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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식 이야기(A Bite-Sized History of France: Delicious, Gastronomic Tales of Revolution, War, and Enlightenment)>는 프랑스의 여러 음식과 그에 관한 역사 등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 치즈 장수’를 자처하는 스테판 에노(Stephane Henaut)가 마음 편히 치즈를 가져오기 위해, 미국인 아내인 제니 미첼(Jeni Mitchell)에게 치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음식과 와인, 더 넓게는 먹고 마시고 농사짓고 포도를 재배하는 일체의 관습은 프랑스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습은 프랑스라는 국가가 그렇듯 시대의 전쟁과 혁명, 전염병과 침략, 발명과 계몽을 통해 진화해왔고, 좋든 나쁘든 그 과정에서 프랑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p. 9]
그래서일까? 저자는 음식을 통해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자칫하면 ‘순혈(純血)’주의자 혹은 ‘국수(國粹)’주의자에게 이용되기 좋다.
불행히도 음식을 매개로 프랑스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행위는 1990년대 이후 프랑스 극우파가 선호하는 전술이 되었고, 지난 10년 동안 주류 정치에도 스며들었다. ~ 중략 ~ 프랑스인이 되려면 프랑스 사람들처럼 먹고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프랑스 역사를 살펴보면 프랑스 미식 전통이 전 세계의 맛과 관습이 혼합된 결과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포도밭은 로마인이 전해준 것이며, 유명한 페이스트리는 오스트리아의 선물이다. 터키로부터의 멋진 수입품, 커피가 없었다면 카페의 탄생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초콜릿? 멕시코에서 수입되었다. 프로방스 요리?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토마토 없는 프로방스 요리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순혈의’ 정통 프랑스 요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사실상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앞으로 밝혀내도록 하겠다. [p. 10]
그렇기에 저자도 이 책에서 사실상 ‘순수한 프랑스 미식’은 없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프랑스의 풍부한 음식 문화가 침략과 전쟁, 정복, 식민지화의 결과였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프랑스 요리 또한 획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는 다양한 지역색 덕분만은 아니다. 긴 역사를 탐구한 결과 우리는 외국 요리가 프랑스 미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음을 밝혀냈다. 와인과 리큐어, 페이스트리와 초콜릿, 그리고 프로방스의 맛 등 프랑스를 대표한다고 믿었던 많은 요소가 프랑스가 원조가 아닌 수 세기에 걸쳐 유입되어 서서히 흡수된 것이었다. 외국에서 수입된 이러한 요소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침략과 정복, 식민지화의 결과였기 때문에 그 유입과정은 실제보다 더 순화되어 묘사되었다. 이 중 식민지 정복의 영향은 19세기와 20세기에 들어온 식민지 요리가 현재도 프랑스 미식에 서서히 동화되는 과정에 있으므로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pp. 426~427]
예컨대 초콜릿과 같은 경우 프랑스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오늘날에도 프랑스인들이 매년 약 7kg을 소비할 만큼 즐긴다. 하지만, 여전히 착취와 어쩌면 폭력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 대다수가 현대의 초콜릿이 끔찍한 식민지 건설과 대량 학살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만, 서아프리카 카카오 생산 과정에서의 착취를 강조하는 지속적인 캠페인 덕분에 초콜릿 무역을 둘러싼 현재의 논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카카오의 60퍼센트 이상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이 두 나라에서 생산된다. 많은 카카오 농장 일꾼들이 일당 1달러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동이 200만 명이 넘는다고 추정되는데 일부는 이웃 나라에서 인신매매된 아이들이다. [p. 178]
이와 함께 음식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요리와 식재료는 식생활 습관 혹은 방식을 통해 계층 간의 차이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기도 했고,
사회 계층 간 차이는 음식을 통해서도 점점 더 공고해졌다. 봉건 시대에는 상류층과 하류층의 식습관 차이가 매우 컸다. 음식은 단순한 계급의 상징 이상의 의미를 지니면서 다른 계급에 대한 한 계급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특정 음식이 고귀함과 건강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다른 음식은 비천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고, 이에 따라 그 특정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은 지위를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귀결되었다. [pp. 66~67]
귀족들이 구운 고기를 먹는 동안 농민들은 채소를 찾아 헤맸다. 적어도 카트린 드 메디시스와 루이 14세가 채소를 더욱 고급 재료의 반열에 올려놓기 전까진 말이다. 이국적인 향신료와 설탕은 비교적 최근까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으며, 심지어 포위전과 전쟁 중에도 부유층은 계속 별미를 즐겼다.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인데, 비단 프랑스만의 일은 아니다. ~ 중략 ~ 즉,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분열과 불평등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특정 지역이나 시대의 음식과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관습인 ‘식생활 방식(foodways)’을 조사함으로써 사회에서 누가 가장 많은 권력을 쥐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지, 어떻게 자신들의 높은 지위를 유지하는지 등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pp. 424~425]
외교 수단이기도 했다.
