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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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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치유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을 포함한 표지에 있는 모든 글귀들이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라는 문구를 읽으며 ‘위로가 무엇일까, 나는 진정한 위로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생각과 ‘내가 위로의 말을 건네던 상황에서 나는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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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치유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을 포함한 표지에 있는 모든 글귀들이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라는 문구를 읽으며

‘위로가 무엇일까, 나는 진정한 위로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생각과

‘내가 위로의 말을 건네던 상황에서

나는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했을까’라는 의문이 올라왔다.

 

그리고 “수천 명의 내담자들로부터 배운”이라는 글에서는

‘아, 진정한 상담자의 글을 읽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일었다.

내담자의 입장에서 상담을 받다가 공부도 하게 되어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선한 의도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분들도 봤고

극히 소수이지만 대놓고 상담자가 내담자 위에서 베푼다 생각하는 분들도 만났었다.

나 자신도 상담자가 다 해줄 것처럼 생각하고 기대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공부할수록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에 대해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에게 배우지 못한다면 상담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려서 그런지 내담자들로 배웠다는 말이 크게 와 닿았다.

 

그리고 “감정의 웅덩이 밑으로 내려가 마음을 돌보는 법”이라니…

한동안 지적인 이해에 치중하다 요즘 다시 감정 관련 내면 작업을 하면서

감정의 힘을 크게 느끼고 있는데

이 책과 함께, 우선 내 감정을 깊이있게 느끼고 싶었고, 

그리하여 온전한 치유에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치유하는 상담자가 아닌 <치유하는 인간>이라는 제목!

모든 인간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함을 전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의도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러한 나의 기대감을 넘어서는 충족감을 얻었다.

 

책은 치유와 관련된 8개의 주제어를 제시한다.

주제어와 관련하여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개인적,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상담 이론, <굿 윌 헌팅>과 <인사이드아웃>같은 영화들,

저자의 진솔한 개인적 경험과 상담 현장에서의 여러 사례,

적절한 비유와 명쾌한 설명이 어우러져

쉽게 이해되고 감동까지 주었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어와 각 챕터에서 밑줄 그은 부분 중 한 부분씩 인용해본다.

 

1. holding

안아주기는 상대방의 공격성에 놀라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대응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방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맞서지 말고 뚝심을 가지고 참아내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 대신 상대방 내면의 불안이나 혼란감을 공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위니콧이 언급한 ‘충분히 좋은’ 안아주기의 핵심이다. 61

 

2. empathy

동감이 가진 특징은 자신이 상대방의 속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믿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많이 힘들겠다. 나도 그래. 나도 수학 싫어하거든. 그래서 네 느낌 알 것 같아.” 이렇게 아는 척하는 게 손쉬운 동감으로 이어지고, 공감 실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판단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상대방의 마음의 웅덩이에, 그 고통의 자리에 서서히 발을 디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89-90

 

3. epoche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보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전초적인 단계로 과거 경험을 잠시 괄호 안에 묶어두는 판단 중지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102

 

4. acceptance

이른바 문제 아동을 심리적으로 돕는 일에 투신했던 로저스는 어느 날 큰 통찰을 얻게 된다. 그가 만나온 많은 문제 아동이 주로 부모나 초기 돌봄을 제공받아야 될 대상에게 받아들여지는 경험, 즉 수용 받는 느낌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럴 때 아동은 스스로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 마음이 현저하게 결여된다는 것이다. 143

나는 내가 전문가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내담자가 내게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151

 

5. lamentation

누구나 자신의 부정적인 기억과 상처를 꺼내놓고 누군가에게 온전하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애도가 시작된다. 결국 우리는 그런 기억과 상처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담사와 함께 아파하고 슬퍼할 있게 되는 것이다. 189

 

6. intimacy

수도원 멘토링은 그동안 기도 중에 굉장히 많은 가면을 쓰고 신과 만났다고 하면 이제는 아주 은밀하고 사적인 관계를 새롭게 맺어가도록 돕는 제도다. 가면과 거짓 자기가 모두 필요 없는 관계, 그래서 정말 친밀감을 느끼는 대화를 경험하도록 모델링해주는 것이 바로 멘토링이었다. 그런 이유로 심리치료의 원형을 바로 이 수도원 멘토링에서 찾는 학자도 있다. 227

 

7. network

커다란 공권력이나 재난 앞에 무력한 한 개인이 궁극적인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상담실이나 쉼터에만 머무를 수 없다. 마음을 나누는 다양한 사람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상처들을 꺼내놓고 유기적으로 치유하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57

 

8. growth

연구자들은 어떨 때 역경을 가진 사람이 성장했다고 평가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이전과는 다르게 질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 즉 세계관이 한 차원 높아지는, 그래서 세상의 문제를 예전과는 다르게 더욱 넓고 깊게 보는 지평을 가지게 되는 경험을 한다고 보고한다. 그것이 바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284-285

 

이상의 주제어들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모두 유기적으로 엮여 있다.

그래서 앞 글자를 모으면 바로 H-E(E)-A-L-I-N-G 힐링, 치유가 된다.

흔하다 못해 상업적인 단어가 되어버린 듯한 단어, 힐링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본래 의미에서의 힐링이 다시금 자리잡기를 기원하였다. 

 

개인의 치유,

그리고 그 개인의 치유가 일어날 수 있는 인간 관계와 사회의 모습을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

마음의 교류를 통해 아이를 양육하고 싶은 부모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직장인,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이 사회가 좀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창 밖은 흐리지만

