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과 힐링을 주는 이야기"
아오키 카즈오의 <해피 버스데이>를 읽고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자신의 존재자체도 부정당하면서 절망에 빠질 지 모른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아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과 진심어린 사랑일텐데. 아이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면 과연 아이는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 『해피 버스데이』는 자신의 열한 번째 생일날 자신의 출생을 부정하는 엄마의 말로 인해 상처를 받아 실어증에 걸린 한 소녀의 성장 스토리이다. 무엇보다 생일날 가장 많이 축하를 받고 탄생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 날인데, 오히려 자신의 탄생이 저주가 된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여 성적도 좋고 말도 잘 듣는 그 소녀의 오빠와는 달리 그 소녀는 잘하는 것도 없어서 항상 그녀의 오빠와 비교를 당한다. 기대고 의지하고픈 그 소녀의 엄마는 그 소녀에게 따뜻한 말도 해주지 않고 사랑한다며 손을 잡아주지도 않는다.
-엄마, 나 목소리가 나질 않아. -난 어떡해야 해? 그렇게 말하고 싶어 아스카는 엄마를 쳐다보았다. 아스카의 시선을 느껴도 엄마는 화난 얼굴로 슬쩍 눈을 피했다. 아스카의 생각을 받아주려 하지 않았다. -p.17- 그렇게 부모에게조차 사랑을 받지 못한 소녀, 아스카에게는 다행히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 요양차 찾아간 시골의 외갓집에서 아스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 속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자신의 엄마와 달리 아스카를 믿어주고 지켜봐준다. 또한 아스카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평온에 의해 상처를 치유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용기를 얻게 된다.그리고 드디어 잃어버린 말도 찾게 된다. 무한한 사랑과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아스카의 실어증을 치료하고 아스카에게 용기를 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스카가 실어증을 극복하고 다시 말을 하게 되는 그 과정이 참 감동적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스카는 할아버지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고맙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아스카가 오랫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말하고 싶었던 단 한마디였다.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스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아스카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려 주었다. p.81
그리고 무엇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자신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아스카가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신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게 되었다는 점이다.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 따돌림으로부터 구해냈다. 더 나아가 아스카의 용기있는 행동은 '수업참관'을 통해 반 아이들,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따돌림의 심각성을 느끼고 따돌림을 멈추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따돌림을 당하던 쥰코의 아버지가 말하는 내용 속에서 아스카가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인생이란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는 거예요. 언제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죠. 억수같이 비가 쏟아질 때도 있어요. 그때는 비에 젖은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웃지 말고 우산을 받쳐주는, 도량이랄까,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해요. 인간이니까 그런 것이 소중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p. 148
또한 특수학교에서 메구미를 만나게 되는데, 아스카는 메구미를 통해 삶의 고귀함을 알게 된다. 메구미는 태어날 때부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중증 장애아로 살아왔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고 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인데도 메구미는 삶을 포기하지 않거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메구미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힘들도 지친 아스카의 마음을 위로하고 평온함을 준다.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자신 곁에 있는 쥰코를 비롯한 좋은 친구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따뜻함을 주었던 메구미 등에 의해서 아스카는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감정도 소중히하게 된다. 아스카는할아버지가 말한대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참지 않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해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처도 치유해주고 그들의 다친 마음도 위로해준다. 그래서 아스카는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던 메구미의 죽음으로 인한슬픔도 슬기롭게 이겨나간다. 이제 아스카는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 가사 중에서-
12번 째 맞는 아스카의 생일, 작년 11번 째 생일은 존재의 이유까지 부정당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아스카에게 이번 12번째 생일은 어떨까. 아스카의 바램대로 아스카 주변 사람들로부터 생일 축하 인사를 받는다. 특히 아스카의 출생을 부정하던 엄마로부터 진심어린 생일 축하와 엄마의 생일 케이크는 엄마와 아스카의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아스카의 엄마 또한 피해자였는지도 모른다. 심장병에 걸린 언니 때문에 부모의 사랑과 관심도 많지 못한 아스카의 엄마 또한 어찌보면 아스카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아스카의 엄마에게도 엄마의 사랑을 받고자 갈구하는 '내면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스카의 엄마는 욕구 충족에 대한 불만족의 마음이 아스카에게 저주 섞인 말과 함께 퍼부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은 아스카가 얼마나 마음이 따뜻하고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지를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아즈카에게도 그들의 사랑과 관심,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는 아즈카에게 마음껏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아즈카는 이미 그런 축하를 받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었으니깐 말이다.
