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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이 될 때》 다시 태어나는 질병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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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제 님이 상상하는 미래라면 왠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신을 저주하거나 세상을 저주하거나 저 자신을 저주하지만, 희제님의 결심을 떠올릴 때면 잠시라도 할머니가 될 미래를 상상하고 싶어집니다. 희제 님은 복권에 당첨된다면 어떤 일을 벌이며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물론 여전히 아픈 몸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에요. 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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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제 님이 상상하는 미래라면 왠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신을 저주하거나 세상을 저주하거나 저 자신을 저주하지만, 희제님의 결심을 떠올릴 때면 잠시라도 할머니가 될 미래를 상상하고 싶어집니다. 희제 님은 복권에 당첨된다면 어떤 일을 벌이며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물론 여전히 아픈 몸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에요. 희제 님이 꿈꾸는 구체적인 삶의 모양이 궁금합니다.       - 이다울, '복권에 당첨된다면' 중에서, p.26~27

 

동녘의 ‘맞불’ 시리즈 그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작품인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가 노지양, 홍한별 두 번역가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면, 두 번째 작품인 <몸이 말이 될 때>는 90년대생 만성질환자들의 호쾌한 대화를 통해 질병과 장애, 몸을 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두 저자는 <난치의 상상력>의 안희제와 <천장의 무늬>를 쓴 이다울이다. 두 저자는 90년대생이고, 질병과 사회에 관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 프로젝트로 처음 만나게 된 사이이기도 하다.

 

심리적인 문제, 내부장애, 만성 통증 등의 보이지 않는 장애는 지속적으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사자가 경험하는 고통에 대해 주변인들이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들은 둘 다 드물고, 치료 안 되고,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는 질병을 겪지만 단순히 '아픈 사람'이라는 공통점만으로 한데 묶을 수 없는, 질병의 경험과 성별 등의 변수에 의한 서로의 무수한 차이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나와 당신이 다르다는 사실에 차근차근, 멈칫하며 다가가는 과정'은 쉽지 않아서 더 흥미로웠다.

 

 

우리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그 사람과 나를 둘러싼 사회를 이해하는 것은 자주 의료적으로 진짜나 가짜라고 진단되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루쉰의 소설도, 고골의 소설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그들의 내밀하고 세밀한 일기 그 자체가 너무나 진지하고 단호"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망상이며 광기인지" 헷갈린다는 말씀이 이런 맥락에서 소중했습니다. 다울 님이 샤워기 아래에서 겪는 죄책감과 욕망에 대해 그것이 망상인지 아니면 적절한지 헷갈린다는 말씀도요.            - 안희제, '그들에게 한 방을 날릴 수 있을 겁니다' 중에서, p.120

 

통증과 피로를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사는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알지 못한다. 증세가 악화되었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하고, 호전되더라도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며, 애초에 통증이 시작된 계기가 원인이 없다는 것, 그것만큼 억울한 것이 또 있을까. 게다가 두 저자는 20대, 대학생이다. 인생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시기, 가장 반짝거리는 햇살 같아야 할 시기 아닌가. 특히나 이들의 고민은 어디를 가든 몸 상태를 설명해야만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설명할 언어가 없고, 성가시다는 것이다. 매일 몸살이 난 것처럼 10분도 채 서 있지 못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니 얼마나 무섭고, 절망적일까. 하지만 이들 두 저자는 아픔으로 인한 불편과 불쾌들을 매개로 질병 서사를 써 나간다. 서로에게 자신의 몸을 설명함으로써, 상대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통을 ‘2인칭’으로 말하고 쓰는 법, 당장 고통을 말하고 듣는 일이 수월해질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질병과 장애, 몸을 대하는 우리의 세계가 조금 더 넓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동녘의 ‘맞불’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에코페미니즘과 동물권을 종횡무진 사유하는 이라영X전범선의 <인간동물의 저녁 식사에 초대합니다>, 수면 아래 잠긴 여성의 우울과 자살을 건져 올리는 서울대 의료인류학과 이현정X《미쳐 있고 괴상하며 우울하고 똑똑한 여자들》을 쓴 하미나의 <여자들의 손을 맞잡고 걷기>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매우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22.04.29.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몸미 말이 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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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크게 아픈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정도로 비염이나 피부가려움증, 허리디스크, 고지혈증, 저질체력, 기관지가 약해서 일년에 병원 다니는 날이 안가는 날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왔다. 현대인중 안아픈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을 좌우명처럼 내뱉으며 살아왔는데 올해 초 나에게 찾아온 증상들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목이 따갑고 아파도 분위기 타면 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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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크게 아픈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정도로 비염이나 피부가려움증, 허리디스크, 고지혈증, 저질체력, 기관지가 약해서 일년에 병원 다니는 날이 안가는 날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왔다.