내 치유 여정과 관련한 마음의 시야는 트이고 훨씬 넓어진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책머리에 나와 있는 저자의 글을 나누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저 밖이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다.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만 하는 힐링은 없다. 치유는 나로부터, 내가 서 있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t*****1 2021.01.15. 신고 공감 27 댓글 40
리뷰 총점 종이책
권수영 「치유하는 인간」 (EBS BOOKS, 2020)
"권수영 「치유하는 인간」 (EBS BOOKS, 2020)" 내용보기
우리는 모두 상처 입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모두 불행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 입은 상처를 줄곧 치유 받는 경험을 하며 살아왔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인간을 “치유하는 인간(Homo Sanans)”이라고 표현한 것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누구나 힐러(healer)로서의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유하는 인간>의 저자, 권수영은 연세대학교 연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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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상처 입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모두 불행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 입은 상처를 줄곧 치유 받는 경험을 하며 살아왔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인간을 치유하는 인간(Homo Sanans)”이라고 표현한 것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누구나 힐러(healer)로서의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유하는 인간의 저자, 권수영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치학과 교수이며, 상담코치지원센터의 소장입니다. 그의 연구와 수많은 임상 상담 경험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그는 “Medicus curat, Natura sanat(의사는 치료하고 자연은 치유한다)”는 라틴어 명언으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p. 6). 우리 모두 스스로를 치유하는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겠죠.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챙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상처 입은 자신의 마음이나 타인의 마음을 돌봐주는 여덟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H-E-A-L-I-N-G(힐링)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Holding(안아줌), Empathy(공감), Epoche(판단중지), Acceptance(수용), Lamentation(애도), Intimacy(친밀), Network(연대), Growth(성장)입니다. 치유를 위한 여덟 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것들을 풀어내고 설명하는 저자의 솜씨가 뛰어납니다. 상담학 용어를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프로이트의 정신역동 3중 구조(id, ego, super-ego),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자타미분화(自他未分化), 공감(empathy)과 동감(sympathy)의 차이, 에포케(epoche)와 괄호치기(bracketing), 마음챙김(mindfulness), 보웬의 정서적 융합(emotional fusion),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등등. 이런 용어들을 설명할 수 없습니까? 그러면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아주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영화 굿 윌 헌팅을 통해 에포케(판단 중지 혹은 괄호치기), 공감, 받아줌의 중요성을 인상깊게 설명합니다. 한국의 전통 장례식을 통해 애도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원심력 감정구심력 감정중 공감받아야 할 것은 구심력 감정임을 가르쳐줍니다.

 

이 책에 홀딱 빠져 읽으며, 스스로 마음을 챙겨 치유하는 법과 상처 입은 타인의 마음을 보살피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자가 책 마지막에 헨리 나우엔(Henri Nouwen)의 말을 인용했는데, 크게 도전받았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입은 상처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p. 287). 앞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며 상처받았을 때, 그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내 마음을 정직히 들여다보며 마음 챙김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상처 입은 자를 만나면 회피하지 않고, 그의 치유에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듯합니다. 상담과 치유에 관한 이 멋진 책,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선물할 생각입니다.

 
l******y 2021.01.29. 신고 공감 11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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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서를 많이 보다 보니, 가벼운 느낌 혹은 필요한 부분만을 다루는 책이나, 심리 실험들만 모아놓은 책들은 자꾸 피하게 된다. 좀 더 깊이 있고, 전체를 보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좋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신간 심리서를 읽었다. 일단 EBS CLASS에서 다루고, 저자의 이력도 인상적이다. 건방지지만 이 정도면 읽어볼 만하겠다는 생각에 서평단에 신청했다. 역시,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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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서를 많이 보다 보니, 가벼운 느낌 혹은 필요한 부분만을 다루는 책이나, 심리 실험들만 모아놓은 책들은 자꾸 피하게 된다. 좀 더 깊이 있고, 전체를 보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좋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신간 심리서를 읽었다. 일단 EBS CLASS에서 다루고, 저자의 이력도 인상적이다. 건방지지만 이 정도면 읽어볼 만하겠다는 생각에 서평단에 신청했다. 역시, 깊이 있는 책은 신간이라도 온 몸으로 깊이감을 뿜어낸다. 거기에 내가 끌렸었던 것이리라. 어렵지 않은 이 책이 나에게 가르침도 주고, 정보도 주고, 나를 이해도 해주고, 안아도 주고, 위로도 해주었다.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는 수의 심리서들을 읽었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아무거나 읽다가 점점 나름 이 분야에서 고전이라 칭해지는, 혹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서 점점 쌓이는 내용들. 아, 이런 거구나. 아, 내가 이랬구나. 아, 나도 이렇고, 너도 이렇고, 우리 모두 이렇구나를 깨달으면서 읽고 있다. 그 중간에 이 책을 읽으니 뭔가 하나의 선으로 사악- 연결되는 느낌. 하나 하나의 깨달음 바구니들이 있었다면 그것들이 하나로 정리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심리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쩌면 나와 같은 반응이 아니라, ‘엥? 같은 내용이잖아.’ 혹은 ‘그냥 그런데?’ 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르니까.) 그래도 일독을 권한다. 분명 지금 읽는 게 모두 남아 추후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한다. 어느 하나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 게 없었다. 이 맛에 심리서를 읽긴 하지만, 역시 좋은 책이기에 이런 기분을 줄 수 있는 것이리라.

 

  책 표지에 ‘Homo Sanans’라는 단어가 나온다. 원가 ~하는 인간 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니 유행을 타는 구나 했다. (자꾸 사우나로 읽히는 게 함정…)

  • Medicus curat, Natural sanat. 의사는 치료하고 자연은 치유한다. / ‘인간의 치료’, ‘자연의 치유’ (6)
  • 우리 안에는 방어 본능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힐러 본능이 숨겨져 있다. 그저 불쾌감을 방출하는 소극적 본능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다양한 심리적 기능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수비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스트라이커, 공격수도 있다. (33)

의사는 치료를 하지만 자연이 치유한다. 치유하는 건 자연 그 자체로 인간이 치유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에게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여러 힘이 있음을. 그 힘을 잘 활용하고 나 자신도 지키고 타인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 항목들을 챕터별로 나누었다.

  • 여덟 가지 마음 돌봄의 기술의 영어 앞 글자를 순서대로 모으면, 힐링(Holding, Empathy, Epoche, Acceptance, Lamentation, Intimacy, Network, Growth)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289)

사실 내용에만 집중하느라 영어 단어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마지막 저자의 말을 보며 감탄했다. 덕분에 책 내용을 더 잘 기억하고, 심지어 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요소들. 내가 나 자신에게, 우리 가족에게, 타인에게 줄 수 있는 힐링들이다.

 

솔직히 각 챕터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고, 각 글에서 사적인 심리 치유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일단 리뷰 글이라 자제하고 대략적인 내용을 다뤄본다. 저자는 프로이트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는 영아기 아이들을 보며 정확히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야기를 만든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아주기.

