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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를 보매 달달한 케이크가 연상되면서 왠지 내용도 달달하고 기분좋은 느낌을 기대했다. <이책은>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 처음으로 인연이 된 출판사의 서평임에도 난 기한을 많이 지체했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같은 책을 읽어도 스토리가 있으면 더 기억에 남는다. 따라서 여행지나 어떤 사연이 있는 것들은 오래 남는다. 음식에 관해서도 예외일 수 없는데 특히 그 음식에 얽힌 기분좋은 기억이라면 음식을 대할때마다 기분좋은 느낌이 된다. 그건 비단 음식뿐만이 아니고 장소까지도 기억하게 한다. 사람과의 인연으로 맺어진 장소이자 음식일 경우 오래이 아꼈다 꺼내먹는 것처럼 추억 속에서 그렇게 남아 그리워하곤 한다. 그 입맛은 늘 남아있는데 같은 음식인데도 남아 있는 입맛은 아닌 경우에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는 때도 있다.
내게 기분좋은 음식은 생일상이다. 내 어린날은 달걀을 풍족하게 먹기는커녕 그걸 내다팔던 시절이었다. 생일날은 대파 혹은 부추가 들어간 계란찜을 꼭 스텐대접에 해주셨고, 미역국은 고기가 없었다. 기억하기로(기억은 편리성따라 왜곡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고기국은 명절이나 어른들 생신때만 올랐지 싶다. 직접 짠 들기름을 발라 아궁이에서 석쇠에 구워 자른 김. 어김없이 내 어린시절 5남매의 생일상이었다고 기억을 한다. 메모리음식이라 명명하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지금도 생일날이면 왠지 계란찜은 꼭 있어야할 것 같고, 어느새 간편한 조미김이 대신하고, 미역국은 맑은 미역국과 고기미역국을 상황따라 끓인다. 가산되는 반찬이 더 있지만 위의 세 가지는 꼭 있어야할 것 같은 느낌.
저자인 몰리는 아버지가 의사셨는데 먹는 것뿐 아니라 매사가 좀 자유분방하셨던 분으로 보인다. 아버지는 낙천적이셨던 분으로 음식을 단순히 드시는 것만 좋아하신게 아니라 만드는 것도 즐기셨다. 정해진 규칙이라기 보다는 아버지의 규칙으로 만드셨다. 거구였던 아버지가 우연히 낙상하시면서 검진을 받게 되셨을땐 이미 암이 말기로까지 전이되신 상태. 아버지는 크게 좌절이나 낙담을 드러내시지도 않았고, 담담히 받아들이셨는데 병원에 가시던 때의 모습으로는 금방 돌아오실 것으로 예상하신게 돌아오시지 못하는 먼 길을 떠나셨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아버지표 샐러드...
아버지는 두 번의 결혼을 하셨는데 이미 전처의 자식들이 장성하여 몰리는 무남독녀처럼 자랐다. 어머니는 작은 체구셨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지적이며 당당함 그 자체였고 무엇보다 정석으로 요리하는걸 철칙으로 여기신 분. 어머니의 영향으로 몰리도 창의성이 가미된 음식은 하면 안되는 걸로 무의식적인 각인이 되어 있던 사람이었으나 나중에 크게 아펐을때 변화를 하게 된다. 원하는 요리의 재료가 없어서 용기를 내어 외도(?)를 했는데 그게 의외의 달콤하고 황홀한 맛을 주는 계기가 되어 정석이 아니고도 요리는 된다 라는 깊은 깨달음에 봉착한다.
몰리는 이러한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나 레시피 혹은 사람들에 의한 관계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우연히 누가 권해준 블로그인데 블로그라는 어감조차도 거북스러워했던 그녀가 블로그를 통해 타인이자 지인이 되는 경지를 경험해 가며 그렇게 인연이 된 남자와 결국은 결혼까지 한다. 전반부는 아버지와의 추억과 음식에 관하여 기술이라면 중반부터는 젊은날이자 다양한 친구(남친 포함)들과의 관계 속에서 알게 되거나 탄생한 레시피와 추억담을 쏟아놓는다.
