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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에 10년 동안 주일학교 교사를 했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주일학교'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 있을텐데, 말 그대로 'sunday school'로, 아이들이 주일날 교회에 나와서 예배도 드리고 성경도 배우는 학교다. 거기도 '학교'이니깐 선생님들이 필요한데, 나는 10년 내내 유치부만 맡았다. '유치부'이기는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들만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어린 애들도 많아서, 혼자서는 용변 해결이 불가능한 아이들도 많았다. 나는 비위가 약한 편(참고로 한의학에서는 비장이나 위장이 약한 사람이 비위가 약하다고 한다는데, 나는 정말로 비장과 위장이 약하기는 하다)이라 아이들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면 그때부터 식은땀이 났다. 오죽하면 토요일이 되면 하루종일 제발 내일은 화장실 가는 애가 없게 해달라고 기도를 할 정도였다. 그래도 그거 하나 빼면 모든 게 즐겁고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걸 보면 20대의 나는 건강하고 튼튼했던 것 같다. 애들이 스무 명씩 매달려도 안고 업고 빙글빙글 돌려줘가며 부둥부둥 놀아줬으니깐. 고무줄도 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여름이면 인근에 있는 학교까지 가서 달리기도 하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지치지도 않고 놀아줬다. 그런 게 너무 즐겁고 재밌었다. 하지만 내가 듣기 싫어하던 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유치원 선생님 하면 잘 하겠다."였다. 발화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는 그게 칭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기엔 그 당시의 나는 원대한(?) 포부가 있었달까.
뜻밖에도 이 산문집을 읽는 동안 20대의 그 시절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 서른부터 아팠으니 이젠 건강했던 날보다 그렇지 않게 살아온 날들이 더 많고, 그래서 그때는 까마득한 옛날이 되어버렸다. 워낙에 성격상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하는 타입도 아니고, 누군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해도 사양하고 싶을 만큼 구태여 과거에 큰 미련이 없다. 그런데 묘하게 황인찬 시인의 글들은 그 시절을 환기시킨다. 어쩌면 이 글 속의 황인찬 시인이 그때의 나와 닮은 부분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시인 역시 '착하다'거나 '다정하다'는 칭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이 말 자체를 칭찬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 기준에서 시인은 참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고, 이건 분명 칭찬이다. 어떤 의도나 동기도 없는, 순수한 칭찬.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그때 그 사람들이 내게 했던 말들이 칭찬이라는 걸 알겠다.
이 책은 '산문집'이기는 하지만, 마흔아홉 편의 시와 그 시를 소개내지는 해설해주는 짧은 글이 곁들여져 있으므로, 시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인이 어떤 시들을 좋아하는지, 그 시를 어떻게 읽고 이해했는지 알 수 있으니, 시인으로서의 황인찬을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시인이 고른 시들과, 그 시를 보는 시인의 눈 모두 한결같이 착하고 다정해서, 모든 글들이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1%의 무해함도 없다고 할까.
팬데믹 이후에는 불안이 디폴트가 된 삶을 살고 있다. '타인'이란 나에게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모르는 잠재적 적(?)처럼 여겨진다. 그러니깐 늘 긴장한 채로 살 수밖에 없는데, 아주 오랜만에 아주 청정하고 맑은 공기의 대자연을 경험한 것처럼 마음이 한없이 드넓어진다.
올 초에 다른 출판사(난다)에서 작가들의 새해인사들을 모아 엽서세트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있던 황인찬 시인의 글이다.
티끌만큼의 무해함도 없는 글, 착하고 다정한 글들. 황인찬 시인이 사랑하는 문학으로 지어지는 모든 시들과 글들이 그가 바라고 원하는 대로 우리를 위한 든든한 받침돌이 될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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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어느새 시를 좋아하게 되는 책 지난해, 나의 아침길에는 늘 황인찬 시인의 목소리가 있었다. 매일 7시즈음 억지로 몸을 일으켜 전철에 타면 늘 오디오 클립을 틀었다. 담담하고 다정한 황인찬 시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가벼워졌다. <읽는 슬픔, 말하는 기쁨> 을 읽으며 그 시간들을 다시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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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책을 읽고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오늘 같은 날에 비 오는 풍경속에서 책과 음악 그리고 커피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책을 보면 감동이 많거나 풍부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 책 읽으면서 느낀점도 많고 생각하는 한 구절이 생각나지도 모른다. 읽는 슬픔과 말하는 사랑이 있듯이 우리에도 힘이 있는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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