  • 홀딩에는 맷집이 필요하다. 갓난아이에게 엄마가 ‘충분히 좋은’ 홀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의 공격을 견디고 인내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54)
  • 아이가 만나는 여러 초기 대상이 충분히 좋은 돌봄을 제공해주는 환경. 안아주는 환경, 품어주는 환경. 우리 모두에게 안정감과 평안함을 선사했던 첫 번째 힐링 환경이다. (53)

  본능적으로 아이를 안아드는 엄마. 품에 꼭 안는 엄마. 그 품 안에서 온기와 엄마의 심장 소리와, 느껴지는 부드러움에 아이는 편안하게 느끼고 불편했던 마음도 풀어지리라. 하지만 이는 대상이 어린 아이, 유아기까지는 수월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아이들, 혹은 청소년, 더더욱 성인의 경우 이 안아주기가 쉽지 않다.

  • 갓난아이가 엄마를 미워해서 공격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우리를 미워해서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지극히 불안한 상태일 뿐이다. (55)
  • 안아주기는 상대방의 공격성에 놀라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대응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방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맞서지 말고 뚝심을 가지고 참아내야 한다. (중략) 겉으로 보이는 행동 대신 상대방 내면의 불안이나 혼란감을 공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위니콧이 언급한 ‘충분히 좋은’ 안아주기의 핵심이다. (61)

왜냐하면 그들이 불안으로 인해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불안감을 전이시키고, 무섭고, 두렵게 만든다. 그렇기에 쉽사리 안아주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그런 이들이 더더욱 안아주기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히 물리적인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혹은 깊은 곳에 묻혀 있는 그 불안감을 알아봐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필요한 것들이 많다. 단순히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안아주기를 위해 판단 중지도 수용하는 마음도 공감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특히 공감에서 큰 인상을 받았다.

  • 아래에 내려가 고통 받는 그 사람과 부둥켜안고, 함께 붙들고 울어주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75)
  •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판단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상대방의 마음의 웅덩이에, 그 고통의 자리에 서서히 발을 디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89)

많은 엄마나 선생님이 엄마학교나 여러 강의에서 감정 코칭을 배워 아이들에게 하면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호락 호락 배운 대로 반응해주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자꾸 그 내용이 떠올랐다. 어줍잖게 앵무새마냥 그 말들만 흉내 낸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마음을 전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등 교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알아차리고 오히려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또 잘못 된 공감의 예시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여러 대인관계에서 위로해주고 싶어 편들어 줬다가 오히려 상황이 이상해지는 경우들이다.

  • 치유로 가는 진정한 공감이 이루어지려면 원심력 감정이 아닌, 바로 구심력 감정을 잘 공유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37)

  그 사람이 있는 늪 바닥까지 내려가는 것. 거기서 외부로 향하는 화나 분노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으로 인해 자신에게로 향하는 감정을 읽고 그 감정을 끌어 안아 주는 것이 진정한 공감이었다. 이래서 이 책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 진정한 공감 empathy를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원심력 감정이 아닌 자기 안으로 향하는 구심력 감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많은 이들에게 무척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심리에서 나무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 성장하는 끝점(growing edge) 지금 내가 단점이나 한계점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내 성장의 끝이 아니다. 나는 아직 봉우리도 맺지 못했고, 더더구나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은 것도 아니다. 여전히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을 뿐이다. (264)

저자가 단점이 아니라 성장하는 끝점이 어디냐는 이야기를 했을 때 소름 돋았다. 내가 나 자신의 문제점으로 몰아 세우는 부분들이 어쩌면 끝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매듭을 지어, 좀 더 가지를 튼튼해지는 연결점으로 만들어 더 길게 뻗어나가든, 잎을 틔우든, 아니면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무척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었던 문장. 우리는 살아 숨쉬고 있기에 당연히 성장하고 있다. 성장하지 않는 나무는 죽은 나무이니,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나의 성장이 당장 눈에 띄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자신 있게 나의 성장을 확신시켜 줄 수 있는 문구라,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감사일기 쓰는 걸 세상에서 제일 위선적이고, 부질 없다고 생각하는 삐뚤어진 1인.

  • 억지로라도 매일 자신의 삶을 향해 감사의 이유를 생각하고 느끼며 글로 써보는 행위가 어떤 역동을 일으킨걸까. 자신의 감사 표현을 눈으로 확인하는 동안 스스로 고맙다는 말-숨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러한 말-숨은 실험 참여자의 신체 건강은 물론 영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리라. (275)

감사일기가 오글거린다고 해야 하나, 쓰는 것 자체도 내키지가 않고, 너무 인위적이고, 마음이 불편해서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저자는 억지로라도 쓰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고, 마땅히 그렇게라도 해야 함을 설명한다. 몹시 신빙성이 있어서, 한 번 시도해볼까 싶은 마음. 진정 감사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데, 억지로라도 찾고, 억지로라도 글을 써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된다고 하니, 시도해볼 만한 것 같다.

 

내가 무척 생각이 많아졌던 부분들.

  • 인간의 울음은 ‘안전감의 조건(conditions of safety)’이 갖춰질 때 비로소 제대로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181)
  •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행동적 특징은 바로 버려짐의 불안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212)

독서 심리 치유 수업을 들으면서 한동안 가장 고민했던 부분. 나는 왜 타인 앞에서 우는 것을 수치스러워하고, 누가 볼까봐 심장을 졸이고, 부담스러워 하는 걸까?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위로 받았던 내용들이다.

 

  치유, 힐링, 위로, 공감, 등 흔하다면 흔한 그 단어들이 이 책에서는 원래 가지던 가치들을 온전히 보여준다.

  • 나/우리 안에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 그 소중한 능력을 발현하면,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치유의 과정에서 우리는 나와 타인과 세상을 마음 깊이 연민하고,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한 단계 고양된 영혼으로 성장한다. (289)

단순히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고, 저 깊은 곳에서부터 치유하고, 그를 바탕으로 성장까지 가능한 우리. 저자의 말대로 한 단계 고양된 영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우리 삶에는 도처에 널려 있는 듯 하다. 이를 보지 못하고 억울해하기만 하거나, 괴로워만 한다면 그런 마음 상태로 인생 끝까지 갈테지. 그게 싫어서 이렇게 책을 보는 내가 장하다.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나를 칭찬하며, 이런 의미 있는 책을 읽게 된 것을 감사하며,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한 발작 나아짐을 감사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g********o 2021.01.18.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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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있을 때 나는 스스로 웅덩이를 파고 깊게 들어가는 유형이다. 타인과 나누면 괜히 나의 치부를 드러난 것 같아 혼자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하는 것 같다. 사람은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내재되어 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과 대화하며 쏟아내고 잠을 청하며 쉬거나 다른 일을 하며 잊거나 등등 자기 나름의 치유 방법을 갖고 생활하여 지금까지 버텨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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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있을 때 나는 스스로 웅덩이를 파고 깊게 들어가는 유형이다. 타인과 나누면 괜히 나의 치부를 드러난 것 같아 혼자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하는 것 같다. 사람은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내재되어 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과 대화하며 쏟아내고 잠을 청하며 쉬거나 다른 일을 하며 잊거나 등등 자기 나름의 치유 방법을 갖고 생활하여 지금까지 버텨낸 게 아닐까 싶다.