이야기 한 편에 레시피 한 개, 혹은 두 개, 세 개. 이런 식의 구성으로 책은 처음부터 시작되는데 문제는 동양권이 아니고 서양 음식이다보니 그네들은 사소한 일상의 레시피일망정 내게는 많이도 생소했다. 음식에 관하여는 사진이 필수라 생각이 들고 또 적어도 알고 있거나 들어보기라도 한 음식일 경우 맛은 모른다해도 상상력으로 감지하는데, 그런면에선 영 아니었다. 보도듣도 못한 재료를 가지고 멋진 혹은 우아한 레시피가 나오면 뭘하나. 상상이 되지 않는데 말이다. 적어도 서양음식을 많이 대해 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난 참으로 난감한 책읽기를 했다. 즉 반은 읽었고 반은 안읽었다 함이 맞을 듯하다.
사적인 이야기는 달달하고 정감있고 사람내음 가득하니 좋다.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지 싶다. 글 내용이 모나지도 않고 따듯하고 달달하다. 음식도 대충 보건대 거의가 달달한 음식인가 싶은데 남편과 그녀는 주로 채식주의자라 한다. 그렇다 보니 견과류나 케이크, 빵, 비스킷 종류가 많은 것 같았다. 물론 다른 수프종류도 나온다. 아울러 몰리는 참으로 식성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여기서의 식성은 많이 먹는다는 의미보다는 같은 음식을 일주일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게 여럿 나오던데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나는 어쩔 수 없어서 세 끼를 같은 걸 먹은 기억이 많지 않다. 적어도 한 끼를 건너 뛰거나 담날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말이다.
나이만 어느새 중년을 맞았지 많은 음식을 해볼만한 기회는 없었던 나. 거기다 대식가도 아니다 보니 늘 음식은 고만고만하고 거기서거기인 일상. 그나마도 쫓기듯 바쁜 일상이다보면 더하다. 다만, 인스턴트 식품은 즐기지 않는다는 것 빼고는 늘 먹던 음식을 돌려가며 먹는 형상이다 보니, 때론 지겹다. 굶고 살 순 없고 그러자니 자꾸만 간편식을 찾게 되는건 아닌지. 손발이 편할수록 몸에는 덜 좋은 걸 알면서도 패스트푸드를 어쩌다 먹게도 된다. 치킨, 피자, 햄버거, 빵. 우리네 음식은 다듬고, 데치고, 무치고 과정을 해야만 되는 음식이 많다보니 맛은 좋은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실 그게 정성이기도 하지만 그런 음식을 먹어본 우리네나 그런 음식을 만든다는 측면서 어릴때 접한 메모리음식이지 싶다. 그걸 용케도 입맛이 기억하고 있다가 나이들어갈수록 그 맛을 기억해내고 그 음식을 만드는 경지. 내 아이가 어릴 때 먹은 음식을 먼 훗날 기억해낸다 생각하면 인스턴트 음식만을 먹이고 싶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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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던 길에,,, 나는 배가 고팠고, 내 가방에는 어머니의 쿠키 깡통이 들어있었다. 그 쿠키는 내 지도 교수를 위한 것이었다. 인도 남부 출신의 친절한 과학자였던 그녀는 나를 집으로 초대해 딜과 커리를 수도 없이 먹여주었기에 그 쿠키는 많이 늦긴 했지만 그에 대한 보답의 선물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몇 개 먹더라도 깡통 안을 조금 재배열하면 표가 안 날 거라고,,,, 바삭한 초콜릿 표면이 내 이 아래에서 바스라지면서 가루설탕이 쏟아져 나왔고, 그 아래로 부드럽고 짙은, 와인 향을 풍기는 쫀득함이 느껴졌다. 말린 과일과 곱게 다진 호두가 술과 어우러지면서 제3의 무언가로 변형되어 있었다,,,, 나는 텅 빈 종이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넣어 또 하나를 먹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 쿠키 깡통은 내 기숙사 방을 벗어나지 못했고, 나는 지도 교수에게 쿠키 대신 쿠키 요리책을 선물했다.” - 110쪽 “내 열 아홉 번째 생일 즈음이던 어느 날 마를렌이란 이름의 여자가 타로 카드점을 봐줬다... 우선 다람쥐 이야기가 있었다. 마를렌이 눈을 감았을 때 내가 다람쥐 이미지로 보였다고 했다. 양 볼에 견과류가 꽉 차 있었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끔씩, 특히 내가 브라우니 한 판을 놓고 혼자 있을 때면 그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117쪽 그녀가 참 궁금했다. 해서,,, 읽는 중간 앞의 표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사진은 담겨있지 않았다. 