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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확장소설 - 김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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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미의 여름> 자유민주주의적 자본주의에 합류한 미래의 북한. 중세가 종교에 갇혀있었던것처럼 현대는 과학에 갇혀있고, 따라서 공감의 대상은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이다. 휴대폰의 실시간 대기환경 측정 앱의 자외선 지수는 5.41과 5.47이다. ..오차는 0.06에 불과하다. 평양역 앞 전광판에서 본 자외선 지수는 5.23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를 기분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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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미의 여름>

자유민주주의적 자본주의에 합류한 미래의 북한.

중세가 종교에 갇혀있었던것처럼 현대는 과학에 갇혀있고, 따라서 공감의 대상은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이다.

휴대폰의 실시간 대기환경 측정 앱의 자외선 지수는 5.41과 5.47이다.

..오차는 0.06에 불과하다. 평양역 앞 전광판에서 본 자외선 지수는 5.23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를 기분좋게 한것은 41과 47이라는 숫자 때문이다. --p17

그러나 과학 또한 필연적인 법칙이 아니라 우연적인 법칙이기에,

모든 것의 의미와 가치가 명확하여 방황할 필요가 없는 세계에서 벗어난 "자유"라는 새로운 질서는 무관심과 고독함을 가져오므로 불안을 느낀다.

숫자는 이렇게 소외된 개인을 의미한다.

모든 중력작용에서 벗어난 사물들은 무중력 상태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

질량이 없는 물체의 속도 ,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맞닿는 물체마다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p36

그러나 홀로있음으로 해서, 이러한 존재의 근거없음이 역으로 나의 근거를 찾고자 하는 소망을 강화한다.

홀로수는 이렇게 내던져진 자아, 그래서 변화의 에너지를 가진 자아를 의미한다.

홀로수, 외롭지만 엄청난 에네르기를 가진 강한수라고 생각했습니다. --p19

그것은 제한과 억압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환원된다.

현재를 무너뜨려야 현재를 넘어설수 있다.

즉, 죽음과 삶 사이에는 환영이 필요한것처럼 유령은 이러한 대안을 찾는 시도, 변화의 욕구를 의미한다.

신들의, 아니 유령들의 주사위가 머릿속에서 계속 굴러다니며 숫자를 바꾼다. 5.2.3. 이제 내가 주사위를 던질 차례다. --p29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0으로 수렴되는 이야기입니다. --p30

타자에 의해 규정지어진 자아는 이제 자유속에서 유령처럼 끊임없이 떠돌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것이다.

나 역시 누군가가 보고있는 이마주image 속의 사람이란것을 요즘 깨닫고 있소

나는 또 누가 보고있는 이미지의 주름에 불과할까, 불과하더라도 기쁨슬픔의 나선형 주름으로 가득한 이미지. 이마주 --p46

<우리들은 마음대로>

지성은 증명할수 없는 소망을 파괴하여 절망에 빠지게 할 뿐 현실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는다.

세기말과 현대 자본주의를 비예하는 거룩한 철학인도 밥상의 밥풀을 뜯어먹고 변소의 파리와 싸워야만 하오. --p53

예술과 이상을 꿈꾸는 이상의 굴레는 아이러니하게도 담배 한개비조차 필수없을정도로 나를 꽉 묶어두고 있다.

* 이상은 시인 이상이기도 하지만, 이상을 돌보아야 한다는 핑계로 나 자신의 굴레에 스스로 갇혀있는 연심(화자:이상의 부인)의 거짓된 합리화를 의미한다.

나도 이제 행복한 과부, 메리 위도처럼 다리를 꼬고 앉아 구름 꼭지를 하나 입에 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담배 정도는 나도 피울줄 안다. 다만 어릴적부터 폐가 좋지 않아 안 피우고 있을 뿐이다. --p63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허울뿐인 이상과 거기에 안주하는 나를 죽여야 한다.

Adouble suleide.

ALonely Suicide.

※ 각주) 이상의 소설 <단발>의 원문에는 Adouble Auleide라는 문장이 있다. 이상 연구자들은 A Double Suicide의 잘못된 표기라고 보고있다.