나는 공감이란 단어를 참 좋아한다. 타인과 공감하고 아이와 공감하고 그 공감이란 게 정확히 무얼까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공감과 동감은 엄연히 다른 말이다. 타인의 생각을 존중해 준다며 나의 의견을 심어주려고 했던 진정성이 없는 공감은 타인에게 불신을 심어 준다. 타인의 마음 깊숙한 웅덩이까지 내려가 마음을 연결한다는 느낌,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싶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상담사의 진정성이 나에게 까지 전달되는 듯 했다.

문제 청소년을 상담할 때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그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듯 마음에 큰 병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나쁜 감정을 쏟아내는 것 또한 건강한 표현이며 감정일기, 감사일기도 적으며 나를 돌아보는 것도 치유의 방법이 된다.

아이와의 문제를 해결을 위해 상담분야를 조금씩 공부하게 되었는데 타인과의 공감 능력도 향상되고 나 자신도 단단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b******n 2021.01.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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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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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아프기 전의 모습과 똑같은 상태가 된 완전한 상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흉터, 상처 따위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아픈적이 없었던 상태가 되어야만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내가 치유에 대한 의미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유'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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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아프기 전의 모습과 똑같은 상태가 된 완전한 상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흉터, 상처 따위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아픈적이 없었던 상태가 되어야만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내가 치유에 대한 의미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유'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라고 사전에 적혀있다.

 

사전에도 그 어디에도 치유에 '아프기 전과 같은 상태'라는 전제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치유를 아프기 전과 같은 상태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걸까?

 

 

[치유하는 인간]은 20년 동안 수천명의 내담자들을 상담하며 감정의 웅덩이 밑으로 내려가 마음을 돌보는 법을 정리해둔 책이다.

심리학 박사님이 쓴 책이지만 내담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안아줌, 공감, 판단중지, 수용, 애도, 친밀, 연대,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 중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파트는 '수용'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가끔 심리적으로 힘든일이 생기면 그 감정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늘 밝을수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느끼는 어두운 감정들은 있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아픈 것, 상처, 나쁜 기억은 모두 좋지 않은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래서 아프지 않았던 상태로 돌아가야만 치유가 됐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 같다.

 

 

이런 감정이 들 때는 그저 있는 그대로 경험으로 수용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길 권장한다.

 

 

"수용이 가능해지는 단계는 좋고 나쁨의 판단의 잣대가 무의미해지는 경지다"

 

 

지금 일어난 일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일이 지금의 나에겐 무척 필요한 일일 것 같다.

힘든 감정이든 기쁜 감정이든 어떤 일이든 경험을 한 뒤에는 절대 그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된다.

그것들을 통해 분명 배우는 것들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어떤 감정이 들 때마다 내가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감정 그대로 날것을 마주하는 일은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힘든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연습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지금보다는 마음 편한 상태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이 책을 통해 갖게 됐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돌보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은 후 쓴 리뷰입니다-

 

 

 

r******3 2021.01.30.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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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치유하는 인간_권수영 "치유와 회복의 힘,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서평]치유하는 인간_권수영 "치유와 회복의 힘,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내용보기
R.A 디키를 아시나요? 1974년 생으로 2012년 최고의 투수상인 사이 영 상을 수상한 미국의 야구선수입니다. 야구선수로서는 전성기를 훌쩍 넘긴 38살의 나이에 20승 6패 233⅔이닝, 230탈삼진, ERA 2.73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게 된 것이죠. 여기까지만 본다면 디키의 젊은시절은 더욱 빛났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 대부분은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마이
"[서평]치유하는 인간_권수영 "치유와 회복의 힘,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내용보기

R.A 디키를 아시나요? 1974년 생으로 2012년 최고의 투수상인 사이 영 상을 수상한 미국의 야구선수입니다. 야구선수로서는 전성기를 훌쩍 넘긴 38살의 나이에 20승 6패 233⅔이닝, 230탈삼진, ERA 2.73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게 된 것이죠. 여기까지만 본다면 디키의 젊은시절은 더욱 빛났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 대부분은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팀을 옮겨다녔죠. 사실 그는 촉망받는 투수였습니다. 대학시절 올림픽 대표선수로 선발되기도 했고 신인 드레프트에서 18번째로 지명되었죠. 하지만 시련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신체검사 결과 오른팔 인대가 없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죠. 시속 140후반에서 150초반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였던 그는, 부상 이후 눈에 띄게 시속이 저하되었고 서른이 넘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합니다. 바로 '너클볼'을 던지는 것이죠. 시속은 느리지만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할 수 없어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을 연마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노력과 배움을 향한 열정, 그리고 3명의 전설적 너클볼 투수와의 만남 덕분에 자신만의 너클볼에 눈을 뜨고, 끝내 최고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 모든 '도전'과 '성장'의 과정에서 디키가 손에 꼽는 중요한 사건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을 똑바로 마주본 것이죠. 사실 디키는 어린시절 베이비시터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적이 있습니다. 동네 불량 청소년에게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기도 했죠. 어린 디키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기억을 묻어두었습니다. 상처와 수치심으로부터 회피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된다면 실망할거라고 걱정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끝내 그는 그 모든 죄책감과 수치심을 털어놓고 정면에서 마주봅니다. 오랜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한 인간으로서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게 된 것과 투수로서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게 된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입니다

 

누구나 삶에서 한 번 쯤은 마음같지 않은 시절을 보냅니다. 디키가 그랬듯, 오래된 상처와 수치심 때문에 고통받기도 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심리상담을 통해 자유와 기쁨에 다가설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심리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큰 도움을 받았죠. 주변에 상담을 고민하는 지인이 있다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함께 좋은 상담기관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낯선 사람 앞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부담스럽다거나, 상처와 고통에 직면하는 과정 자체가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비용이 문제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우리가 직접 힐러가 되는겁니다. '치유하는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을,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돌봐주는 것입니다. 글쎄요, 애초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기도 하고, 심지어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며 학대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네, 가능합니다. 우리 모두는 애초부터 '치유의 본능'을 지닌, '치유하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8 우리는 너무나 쉽게, 화가 나면 내면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고 느끼고, 창피를 당하면 세상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여기는, 비합리의 함정에 빠진다. 나를 향한 가혹한 판단을 내려놓으면, 내 안에 있는 분노나 수치심도 그저 수만 가지 느낌 중 하나로 여길 수 있게 된다. 고통과 불편함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그 농도가 옅어진다.