탈레랑은 프랑스 대사와 외무 장관을 지내면서 프랑스 문화와 미식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자를 이기고, 잠재적 동맹국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으며,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타협을 끌어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소프트 파워’라고 부르는 것의 완벽한 실천자였으며, 적어도 17세기 중반 이래 유럽에서 가장 세련되었다는 프랑스 요리의 명성을 활용해 중요한 국익을 추구했다. 그는 유럽 정치를 재편할 협상을 위해 빈 회의에 참석하고자 출발하면서 “폐하, 지시 말씀보다 소스팬이 더 필요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p. 276]
이처럼 음식을 매개로 프랑스 역사의 어두운 이면까지 들여다본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프랑스의 다채로운 음식과 역사,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누군가가 한국의 음식과 역사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시선으로 글을 쓴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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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이 책, 읽을만 한 것은 물론이고, 그 안에 담겨 있는 모든 것들 - 음식과 역사- 을 정리하고픈 생각에 침을 삼키게 된다. 해서 때론 음식에 군침을 흘리고, 때론 지적 호기심에 침을 참키며 읽게 되는 책이다. 한마디로 물건이다.
이렇게 정리를 시작해보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는 프랑스에서 생의 마지막 3년을 살았는데, <1516년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프랑스 루아르 강의 앙부아즈 궁에 기거하게 되고, 1519년 5월 2일 숨을 거두었다.>
다빈치가 프랑스로 건너가기까지의 과정을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샤를 8세 이탈리아 원정. 나폴리 왕국으로 진군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목격하다. 그는 앙브아즈 성의 문틀에 머리를 찧은 직후 사망. 그 뒤를 이은 루이 12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등장하는 인물이 된다. 그 뒤를 이은 프랑수아 1세는 프랑스 르네상스의 왕이라 불린다. 1515년 밀라노 왕국을 점령하고 4개월 동안 머물며,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광채를 흡수했다. (159쪽) 프랑수아 1세가 다빈치를 만난 게 이때였다. 그는 다빈치에게 왕실 수석화가, 기술자, 건축가로서 상당하나 연봉을 제시했고, 그 제안을 수락한 다빈치는 프랑스로 와 지내게 된다.
불과 음식
불은 음식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라는 질문은 우문에 속한다. 하나마나한 질문이다. 그런데 조금 깊게 들어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그걸 이 책에서 발견한다.
이런 생각은 프랑스에서도 이어져, 귀족들 대부분이 채소를 피했는데, 특히 뿌리채소를 꺼렸다.
고기를 바로 불에 구워먹는 방식이라니, 그건 우리들도 사용하는 방식 아닌가 그런 방식에 이런 놀라운 철학이 숨어있었다니!
그런데 이런 우스운 일도 생긴다.
불과 관련된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음식말고 화형.
