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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의 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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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의 집 2』를 읽고 — 나는 릴리 바트를 끝까지 동정하지 않았다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나는 릴리 바트를 그저 ‘된장녀’라고 생각했다.부모를 일찍 여의고 후견인인 고모 밑에서 자란 릴리 바트. 아름다운 외모로 사교계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돈 많은 남자를 찾아다니고, 사랑 없는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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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의 집 2』를 읽고 — 나는 릴리 바트를 끝까지 동정하지 않았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나는 릴리 바트를 그저 ‘된장녀’라고 생각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후견인인 고모 밑에서 자란 릴리 바트. 아름다운 외모로 사교계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돈 많은 남자를 찾아다니고, 사랑 없는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릴리가 2권에서는 점점 궁지에 몰린다.

불미스러운 소문이 퍼지면서 사교계에서 밀려나고, 갚아야 할 빚은 늘어난다. 기대했던 유산도 쥐꼬리만큼 남는다.

그런데도 릴리는 쉽게 생활방식을 바꾸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기대어 살아가고, 뒤늦게 정신을 차려 일을 시작하지만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온 그녀에게 일은 쉽지 않다. 결국 일자리마저 잃는다.

읽으면서 참 답답했다.

‘그냥 자신의 처지에 맞게 살면 되잖아.’

‘사교계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집착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유한계급의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팔자 좋구나. 부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 화려함 뒤에 자리한 허무와 잔인함이 보인다.

사람들은 돈과 외모와 평판으로 서로의 가치를 판단한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등을 돌리고, 화려한 생활을 이어가려면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한번 그 세계에서 밀려나면 다시 돌아가기도 어렵다.

릴리는 그런 세계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세계를 떠나기보다 그곳에서 다시 인정받으려고 애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릴리에게는 자신을 구할 마지막 패가 있었다.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용해야 하는 비열한 방법이었다.

릴리는 결국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다.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나는 릴리의 선택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다.

끝까지 그녀를 동정하지도 않았다.

‘조금만 다르게 살았으면 되지 않았을까.’

‘그깟 사교계가 뭐라고.’

나는 그런 생각을 계속했다.

그런데 238쪽에서 릴리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대목을 읽다가 문득 멈췄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하지만 사는 것은 힘들어요. 그리고 전 아주 쓸모없는 인간이에요. 독립적인 존재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예요. 저는 제가 인생이라고 이해하던 거대한 기계의 나사 혹은 톱니 하나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기계에서 떨어져 나온 뒤 제가 다른 곳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자신이 단 하나의 구멍에만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말을 읽고 나는 릴리를 단순히 한심한 여자라고만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릴리는 평생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아름답게 보이는 법,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 자신의 매력을 이용하는 법, 상류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 세계를 벗어나자 그 능력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신이 살아온 세계에서는 누구보다 잘 맞는 톱니였지만, 그 기계에서 빠져나온 순간 자신이 어디에 쓸모 있는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릴리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일까.

아니면 애초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일까.

물론 그렇다고 릴리의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분명 자신의 삶에서 잘못된 선택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나는 한 인간을 오직 그 선택만으로 판단해도 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셀든을 떠올렸다.

셀든은 릴리를 도와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도움은 단순히 돈을 건네거나 곤경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에요.”

셀든의 이 말이 오래 남았다.

릴리는 사랑받고 싶어 했다. 그런데 막상 사랑을 마주하자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 사랑해 주세요, 사랑해 줘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릴리는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 때문에 자신의 삶을 바꾸는 일은 두려워했던 것일까.

어쩌면 릴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는 그 사랑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선택할 용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릴리는 자신이 살아온 세계를 떠나지 못했다.

그 세계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는 릴리 바트보다 오히려 나 자신을 생각했다.

사실 나도 지금 나이 든 어머니에게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릴리가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에 기대어 살아간다.

물론 릴리와 나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마음만큼은 비슷하다고 느꼈다.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나이 든 어머니에게 계속 기대어 살 수는 없다.

