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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에는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데 탁월하다고 여겼는데 말이다.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다. 분명히 아는 인물이 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입에서 맴돌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럴 때 나는 검색 사이트에 연관어를 검색해보고 찾는 과정을 겪는다.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내 이야기라 여기면서 책을 읽었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다만, 알츠하이머를 늦출 수 있다면, 이왕이면 죽을 때까지 온전한 기억을 가지고 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리사 제노바가 쓴 소설 『스틸 앨리스』의 동명 영화에서 주인공은 차라리 암에 걸리고 말지 기억을 잃어간다는 건 너무 슬프다고 했었다. 물론 정확한 대사는 아니다. 그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온전한 존재가 아닌 것만 같다. 곁에 있는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슬프다. 그토록 총명하던 분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은 안타깝다. 그게 슬프다. 우리도 얼마 뒤 똑같은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다. 노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반 이상이 알츠하이머라고 한다. 어느 시기가 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우리라고 피해 갈 수 없다.
뇌는 지루하고 익숙한 것들은 지독하게 잘 잊어버리지만 의미 있고, 감정을 자극하고, 예측을 벗어나는 경험들은 기가 막히게 기억한다. 기억에 남는 저녁 식사가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모두 어떤 식으로든 특별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기억들은 점점 희미해지다가 사라진다. (91페이지)
의미 있는 일이 아닌 일상적인 일이라면 대부분 그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무엇이든 맥락이 중요하다. 기억에 관련된 용어를 살펴보자. 일화기억은 내 인생에 일어난 일들에 관한 기억이며, 섬광기억은 충격적이고 의미 있으면서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경험들에 대한 기억이다. 어제 뭐 먹었는지도 기억하기 힘든 요즘 일화기억들을 엮어 자서전적 기억을 만들어도 좋겠다. 일상에서 벗어나 안 가본 도시로 휴가를 떠나는 방법이 있을 거고, 모바일 기기를 끄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스스로와 소통하기, 반복하여 기능을 강화하고, 오늘 경험한 일을 일기로 남기는 방법이 있다. SNS를 활용하여 기록을 남기는 방법도 있다. 특별한 일이 있었을 때 느낌을 간단하게 적어 사진과 함께 올렸던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그때의 감정과 기억이 떠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즉 뇌에 저장한 정보를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 활성화하면 된다. 정보를 자꾸 되뇌고, 회상하고 되뇌는 것을 반복하는 거다.
일 년 정도 직장을 쉴 때 휴대폰에 시간대별로 알람을 설정하여 사용했다. 미래기억을 위한 단서 남기기다. 어마어마한 고가의 첼로를 깜박하고 택시 트렁크에서 꺼내지 않고 내렸던 요요마처럼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갈 때 잊지 않으려고 현관에 두었던 물건이 쌓여가는 장면을 상상해보니 한편으로는 웃기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거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잊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이십 대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하게 된다.
시간의 무게를 피할 수는 없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화로 인한 기억저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건강을 위해 누구나 강조하는 것.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고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매일 명상하고, 매일 여덟 시간씩 수면을 취한다면 기억 나이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잠이야말로 진정한 슈퍼히어로인 셈이다! (226페이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장 두려운 게 알츠하이머가 아닐까. 고혈압, 비만. 당뇨, 흡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만성적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다. 알츠하이머병에 좋은 운동은 수면 부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니 더할 나위 없다. 뇌에 인지자극을 주고 싶다면 운동하고, 새 친구를 사귀고, 안 가본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다.