종교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화형을 당했는데, 교수형 대신에 화형이 더 보편적이었던 이유는
프랑스의 아를(에서의 고흐)
아를, 고흐가 잠시 지냈던 도시라 기억하고 있는 곳이다. 고흐의 그림에 경기장의 모습을 그린 것이 있는데, 이 책에서 이런 기록을 만난다.
고흐가 그린 <아를의 원형경기장> 감상해보자.
프랑스에서는 왜 달팽이를 먹는가
프랑스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달팽이 요리다. 그것을 필두로 하여 프랑스에서는 우리가 보기에는 징그러운 음식이 줄줄이 등장한다, 왜 그러는 걸까
여기 그 이유를 밝혀 놓았다. 개구리 다리, 달팽이, 송아지의 뇌 같이 다른 사람이 보면 거부감을 가질만한 요리를 즐겨 먹는 이유는
그런 것과는 별개로 상황이 괴상한 요리를 만들게도 한다.
파리 역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는 1870년 12월 25일이었다. 때는 프로이센과의 전쟁으로 참혹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귀족들의 연회는 못말리는지라, 요리사 에티엔 쇼롱은 문을 닫은 파리 동물원의 거주자들을 다수 인수해 프랑스 요리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를 만들었다. (336쪽)
이건 당시 전쟁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닐까.
프랑스 사람 만날 때, 이런 표현 알아두자.
프랑스인은 일반적으로 감자에 엄청나게 매료되어 있다, 그들은 기분이 좋으면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 타협해야 한다면? “배를 둘로 나누자.” 지혜를 빌리려 할 때는? “레몬을 쥐어짜다.” (81쪽)
잘 못 알려진 사실들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이 전혀 하지도 않은 발언으로 기억되고 있다.
나폴레옹이 남겼다는 유명한 발언 중 “군대는 뱃심으로 행진한다”가 있는데, 실제로 이 말을 한 사람은 나폴레옹이 아니라, 프리드리히 대왕이라고 한다. (283쪽)
다시, 이 책은
책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드러낸다.
음식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역사를 자연스럽게 먹게 되는 책이다. 그것도 입을 조그맣게 벌려 한 입 크기의 요리를 맛있게 먹다보면 어느새 프랑스의 시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읽게 되는 바람에, 어, 벌써 다 먹었네, 하는 아쉬운 감탄사가 나오게 되는 책이다.
그래서 다시 또 먹고 싶은 마음 먹게 되고, 그 마음은 수시로 이 책을 들춰보며 프랑스 음식을, 프랑스 역사를 먹고 또 먹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그래서 아쉬운 것은 색인이 없다는 점이다. 같은 사람도 몇 번씩 나오고 또한 음식도 거듭 등장하는데, 그것들을 같이 살펴보기 위해서 색인이 필요한데, 그게 없어서 아쉽다는 점 첨언해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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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는 프랑스출신의 치즈전문가가 프랑스인이 즐겨먹는 음식과 관련된 프랑스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었던 유럽사나 프랑스 역사 서적과 달랐다. 정확한 문헌기록에 근거한 역사가들의 의견이 담겨있던 기존 역사서와 달리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책 내용은 저자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책을 읽고 음식전문가들을 만나서 정리한 내용이어서, 흥미로웠다. 프랑스인들의 음식에 대한 사랑은 유명하다. 하지만 난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직접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에서 현재 유통되고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프랑스인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면서 먹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 한 권만으로 프랑스인들의 미각을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초승달 논쟁"이야기 이었다. 여기서 초승달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빵 "크로아상"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이 빵이 오스트리아와 오스만제국이 전쟁하던 중에 전쟁에 공을 세운 제빵사가 특혜로 만들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스만제국의 상징인 초승달모양으로 빵을 만들어서, 빵을 먹을 때마다 오스만제국을 조롱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빵이 왜 프랑스에서 유명한지는 몰랐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어디서도 듣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명쾌하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초승달 모양의 빵과 관련된 논쟁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갓 구어진 빵을 먹는 것이 더 맛있는지, 재료를 버터 대신 마가린을 쓰는 것은 어떤지 등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식품관련 일을 평생토록 한 저자의 글이어서 그런지, 음식과 관련된 논쟁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마치 내가 프랑스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식당에서 프랑스인들에게 둘러싸여 이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우리 일상에도 프랑스에서 온 음식문화가 많이 있다. 그래서 프랑스인의 프랑스음식이야기를 다룬 책이지만 흥미롭게 읽혀졌다. 