언젠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날이 오면 결국 내가 내 삶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릴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혼자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생각해보면 독립은 단순히 돈을 벌어 혼자 사는 일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

내가 선택하고, 내가 감당하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갖는 것.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릴리에게는 자신을 구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자신이 살아온 세계를 완전히 떠나지 못했다.

그래도 나는 릴리를 끝까지 동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선택을 모두 이해하지도 못한다.

다만 이제는 ‘된장녀’라는 한마디로 그녀의 인생을 정리할 수 없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릴리 바트는 어떻게 살았을까.

그토록 집착했던 사교계를 떠나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일을 하면서 조금씩 다른 삶을 배웠을까.

아니면 결국 자신이 살아온 세계로 돌아갔을까.

나는 그 답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떨어져 나와도 다른 곳에서 살아갈 힘을 갖고 있을까.

어쩌면 『환락의 집』은 릴리 바트의 비극만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 인간이 자신이 속한 세계를 떠났을 때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소설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질문은 릴리 바트에게서 끝나지 않았다.

나에게도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인 것은 아닐까.

릴리는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하나밖에 배우지 못했다.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어머니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서 조금씩 벗어나, 언젠가는 내 삶을 내 힘으로 책임지고 싶다.

어쩌면 릴리 바트의 이야기가 내게 남긴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속한 자리에서 떨어져 나와도,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c*****9 202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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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환락의 집 2
"[대여] 환락의 집 2" 내용보기
이디스 워튼 작가의 환락의 집 2(민음사)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환락의 집은 민음사 셰게문학전집 대여 이벤트 이용해서 대여하게되었어요. 여자주인공은 세속적이라서 상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또 자기의 욕망을 못이겨 마음에 드는 가난한 사람과 만나다가 그걸 놓치기도 하고요. 그런와중에 상류사회의 이면도 나오고 그래요
"[대여] 환락의 집 2" 내용보기
이디스 워튼 작가의 환락의 집 2(민음사)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환락의 집은 민음사 셰게문학전집 대여 이벤트 이용해서 대여하게되었어요. 여자주인공은 세속적이라서 상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또 자기의 욕망을 못이겨 마음에 드는 가난한 사람과 만나다가 그걸 놓치기도 하고요. 그런와중에 상류사회의 이면도 나오고 그래요
q****2 2025.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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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의 집 2 리뷰
"환락의 집 2 리뷰" 내용보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천박한 자본주의는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오직 물질로만 사람을 평가한다. 계층간의 이동은 쉽지 않고, 이러한 사회 현실 속에 자아를 지키기는 방법 또한 묘연하다. 세대간, 남녀간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자기보다 높은 곳으로 편입하려는 욕망과, 자의식간의 충돌은 결국 현실에 부딪혀 무릎꿇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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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천박한 자본주의는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오직 물질로만 사람을 평가한다. 계층간의 이동은 쉽지 않고, 이러한 사회 현실 속에 자아를 지키기는 방법 또한 묘연하다. 세대간, 남녀간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자기보다 높은 곳으로 편입하려는 욕망과, 자의식간의 충돌은 결국 현실에 부딪혀 무릎꿇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떨어져나가지 않기 위해 주변부를 서성이지만 결국 떨어져나가는 현실. 이러한 모순을 잘 드러내는 소설 아닌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p**********e 2024.0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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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의 집 2
"환락의 집 2" 내용보기
2022년 4월 민음사에서 출간한 이디스 워튼 저/전승희 역 환락의 집 2 리뷰입니다. 본 리뷰는 작품에 관한 스포일러가 예고 없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읽지 않은 분들은 관람 시 유의하길 바랍니다. 미친 놈들아 행복해라... 정말 이어지는데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싶지만.. 그래서 그게 또 맛 아닌가 싶긴 합니다.... 릴리 바트양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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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민음사에서 출간한 이디스 워튼 저/전승희 역 환락의 집 2 리뷰입니다.

본 리뷰는 작품에 관한 스포일러가 예고 없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읽지 않은 분들은 관람 시 유의하길 바랍니다.

미친 놈들아 행복해라...

정말 이어지는데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싶지만.. 그래서 그게 또 맛 아닌가 싶긴 합니다.... 릴리 바트양 행복해~~~

z*****7 2022.08.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