음,,, 양 볼에 견과류를 가득 물고 있는 다람쥐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 몰리 와이젠버그, 프리랜서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인기 요리 블로그 오랑제트의 운영자로 집 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험적인 요리를 선보인 아버지와 정확한 계량만이 요리의 기본이라 생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요리만이 자신의 길이라 굳게 믿으며 자란 식탐 많은 여인이다. 음,,, 하지만 대학에서는 문화인류학과 생물학을 전공했단다. 뭐,,, 어찌 보면 요리와 연관이 많은 듯하다. 문화인류학과 생물학 역시 식(食)과 연관되지 않은 학문은 아닌 듯하니 말이다. 사실 그녀의 요리는 거창하지 않다. 깔끔하거나 정돈되지 않은,,, 왠지 좀 내츄럴함이 넘쳐난다고나 할까? 하지만 가정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 이야기와 레시피들은 뭔지 모르게 자꾸만 중독이 돼가는 묘한 매력이 존재한다. 나만이 간직하고픈 마법의 레시피들로 순식간에 둔갑해 버린다고나 할까? 아마도 그녀 인생의 이야기와 그녀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 그녀가 품고 있는 열정이 만든 마법가루가 레시피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겠지?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고 하는 그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인 이야기를 만들고 계속 이어나간다.” - 몰리 와이젠버그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있는 사랑도, 결혼도, 인생도 요리와 함께 다글다글, 지글지글, 보글보글,,, 푹~~~ 익어가는 모습은 참으로 사랑스러움 그 자체 아닐 수 없었다. 리뷰를 작성하는 동안 그녀의 블로그(http://www.orangette.blogspot.kr/)에 들어가 봤는데,,, 음,,, 그녀는 견과류를 앙당 문 다람쥐는 아니었다. 콧잔등 위의 주근깨마저 사랑스러운 모습이네~ 블로그도 늠 이뿌게 잘 꾸며놨네요. 음,,, 많은 레시피가 있는데,,,, 음,,, 이걸 언제 해석하나... 하하,,, 일단 홈메이드 라이프에 나와 있는 레시피부터 섭렵해 볼게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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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조부모는 폴란드 이민자 출신이었다. 그녀 아버지는 1930년대 토론토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클라호마에 이주하고 나서 성공적인 개업, 교외의 커다란 집, 쉰 살이 되기 직전 아버지의 네 번째 자식으로 태아났다.
아무도 내게 부엌에 있으라고 말한 적은 없었지만, 나는 부엌에 있었고, 부엌이 편했다. 나는 칼을 어떻게 다루는지 배웠고, 깍지콩을 요리할 때는, 콩이 밝은 초록색이 될 때까지 익혀야 한다는 것을 눈으로 배웠다. 그건 대단한 게 아니었다. 의식적인 생각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었다. 일종의 삼투압처럼 나는 서서히 부엌의 안락함에,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도 오래 지속되는 시장함에 물들어갔다.(11~12쪽)
그녀는 인간생물학과 프랑스어, 인류학을 복수전공했다.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무언가가 계속 나를 식탁 앞으로 불렀다. 내가 입을 열 때마다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2004년 7월 마침내 그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왜냐면,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 우리-당신과 나, 섞고 젓고 하기를 좋아하는 우리 모두-가 부엌에서, 식탁에서, 만들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리를 먹고 음식을 먹고 하는 그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인 이야기를 만들고 계속 이어나간다.(14쪽)
책은 제법 두툼하다. 글도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런데 글쓰기가 보통이 아니다. 읽는 맛이 너무 감칠맛난다. 술술 읽어 간다. 요리와 관련된 그녀 가족, 친구들과 이웃간에 얽힌 이야기가 너무 솔찬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부엌과 함께 했고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버지는 집에서 쉴 때 조차 부엌, 냉장고와 스토브 사이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해 준 감자 샐러드, 프렌치 토스트가 맛있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레시피도 함께.