내가 프랑스인도 아니고, 프랑스음식 애호가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프랑스음식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역사와 프랑스 음식이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본래 역사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프랑스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이 책을 쓸 때 누구보다 진진하게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다루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일상에 친숙한 프랑스음식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고서 프랑스음식들을 만나니 더 맛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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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쯤,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갔었어요 그때 9개국 정도를 여행했는데, 가장 좋았던 나라가 프랑스였어요 지하철역이 너무 지저분해서 놀라긴 했지만 파리의 전반적인 느낌이 좋았거든요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프랑스에 대한 기억으로 읽게 된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사실 세계사도 잘 알지는 못해서 프랑스 역사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가는 프랑스 역사라 생각만큼 어렵진 않았어요 물론 새로운 지식들을 받아들이느라 책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요 한 입 크기로 읽을 수 있는 51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되어있어서 조금씩 읽어나가면 이해하기에 좀 더 쉬울 것 같았어요 프랑스 요리는 유명하지만 제가 모르는 요리도 많았어요 고기와 흰 강낭콩을 뭉근해질 때까지 요리하는 전설적인 맛의 스튜라는 카술레를 보고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주로 돼지고기로 요리하지만 카르카손에서는 양고기나 자고새 고기로 요리한다는 것을 읽고는 맛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고 맛있겠다는 생각을 접게 되었어요 제가 입이 짧은 편이라서 안 먹어본 재료로 만든 음식은 잘 못 먹거든요 인기 있는 가정식이라는데 프랑스 여행을 가게 되면 메뉴판에서 식재료를 꼼꼼하게 잘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르고 먹었는데 맛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중에 기억에 남는 인물은 카트린이어ㅣ요 그녀는 메디치 가문의 일원으로 교황 클레멘스 7세의 조카이기도 해요 프랑수아 1세의 아들 앙리와 결혼했고 나중에 프랑스 왕비가 되었죠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과도 연관이 있는 인물이에요 그녀의 음식에 관한 업적을 얘기해보자면 시금치, 브로콜리, 아티초크 등의 채소에 대한 혐오감을 덜어내는데 일조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마카롱, 프랑지판, 누가, 소르베 등을 만드는 기술을 전하기도 했어요 이 시대에 설탕으로 만든 과자류는 거의 카트린과 그녀가 데려온 요리사들이 전한 것이라하니 프랑스 음식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분명하죠 당시에 프랑스에서는 포크가 악마의 쇠스랑과 비슷하다고 하여 죄악을 저지르게 할 것 같다는 이유로 거부 했다는 얘기는 흥미로웠어요 포크를 프랑스에 들여온 카트린을 비난하기도 했다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크지 않을까 싶어요 프랑스가 유럽 내 굴의 주요 생산국이자 유럽 최대의 굴 소비국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굴이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애피타이저로 먹는 전통 음식이라고 해요 그래서 연간 수확량의 절반 가량이 이 시기에 소비될 정도라니 놀라웠어요 지역별로 맛이 다르다는데 우리 나라 굴도 지역별로 맛이 달랐나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바게트의 인기가 1920년 대에 시작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 중 하나였어요 프랑스의 제빵류의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 나라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를 언급하니 반갑기도 했어요 이 두 프랜차이즈가 전 세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네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선진국, 현대적인 나라의 이미지가 강했던 프랑스이지만 와인과 치즈 생산이 많은 나라로 프랑스에서는 농경과 목축이 중요한 산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프랑스 역사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 프랑스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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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중요하다. 왜?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단지 그 이유뿐이라면 음식은 그저 살아있는 존재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물론 가장 중요한 기능이긴 하지만) 단순한 수단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음식은 그 어떤 것보다도 확실한 정치적 도구이자 사회 통제의 수단이었다. 음식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도 하고(지금도 어떤 음식을 먹는 국민이라며 미개하다, 야만하다는 이런 표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사회계층을 나누는 계급장의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인간의 모든 역사 속 발자취마다 음식이나 식재료가 관련있지 않는 경우가 드물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 나라를 대표하거나 상징하는 음식의 기원을 두고 우리가 먼저네라며 싸우는 모습은 역사 속에서 수차례 반복되는 에피소드이다.
