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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는 일본 거류민의 경제특구였다 [신간] 김은희의 근대 제주 일본인 거류민 연구(2022,경인문화사) 호국보훈의 달 6월, 「근대제주 일본인 거류민 연구」를 읽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제주에 거주했던 일본인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며 제주의 근대사를 살펴보려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제주의 근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제강점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책의 서문처럼, 책은 일본인 거류민과 제주도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배’와 ‘피해’라는 기존의 상투적인 초점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일본인 거류민을 제주도에 살았던 근대 생활인으로서, 시대와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바라보고, 그들이 제주도를 어떻게 기억하는 구술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기억하는 제주도민의 구술을 더해 일제 강점기 제주 근대사 연구에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제주로 온 일본인(내지인)들은 제주에서 일본식 집을 지어 살았습니다. 자신들의 자녀를 위해 일본식 학교를 세우고 일본 음식을 먹으며 일본어를 사용하는 등 일본식 생활을 유지했었다고 전합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주도에 거주했던 일본인 거류민들은 대부분 제주시에 살고 있었고, 서귀포시에는 그 수가 적었습니다. 현재의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개 시(市) 체제를 일본인 거류민들이 제안했었다는 점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서귀포의 일본인 거류민은 서귀포 지역 내 중요 상권을 대부분 장악했습니다. 서귀포의 발전을 일본인 거류민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서귀포는 일본인을 위한 경제특구이자 이들에 의해 건설된 도시나 다름이 없다고 합니다. 서귀포에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가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서귀포 솔동산에 있습니다. 해방되기 전까지 서귀포에서 유일하게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을 했다고 전해지는 우에다의원 건물은 일본의 전형적인 가옥 구조인 도코노마(장식 공간), 오시이레(붙박이장), 후로(욕실), 후스마(미닫이) 등을 갖췄습니다. 서귀포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인 가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집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꽤 흥분했습니다. 일본인 거류민이 해방 후 일본으로 귀국한 뒤 제주도민과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수필의 내용을 처음으로 읽어보게 됐습니다. “아버지 사망 얼마 후 오사카의 모르는 한국인에게서 등기 우편 한통이 도착했다. 열어보니 제주의 양용대 씨가 부탁했다고 적혀 있고 부의금이 들어 있었다. 아직 한일 국교가 회복되지 않은 그 무렵에 어떻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되었는지. 일흔에 가까운 그가 평생의 은인이라는 아버지를 잊지 않고 국경을 넘어 일부러 성묘하러 이와쿠니까지 와 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 p249중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인(거류민)들이 직접 제주 그리고 서귀포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한 내용을 접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걸 알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미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또한 서귀포신문의 기사에서 읽은 적이 있었던 서귀포 일본인 학교 조선인 학생이었던 윤세민 선생님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책으로 다시 읽어보니 새로웠습니다. “일본인 점포와 대문이 닫히자 서귀포 거리는 적막했다. 일본인들은 한때 특권을 누렸지만, 전시 태세에 대응하느라 조선인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동원되었다. 일본인 거류민은 포악하게 굴거나 원성을 살 일은 하지 않았다. 일본 사람들이 그간의 행적이 야박했다면 보복할 법도 한데 서귀포는 평온했다.” -p293~294 중에서 흔히 알고 있던 일제강점기 조선(한국)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은 조선인(한국인)들을 핍박하고 식민지 사상 교육에 열을 올리기에 바빴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당시 일본인(거류민)들 중에서도 원성을 살 일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접하면서 고향의 역사에 무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9년 송산동마을회에서 서귀포 근대역사문화 아카이브 사업을 시행했다는데, 이런 사업들이 활발히 더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보며 이 글을 마치려 합니다. 근대 제주 일본인 거류민 연구/ 김은희/ 336쪽/ 경인문화사/ 2만3000원/ 2022년 04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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