 

책 <치유하는 인간>은 우리가 가진 '치유하는 힘'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누구나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지만, 누구나 치유하고 회복될 수 있으며, 심지어 그 모든 과정에서 '영적 성장'에 이를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상처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입기 전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나와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야 하며, 지식을 배우고, 기술을 연습해야 하죠.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장이자 심리학자인 권수영교수는 holding, empathy, epoche, acceptance, lamentation, intimacy, network, growth의 8개 챕터를 거치며, 치유를 위한 태도와 지식과 기술을 풀어놓습니다. 그럼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치유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8개 챕터의 앞글자를 따면 이 단어가 완성됩니다. 바로 HEALING이죠. 저 역시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힐링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야박하게 굴었는지를 자각했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온화하게 수정했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마주볼 때 진심으로 대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세 개의 키워드를 소개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바로 공감, 수용, 성장입니다.

 

첫 번째 키워드: 공감 "해결하려 들지 말고, 감정과 함께 머물 것"

 

89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판단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상대방의 마음의 웅덩이에, 그 고통의 자리에 서서히 발을 디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키워드는 공감입니다. 저자는 '2장 empathy-감정의 웅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법'에서 '동감'과 '공감'을 비교하며 공감의 의미를 선명하게 합니다. 먼저 동감은 'sympathy'에 가깝습니다. 본래의 뜻을 파고들다 보면 '고통'에 이르게 되죠. 웅덩이에 빠진 사람과 '같이 고통을 느낀다'가 sympathy의 의미입니다. 함께 고통을 느끼기에 도와주고 싶고, 막대기 같은 것을 내밀어 웅덩이에서 꺼내주고자 하는 것이 sympathy의 태도입니다. 구원을 위해 손을 내밀어주다니, 물론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위에 있는 시혜자이며, 도움을 받는 사람은 아래에 있는 수혜자라는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불편함과 거리감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반면 공감은 'empathy'에 가깝습니다. 본래의 뜻을 파고들면 '고통 안으로'라는 의미가 되죠. '동감'의 태도가 웅덩이 밖에서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 반면, '공감'은 웅덩이에 직접 내려가서 상대방의 고통을 함께 경험합니다. 잠깐, 너무 비효율적인 것 아닌가요? 누군가가 웅덩이에 빠져있다면 도구를 써서 구해주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이는 문제해결의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물론 그럴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는 신속한 문제해결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성적이 안나와서 토라진 아이에게 "공부하면 되겠네"라고 말한다면, 마음이 풀릴까요? 연인과 헤어지고 아파하는 친구에게 "잊어버리고 다른사람 만나"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나아질까요? 본질은 공부나 이별이 아닙니다. 그로 인해 웅덩이에 빠져버린 우리의 '마음'이겠죠. 필요한 것은 고통 안으로 들어가 함께 머물러주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가 안풀려 불안해하는 아이를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어떤지 묻고, 자존심이 상함을 알아주고, 그 안의 열등감과 수치심을 털어놓고 해소할 수 있도록 함께 머물러주는 것이죠. 차근차근 함께 상대방의 마음 밑바닥까지 내려가주는 것, 그것이 바로 '공감'의 태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주변사람들에게 꽤나 잘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는 친구들이 많았죠. 그런데 정작 저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섞인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듣는이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망설였죠. 나에게 실망할것이라는 걱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R.A 디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타인에게 털어놓을 수 없다면 나 자신이라도 나의 편이 되어주어야 할텐데 그마저도 못했습니다. 늘 스스로를 검열하고, 비판하고, 다그쳤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공감해보려 애썼습니다. 웅덩이 밖에서 나를 비판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웅덩이에 함께 머물며 차근차근 밑바닥까지 내려가보았죠. 과거의 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더군요.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속상했었더군요. 그런 나를 보니 더 이상 비판하고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공감을 통해 자연스레 이해와 수용에 이르게 되었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과거의 내 행동과 결과를 판단하고 분석하고 비판하기에 앞서서, 그 날의 내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나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대하며, 섣불리 동감으로 해결하려 나서기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마음의 바닥까지 함께 걸어가 진심으로 공감하며 치유의 손길을 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 수용 "모든 경험과 감정을 기꺼이 끌어안을 것"

 

132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마라. 무슨 뜻일까. 불가에서 전하는 유명한 격언인데, 첫 번째 화살을 신체적인 불쾌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두 번째 화살은 마음의 불쾌감, 즉 심리사회적인 해석적 감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키워드는 수용입니다. '4장 accptance-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마라'에서 강조되는 키워드입니다. 배고픈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배부른 타인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절망하죠. 다른 한 사람은 오늘의 배고픔을 거룩한 소명으로 여기며 오히려 심리적으로 고양됩니다. 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금식을 하는 수도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행위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내적경험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너무 비교가 극단적이라구요? 배고픈 현실을 어찌 수도사의 자발적 금식중인 수도사와 비교할 수 있겠냐구요?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때때로 배고픔 그 이상으로 고통과 좌절을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죠. R.A 디키가 과거의 수치심과 연이은 실패에 매몰되어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며 본연의 존엄을 외면했다면, 마운드에서 결코 당당하게 자신만의 공을 뿌리며 승리를 거둘 수 없었을겁니다. 현실만 그러한가요? 우리가 동경하는 히어로들은 어떤가요? 그들이 본래부터 강했던가요? 모두가 나름의 사연과 아픔과 좌절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나름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극복하고 성장하고 승리하죠. 우리의 감동이 '막연히 강함'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함'에 더 극적으로 감응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현실의 삶과, 우리가 동경하는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말했습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따라서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경험할 모든 고통과 시련과 좌절을 진심으로 수용해야겠다고 말이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더욱 강해지고 성장할테니까요. 그런 의미부여를 통해 나의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희망과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테니까요.