이 책은 바로 인간의 역사에 얽힌 음식 이야기이다. 제목도 센스있다.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원제로 하면 'A Bite-Sized History of France'. 프랑스의 역사 중 먹는 것과 관련있는 내용을 다룬다는 걸 의미하는 동시에 한 장 한 장의 내용이 짤막하다는 의미로 '한 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저자의 이력도 특이하다. 부부 공저인데 남편은 '치즈 전문가'이고 아내는 '전쟁학' 전문가란다. 각종 전쟁과 내란 혁명으로 얼룩진 프랑스와 미식의 나라라는 프랑스를 조합한 이 책의 내용이 당연할 수 밖에.
책이 진짜 재미있다. 내가 세계사를 다룬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여기에 먹는 이야기가 끼어드니 환상의 궁합이다.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음식만큼 정치적인 것도 드물다. 그러다보니 책에 언급된 역사의 대부분은 정치나 전쟁과 관련성이 많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음식이라는 존재가 치고 들어오는 순간 음식의 역사가 된다. 저자는 한 장에 한가지의 음식이나 식재료등을 다루고 있는데 그것의 기원에 얽힌 전설과 진실을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어떻게 프랑스 미식의 한 페이지와 연결되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재미없을 수가 없는 책이다. 물론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다를 수는 있으나 음식에 방점을 찍고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음식의 기원을 두고 싸우는 짓이 얼마나 무의미한 지 알게 된다. 특히 유럽처럼 셀 수도 없을만큼 많은 전쟁으로 영토가 뒤섞이고 사람도 뒤섞인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이 책은 책상이 아닌 식탁에 두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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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스테판 에노, 제니 미첼, 임지연 옮김, 북스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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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면 여러가지 대표적인 것들이 떠오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미식' 은 특히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음식들의 대부분이, 사실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지는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본적이 없다.
크루아상은 원래는 오스트리아의 아침식사였던 것이 프랑스로 넘어오면서 프랑스어로 '초승달'이라는 뜻의 크루아상으로 변한 것이고, 최고의 와인지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와인은 로마에서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전쟁과 식민지화 등의 역사를 통해 아프리카 노예들과 원주민의 노동력 착취로 초콜릿과 설탕이 자리잡게도 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프랑스의 다양한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프랑스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는지,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흔히, 이런 주제의 책은 너무도 다양한 소재를 다루려다 보면 자칫 수박겉핥기 식이 되기 쉬운데, 이 책은 각 챕터가 그다지 길지 않으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있으면서도 쉬운 설명으로 세계사 그 중 특히 프랑스 역사와 그에 관련된 음식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된다.
프랑스 양봉은 샤를마뉴 대제 때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20년 새, 살충제 등의 이유로 꿀벌의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 프랑스 양봉업자의 1/3이 60세 이상인 이유 등으로 프랑스의 꿀 생산량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언급되었던 샤를마뉴 대제가 원래는 문맹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교육과 학문활동에 큰 업적을 이루면서 역사상 뛰어난 지성인으로 탈바꿈하고 서유럽 문화의 부흥을 이루었으니, 과연 후대에서 이 시대를 가리켜 ' 카롤링거 르네상스'라고 부를 만하다.