현대인중 안아픈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을 좌우명처럼 내뱉으며 살아왔는데 올해 초 나에게 찾아온 증상들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목이 따갑고 아파도 분위기 타면 술한잔 하고 내일 좀더 아프고 말지라며 몸을 함부로 하면서 살아왔던 순간들을 후회했다. 

내가 건강하게 살았더라면 지금쯤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에 이물감으로 고통스러워서 동네의원, 이비인후과, 다른 지역의 병원들을 다니면서도 나아지지 않는 증상에 괴로워하면서 3개월을 보내다가 정신과에서 항불안제를 처방받고 좀 나아지는듯 하더니 지금은 그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 된것 같아서 절망하는 중이었다.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었을때는 그나마 약발이 들때였는데 지금은 파트타임의 일을 제외하고는 집안 살림이나 모든일에 손을 놓아버렸기에 불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시도해보자는 생각에 책을 펼쳐들었고 놀랍게도 오늘..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너무 가르치듯이 정보집약적인 책도 아니고 아픈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 받는 내용이 오히려 나에게 고통을 잊고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것 같다. 

너무 병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서 그 점 또한 좋았다. 

 외상이 있다면 차라리 속시원하겠지만 나는 목에 이물감으로 인해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다른 일은 생각할수도 없고 그 상태가 계속되면 목이 조여들면서 곧 죽어버릴것같다는 압박감에 온몸을 뒤틀고 스스로를 어찌할수가 없어서 집안을 빙글빙글 돌때는 누구도 도와줄수 없는 혼자만의 지옥같은 시간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된 병명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 병명을 제대로 알지못한 불안감과 고통에 대해서도 공감이 갔다.

그냥 나와 증상이나 병명이 같지는 않겠지만 아픈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몇시간이나마 책에 집중하게 해줬다.

난 요즘 하고싶은 것도 가고 싶은곳도 먹고싶은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고통스럽고, 언제 이 고통이 심해질지 모르는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계획이나 희망 같은 감정보다 자포자기, 불안함, 나이가 더 들면 더 많이 아프고 더 힘들거야라는 절망이 가득했는데 책에 나온 " 희망은 갖거나 품는 것이 아닌, 부단히 실천함으로써만 지탱할수 있는 어떤 존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구절은 책을 막 읽은 지금 일시적일지는 몰라도 나에겐 좀 희망적이었다. 무엇이든 부단히 실천하다보면 희망이라는 어떤 일이나 결과도 나에게도 가능하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tv 오락프로그램 보는것도, 누워서 편히 쉬는것조차 힘든 지금 나에게 책 한권을 단숨에 읽게 해줬으니 그것만으로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생각에 벅찬 마음도 들고 몇시간이나 내 몸 증상을 잊고 책에 집중하게 해줬으니 별점은 다섯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a****e 2022.05.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질병의 언어로 써내려간 이십 대 '삶'의 이야기『몸이 말이 될 때』
"질병의 언어로 써내려간 이십 대 '삶'의 이야기『몸이 말이 될 때』" 내용보기
『몸이 말이 될 때』      안희제. 이다울(지음)/ 동녘(지음)         동녘의 맞불 시리즈 제 2탄 《몸이 말이 될 때》를 만났다. 90년 대생 만성질환자들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그동안 소외시되었던 질병 서사에 대해 솔직하게 접근해 보는 시간이었다. 질병에 관한 산문을 꾸준히 써 온 두 사람은 이 책 작업을 통해 처음 만났다고 한다.          만성적으로 몸이 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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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이 될 때』 

 

 

안희제. 이다울(지음)/ 동녘(지음)

 

 

 

 

동녘의 맞불 시리즈 제 2탄 《몸이 말이 될 때》를 만났다. 90년 대생 만성질환자들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그동안 소외시되었던 질병 서사에 대해 솔직하게 접근해 보는 시간이었다. 질병에 관한 산문을 꾸준히 써 온 두 사람은 이 책 작업을 통해 처음 만났다고 한다. 