낯선 장소를 여행하는 것,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잠이 기억을 좋게 한다는 것, 알츠하이머병에 좋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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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의 천재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권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의 책이다. 기억력의 천재,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에 우승을 하게 된 기자의 1년간의 기억력 학습의 여정을 담고 있다. 중간중간 방법들을 제시하지만, 크게 구체적이지는 않다. 기억의 궁전의 시작된 유래부터, 누군가에게 바치는 수사학, 등등 우리의 기억이 언제부터 이렇게 쇠퇴했으며, 책의 등장과 기억력의 상관관계는 어떠한지에 대해 작가의 기자정신에 기대 여러 의문들을 풀어본다는 점에서는 좋은 책이다. 그렇다. 이 책은 기억력 향상 비법 의 책이 아닌,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이미 나와있는 논문, 특이사례로 남아있는 인물들과의 인터뷰등을 엮어낸 책이다. 기억력 향상 비법? 이 책에서 말해주는 것은 ~가지다. 0. 기억은 흥미로운것만 남는다. 익숙한것은 잊혀진다. 1. 기억의 궁전을 활용하라. 2. 기억의 궁전에 새길 기억은 발칙하고 특이하고 뚜렷해야 한다. 3. 연상기법? 을 활용하라 e.g. baker [이름] 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baker[빵굽는사람]가 더 쉽게 기억되고 더 늦게 잊혀진다. 4. 숫자는 묶어서 외워라. 5. PAO시스템을 , 메이저시스템을 ... 활용하라 가 끝이다. 나머지는 작가의 생각을 보충하기 위해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흥미로운 내용전개방식과 흥미를 돋구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어서 끝까지 읽을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다 읽을동안 언제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이 언제 나오려나 흥미를 갖고 읽은것도 지루하지 않게 한것에 한몫 했지만. 책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은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 우승자도 일상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지 않는한 쉽게 잊을 수 있는 건망증을 갖는다는 것과 우리 교육이 주입식에서 창의력을 요하는 학습으로 바뀌고는 있지만, 인풋이 없는한 아웃풋 또한 없다는 것이다. 첫번째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위안이 되는 말이며,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우리는 머릿속에 일단 지식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창의성이든 뭐든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법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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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관한 책은 매번 완독하려고 시도는 하지만 뇌구조 명칭과 딱딱한 내용으로 인하여 중도에 포기하는 때가 많았다. 기억의 뇌과학 책은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기억의 매커니즘을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에 편했다. 기억하기를 돕는 여러가지 전략들은 내가 직접 인지치료를 하면서 적용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방법들도 많아서 도움이 되었다. 기억을 돕는 12가지의 방법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장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되새기면서 실천해봐야겠다. 특히 수면에 대한 부분이 많이 기억에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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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북클럽 11월의 책은 리사 제노바의 <기억의 뇌과학>입니다. 과학분야의 책이라 딱딱하지 않을까 했지만 어렵지 않고 신기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으면서 기억과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했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기억이 존재의 이유가 된다. 과거가 있고, 그 과거에 대한 기억이 있어 현재가 존재한다. 기억을 잃으면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게 될까. 과거가 없는 나는 과연 진짜 나일까. 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기억이 나라는 존재에게 있어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억의 뇌과학>을 읽으면서는 오히려 기억은 가변적이어서 내가 기억이라는 것을 능동적인 의지로 만들어 낼 수도, 삭제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 과거에 겪었던 충격적인 일, 그것에 대한 나의 감정, 과거에 열심히 배웠던 여러가지 것들. 지금 뇌 속에 내가 직접 새겨놓은 모든 것들이 경이롭습니다. 과학 서적이지만 단순한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따뜻한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수많은 기억들로 채워질 나의 인생을 가꾸어 가는데에 있어 조금더 "좋은 생각으로 행복한 기억들을 많이 새겨두자"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또 기억의 입력과 강화, 인출 등의 과정을 이해하며 행동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말을 할 때에도 더욱 신중을 기하고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털잠바로 무릎을 덮고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을 때 마침 "아마 편안한 소파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부드러운 담요로 무릎을 덮고 있을지 모르겠다. 외부의 그 어던 것도 우리의 행복을 물리적으로 위협하지 않는다. 하지만 머릿속 생각이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있다. 기억하고, 상상하고, 고민하고, 걱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내면의 우리는 어쩌면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는지 모른다. (중략) 지금 인지하고나 예측하는 스트레스 유발 상황이 결코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더라도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뇌와 몸은 스트레스 반응을 온전히 경험한다."