샤를마뉴의 사망 후, 베르됭 조약에 의해 오늘날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로 형성되는 과정, 유럽 지역에 바이킹이 출현하게 된 후 끊임없는 약탈과 배상금 요구, 이들이 단순왕 샤를의 제안으로 노르망디로 이동하게 된 과정 등도 매우 흥미롭다.
이렇듯, 음식 이야기를 굳이 연관짓지 않아도 나에게는 이런 프랑스 역사와 연계된 세계사 설명이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이해되지 않았던 많은 부분들의 흐름이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면서 좀 더 다양한 세계사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프랑스 역사와 프랑스의 음식들의 대부분이 전세계로부터 흘러들어온 맛의 혼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전세계의 음식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변화시켜 완벽하게 정착시킨 프랑스인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 북스힐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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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2,000년이 넘는 동안 프랑스 남서부는 온갖 열정적인 경쟁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무대였다. 이 땅은 지역 패권을 겨루는 외국 침입자들과 프랑스 왕의 군대에 유린당했다. 그러나 아마도 가장 오래도록 지속된 것은 카술레 요리법... 카술레는 고기와 흰 강낭콩을 넣어 뭉근해질 때까지 오랜 시간 요리하는 전설적인 맛의 스튜이다. 보통은 돼지고기로 만드는데, 카르카손에서는 양고기나 자고새 고기를 사용하고 톨루즈에서는 지역 특산 소세지를 넣는다.(123면)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파리, 에펠탑, 노트르담의 곱추, 레미제라블과 프랑스 혁명, 백년전쟁, 종교개혁 및 종교전쟁 등의 개념정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프랑스 문학을 통해 프랑스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이미 경험 해 봤다는 사실일 것이다. 요컨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명작 <삼총사>를 너무 좋아해서 김석희 번역 <삼총사>를 두 번씩이나 정독 한 바 있다. 이 작품의 시대 배경은 1600년대 루이 13세 시대, 프랑스 파리와 영국을 무대로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 문화, 정서와는 일정 부분 거리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왕을 호위하는 멋진 총사들의 모험담이 너무 재밌고 흥미로워 먼 이국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혔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소설 <삼총사>의 시기가 절대왕정의 시기였다면, 위고의 명작 <레미제라블>은 18~19세기 프랑스혁명 전후 격동기 프랑스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 것 같다. 프랑스의 역사를 역사서가 아닌 팩션이 가미된 뒤마의 <삼총사>, 위고의 <레미제라블> 등과 같은 소설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런 부분들이 프랑스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 같다. 장맛비가 내리던 주말, 아주 흥미로운 프랑스 역사 책을 만났다. 주제와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는데, 읽어 내려가면서, 지겹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고, 오히려 머리 속에 넣어 두고 싶은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만났다.
리옹의 전통 선술집인 부숑 ‘피용 아저씨네 돼지 세 마리’ 벽에는 돼지고기는 어느 부위든 맛있다라는 프랑스 속담이 쓰여 있다.(35면)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한 권의 책으로 오래된 프랑스의 역사를 다 알 수야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방대한 프랑스 역사의 단면과 흥미로운 이슈들을 전쟁과 혁명, 음식이라는 테마로 만날 수 있었다. 꿀과 양봉, 포도 수확과 프랑스 와인, 치즈와 브렌드, 버터와 올리브유 등 다양한 음식 이야기들이 프랑스 역사, 문화와 잘 배합되어 있다.