그녀 어머니는 제빵사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연례행사처럼 많은 빵과 과자를 구웠고, 그 이벤트는 오랫동안 오클라호마시티의 크리스마스 하이라이트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직전 토요일이면 어머니와 그녀는 차 뒷좌석에 쿠키 깡통들을 가득 싣고 이 동네 저 동네 돌며 지인들의 집으로 그 쿠키들을 배달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추억인가!
아, 잠시 슈팅스타 알갱이가 팍팍 씹히는 알싸한 느낌같은 그녀의 감각을 하나 소개하고 마치겠다.
옛날 옛적 아주 오래전에 (마치 몇 세기 전처럼 느껴진다) 나는 파리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았다. 문은 쾅 하고 세게 밀어야만 닫혔고, 손바닥만 한 테라스엔 도자기 땅속 요정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복도에는 마치 벽을 파고 부엌 대용 장소를 꾸며놓은 것처럼 화구 두 개짜리 전기 스토브와 꼬마 냉장고, 까치발을 해야 닿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놓여 있었다. 초라했지만 달콤한 집이었다. 게다가 프랑스에 있는 집 아닌가. 그곳은 신발상자나 다름없는 곳일 수도 있있지만 나는 마술에 걸린 듯 매력을 느꼈다. 그곳은 낙원의 아주 작은 (44사이즈, 혹은 파리 여성들의 사이즈라 불러도 좋을) 한 조각이었다. 나는 스물두 살이었고, 갓 대학을 졸업했고, 그것은 나의 첫 집이었다.(157쪽)
작고 초라한(?) 자신의 집을 이렇게 위트있게 묘사하다니, 난 그녀에게서 요리 말고도 '감각'이라는 악동을 함께 만났다. 넘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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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제목만 봐서는 이 책이 대체 뭘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할 수 도 있겠는데요 이 책의 저자이자 유명 요리 블로그 "오랑제트"의 운영자이면서 프리랜서 음식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몰리 와이젠버그의 이야기를 그녀만의 레시피와 함께 풀어나가고 있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은 몰리 와이젠버그가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들을 묶은 것으로써,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아 이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런 내용이구나" 하고 생각 했었는데 책 소개를 보니 이미 저와 비슷한 생각의 말이 써져 있더군요 ㅎㅎ
“삶은 배고픈 사람이 음식에 달려들 듯 열심히, 시끌벅적하게 사는 것!”
말 그대로, 식탁에서 펼쳐진 맛있는 삶, 그리고 유쾌한 요리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담아낸 책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블로그에 연재 했던 글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여타 요리관련 책과는 달리, 몰리와 그녀의 가족에 관한 생상한 에피소드 등의 흥미로운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또한 책 곳곳에 등장하는 그녀만의 요리 레서피들은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따라 해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한 음식보다는 평범한 미국 가정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요리들에 대해 다루고 있고, 요리 외에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이색적인 외국 가정에 대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재미 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평범하게 살았을지도 모르는 저자의 삶을 바꿔준 블로그..., 그리고 그 블로그로부터 엄선된 내용을 엮은 이 책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느 때는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써, 어느 때는 내 가정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줄 훌륭한 요리 레서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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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라이프
이야기가 있고 여운이 남는 음식관련 방송 프로그램을 즐겨보게 되고, 음식관련 소설, 여행기 책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음식 안에는 기쁨, 슬픔, 사랑, 미움 같은 것들을 녹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친밀감이 더 느껴지고 푸근함이 남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달콤한 연애이야기에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거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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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를 보니 유명한 음식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홈메이드 라이프>를 아주 간단히 소개하자면, 가정주부가 쓰는 음식 관련 블로그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모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주방장급 솜씨나 호텔급 식재료가 없이, 가정에서 간단히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조금만 연습하면 습득할 수 있는 수준의 요리법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가 한가득 실려 있다.