"고맙습니다." 라고 아빠가 말했다. 아직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다. 잠시 숨을 고른 후에 아빠는 큰소리로 말했다. "해피 버스데이! 아스카!" p.205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아이를 똑같이 대하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부모로서의 올바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마음이 닫혀버리고 감정까지 메마른 아스카의 엄마를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나또한 그런 내면아이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얘들아, 엄마의 아들,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고 말이다.
|
|
그렇다면 무엇이 이 책을 세상 밖으로 다시 불러 냈을까? 책은 언뜻 보기에 생일을 축하하는 행복한 메시지이기도 한 제목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와는 정반대의 말이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p.11)
아직은 어리다고도 할 수 있는 열한 번째의 생일난 듣는 이 무슨 망말인지...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그래도 아이의 생일날 면전에다 대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게다가 태어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의사가 아닌지 않은가.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을거란 지각이 없진 않을텐데... 아무튼 이 말을 듣는 아스카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그때마다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말이 없어지는 것 또한 이해가 된다. 집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는 그래도 학교에서나마 담임이 아이의 상태가 심각함을 알아채고 엄마에게 알리지만 엄마는 그런 담임의 알아챔과 학교로 부름에 오히려 화를 낼뿐이다. 적반하장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말인듯.
세상에 내 편하나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딱히 해결책도 요원해 보이는 아스카의 상태. 그나마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것이 아스카의 심각한 상태를 오빠는 엄마와 달리 무시하지도 좌시하지도 않으며 어떻게든 아스카를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아스카를 외갓집으로 보내는 것이였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사람으로 치유하는 아스카의 모습이 마음 아프게 다가오면서도 그래도 외조부모님은 괜찮은 분들이라 다행이다 싶다. 두 분은 아스카가 결코 하찮은 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아스카가 마주하는 또다른 상처받은 아이. 아마도 아스카가 외조부모님 댁에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다면 그녀가 마주했을 누군가의 아픔을 제대로 살펴볼 여유도,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뭔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조차 못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뭔가 동변상련의 마음을 느꼈던게 아닐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참 잔인하다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 시기, 상처와 아픔을 잘 이겨낸다면 분명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질거란 생각이 든다. 아스카에겐 그래도 담임선생님이, 오빠가, 조부모님과 자연 속 치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니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이후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자신처럼 상처를 받고 있는 이를 무시하지 않고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돕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는 감동 스토리의 작품이였다.
원래는 아동도서로 나온 모양인데 이번에 출간된 책은 한정된 독자층에서 탈피한것 같고 이미 오래 전에 만화영화로도 제작되어 당시로서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인것도 같은데 원작의 내용이 좋다보니 영화도 꽤나 괜찮지 않을까 싶어 궁금해진다.
#해피버스데이 #아오키가즈오 #문학세계사 #어른동화 #춘천국제만화초대작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리투신간살롱
|
|
성장 소설에서 어릴 적만큼의 감동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했으나 눈물을 글썽이며 읽었다. 처음에는 작위성이 (직관적 이해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겠지) 꽤나 강한 직설적인 대사 때문에 조금 와닿지는 않았는데 아스카가 하시모토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좋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이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하시모토 선생님이 '따돌림 그 자체는 인정할 수 없지만, 좋은 점, 나쁜 점을 다 가진 것이 인간이다.(그래서 따돌리는 사람들 또한 달라질 수 있고, 따돌림의 대상도 자신 안의 무언가를 죽이거나 지워가면서 어울리려 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한 대목이 참 좋았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섬세함이 느껴졌달까. 빠르게 반성하는 아스카의 오빠 나오토의 모습에서 역시...좀 작위적이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소설 스타일이 '말하고 싶은 것이 매우 분명할 때는, 과감하게 생략을 하자'라는 주의인 것 같아서 곧 이해하게 되었다.