1415년 아쟁쿠스에서 프랑스군을 격파한 영국왕 헨리 5세는 프랑스 최대의 적이었다. 그는 아쟁쿠스에서 프랑스군을 격파하고 노르망디를 되찾았고, 부르고뉴파는 파리의 국정을 장악했다.…백년 전쟁에서 잉글랜드가 거둔 가장 큰 승리였다. 1422년 헨리 5세가 샤를 6세보다 몇 달 앞서 세상을 떠나면서 프랑스 왕위를 둘러싼 새로운 전투가 벌어졌다.…광인왕 샤를의 치세는 프랑스에 처참한 결과를 안겼다. 하지만 이 광인왕이 재위 기간 중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분별력 있는 일을 한 가지 했는데, 바로 로크포르 지역의 주민들에게만 그들의 특산물인 치즈를 숙성할 수 있다는 독점권을 부여한 것이다.(~143면)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역사라고 해서 반드시 정치, 경제에만 국한 되어 있는 게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정치와 경제, 전쟁과 혁명, 음식과 미식 이야기들이 결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고,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고 파고 들어가 보면, 기묘하게 연계되어 얽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다. 이 책을 프랑스사와 같이 본다면, 훨씬 더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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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한 입 크기"에 포인트를 두어 읽었던 것인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제목의 첫인상과는 달리 제법 묵직한 책이다. 일단 본문만 430여쪽, 각중와 참고문헌까지 합하면 460쪽 가까운 분량의 책이다. 글쓴이 스테판 에노와 제니 미첼. 부부. 이 책의 글을 풀어나가는 인물은 스테판 에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낭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영국 런던에서"(책 앞날개) 일을 한 경험이 있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가 "현재는 독일 베를린의 고급 치즈 상점에서 일하고 있다."(책 앞날개)는 인물. 섬은 아니지만 이웃 국가와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는 섬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한민국에 사는 내 입장에서는 글쓴이가 여러 국가를 넘나들며 생활하고 있다는 이런 소개는 낯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장소에서의 생활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프랑스 음식과 문화,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글쓴이의 글은, 재미있었다.
역사를 인물과 사건, 중요 정치사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일반적이다 싶은 역사공부를 얕게 해온 나로서는 프랑스 역사의 얼개 정도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 책을 통해 한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재미있는 방식으로도 풀어서 설명할 수 있구나 싶어 여러 면에서 감탄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음식이야말로 삶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 부분이 아닌가. 글쓴이는 프랑스 역사의 초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기의 역사를 프랑스의 음식을 통해서 풀어낸다. 5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각 장의 제목은 "네 도둑의 식초", "황제와 미친 왕의 치즈" 등이다. 내가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장은 23장 "모든 냄비에 닭고기를"이었다. 이 장을 통해서, 내겐 낭트 칙령을 통해 신교도의 종교의 자유를 허락한 왕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던 앙리 4세의 여러 면모에 대해서 좀더 잘 알게 되었다. 앙리 4세의 이야기를 태어나면서부터 "음식"과 관련있는 인물로 풀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요일이면 모든 냄비에 닭고기를"이라는 약속을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폴 오포라 불리는 메뉴와 관련된 이야기 재미있었다.
한국인들에게 여러 종류의 김치가 있다면, 프랑스인에게는 246종이나 되는 치즈가 있는 것인가? 글쓴이의 박식함과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풀어낸, 잘 차려낸 밥상을 받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제목과는 달리 결코 한 입 크기에만 머무르지 않는 프랑스의 모든 역사와 음식을 아우르고 있는 역사책. 이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에 가면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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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워져 나온 크루아상을 사기 위해 기꺼이 일요일에 아침잠을 포기하고 빵집을 순회한다는 프랑스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이곳. 미식의 나라 '프랑스'. 그들의 음식에 대한 애정을 방영하듯 음식과 관련된 표현도 많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슬픔을 표현하고자 할 때 "빵 없는 하루 같다" 기분이 좋으면 "나 감자 있어" 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 여튼 음식에 각별한 프랑스인들. 이 책은 그들의 음식에 얽힌 역사를 탐색한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음식이 어떤 흥미로운 일화를, 전설을 간직하고 있을지!