 

143 로저스는 심리치료에서 자신이 만나온 아동이나 성인 환자도 모두 소위 '조건부 자기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건 무슨 뜻일까? 한 개인이 어떤 조건을 갖추면 자신의 존재감이 올라가지만, 어떤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타인에게나 사회에서 저평가되고 말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진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이 챕터에서 소개된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라는 개념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건부로, 특정한 조건을 갖춰야만 자신의 존재감이 선명해진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테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많은 돈, 좋은 차와 같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며 불안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왜 제가 이 개념에 꽂혔냐하면, 저야말로 가장 강력한 '조건부 자기 존재감'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 합격을 하여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 등의 '당위'에 묶여서 살아왔고 딱 그만큼 스스로를 검열하고 비난하고 공격하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높은 '외적 기준'은 낮은 '내적 자아'로 이어졌습니다. 외부의 기준을 쫓다보니 나만의 기호와 취향과 신념과 가치는 모호해져갔죠. 흐릿한 자아는 회피성향으로 이어졌습니다. "하고싶다"보다는 "해도되나?"를 자문하며 쭈뼜거렸고, 망설이던 사이 새로운 경험과 만남과 인연의 기회는 멀어지고, 성장과 기쁨의 기회도 함께 놓치게 되었죠. 그런데 저는 왜 스스로를 평가하고 높은 기준을 제시했던 것일까요? 왜? 누굴 위해서? 당연히 저 자신이죠. 내가 좋은것을 얻고, 좋은 평가를 받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으로써 내가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검열하고 평가하고 비난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를 느끼고, 기쁨의 경험을 놓치고, 성장의 기회를 빼앗음으로써 나 자신에게 '나쁜 것'을 주는것은 심각한 모순이죠. 좋은것을 주겠다며 독약과 칼날을 들이미는 셈이니까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던 겁니다. 내가 좋은것을 이룸으로써 나를 사랑하게 되는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에 나 자신에게 좋은것을 주고싶은 것입니다. 자기사랑은 이미 차고 넘칠만큼 충분했고, 그것이 머물 수 있는 나의 존재감 또한 이미 선명했죠.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 아닌 '무조건적 자기 사랑'으로, 사랑하는 나 자신에게 기쁨의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아낌없이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성장 "비로소, 거기서부터 시작할 것"

 

287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을 쓴 헨리 나우웬은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자신이 입은 상처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렇다. 상처가 생명의 숨으로 변화되는 것이 영적 성장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키워드는 성장입니다.'8장 growth-자신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거라는 사람에게'의 중심 키워드입니다. 8번째 챕터에서 소개되는 키워드로 이 책의 종착점이기도 하죠. 저자가 미국에서 임상훈련을 받던 시절, 아내의 외도로 고통받는 남성의 상담을 맡게 되었습니다. 트라우마의 늪에 빠져 가만히 TV를 보다가도 아내의 외도가 떠올라 고통받던 남성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아내가 외도를 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죠? 어떻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상담을 받으면 그게 가능한가요?" 이에 저자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일단 가능하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상담이 끝난 후 슈퍼바이저에게 조언을 구하며 저자가 물었습니다. "교수님, 저 대답 잘한 것 맞나요? ...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되는거죠?" 그러자 교수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해왔습니다. "무슨 소리? 당연히 못돌아가지!"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말인가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왜 애써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며 상담을 받아야 할까요? 네, 그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수용'과도 관계있는 이야기입니다. 슈퍼바이저가 말했다고 합니다. "생각해봐. 어떻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가 있어. 상담이란 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도록 돕는 거야." 그렇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건을 수용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의연하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저자는 상처를 수용하고 의연하게 나아가는 것을 넘어서, '상처입은 자의 특권'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아갑니다. 역경 후에 우리는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합니다. 역경을 겪음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초월해서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진정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 바뀌어갈 때 영혼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돌이켜보니 저 역시 애초부터 누군가의 고통에 잘 공감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해결방법을 찾아주려 애쓰는 편에 가까웠죠. 앞서 말한 '동감'의 태도였습니다. 그렇게 문제라는 방정식을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최적해를 도출하고 나면, 잘했다는 생각에 조금은 우쭐하기도 했었죠. 타인의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했다면 느낄 수 없었을 감정니다. 하지만 오래된 교만이 꺾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가득찬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그 처절한 경험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죠.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 공감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누군가의 마음을 멋대로 단정짓지 않는 태도입니다. 모름지기 온 몸과 마음을 다 하는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얻을 수 없을, 소중한 영적 지혜일 것입니다.

 

우리의 회복과 성장을 위하여

 

우리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치유하는 것 또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는 '나 자신'도 포함됩니다. 예고없이 들이닥친 상황에 흔들리고 좌절하고 상처받지만, 무력했던 스스로를 책망하고 저주하며 두 번째 화살을 쏘아붙이죠. 그러니 나 자신에게 상처주는 것 또한, 나 자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 자신을 치유하는 것 또한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 아닌 '무조건적 자기사랑'으로 나 자신을 온전하게 안아주고, 모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내 감정의 밑바닥에서 나와함께 울어주는 공감을 통해서 말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잘 된다면 잘 되는대로, 잘 되지 않는다면 잘 되지 않는대로 우리에게 경험이 되고, 의미가 되고, 치유와 성장의 기회가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고통과 불안에 마음이 조급해진다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서툴지만 분명하게,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애초부터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n 2021.01.30.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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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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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들의 삶이기에 바쁨 가운데 생겨나는 것들이 있다. 치유, 힐링이 최근 들어 떠오르는 키워드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곳을 가는 것이 제한되었지만 우리의 삶에서 치유, 힐링은 계속해서 필요로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책은 8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01_holding ‘안아줌’ 그리고 ‘뜨거운 안아줌’ 02_empathy 감정의 웅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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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들의 삶이기에 바쁨 가운데 생겨나는 것들이 있다. 치유, 힐링이 최근 들어 떠오르는 키워드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곳을 가는 것이 제한되었지만 우리의 삶에서 치유, 힐링은 계속해서 필요로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책은 8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01_holding ‘안아줌’ 그리고 ‘뜨거운 안아줌’
02_empathy 감정의 웅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법
03_epoche 창과 방패의 귀걸이를 한 남자
04_acceptance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마라
05_lamentation 괜찮아, 그냥 울어도 돼
06_intimacy 수도사의 멘토링
07_network 우리는 생각보다 더 깊이 연결되어 있다
08_growth 자신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거라는 사람에게

치유

우리는 너무나 쉽게, 화가 나면 내면은 분노로 가득차 있다고 느끼고, 창피를 당하면 세상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여기는, 비합리의 함정에 빠진다.
나를 향한 가혹한 판단을 내려놓으면, 내 안에 있는 분노나 수치심도 그저 수만 가지 느낌 중 하나로 여길수 있게 된다. 고통과 불편함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그 농도가 옅어진다.
...
우리 사회의 힐링은 여전히 유효한 주제이자, 그 진화가 절실하다는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저 밖이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다.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만 하는 힐링은 없다,. 치유는 나로부터, 내가 서 있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 프롤로그 中

갓 태어난 갓난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안아주기라는 것이다. 새로운 새상에 나와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빠진 아이에게는 평안함이 필요하다. 이는 안아주기를 통해서 줄수 있다. 갓난아이 입장에서 보면 엄마 품에 안길수 있기에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날수 있는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 새로운 환경을 맞이해야 하는 공포와 불안이 있지만 그것을 이겨낼수 있는 첫번째 힐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최고의 안정과 평안을 느낄것이다.