아스카가 빨리 실어증을 극복하지 못해서 걱정하는 할머니에게 '우리가 그 아이의 병을 고쳐주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고 말하는 아스카의 할아버지도 좋았다. 솔직히 이대로 아스카의 힐링 이야기가 계속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학교에 가서 이지메를 목격하고, 쥰코를 도운 뒤에 쥰코 또한 가해자가 되는 함정에 빠지는 것을 다뤄서 책의 현실감에 굉장히 좋은 의미로 놀랐다. 이 책은 분명히 이상적이다. 솔직하게 학교 따돌림에 대해서 대담을 가지는 어른들과 아이들, '단 두 시간' 이라는 단어까지 있듯이 올바른 길은 사실 매우 가까이 있고, 길이도 짧다. 그러나 우리는 마주하기 두려워서 솔직하게 굴지 않고, 서로 약점을 드러낼 용기가 없어서 뱅뱅 돌아간다. 아마 이 소설처럼 아름다운 화합은 흔하지 않겠지. 아스카의 어머니가 직접 상담을 가는 것처럼 바람직한 일은...아마도...(이하 생략).
하지만 그게 우리가 가야할 길임을 알려주는 것은 중요하다. 이 소설은 보기 좋으라고 이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말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것을 배척하지 않는 모습에서 이는 더욱 뒷받침된다. 아스카의 어머니 시즈요가 소외당한 자식으로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 그것을 대물림하는 뒷얘기나 나오토가 처음에 약자인 아스카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진실이나. 모두 선한 면, 악한 면을 내면에 갖고 있다. 또한 아스카의 할아버지나 메구미가 세상을 떠나는 부분에서, 세상에는 슬픔이 있음도 함께 얘기해주는 어른스러움을 작가에게서 느꼈다. 나는 성장 소설의 의의가 삶의 지침을 알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이 될 수 있어, 이런 말을 할 수 있어, 하고 페르소나를 제시해주는 것에 있다고 느끼고 그래서 아스카의 씩씩한 모습을 제시해주는 면에서 소설에게 제일 크게 감사한 것 같다.
아래는 좋았던 구절 필사. 아스카의 할아버지가 아스카에게 해주는 말들.
의미깊은 독서 시간이었다. 좋은 책을 추천해주신 북클럽 멤버님께 감사를. |
|
11살이 된 생일날 아스카는 나오토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듣는다. 시계를 올려다보며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는 아스카에게 엄마는 너의 생일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을 것이라며 나오토는 쏘아댄다. 가족끼리는 무심코 마음 속의 있는 말을 그대로 꺼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가식적이지 않게 나에게 있는 그대로 말해줄 수 있는 가족이라서 좋지만, 속마음을 그대로 꺼내어 상처를 주는 것 역시 가족이다. 남에게는 예의를 갖추어서 말하니까.
아스카는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주는 엄마와 오빠를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아스카의 마음도 몰라주고 엄마는 생일을 잊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조금도 표현하지 않는다. 어떻게 아이에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아스카는 그때부터 목소리를 잃어버린다. 아스카는 하시모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엄마와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스카를 할머니댁으로 보낸다. 아스카는 그곳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따스한 사랑을 온전히 받으면서 점점 마음을 회복해 나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아스카의 엄마 시즈요가 어릴 때 아픈 언니 하루노를 돌보느라 시즈요를 보살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때의 외로웠던 감정이 시즈요가 아스카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엄마 시즈요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엄마라면 딸을 위해 이겨냈어야 한다. 아스카는 결국 가족의 사랑으로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낸다. 생일에 아빠가 해주는 "해피버스 데이, 아스카"를 들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얼마전 아이에게 태어날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나는 소중한 사람이네."라고 말하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인정받는 존재인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아스카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
|
"후지와라 아스카가 24쪽을 읽어볼래?" 2교시 국어 시간, 하시모토 선생님은 일부러 아스카를 지명했다. 아스카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교과서를 들고 천천히 일어선다. 읽으려 해도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17-)
미장원 바닥에 떨어진 아스카의 머리카락을 주워 들고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아요. 할머니. 아스카는 더 이상 엄마 마음에 들려고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아스카는 아스카,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83-)
"쥰코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쥰코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게 다 자기 탓이라고 애한테 미안해하다며 쥰코 엄마는 울 뿐이었죠. 인생이란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는 거예요. 언제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죠. 억수같이 비가 쏟아질 때도 있어요. 그때는 비에 젖은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웃지 말고 우산을 받쳐 주는 , 도량이랄까,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해요, 인간이니까 그런 것이 소중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148-)
료지와 시게루가 고개를 들어 나오토를 보았다. "이런 경우 역시 나오토 형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시게루가 입에 잔뜩 문 음식을 우물거리면서 박수를 쳤다. (-196-)
살아가다 보면 항상 좋은 날만 있는 것도 아니고, 흐린 말만 있는 건 아니다. 맑은 날과 흐린날이 교차되기 마련이다. 인생과 삶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상황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오키 가즈오의 <해피 버스 데이>는 나에게 삶의 위안과 위로, 치유의 싹을 틔워주고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 후지와라 아스카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
이 동화책이 감동 그 자체인 건 누군가의 삶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간격, 그 간격을 누군가 채워진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삶이 아닌데, 내 삶에 대해서, 누군가 평가할 때, 나 스스로 자괴감이 들 수 있다. 나에게 주어진 삶과 인생에 대해서, 내가 의도한 대로 만들어 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빠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는 후지와라 아스카에게 큰 상처가 되었으며, 대인 기피증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리게 된다.