(pp.214-215) 부분을 읽으며 책갈피를 해 두었습니다. 평화로운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나의 생각을, 나의 뇌, 나의 기억을 잘 단속하려고 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 [책갈피]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대한 기억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각자 주의를 기울인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p.41) 지금 눈앞에 있는 것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나중에 기억나지 않는다. (중략)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기억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중략) 그러니까 뭔가를 기억하고 싶다면 우선 그 뭔가에 집중해야 한다.(pp.42-43) 우리 뇌는 원래 집중을 잘 못한다.(p.43)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억은 만들어지지 않는다.(p.44) 먹구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햇살이 눈부신 순간이 와도 알아차리기조차 힘들다.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날마다 즐거운 것만 보려하고, 기쁘고 경이로운 순간에 집중한다면 이런 순간들을 포착해 기억에 남길 것이다. 이런 시간이 쌓이다 보면, 인생은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드는 기억만으로 가득할 것이다.(p.49) 일화기억에 대해 더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 그 때 그 사건들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어차피 다 틀렸으니까.(p.109) 이처럼 일화기억은 매번 인출될 때마다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매번 우리가 뭔가를 떠올릴 때마다 잘못된 정보가 침투해 기억을 실제 경험과 다르게 왜곡할 수 있다.(p.118) 기억을 말로 옮기면 강화되는 동시에 왜곡된다. 하지만 전혀 반복하지도, 타인과 공유하지도 않고 방치한 기억은 십중팔구 사라진다. 지나간 일에 대해 우리 뇌는 기껏해야 불완전한 기억밖에 남기지 못한다.(p.124) 기억을 잠식하는 시간의 힘을 거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즐 반복과 의미 부여다.(p.165) 하지만 때로는 잊고 싶은 기억도 있다. (중략) 이미 기억에 새겨진 나쁜 경험을 더 깊이 각인시킬 필요는 없다. 나쁜 기억을 떠올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다 보면 기억은 결국 사라진다. ... 기억 자체는 계속 남아 있겠지만, 그 기억의 감정적 요소들은 점점 희미해진다. 기억의 침식은 시간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이기도 하다.(p.166) 기억체계가 최적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보저장과 정보삭제가 균형을 이루도록 섬세한 조정이 필요하다. 기억이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능력은 모든 것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고 유용한 정보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이다. 신호를 저장하고 소음은 제거한다. 잊는 능력은 기억하는 능력만큼이나 꼭 필요하다.(p.179) 나이와 상관없이 나중에 기억해야 할 일을 미리 적어놓는 것은 약하다는 증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습관이다.(p.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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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빈 심포니와 베토벤 협연한 공연을 동영상으로 보고 들었다. 도중에 베를린에서 오래 살다 한국에 거주 중인 이웃이 생각나서 링크를 건네 드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Bbr8RZlMLXI
그의 연주는 원작의 무게와 열기를 덜어내는 냉철한 분위기가 있어서(완전 사적인 감상)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앵콜곡은 헨델의 흥겨운 대장장이 변주곡이었는데, <모비 딕>에서 대장장이 파트를 읽던 중이라서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즐거웠다.
그리고... 이 감상 몇 줄은 오늘 다시 연주를 들으며 기억해 낸 것이다. 그러니까... 그 좋은 시간을 자면서 홀랑 거의 다 잊었다. 연주 자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만큼.
시력과 기억력의 약화 속도가 비슷한 것도 같고, 하루 중에 얼마를 잊어버리는지 하루가 점점 더 짧게 느껴진다. 불로초를 찾으러 떠날 생각은 없지만 한 해 한 해가 무섭다. 아직 반백년도 채 못살았는데 뭔가 자해 같은 걸 하며 잘못 살았나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철렁했던’ 여러 망각의 순간들이 상기되었다. 저자는 거듭해서 걱정하기는 이르다고, 주의를 더 기울이자고, 아직 정상 작동 중이라고 위로하지만... 기억하고 망각하고 재구성하는 일이 원래 그랬고 어쩌면 더 창작적일 지도 모르나...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런 재구성이 즐거울까...
“아마도 의미 있는 것만 남기고 모두 잊어버리길 바라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기대일 것이다. (...) 이런 기억은 내가 나임을 느끼게 해주고, 인생을 하나의 서사로 인식하게 해주며, 타인과의 연결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의 뇌가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어쩌면 지금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248
막내인 자신부터 잊어버린 어머니와 ‘살아서 하는 이별’을 경험했다고 하던 친구의 이야기가 화상처럼 뜨겁게 떠오른다. 노화란 참 두려운 일이다.
<스틸 앨리스>의 앨리스는 50세 언어학자였다. 말과 기억을 잃어도 여전히 나인 것은 맞지만 나가 아니게 된 것도 맞지 않은가.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내 기억을 쥐어뜯기는 것처럼 너무 슬펐다. 그는 50세였다. 그 언저리의 나는 두렵다.
‘기억을 잊는다는 것을 잊을 때까지’ 기억을 잃어가는 그가 견디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간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흐르는 출혈과 같았다. 따뜻한 이상을 보여주는 영화지만 나는 그렇게 간단히 위로 받을 수가 없었다.
뇌과학 책들을 읽으며 많이 놀랐고 많이 배웠다. 실망도 컸고 홀가분해진 부분도 컸다. 인간의 뇌가 이렇게 기능하는구나... 그렇다면 우리가 잠시라도 어떤 주제로 대화하고 공감하고 합의에 이르는 모든 것이 특이한 기적 같은 일이구나... 오히려 감탄하게 되었다.