에인론리 쑤싸이드ALonely Suicide. 지금쯤 33번지에 순사들이 찾아와 방안을 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티룸의 시계는 정확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곧 평양행 기차가 출발할것이다. --p70

**화자 연심은 남편(시인 이상)때문에 갇혀있다고 생각해서 Adouble suleide( 곧 A Double Suicide) 라고 했지만, 사실은 나 스스로 만든 굴레임을 알고있으므로 ALonely Suicide 라고 바꾸어 말한다.

진화는 외부환경에 적응하는것이 아니라 내적 요구에 따라 외부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를 향해 진화한다.

평양행기차가 곧이어 플랫폼으로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정확한 시간이다. 틀림없다.

정원언니가 옷매무새를 고치며 떠날 채비를 한다.

일어나자.

가지.

나는, 우리들은 이제 마음대로 할수 있다. --p71

<낮을 위한 착각>

나와 이름이 같은 다른 아이. 그 아이는 화자의 경직된 도덕속에 내재한 욕망을 상징한다.

- 아이의 이름보다 내가 더 궁금했던 것은 식탁보 구멍 속에 들어간 아이의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관심을 표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게 좋으니? 바보같은 질문이다. 어떻게 말해도 아이는 내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답이라니, 애초에 그런 것은 없다. --p125

- 나를 구렁텅이에 밀어넣고 있는 무의미한 생각으로부터 가까스로 빠져나오기 위해 내가 지금 찻잔속에 손가락을 넣어 휘젓는다면 그는 뭐라고 할것인가? 지금 무슨 짓입니까? --

 

바로, 선과 악이라고 불리는 낡아 빠진 망상속에 인간을 길들이기 위한 방편일 뿐인 경직된 도덕.

집 앞의 정원이 있는 낯선 이 공간, 초대받지 않은 상태에서 초대받은 것처럼 나무 식탁 앞에 앉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실어증과 손놀이는 달라붙어있는 정신적 외상의 발현인가? 실어증으로 구멍난 언어의 속살을 아이는 식탁보의 구멍을 통해 만지고 있는 것일까? --p133

욕망은 삶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다.

그런데 금욕적 이상은 삶을 거스르는 삶이므로 자기모순이다.

곧 "양심의 가책"은 힘을 가진 자들이 인간을 길들이기 위한 방편일뿐이다.

편두통이라니, 거짓말은 아니지만 다소 과장이 섞여 있는 말이었다. 일종의 작가적 허영이었다.작가라면 으레 그런 병증 하나쯤은 갖고있어야 한다고, 누가 가르쳐준것도 아닌데 나는 신체와 정신이 변증법을 이루는 엄살로 내 작업의 심각성을 과장하고 있던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런말을 공표하고 나니 편두통이 점점 심해진것도 같다. --p131

따라서 한낯의 빛(선, 도덕)은 어둠(악, 욕망)의 깊이를 알지못한다.

- 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찻잔에 비친 얼굴을 보며 다시 살아볼까, 라고 썼던 시인의 말은 거짓말이다. 그는 분명 다시 살아볼까, 라는 문장을 미리 쓰고 찻잔에 비친 얼굴을 만들어냈을것이다.

다시 살아볼까, 라는 문장에 감동한 독자들은 모두 발가벗겨서 다시 살수 없는 곳으로 보내야만 한다. --p131

- 어째서 그에게 질투를 느끼는 것인가, 그깟 차 한잔 때문에, 차 한잔 때문에 한사람의 머리가 폭발할수도 있다... 나는 눈앞의 차 한잔도 쉽게 마실수 없는 사람인가. --p135

그러므로 어둠을 들추어 냄으로써 직면할때, 어둠은 비로소 빛이 된다.

-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은 공포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것은 언어 이전의 공포일 뿐이다. 그 공포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이전의 공포를 끌어안아야만 한다. --p142

- 문이 열리고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불을 켜지 마라, 켜지 마! 나는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아이의 얼굴이 눈이 부실 정도로 환했다.

너, 뭐야, 낮에 본 아이는 저녁에 훌쩍 큰 것처럼 보였다. 너는 낮보다 밤에 잘 자라는 아이구나. 내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바라보자 아이가 입을 열었다.

"아빠가 저녁 드시러 오래요"

그러나 두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p151

<밤을 위한 착각>

진리는 속이려는 의지로부터 나오는것이다.