 

 

 

 

만성적으로 몸이 아프고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그것도 인생의 한창나이 이십 대 나이에.... 도대체 뭘 해야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던 날들.

 

 

 

내가 아프다고 말할 때 혹은 내가 질병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때, 나는 내가 질병으로만 규정되고 환원될 까 두려웠다.

파이만큼 아프다.

불특정 다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외로움을 줄여 주었다.49

 

 

 

 

 

책은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두 저자의 글이 교차로 서술된다, 섬유 근육통이라는 질병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은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의 편지로 이어진다. 비슷한 연령대의 두 사람이 '병'이라는 소재로 느끼는 동질감을 우리들이 감히 '이해'라는 단어로 규정하기에는 그 고통의 총량이 너무 크다.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의 문제점도 많았다. '희귀질환'은 다소 기만적인 표현이라 '희소'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요컨대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 거기에 공적인 신빙성이 실리는 것과, 상대가 그것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은 상당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저의 경험이었습니다 57

 

 

 

 

 

 

자신의 질병을 표현한 언어의 부재라니.... 그것도 공적인 신빙성의 힘을 입지 않고는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과연 저자들은 어떻게 인식시켰을까? 아니 이 사회에 어떻게 저항해야 했을까? 두 사람은 '이중의 적'과 싸워야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첫 번째는 질병, 두 번째는 규정되지 않은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게..

 

 

 

 

 


 

 

병신, 게으름뱅이, 꾀병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 쓰는 이유는?

학교에 질병 휴학을 신청하기 위해 진단명이 필요했는데 첫 발병 이후 무려 3년이 걸렸다. 첫 증상을 경험하고 제대로된 치료를 받는데 까지 2~3년 평균 3.7명의 의사를 만났고 무려 1년 6개월간 까닭없는 고통에 시달렸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여느 이십 대와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맑고 깊었다. 필사하고 싶을 만큼 수려한 문장들 눈에 띄는 문장이 많았다. 2인칭이야말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저자들의 말에 공감한다. 7월에 시작된 편지는 다음해 2월에 맺음말을 맺었다. 긴 기간 오고간 글들, 질병으로 써내려간 글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몸이말이될때, #안희제, #이다울, #동녘, #질병권, #서간문, #서간체, 

#만성통증질환, #크론병, #섬유근육통, #북리뷰, #책리뷰, 

#bookreview, 3bookstgram, #독서그램, #책스타그램

 

 

이달의 사락 r******7 2022.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몸이 말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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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이 될 때    국어시간에 배운 소위 서간문이라고도 했던 두사람이 주고 받은 편지를 이렇게나 멋지게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펴냈다는 기획 자체가 신선했고 무척 즐거운 읽을거리가 되어준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동녘출판사에서 ‘맞불’이란 편지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고 앞으로도 이런 책이 계속 나올 것이란 반가운 사실도 알게되었다. 특히 단순히 소소한 일상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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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이 될 때 

 

국어시간에 배운 소위 서간문이라고도 했던 두사람이 주고 받은 편지를 이렇게나 멋지게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펴냈다는 기획 자체가 신선했고 무척 즐거운 읽을거리가 되어준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동녘출판사에서 ‘맞불’이란 편지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고 앞으로도 이런 책이 계속 나올 것이란 반가운 사실도 알게되었다. 특히 단순히 소소한 일상 얘기나 주고 받는 수준이 아닌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는 사회 담론을 중심으로 이름 그대로 맞불이 연상되는 티키타카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는 안희제와 이다울이다. 둘은 90년대생 만성질환자로서 질병과 장애, 몸을 대하는 우리의 세계를 이야기하는데 최근 코로나 확진으로 2주 가까이 질병과 고통, 격리생활, 불편한 일상 등을 경험하고 그와 관련된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혔던 개인적인 상황과도 겹쳐져 더욱더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두 작가간의 친분질이나 출판사의 기획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진정성이 느껴져서 더 좋았는데 어떤 대목에서는 논쟁과 치열한 대결이기도 했다. 시종일관 다정한 인사말로 시작해 살뜰한 맺음말로 끝나지만, 날카롭고 정확하게 도발하는 이다울과 각종 논문과 책 등을 인용하며 막힘없이 맞받아치는 안희제의 반격은 숨막힐 정도의 관전포인트였다. 