힐링

정서 조절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감정이 급상승 했다가도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받으면 조절 기능이 가동된다. 공감은 우리 마음속 정서적 에너지가 급하게 상승했더라도 안전하게 하강하도록 돕는다. 공감이 없는 상태라면 정서적 에너지가 급하게 상승했을 때 안전하게 돕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신체의 유산소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마음의 유산소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신체의 심박수 조절이 중요한 것처럼 마음의 정서 조절도 중요한 것인데 말이다. 마음의 정서 조절은 다름아닌 공감을 통해 이뤄진다. 공감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 마음의 정서 조절이 힘들어 질수 있다는 것을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다. 내가 공감을 잘 하지 못해서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계속해서 마음을 몰라주는 경우가 잦아지다 보니 매일 나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왜 힘들어하는지 원인도 모른체 의문만 가졌던 날도 있었다.

책에서는 동감과 공감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동감은 물에 빠진 사람을 위에서 막대기로 구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사람은 웅덩이에 직접 내려가서 상대방과 고통을 함께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고통받는 사람을 안아주고 함께 울어주는 것 이것이 공감이다. 나는 동감하는 사람인가 공감하는 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치유할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스스로 회복하고 치유할수 있는 능력 말이다. 그것이 내제되어 있어서 잘 모르고 살아갈 뿐이라고 한다. 나 자신 뿐 아니라 타인도 위로하고 치유해 줄수 있다고 한다. 내제되어 있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치유받고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b******y 2021.01.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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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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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힐러로서의 본능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무심결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타인과 자기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 밑바닥까지 내려가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는 방법에 대해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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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힐러로서의 본능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무심결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타인과 자기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 밑바닥까지 내려가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웅덩이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려는 지나가는 행인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반응으로 '동감(sympathy)'과 '공감(empathy)'을 비교 설명하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많이 달라 놀랐습니다.

'동감'이란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긴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 속엔 불쌍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동정심이 들어있는 반면, '공감'은 웅덩이에 빠진 사람을 따라 웅덩이로 같이 내려가 같은 위치에서 상대방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거라고 합니다.

제일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시험 전 날 수학 문제가 안 풀려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수학 문제 풀기 어렵지, 엄마도 힘들었거든.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정도로 말하면 어느 정도 동감을 잘 하는 부모라고 합니다.

반면 공감하는 부모는 부모 입장에서 '나도 똑같이 힘들었어. 이해해.'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나는 너의 정확한 마음은 잘 모르지만 얘기해 봐, 들어줄께.'라며 끈기를 가지고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그리고 안아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맥과이어 교수가 윌에게 "It's not your fault."라고 말하며 안아줬을 때 윌이 터트린 울음이 바로 충분한 애도 과정을 거치고 난 후의 힐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거라고 미리 단정짓지 않는 "판단 중지", 내 경험에 비추어 상대방을 저울질하지 않는 것이 공감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경험들을 괄호 안에 잠시 묶어 두는 것(괄호 치기)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진정한 공감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여러 가지 마음 돌봄의 기술(상대방을 미리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며, 공감해주는)은 누구라도 마음만 먹고 연습을 한다면 자신과 타인을 치유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상대방의 반응이 전혀 불안하지 않는 관계가 심리적으로 건강한 두 줄 관계다. 굳이 거짓 자기를 발동할 필요가 전혀 없는 관계다. 바로 아이가 엄마를 공격해도 엄마가 공격적으로 되갚지 않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관계다.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아무런 불안이 없어야 친밀감을 느끼면서 심리적 독립을 서서히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218쪽)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k*****7 2021.01.2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비로소 치유의 길 위에 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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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여덟 가지 마음 돌봄의 기술의 영어 앞 글자를 순서대로 모으면,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이 마음 돌봄의 기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하고 상호작용한다.   -본서 289쪽-      <치유하는 인간>의 마지막 장에 적힌 위의 구절을 읽는 순간, 나는 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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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여덟 가지 마음 돌봄의 기술의 영어 앞 글자를 순서대로 모으면,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이 마음 돌봄의 기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하고 상호작용한다.

 

-본서 289쪽-

 

   <치유하는 인간>의 마지막 장에 적힌 위의 구절을 읽는 순간, 나는 또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세상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이리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지 스스로 신기하면서 놀랍기도 했다. 주로 슬픔에 가득 찬 눈물이었지만, 이번은 달랐다. 깜짝 선물을 받고 놀라움과 기쁨에 겨워 흘리는 눈물과도 같았다.

 

   <치유하는 인간>을 읽는 동안 나는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empathy(공감)' 챕터에 나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상담 사례를 읽다가 눈물을 쏟아냈고, 'epoche(판단 중지)' 챕터의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인용 부분에서 -내가 이 영화를 보며- 가장 감동적으로 느꼈던 장면을 읽어내려가며 또 눈물을 흘렸으며, 'lamentation(애도)' 챕터에서 한국의 장례문화인 '염'을 설명하는 구절에선 펑펑 울었다. 또한 'network(관계망)' 챕터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관한 일화를 읽다가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처음 울음을 터뜨렸던 순간은 두 번째 챕터인 'empathy'에서였던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며 흘렸던 눈물 중 아마 가장 서러운 감정으로 흘린 눈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 내 감정의 웅덩이 밑바닥으로 내려와 같이 공감해준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과 함께.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자신을 뒤돌아보고, 과거 내 경험 속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내가 반드시 누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애도의 시간과, '안전감의 조건(conditions of safety)' 없이 지내오며 제대로 된 해소의 울음 한번 터뜨리지 못한 채 버텨온 나날들, '조건부 자기 존재감' 속에 허우적대야 했던 지난날들이 내 폐부에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내게 상처를 끝없이 안겨주었던 가족, 나에게 깊은 배신감을 안겨주었던 절친과 친구,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조차 몰랐던 예전 연인 등등.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과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표면으로 '거짓 자기'를 만들어놓고 내 안으로 들어가 심연 속으로 한없이 침잠했던 나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렇게 이상하고 미운 가족도,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도, 어쩌면 모두 상처받은 마음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주변인에게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연민 같은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놀라운 내적 변화였다.