불을 켰다. 화병에 비친 일그러진 내 얼굴에 놀랐다. 공포는 어둠 속이 아니라 빛속에 있다, 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빛의 발견 이후 인간은 공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156

의식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충동 또는 본능적인 욕구 등이 전경에 나타나려고 할때에 일어나는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등산화가 없는 인간이 등산을 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의미라니.의미라는 단어가 또다시 어디서 튀어나온 것일까. 얼어죽을 의미.

의미란, 발바닥의 각질처럼 자주 나를 괴롭혔지만 감출수있을때까지 감추는게 좋다.

의미란 걸음걸이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걸으걸이가 같은 사람은 없다. 나의 발자국은 얼어붙은지 오래다. --p163

그러므로, 타인을 사랑하면서도 그보다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기에 우리는 타인에게서 또 하나의 내 모습만을 볼 뿐이다.

너는 나의 말에 기분이 좋아 아하하,하며 입을 크게 벌렸는데 금방이라도 너에게 잡아먹힐 것 같았다.

너는 나를 먹어치울것인가. 어느 부위부터 먹을 것인가. 이왕이면 나의 언어부터 먹어주었으면 좋겠다. --p165

그녀의 모습속에서도 자신의 모습만을 보는 연인과 같이

이쯤에서 역할을 바꿔야할지도 모른다. 너에게 착각의 짜릿함과 혜택을 넘겨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홀가분하게 너의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가고 싶다. --p173

그렇게 욕망은 보이지 않을때만 기능을 발휘한다. 그것은 드러나면 허상이요 억압되는 기능을 발휘하는 진리와 같다

스스로를 감출때만 기능하는 진리의 모순.

- 죽은 아버지, 죽은 엄마. 왜 우리는 거기서 한 발자국도 떠나지 못하는 걸까, 왜 죽은 자들에게만 집착하는가 --p182

- 빈터는 더 이상 빈터가 아니다. 빈터가 쪼개지고 있다. 죽은 엄마에 시달리는 너는 소음이다. 너라는 소음을 견디지 못하는 나는 노이즈다. 죽은 아버지에서 달아나고 싶은 노이즈다. 물푸레 노이즈다. 파란끈 노이즈다.침묵의 노이즈다.착각의 노이즈다. 여기까지다. 내려가야 한다. --p182

<알게 될거야>

현실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운동하므로 대상은 고정된, 완료된 것으로 있는것이 아니라 생성중의 것으로 있다.

따라서 대상은 끊임없이 변하므로, 실재는 허상으로만 존재한다.

같은 강물에 두번 빠질수 없고 같은 음악을 두번 들을수 없다. 그렇다면 같은 문장도 두번 읽을수 없는 것이 아닌가. 반복은 없다. --p195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동일한 자아로 이어주는것은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은 불연속적이다.

그러므로 이 세계에서 주체의 동일성은 실체의 동일성보다 오래 존속하지 않는다. 즉, 모든 동일성은 고정된, 규정된 어떤것이 아니라 반복과 재현으로서 흉내낸것에 불과한 것이다.

누가 읽었는가.누가 기억하는가.누가 읽었는지 알수 없으니 나는 모르는척 그대로 쓰는 것이다. 아마 그럴것이다. 확신한다. 확신이라는 위대한 착각에 빠지면 마음이 한동안 편해진다.

나의 모든 글은 그 문장을 쓰기 위해 존재하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지속된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쓰는것이 아니라 글의 어느 좌표에 위치시키기 위해 무수한 문장들을 선택하고 결합하고 나열하는 것이다.--p202

* 같은 문장을 계속적으로 언급한것도 이런 의미를 표현한것으로 보여진다.

곧 나의 실재도 반복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가진다.

- 결국 나는 나무를 떠나서 살수 없는 인간이 될것이다. 나무화자.이 글의 제목은 또다시 바뀌게 될것이다. --p201

- 나는 내가 쓴것을 증명한 뒤 부정하기 위해 이 글을 지속해야 한다. 나는 내가 무엇을 쓰지 말하야 하는지 알게 된 것일까. 너는 네가 무엇을 읽지 말아야 하는지 알게 된것일까. 같은 문장을 두번 읽을순 없는가. 이제 당신이 말할 차례이다.

그러니까 만나서 얘기하자. --p213

 

 

m******5 2023.06.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