 

책의 구성은 두 저자의 편지가 번갈아가며 이어지고 발견되는 말들, 2인칭의 말들, 넓어지는 말들, 다시 태어나는 말들이라는 네개의 챕터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중 2인칭의 말들에서는 고통을 ‘2인칭’으로 말하고 쓰는 법이라는 색다른 문제제기가 인상적이었는데 크론병과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명은 희제와 다울의 몸에서 자주 미끄러졌다. 한쪽에서는 정말 아픈 것이 맞느냐며 의심하고 한쪽에서는 각종 정보를 근거로 그들을 중증 환자로 과장했다. 이렇게 당사자의 말이 튕겨 나오거나 실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제는 이것이 ‘1인칭’과 ‘3인칭‘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1인칭’은 “당사자의 언어를 생산”할 수 있어 아픈 사람이 직접 자신의 질병 서사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지만, 그 삶을 잘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가닿기 어렵고 ‘3인칭’은 의사의 진단처럼 객관적이지만 당사자를 배제하여 타자화하는 우려가 있다. 아픈 몸들이 의사소통과 사회에서 겪는 불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2인칭’이었다.

 

g****y 2022.04.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몸이 말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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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몸이 아픈지 이유를 모르는 것은 성가심을 넘어 커다란 공포로 작동했습니다. 저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검열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동안 제가 너무 열심히 살아서 몸이 아픈 것이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제가 너무 나태하기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욕망을 줄이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감추어둔 욕망을 분출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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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몸이 아픈지 이유를 모르는 것은 성가심을 넘어 커다란 공포로 작동했습니다. 저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검열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동안 제가 너무 열심히 살아서 몸이 아픈 것이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제가 너무 나태하기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욕망을 줄이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감추어둔 욕망을 분출하라고 말했습니다. 그 모든 말은 걱정이 담긴 진심어린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모든 진심 앞에서 종종 열이 받았습니다. 저의 모든 과거는 과오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타인의 고통을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만다. 엄밀히 말하면 타인의 고통은 그 자체로 나의 고통으로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만 느낄 수 있는 설명할 수 없는 신체적 고통과 그에 따라오는 정신적인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각각 크론병과 섬유근육통이라는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90년대생 두 사람은 자신의 몸에 대해, 그리고 정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유한다. 그 사이에서 서로 비슷한 점도, 너무나도 다른 점도 발견한다.

 

 

건강이 그 자체로 자본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성질환자는 신체적, 경제적 층위에서 동시에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환자 역할이 주어지는 한, 지금과 같은 건강중심사회에서 완전히 나올 수 없는 사람, 아픈 사람의 휴식이나 치료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지금의 노동조건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든 일상에 복귀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목을 집중시키며, 복귀의 노력은 자주 의심받습니다.”

 

책을 덮고도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 한계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보통인 것으로 간주되는 사회에서 2인칭으로써 그들을 그들 자체로 이해해보려는 노력들이 모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희망을 말한다면, 그 한계를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을 거라는 또 다른 희망을 봤다. 비만성질환자로서 읽는 그들의 몸에 대한 이야기, 질병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리베카 솔닛은 자신이 생각하는 희망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희망은 구체적 가능성과 결홥된 넓은 전망, 우리에게 행동하라고 권유하거나 요청하는 전망이다. 희망은 우리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희망은 갖거나 품는 것이 아닌, 부단히 실천함으로써만 지탱할 수 있는 어떤 존엄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의미에서 희망만이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현실을 실제로 바꾸어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t********8 2022.05.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