이 동화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 소위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 구조에 결론에 감동을 배치해 놓고 있었다. 아픈 영혼을 회복하기 위해서,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 네 탓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느꼈던 그 상처들을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하는 따스한 언어, 사람을 배려하는 언어가 그 사람의 마음을 녹여 내리게 한다. 길을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다시 내 인생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힘과 에너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넘어지더라도,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일어나게 되고, 새로운 인생 루트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절망과 자괴감, 그리고 삶의 희노애락 속에서 채워 나가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본이 무엇인지 깨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삶을 반영하고 있으며, 어린 아이의 마음 언저리에 묻어나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 그것이 그 삶의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나의 모진 마음이 스스로 깨질 수 있다.
|
|
처음 이책을 받았을 때 시선을 끌고 흥미를 돋아준 건 다름아닌 표지 일러스트. 일러스트는 요즘 유행하는 감정적인 느낌을 담아 책을 펼치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가져다 주었다. 그 다음으로는 날개부분에 적혀있는 ‘일본 열도를 뒤흔든 감동의 베스트셀러!’라는 문구였다. 글을 보자마자 기대감은 더욱 퍼져갔고 순식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5분도 지나지 않아 실망감이 올라왔다. 너무 뻔한 줄거리와 설정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차별당하는 어린 아즈카, 그런 아즈카를 무시하는 오빠 나오토. 생일날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은 아즈카가 실어증에 걸리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책의 중간으로 지나자 뻔한 결말처럼 결국엔 아즈카와 엄마의 사이가 좋아지면서 끝나겠지라는 생각이 부끄러울정도로 집중하게 되었고, 눈에 눈물까지 고였다.
과연 아즈카와 나오토처럼 과감하게 포기하고 도전하며 변할 수 있을까. 사람들 사이에서 튀지않고 평범해지기 위해 지나쳤던 많은 도움의 눈빛들이 생각났다.
“사람은 변하는 거야, 사람은 언제 어디서건 마음만 변하면 변할 수 있어. 사람은 변하기 위해서 배우고 공부하는 거 아냐? 사람은 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는 거잖아.”
나오토의 말처럼 우리는 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명예를 위한 배움이든 사명을 위한 길이던. 하지만 나는 변하기 위해가 아닌 남들과 같은 길을 걷기 위해, 최대한 튀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기위해 애쓰며 배웠다.
‘마음에 상처는 잠깐 모른척 덮어놓아야되, 성공하기 전까진... 돈이 많아지고 명예를 얻으면 상처도 다 치유될 거야, 마음의 상처? 누구나 있어. 너만 힘든거 아니야 다들 힘들어. 혼자 튀려하지마’
사회가, 내가 그리고 학교가 그렇게 가르치고 다짐케했다.
이 책을 읽으면 초등학생 아즈카와 중학생인 나오토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나에게도 아즈카 할아버지같은 분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단단한 마음으로 행복을 위해 배우고 살아왔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필독서라고 소개되어있지만, 정작 이 책은 자신의 상처를 돌볼겨를이 없을뿐더러 ‘난 괜찮아’ 하며 외면하고 있는 어른들이 읽어야 한다.
