만의 경험을 만들었으니 이 또한 공부였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속독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어떤 구절을 보고 쓰고 싶은 글감이 생각나서 그날은 독서 대신 글로써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구절을 읽고서는 몇 시간씩 상념에 사로잡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그로써 그치고 만적도 많았으니까.
오래 펴보지 않았던 책을 다시 펼치자 책은 정지된 시간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p.33
임장 길에 들러본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 나를 끌어당기는 유물들이 있다. 다른 시대에 존재하지만 같은 것을 바라보며 그 사람은 무슨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다 보면 시간이 꽤나 지나있음을 알게 된다.
살다 보면 마음이 힘들 때가 정말 많이 찾아오지만, 그런 마음에도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해주는 저자의 글귀에 위로받아 오늘 하루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만 가겠다며 인사를 건네오면 막상 서운하려나.
나만의 아지트 꾸미기 준비에 한창이다. 순간 이름을 '녹우당'으로 지어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다음 달부터는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나. 그 공간은 어떤 영감을 주게 될지,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얼핏 보면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 같지만, 편안한 노후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얼마나 많이 포기하라고 들으며 자란 우리일까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늘 내 마음을 경계한다. 제일 어려운 것은 내 마음의 밸런스를 잡는 일이다.
얼마나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남이 나에게 아무리 좋다고 설득해도 마음에 가지 않는 물건이 있는가 반면 보잘것없지만, 내 눈에는 좋아 보이는 것들. 그것을 가지면 가치의 상승이나 하락에 관계없이 내 마음이 평온해지는 물건들이 있다. '내 마음속에만 보물'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시간에 내 마음이 정돈되는 것을 느끼고 난 후부터는 자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타이핑을 치며 나만의 호흡을 찾아간다.
딱히 글을 쓰지 않았을 때의 시간 활용을 생각해 보면, 그다지 유의미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지는 않았기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내가 괜찮다고 생각되는 이유이다. 누군가 봐주고 공감해 주면 더 좋겠지만 내 스스로 만족스러운 마음을 가지려 늘 글로 남기려 노력한다.
아내와 나는 유목민이길 원했다. 결국 아이들이 생기면서 학교를 옮기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내면의 목소리에 따르는 정착민이 되고 말았지만.
감사하게도 나의 아지트는 공항 옆이다. 의도치 않았었지만 문득 떠나고 싶은 유목민의 마음이 찾아올 때면 당일로라도 떠날 수 있는 그런 곳에 아지트가 있음에 감사한 일이다.
처음 관계를 맺은 임차인의 성향을 파악할 때, 카톡 프로필 사진을 유심히 보는 경우가 많다. 꼬물꼬물 아이들과 찍은 가족사진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져 이사 후에 아이들 먹으라고 치킨 쿠폰을 보내준 적도 있고.
또 때로는 고급 외제차 사진이나 자신을 뽐내기 위해 보기에 다소 억지스럽고 거북한 사진들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에 대해 잘 알려주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게 현실인데.
간혹 아무 배경도 걸어놓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비슷한 MBTI를 가진 사람들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 서안을 마음속에 잠시 품었다가도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럼에도 나는 큰 책상이 좋다. 여덟 명이 앉을 수 있는 큰 책상에 홀로 앉아 저자가 말하기도 한 딴 생각의 나라로든, 몰두하고 싶은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그런 큰 책상이 좋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도시의 태생을 알게 되면, 주변의 것들은 내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도시를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 지금 내가 머물러 있는 공간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책 중간중간에서 나오는 단서를 조합해 보니, 이 책의 저자 정명희 큐레이터님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구가 작아 백화점이나 영화관이 없으며, 출퇴근 길에 관악산이 보이고, 천변을 따라 보이는 오르막에 있는 성당. 신호등을 하나 건너면 도립 도서관이 있는 도시.
며칠 동안 내 마음에 울림을 준 작가와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연히 지나쳐 갔을 수도 있었겠구나. 이 또한 인연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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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역사적 유물을 해설하는 직업인으로서 큐레이터는 과연 어떤 생각으로 유물을 대할까?보통 사람들은 화려하고 우수한 문화재에 대해 우리 조상의 뛰어난 예술미 정도만 생각하고 말텐데...큐레이터는 거기에 서사를 입히고 상상력을 동뭔하여 마치 대화히듯 유물을 접한다고 한다. 또 다른 '과거속의 나'인 것이다. 과거속의 나를 지금의 나가 온전히 바라보는 게 쉽지는 않을 터. 그러기에 할 말도 많고 생각도 깊어지겠지... 앞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거든 후딱 사진만 찍지말고 유물 허나하나의 숨결을 느끼며 자세히 보려 한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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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큐레이터인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한 때나마 나의 꿈이기도 했던 큐레이터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었음. 글을 읽으면서,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 유물들과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지내는 저자의 생활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저 스쳐 지나는 유물이 아니라 그 유물이 가지는 그 시대의 삶과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끼기 위해서라도 이번 휴일에는 박물관에 가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