저자가 힘껏 전하는 메시지는 잘 받았다. 분명 사람도 삶도 생명도 기억보다 중요하다. 그래도 가능한 오래 저항하고 싶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건강하지 않은 식단을 최대한 줄여보자. 너덜너덜해진 해마라도 아껴보자.
“걷고 뛰고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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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요약> 조슈아 포어(작가님)은 보통의 기억을 갖고 있는 기자로서 우리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기억”과 관련된 내용을 취재하고 공부하면서 ‘도대체 기억이라는 것이 우리 두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세계 지력 챔피언들을 두루 만나면서 훈련을 거듭한다. 작가는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기억력을 우러러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세계기억력 대회에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취재를 하면서 훈련에 권유를 받고 하루 30분, 기억력을 높이는 기술을 습득하는 이야기다. 전미 메모리 챔피언쉽에 도전하여 우승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작가는 자신의 부모님 집 지하방에 앉아서 ‘기억의 궁전’에 이미지를 심으면서 기억력 훈련을 거듭한다. 기억력을 근육과 비슷하게 비유하면서 훈련하고, 단련할 수록 더욱 훌륭해진다는 사실을 몸소 체득하여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그러나 비과학적인 지식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이야기하니 직업정신이 투철하며 꼼꼼한 기자의 매력이 고스란히 책에서 묻어난다. 과거 성인들이 얘기하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궁금증을 풀어주는 부분에센 #헤렌니우스에게 바치는 수사학을 소개해준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헤렌니우스에게 바치는 수사학”의 기억훈련(제3권 16절에서 24절까지)를 소개해주고 있다. 문맥과 상황에 맞춰 내가 읽었던 책의 구절을 유창하면서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얼마나 멋있을지 상상만으로 기분이 흐뭇해진다고 작가님은 말한다. 학창시절에 “기억술”을 접했다면 자신의 삶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부분을 읽을 때 감정이입이 되어서 나도 흐뭇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창조성을 “공통점이 전혀 없는 이미지를 서로 연결해 새로운 미래에 투사하는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책에서 소개되는 기억술을 익히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기억술은 기억의 궁전을 상상속으로 만든다음 그곳에 내가 해야하는 일들을 이미지로 정교화시켜 그곳에 놓아둔다. 그리고 상상만으로 그곳을 거닐면서 상기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기억의 궁전 기법이다. 또한 추상적인 개념을 이미지로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기억력을 높이는 비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메모리챔피언쉽에서는 무작위 숫자 외우기, 포커카드 1벌 순서대로 외우기, 무작위 사람 얼굴과 이름 외우기 등등 Google에서 찾거나 주소록을 뒤지거나 휴대폰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우리 두뇌를 활용하여 외우는 대결을 한다. 암기력, 기억력 등 인터넷 매체, 검색엔진이 발달하면서 과거의 ‘주입식 교육’이라는 굴레를 씌워 등한시 했던 부분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조건적으로 주입식 교육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때로는 이런 암기력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역개혁이라는 말로써 그 의미를 상기시키고 있다. 미국의 예시를 들면서 “문화적 소양 : 모든 미국인이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미국에서 일어났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모른다는 점이 충격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주홍글씨’라는 단어를 보고 ‘액면가 그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결국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았다. 일상생활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 말이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 - 대/내외적인 부분 -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또 하나 암기력과 기억력을 제대로 활용하면 삶의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듣고 있으면, 아니 읽고 있으면 기억력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정말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면서 기억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생겼다. 그리고 이런 기억술을 활용하여 중요한 시험이나 인생의 당락을 결정하는 순간에 적극적으로, 제대로 활용해서 그 결과를 성취해보고 싶다는 욕심마저 생겼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조슈아 포어라는 실존 인물이 자신이 겪었던 신비했고, 또 소중했던 경험을 우리가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전해주고 있는 이 책은 한 번 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우리가 정규교육 과정을 가르쳐주는 ‘학교’라는 굴레 속에서는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술’은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술을 배우고, 제대로 활용하면 대한민국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시험에서 낙제점은 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 <책속의 한 줄> 1. p.75 제한적이기는 해도 뇌는 스스로 재구조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각 정보에 언제든 순응할 준비가 되어 있고 변형할 수 있는 기관이다. 이런 특성을 신경 가소성이라고 한다. 2. p.104 그는 무의미한 정보를 자신이 아는 정보를 토대로 걸러서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면 기억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 정교한 부호화 3. p. 104전문가들은 자기 기억을 토대로 세계를 다르게 본다.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새 정보를 지각하고 구성하고 판단한다. 4. p.105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은 경험이 소산이다.