그리고 꼭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으면서 자신에게 이런 말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해피버스데이. 넌 이세상에 잘 태어났고, 삶을 살고있다는 사실을 축하해” |
|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모두 소중한 마음을 갖고 있는 똑같은 생명들이라는 가르침이라고 할아버지는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벌레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단다. 어때, 그렇게 생각하면 즐겁지 않니? 친구들이 많이 생겨 마음이 아주 풍요로워질 거다."
11번째 생일, 엄마로부터 "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떨까? 후지와라 아스카가 그 말의 주인공이었다. 잔뜩 기다린 생일날 엄마는 야근으로 늦게 들어왔다. 딸의 생일을 잊은 것은 물론, 딸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엄마 호리 시즈요. 그렇게 아스카는 마음의 문을 닫는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을 때마다 스스로 목을 누르는 자해를 하는 아스카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실어증에 걸린다. 그나마 아스카를 이해했던 담임 하시모토가 엄마에게 알리지만, 바쁜데 불렀다는 이유로 엄마는 화를 낸다. 다행히 오빠인 후지와라 나오토는 아스카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스카를 지키기 위해 나오토는 아스카를 외갓집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아스카는 상처받은 마음을 가지고 외갓집에 도착한다. 다행히 그런 아스카의 마음을 아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아스카를 마음으로 안아준다. 시골의 풍경과 자연 속에서 조금씩 치유되는 아스카. 할아버지와 나눈 대화 속에서 아스카가 얼마나 귀중한 존재라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스카야,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면 사물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한단다. 상대를 믿는 것, 용서하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기도 해."
그러던 중, 이사로 전학을 하게 된 아스카. 아이들의 왕따를 방관하기만 하는 담임 구로사와 오사무는 처음 등교하는 아스카에게 선입관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 6학년 2반이 된 아스카는 짝이 된 가나자와 쥰코가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아이들은 아스카에게 나서게 되면 오히려 너 또한 왕따를 당하게 된다고 방관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쥰코를 방에서 내쫓게 되고, 상처를 받은 쥰코가 사라지게 되는데...
책 속에는 아스카를 둘러싼 가족과 학교의 이야기가 나온다. 엄마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상처투성이인 아스카가 자연과 다른 가족들의 사랑으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그를 통해 또 다른 상처 받은 아이들을 보듬아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 아스카 역시 상처를 받았었기에 상처받은 친구를 돌아볼 마음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상처받은 치유자. 아스카의 이야기를 통해 회복이 주는 영향력을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
|
가장 사랑을 주는 대상이라 믿은 엄마에게 존재를 부정당하면 쉽게 극복하기 힘들거예요. 그 아픔을 이겨낸 소녀의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어요
아스카는 나오토의 얼굴에 물을 뿌리고 방으로 달아나요. 엄마가 돌아와 나오토와 대화하면서 실제로 그 말을 하는 걸 듣고 말아요. 그 순간부터 아스카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
|
책 - 해피버스데이 저자 - 아오키 가즈오 출판사 - 문학세계사
책의 처음과 말미에 이런 글이 있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그리고 "아스카, 태어나길 잘 했어, 생일 축하해." 서로 완전 반대되는 이야기 인데, 주인공 '아스카'는 엄마 '시즈요'와 오빠 '나오토' 인 가족들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편향된 애정으로 아스카는 스스로 입을 닫아버린다. 이러한 고충때문에 '아스카'는 '우쓰노미야'라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사는 시골마을로 향하게 된다. 거기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과 애정으로 '아스카'는 점차 말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
회복된 '아스카'는 이사가고 새로 전학을간 학교에서 '가나자와 쥰코'의 옆자리 앉게 되는데, 교실의 분위기는 술렁 거린다. 이유는 왕따를 당하고 있는 '쥰코', '아스카'는 '쥰코'를 도와주며, 특수반에서 '메구미'라는 친구와도 만나게 된다. '아스카'는 친구들을 만나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와 메구미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고, 그 안에서 다시 갈등과 오해의 해소가 일어나며, 엄마인 '시즈요'도 깨닳게 된다.