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통해 맛깔나게 풀어낸 프랑스 역사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빅토르 위고가 '신의 술'이라고 칭한 코냑, '악마의 와인'이라고 불렸던 샴페인, 프랑스를 상징하는 빵인 바게트, '치즈의 왕' 브리를 비롯해 카망베르, 로크포르, 마루알 치즈, 전설적인 맛의 스튜 카술레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과 음식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놀랍고도 흥미로웠던 프랑스의 역사. 그동안 알고 있었던 맛에 이면의 맛을 선사해 주면서 입속에서 팡! 팡! 울리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즉,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분열과 불평등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특정 지역이나 시대의 음식과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관습인 '식생활 방식foodways'을 조사함으로써 사회에서 누가 가장 많은 권력을 쥐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지, 어떻게 자신들의 높은 지위를 유지하는지 등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가장 빈곤한 공동체가 그저 먹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중에 직면하는 제약과 한계,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이 그들이 살고 있는 더 넓은 사회에 대해 무엇을 보여주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진화하는 취향이나 혁신, 쉼없이 계속되는 탐사나 전쟁으로 인한 황폐화 때문에 이러한 역학 관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 - page 424 ~ 425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네 도둑의 식초>. 식초를 뜻하는 비니거vinegar라는 단어가 '신 와인'이라는 뜻의 비네그르vinaigre에서 유래했다는 데서 유추할 수 있듯 프랑스에서 식초는 흥미롭고 다양한 제품인데 그중에서' 네 도둑의 식초four thieves vinegar'. 이 식초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처참한 시대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줍니다. 우리에게 흑사병이라고 알려진, 세계를 종말 가까이 이끈 선페스트의 전파. 프랑스에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죽은 사람들의 재산을 털던 도둑 4명이 붙잡혀 판사 앞에 끌려갑니다. 판사는 처음에 화형을 선고했는데, 이 도둑들이 감염으로 죽은 시신과 밀접하게 접촉했는데도 건강해 보이는 데 의구심을 품어 그들의 비밀을 공유한다면 화형보다 덜 고통스러운 교수형으로 선처해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도둑들은 온갖 재료가 들어간 식초 제조법을 털어놓으며, 도둑질하러 가기 전에 그 식초를 온몸에 바른 덕분에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그 식초가 '네 도둑의 식초(마늘과 장뇌부터 로즈메리, 라벤더, 세이지에 이르기까지 온갖 허브와 향신료, 방향 식물이 들어간다.)'. 흑사병이 거의 퇴치된 오늘날 이 식초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상처를 소독하고 이를 제거하며 구강 궤양을 치료하고 두통과 호흡 곤란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레프와 얽힌 일화도 흥미로웠습니다. 2월 2일의 성촉절에 프랑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음식인 크레프로 성촉절을 축하하며 요리할 때 크레프를 공중에서 뒤집는 관습에 다양한 미신을 붙여왔는데...
예를 들어 농부들은 성촉절에 크레프가 찢어지거나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잘 뒤집히면 그해 농사가 풍년일 것이라는 징조로 받아들였다. 오늘날에는 한 손에 동전을 쥐고 다른 손으로 크레프를 제대로 뒤집으면 다음 해 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성촉절까지 삶이 잘 풀리리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 page 290
미신을 잘 믿었던 나폴레옹이 생애 가장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결정한 것. 그는 크레프를 뒤집으면서 "이번에 잘 뒤집으면,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다!"라 말하며 크레프도 성공적으로 뒤집어집니다. 하지만 다섯 번째는... 잿더미로 떨어지고 만 것입니다. 이런 불길한 징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원정에 나선 그는 결국 불타는 모스크바에서 적절한 보급품이나 피난처도 없이 고립되자 "다섯 번째 크레프가 알려준대로야!" 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 전역 미식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음식을 매개로 그들의 역사, 문화를 바라보니 프랑스에서는 왜 음식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음미하고 이야기하며, 음식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사색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는 문뜩 우리의 음식은? 의문이 들곤 하였습니다. 우리 역시도 다채로운 음식들이 있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만나면 좋지 않을까... 란 생각도 남겨보며 오늘은 왠지 와인 한 잔을 음미하며 그들을 떠올려볼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