그리고 음식 만들기나 차린 음식이 계기가 된 알콩달콩한 가족 해프닝도 에세이처럼 여럿 있다. 특히 후자의 에세이 쪽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지어질 정도로, 따뜻한 가족간의 정이 담뿍 배어나와 보기만 해도 입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다. 하하호호 언제나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사이가 나빠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투정부릴 수 있을 만큼 친근한 사이이기 때문에 투닥거리게 되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또 정이 쌓이는 모습이 얼마나 정감가게 그려져 있는지! <홈메이드 라이프>가 단순한 간단한 가정요리 소개책이 아니라, 노먼 록웰의 그림처럼 따뜻한 가정의 이미지도 담아내고 있는 책이기도 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평범한 미국 소시민 가정의 모습에 대해 생생하게 알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주로 먹는 음식, 음식으로 인해 빚어지는 여러 해프닝 등이, 한국 가정의 모습과 많이 달라 신기했다. 그러면서도 화목한 가정에서 가족 간의 애정은 역시 만국 공통이라는 감상 역시 받았다. 다른 것도 아닌 음식에서 식성뿐만 아니라 가정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니, 음식이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스레 느끼게 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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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배고픈 사람이 음식에 달려들 듯 열심히, 시끌벅적하게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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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냐, 식당에서 먹는 웬만한 사람들보다 집에서 먹는 우리가 더 잘 먹는다는거." 식탁에 앉으시면 곧잘 이런 이야기를 하시던 아버지를 처음에는 부끄러워하기도 했던 몰리 와이젠버그. 하지만 어느새 아버지가 그 말을 하시기도 전에 자신이 입모양으로 그 말을 하고 있는 걸 느끼게 된다. 그저 잘 차려지고 특별한 음식이라서가 아니라, 온식구가 함께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즐거움 때문이다. 어떤면에서는 참 부럽다. 부모님이 늘 바쁘셔서 집안일을 돌봐주시는 아줌마와 함께이거나 혼자 먹던 시간이 많은 나는 집에서도 패스트푸드를 먹듯 서서 한끼를 뚝딱 해결하는 나쁜 버릇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식사를 하는 것을 알게된 남편의 표정이란.. ㅎ 뭐랄까.. 이 책의 저자인 몰리도 그런 표정을 지을거 같기도 하다.
오렌지 설탕절임과 생크림을 곁들은 바닐라빈 버터밀크 케이크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는 케이크의 맛을 설명해주는 그녀의 글을 보면.. 왜 이 책에 사진이 꼭 필요하지 않았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마치 친구가 옆에서 이야기를 하듯 무지방 제품은 버리는 것이라던지, 무한대의 케이크를 이야기하는 그녀. 집에서 만든 음식이니만큼 유통기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거기에 대한 설명도 빠지지 않고, 보관법도 잘 알려준다. 나같은 사람은 칼로리도 궁금해하긴 하지만.. 그것은 무리수. ㅋ 사랑하는 음식을 나누기 위한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 들꽃처럼 번져나가는 사랑을 만나고, 너무나 귀여운 아이와 함께 홈메이드 라이프를 꾸려가는 모습.. 구운토마토처럼 행복한 그녀의 삶은 언제나 홈메이드이다. |
꼬꼬마 시절에 집 근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해질녘까지 놀고 있으면 엄마들이 저녁 먹으라고 부르셨고 친구들이 그렇게 하나 둘씩 놀이터를 떠나갔다. 우리 모두 친구들과 미끄럼틀을 타거나 흙장난 하는게 좋았지만 더 늦어지면 엄마에게 혼이 나기에 우리는 마지못해 손이나 신발의 흙을 털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서면 부엌에서 저녁 식사 준비로 바쁘신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분주하신 와중에도 엄마의 부름에 늦은 아이를 혼내는 잔소리는 빠지질 않는다.ㅎ 다섯 식구가 앉기에는 다소 비좁은 듯한 둥그런 밥상에서 머리를 맞대고 아빠가 수저를 듦과 동시에 우리는 식사를 시작했다. 다소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나는 이 책의 저자와는 다른 유년기를 보냈을 것이다. 