 

 

   내가 받은 상처와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을 어떻게 해서든 깨끗이 지우려고, 마치 상처받은 적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쳤던 내 모습이 어리석었다는 걸, 나는 'growth(성장)' 챕터 속에 나온 30대 젊은 부부의 사례를 읽으며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내가 받은 상처들을 제대로 '수용(acceptance)'하지도 못한 채 상처받은 적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거나 특정 일이 일어나기 이전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만 노력했다(그렇게 하면 내 상처가 없어질 거라는 듯).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런 상처 속에 있는 나를 공감하려고 노력하거나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단 한 명도 없었으니, 그 어떤 상처도 제대로 치유된 적이 있을 리 만무했다.

   이 책은 어설프고 바보 같은 나를 '안아주기(holding)'로 시작해 '성장(growth)'으로 인도하는 8가지 마음 돌봄 기술을 통해 내 안에 있는 '치유하는 힘'을 조금씩 이끌어내며 내가 가진 상처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힌트를 주었다. 글 서두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내가 흘린 눈물은 기쁨의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건대 '자조 모임'에 들어온 중독자가 받는 환영의 박수를 나 자신에게 선사하는 의미의 눈물이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제대로 된 회복의 여정 위에 오른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박수 말이다.

 

    여담이지만 나는 -종교인의 천태만상을 봐오며- 종교인에 대해 썩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까닭에, 책 속에 종교적인 언급이 살짝만 나와도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구절이 몇 번 나왔음에도 눈살을 찌푸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저자가 적절한 비유를 위해 종교적인 언급을 할 때 요란스럽지 않게 한 것도 한몫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치유'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충분히 느꼈기 때문임이 더 컸다. 달을 보라며 가리킬 때 나는 장미꽃으로 가리키는 걸 즐겨하지만 다른 사람이 국화꽃으로 가리키거나 히아신스로 가리킨다 한들 우리가 바라봐야 할 달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 책을 쓴 저자나 만드는 데 도움을 준 모든 사람을 찾아가 힘껏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힐링(healing)'에 대해 내가 제대로 알 기회가 과연 있었을까? 현재 우리 사회에서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그 의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도 불분명한 '힐링'과 '공감'이란 단어에 대해 이렇게 명확하게 이해해본 적이 없다. 지금껏 말이다. 이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가 엄마의 품 안에서 힐링을 느끼는 그 첫 번째 순간처럼, 나도 첫 번째 힐링의 순간을 맞이한 기분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과거의 그림자가 나를 괴롭히고 있는 와중에, 상처를 '수용'하기로 마음을 먹기만 했는데도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기분이 든다. 내 안에 존재하는 치유의 힘, 힐러 본능을 믿고 진정한 치유를 향해 발을 떼는 일이 그리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일단 한 걸음은 뗀 것 같다. 나의 치유와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n********y 2021.01.2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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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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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과 부제에 끌렸다. 나 자신에게 남보다 못하게 너무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가족에게는 마음과 다르게 툴툴대는 말투가 많았던 지난 시간들도 떠올랐다. 사실 지금도 그런 측면이 많이 남아 있는 나에게, <치유하는 인간>이 툭 던져주는 느낌은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우리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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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과 부제에 끌렸다. 나 자신에게 남보다 못하게 너무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가족에게는 마음과 다르게 툴툴대는 말투가 많았던 지난 시간들도 떠올랐다. 사실 지금도 그런 측면이 많이 남아 있는 나에게, <치유하는 인간>이 툭 던져주는 느낌은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우리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용어나 사례 등은 그동안 읽었던 심리학 책에서 봐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새롭게 다가온 부분이 많았고, 이 책을 읽는 도중 여러 번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시울도 적셔졌다.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눈물 많은 성향의 개인 에피소드, 편안한 서술이, 어딘가 단단히 뭉쳐 있던 마음을 풀어지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공격성에 보복하지 않고 인내하면서 아이의 숨겨진 불안을 충분히 공감하는 안아주기가 필요하다."(59쪽)

 

발달장애를 가진 만수의 사례에서 나온 표현인데, 이것은 자녀 양육뿐 아니라 자기 자신, 타인에 대한 태도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상대방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뚝심을 가지고 참으라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 대신 상대방 내면의 불안이나 혼란을 공감하라고 말한다. 가족과의 갈등이 있었을 때, 나는 그런 안아주기를 원했다. 돌아보면 상대방도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먼저 그래주기를 바라면서, 겉으로는 뾰족하고 날카롭게 찌르기만 했던 게 아니었던가. 저자가 정의하는 공감은 "꼭 안아주기, 그리고 고통당한 이와 함께 웅덩이 바닥에서 우는 일"(75쪽)이다. 문제 해결의 말이나 손쉬운 동감이 아니라 공감을 하라는 말이, 마음속 깊이 와닿았다.

 

이 책에는 여러 용어가 나오는데, 그중 판단 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마음자세인  '괄호 치기', 겉으로 드러난 방어 자세인 '원심력 감정', 진정 공감받고 싶은 마음인 '구심력 감정', 누군가와의 사별부터 잊고 싶은 트라우마나 심리적 외상에 대한 '애도' 등이 있다. 최근 트라우마 연구자들은 '외상 후 성장'이라는 용어를 말하는데, 외상 후에 스트레스장애만 있는 게 아니라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상처가 생명의 숨으로 변화되는 것"(287쪽)으로 정의되는 '영적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즉,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예로 나온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영화 <굿 윌 헌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과이어 교수로 나왔던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다른 이를 치유하는 좋은 역할을 맡았는데도 왜 그렇게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스쳤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우리 모두 치유하는 사람, 힐러인 셈이다.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이나 말로써 나 자신과 타인을 괴롭히지 말자. 이제는 정말 킬러를 그만하고 힐러가 되자.

w****i 2021.01.1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