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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애면글면 또 누군가의 외부, 지금 내 눈동자와 눈썹까지 들여다보거나 행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시인의 말 中
[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
아침을 담는 항아리는 천 개의 색을 모으는 중이다 무채색 주동이까지 포함하니까 구부리고 번지는 밀물까지 돌과 함께 물렁해져서 어딘가 스며들어야 하는 해안선이 되었다
소년의 표정이 왔다 하늘가에 인기척이 수련거리더니 아침 식탁에 별자리를 펼치는 리넨
꽃 사이에 꽃의 생활을 심고 돌 속에 다시 돌을 옮긴다 꽃은 희고 돌은 검다가 둘이 합쳐서 가슴까지 검푸르다
비거스렁이 하품과 거춤이 썰물을 부추기며 무시로 글자를 쓰다 지운다 싶은데 동심원이 모였다 물의 관습이라는 결혼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물기 흥건한 계절이 아니라며 여기 오래 머물겠지만 이름을 잊었기에 무엇이나 포옹하는 이 아침의 긴 역광을 어디 눈썹 없는 기별만 탓하랴
십 년 후를 만날 때까지 물결이 굳어질 때까지
[ 달 이야기 ]
오래된 마을의 달 이야기는 믿을 수 있지 절반은 적막 절반은 맑음 혹은 절반은 인간, 절반은 비밀
얼굴이고 짐승인 것들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 내가 모르는 또다른 이야기 ]
연잎은 말라가고 새들이 아직 놓지 못하는 연밭 연잎은 하늘에 머물지만 허공과 전혀 다른 사삿일 연잎은 길의 종아리에 쭈뻣 선을 그었다 물 없는 수로와 같은 방향이라지만 연잎은 귓속말에만 쫑긋했다 다른 것과 섞이지 않으려는 제 몸과 여기저기가 애처로은 저녁답의 입김 누렇고 헐렁한 갈색을 도려내어도 눈썹 많은 가을에 머물고 싶다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강 ] 강을 건너는데 폭우가 오기 전에 이미 물풀까지 잠겼다 태풍은 강의 남쪽을 씻어내는 중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흙탕물이 강바닥에 묻힌 뼈를 자꾸 수소문한다 불귀라는 꽃이 피어야 건넌다는 강 물살마다 아귀들이 득시글하다면 소용돌이에는 잎사귀 드뭇한 나무둥치가 떠밀려온다 어디까지 내 피인가 두 손이 강의 아퀴를 겨우 붙잡았고
정을 끊는다는 절정과 정이 없다는 무정이 뒤엉켜 흘러간다 어금니를 앙 다문 검음만 먼저 도착한 강가에서 사레들 때 귓가에 맴도는 되돌아가라는 속삭임 몸이 산산 흩어지려는 서리서리 두려움 때문에 나, 강 중심에서 친친 묶여버렸다 강의 북쪽이자 끝이 천 길 폭포인 것도 알겠다
[ 물푸레나무 ] 면은 색이 썩 듣지 않지만 명주는 할 때마다 짙어진다는 곁눈질이 재빠르다 향기마저 스민다는 군소리 면에 빨랫줄이 닿아서 어롱이 생긴다는 불평도 있다지 철매염을 해볼까, 철이라는 불굴을 입히는 거지 매염을 되풀이하니 물푸레라는 입말처럼 푸르스름한 회색빛에 입맛이 된다나 뭐라나 우기의 득음이
물푸레만의 경 읽기가 처음부터 생활이었다나 뭐라나 물의 잔울음이 앞날에 있다지 나무를 태운 눈물은 누가 손바닥에 헹궈 담는 걸까 하긴 수청목이라는 이름보다 물푸레가 더 좋다 나무와 물이 함께 푸르르니까 서로 정수리까지 떠받치니까 먹을 갈아 문장을 남길까 눈썹을 그릴까
... 소/라/향/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