요즘은 안 그렇겠지만 내가 어린 시절에는 남자들의 부엌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몰리 와이젠버그처럼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어 주신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아버지 이름을 딴 특제 소스나 샐러드, 토스트 등 관련 글을 읽으면서 좀 부러웠다. 몰리의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음식들을 만들며, 맛보며 그를 추억할 것이다. 나에게는 아버지와 연결지을 수 있는 음식이 그닥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요리 솜씨 좋으신 엄마의 특별한 음식들을 열거하라고 하면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지도 모른다. 사실 특별한 요리가 아니라도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음식은 다 특별하다. 집을 떠나 생활을 해보니 그 흔한 된장찌개도 엄마 손맛과 비슷한 가게는 한 곳도 없었다. 물론 내가 그 맛을 내기에도 무리가 있다.;;;;; 요리 실력이 있지도 않고 요리하는데 크게 관심이 있지 않은 나임에도 이렇듯 음식과 관련해서 이야기 해보라면 할 말이 많은데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유명한 요리 블로그인 오랑제트의 블로거인 저자에게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가 정말 풍성하지 않을까. 이 책은 특정 음식과 관련된 저자의 에피소드들이 엮어져 있다. 각 에피소드에 소개된 음식은 이야기 끝에 레시피가 상세히 적혀있다. 사진은 없지만 정말 상세하게 적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기름이 지글지글 소리를 낼 때'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와 같은 표현들이 참 정겹고 재미있다. 다른 요리책들을 보면 삽입된 사진 탓에 요리 과정 설명이 참 딱딱하고 간결한데 몰리의 레시피는 쉽고 재미있고 상세해서 '만들어볼만 하다'는 도전의식을 고취시킨다.ㅋ 놓칠 수 있는 부분이나 요리팁도 눈여겨 볼 만하다. 다만 몰리가 소개한 레시피는 한국인 밥상에는 익숙하지 않은 요리들이라서 일상식보다는 특별식이나 간식으로 이용해야할 것 같다.
한 때 베이킹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실력 탓에 특기가 아닌 취미로.ㅎ 이과 출신이라 그런지 계산하고 따지기를 좋아하는데 재료비, 노동시간과 노동력을 감안했을 때 사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후로는 베이킹과는 소원해졌다. 물론 그런 결론에는 '맛'도 결정적이었겠지.ㅋ 책에 몰리 어머니의 제빵 이야기가 나온다. 유니크한 레시피를 선호하는 실험정신 투철한 몰리 아버지와는 달리 몰리 어머니는 원리원칙대로 레시피의 정확한 계량을 중시여겼다. 베이킹을 해보니 레시피에 적힌 양과 다르게 넣어 빵을 만들면 결과물은 레시피와 다른 양상을.. 누구냐 넌...;;;; 특히 단 것을 싫어해서 설탕양을 조금 줄여 쿠키를 구우면 들어간 설탕양이 적지 않음에도 단 맛이 적혀 나지 않았다.
가족의 레시피, 지인의 레시피, 책이나 잡지를 참조하여 자신의 것으로 수정한 레시피 등 만들거나 맛보고 싶은 음식들이 많았다. 일단 난이도 낮은 것부터 시작해볼까 하다가 발견한..구운 콜리플라워ㅎㅎ 하지만 소스 만드는 게 난코스;;; 바닐라 검은 후추 아이스크림은 정말 한번 맛보고 싶다. 책 중후반부부터는 몰리가 남편을 만나 프로포즈를 받고 약혼하고 결혼하기까지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데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만들고 먹었던 음식 이야기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웨딩 케이크를 직접 만든다라...상당히 의미있고 근사한 일인 것 같다.^^
"이 사람이 내 생애 최고의 일이 아닐까 생각했어. 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 우스꽝스럽게 들린다는 거 알지만, 나는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을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국에 모든 것을 들여다보면, 그 모든 계획이며, 목표, 희망 아래에 우리가 아침이면 일어나고, 우리가 믿고, 우리가 노력하고,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를 굽는 그 이유는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은 바로 마음을 얻는 것이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 있는 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요리 솜씨 있는 그녀가 부러웠지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사랑이 더 부러웠다. 빵과 버터같은 사이. 우왕♡ 몰리의 레시피에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나 이모에 대한 사랑과 추억, 음식에 대한 열정과 관심, 첫사랑의 아련함, 친구들과의 우정, 다른 이들(비건)과의 융화, 남편과의 사랑 등등이 담겨있어 이 레시피대로 요리를 하면 아주 따뜻한 음식이 만들어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