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지각과 기억의 산물이다. 5. p.110 의식하든 안 하든 우리는 체스 마스터나 병아리 감별사처럼 경험을 토대로 현재를 인식하고, 해석하고, 판단하고, 예측한다. 6. p.125 단조로움이 시간을 줄인다. 시간을 늘리는 것은 새로움이다. 7. p.125 하는 일 없이 골방에 앉아 신문이나 들춰 보며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없이 세월만 허송하는 것이다. 틀에 박힌 일상을 바꾸고 이국적인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가능한 한 기억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억의 창조가 심리적 시간을 늘리고 삶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꾼다. -> 나이가 들면 왜 시간이 빨리 가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새로운 경험을 안하기 때문이다. 8. p.125 해가 갈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 기억할 만한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9. p.161 중요한 것은 한 장소가 다음 장소와 잇닿아 있어야 하고, 눈에 선할 만큼 아주 친숙한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10. p.170 판단력, 시민권, 신앙심 배양의 핵심이었다. 무엇을 기억하는 가는 인격과 직결됐다. 삶의 그랜드 마스터가 되는 비결은 옛문헌들을 학습하는 것이었다. 11. p.244 #오케이플래토 : 계속 연습하던 것을 어느 순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만족하는 수준이다. 임무가 자동적인 것, 즉 무의식적인 것이 되면서 더는 발전하지 못한다. -> 경계해야되는 부분이다. 12. p.244 어떤 것에 정통하고 싶을 때 연습시간의 양보다 연습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냐가 더 중요하다. 13. 그가 게임을 얼마나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기존 게임을 분석하고 연구했느냐에 있다. <추천책> 1. 문화적 소양 : 모든 미국인이 알아야 하는 것 2. 헤렌니우스에게 바치는 수사학 3. 브레인맨, 천국을 만나다 4. 죽은 계산법, 암산 5. 어느 서번트의 자연사 6. 비범한 기억술사들 : 타고난 것이 아닌 만들어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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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의 제목처럼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으면서도, 기억력이 좋아서 남다른 암기력을 뽐내며 시험을 치르면 얼마나 부러울까 싶으면서도, 사실 그 완벽한 기억력은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에 거의 기대가 없이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책 제목에도 낚여서 한번은 펼쳐보게 되더라는 아이러니...
기억력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거기에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세세하게 들려준다. 저자의 경험에서 비춰본 기억력이란 도대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그 기억력으로 무엇을 더 풍요롭게 했는지 궁금했다. 기억의 비밀...
결론은, 타고난 기억력이란 없다는 것. 세상에서 기억력 가장 나쁜 사람도 만나고, 전 세계 기억력 고수들이 사용하는 기억법도 확인하고, 시도 암송하면서 기억력 상승에 열을 올리지만, 기억력이 필요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기억력 훈련법도 나오지만, 기억이란 것이 수많은 창조의 순간도 만들지만,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신기하고 또 효과도 있다고 보이지만, 그게 현실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까 오히려 궁금증이 생긴다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호기심에서, 궁금증에 한 번은 읽어봐도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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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고 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 마침 김영하 북클럽 추천도서에 기억의 뇌과학이 있더라구요~ 김영하 작가 워낙 좋아해서 바로 구매해서 읽었어요~ 역시… 너무 좋은 책이네요^^ 기억에 대해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되었고 알츠하이머에 대해서 듣기만 했지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알게됐어요~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고 또 사라지는지 알게되서 신기하고 또 잠이 보약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뇌과학을 쉽게 설명해서 누구나 읽기 쉬워보여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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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 북클럽 11월 선정 도서로 처음 접하게 된 책입니다. 기억에 대한 흥미롭고 과학적인 내용들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 과학에 문외한이라도 술술 읽힙니다. 작가의 필력이나 가독성도 훌륭합니다. 인간의 기억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증상이지만 그 원인은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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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소중한 기억만큼은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뇌는 불완전하기에 망각과 기억사이를 오가며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동한다. 디지털 기술 발달은 기억이라는 뇌기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퇴보시키고 있다. 사소한 나쁜 생활습관은 우리의 기억력을 서서히 갉아 먹으며, 비극적인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뇌를 끊임없이 보살피고 기억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약화되는 것은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도 늦출 수는 있다고 뇌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속속 밝히고 있다. 저자는 기억에 관한 뇌의 신비를 일반인도 알기 쉽게 따뜻하고 다정한 언어로 안내하고 있다. 자주 잊는다고 자책하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연적인 현상이니 느긋하게 받아들이고, 과거보다는 미래의 삶에 더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건망증을 염려하며 ‘기억의 불완전함’을 두려워하는 우리에게 위로의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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