'아스카'의 성장 소설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 스스로 목을 조이며 입을 닫아버린 한 소녀, 그러나 외조부의 사랑과 애정으로 다시 치유가 되고 긍정의 기운을 받아 다시 밖으로 나와 다른 이들을 도와주며 본인 역시 조금 더 성장한다. 처음에는 저런 부모가 있구나, 부모와 자식간의 잘못된 사랑 역시 학대가 될 수 있다 느낀다. 자식을 위해서라는 말로 자식에게 과한 요구, 또 는 무관심 이러한 것 들을 보고 느끼며 부모의 대단함과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지는 듯 하다.
"해피버스데이"를 읽으며 나에게 물어본다. * 우리는 성장하며 진정한 어른을 만났던가? 그런 어른에게서 좋은 가르침 또 는 사랑을 받아 볼 수 있었는가? * 사람은 변해가기 위해 배우는 거라고 한다. 나는 그러고 있는가? 아니면 꼭 변해야만 해야 할까? 전자라면 변해가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배워 볼 수 있을까?
- 30년 넘는 삶을 살면서 이런 어른이 있어 좋다 라는 생각은 잘 안해보고 크게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그런 어른의 삶이 좋아 보일지언정 그 어른에 대해 애정을 갖은 적은 있으나 존경과 가르침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 변하기 위해 지금 배우는 것일까? 배우기 위해 변하는 것일까? 모를 정도로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잠시 쉬며, 주변을 돌아 볼 줄도 알았으면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자문 자답하며 동화이지만 왜 일본의 장기 베스트셀러와 영화로 까지 만들어지며 화제를 일이키는지 알 것 같다. 어른도 아이도 같이 읽을 수 있으며 어른에게는 가슴 뭉클한 자극을 주는 우리 모두 "해피버스데이"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
[해피 버스데이]의 작가님인 아오키 가즈오는 현재 교육카운슬러, 법무성 인권옹호위원(어린이 인권 전문위원)이자 보호사이다. 1995년부터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에서 따돌림에 관해 교사와 부모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상담 및 지도를 하고 있다. (저자 소개 참조)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이 동화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스카의 열한번째 생일에 오빠인 나오토가 뱉은 말이다. 가족들, 특히 엄마로부터 마음의 고통을 받을 때마다 목을 누르는 아스카는 그만 목소리를 잃고 시골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요양을 간다. 외가엔 아스카가 태어난 해에 심은 살구나무가 있다. 할아버지는 살구나무가 옛날부터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나무이며, 약도 되고 잼도 만들 수 있으며, 겨우 열한 살인데도 아주 실한 열매를 맺는다고 가르쳐준다. 할아버지는 아스카에게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모두 소중한 마음을 갖고 있는 똑같은 생명들이라는 가르침도 주신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스카는 할아버지의 밭에 있으면 슬픔으로 물들어있던 마음에 많은 자비로움이 찾아드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음속에 맺힌 감정을 완전히 녹여버릴 것 같은 부드러운 빛이 아스카를 감싸고 드디어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아- 따뜻해."
시골에서 요양을 마친 아스코는 전학을 하여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데, 반의 어두운 분위기는 이상하기만 하다. 친구들은 아스코의 짝인 준코를 따돌리고 선생님은 암묵적 동조를 할 뿐이다. 하지만 마음의 병으로 목소리를 잃는 아픔을 겪었던 아스코는 준코를 위해 몇몇 학우들과 학급내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한다. 따돌림으로 죽음을 생각할 만큼 궁지에 몰렸던 친구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건 또다시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 친구들의 생각이다. 교장선생님의 도움으로 학급친구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이 모인 가운데, 서로가 서로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고 받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아스코에게 항상 사랑 대신 아픔만 느끼게 해주었던 엄마와의 문제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모든 갈등이 해소된다. 아스코의 오빠인 나오토도 아스코로 인해 인간은 매일 변해가고, 변하기 위해 공부하는 거라는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방향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아스코의 생일 파티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은 아스코의 생일을 축하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책상 앞에 있지 않은 시간은 모두 쓸데없는 시간이라고 배우고 살아온 아스코의 아버지 역시 이제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아스코를 이해하게 되고 나오토의 꿈을 위한 선택도 존중해 주기로 한다.
"해피 버스데이! 아스카!"
이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다.
** 이 글은 출판사 문학세계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