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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인권에 관심이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 어릴 적 내가 당한 가장 부당하다고 느꼈던 남녀차별에서부터, 어른이 되어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기며 하나 둘 알게 된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으로 점차 관심을 넓힌 것 같다. 그렇다고 뭔가 행동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맡은 일도 허덕이며 하는 와중에 조금 관심을 갖고 용기있는 이들에게 응원을 조용히 보내는 것뿐. 그래도 꾸준히 관심은 갖고 있다. 잘 모르는 이들에게 내가 아는 이야기도 전해준다. 그렇게라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해서이다.
<생일 없는 아이들>은 다양한 상황으로 이 땅에 태어났지만 출생 등록이 되지 않아 사람으로서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출생 등록은 너무 당연하 것이 아닌가...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뉴스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출생 등록이 되지 않아 마치 없는 사람과 같은 취급을 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그렇다. 이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나려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태어나 출생 등록을 하고 싶지 않아 안 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아무 상관 없이 어른들의 결정에 의해 그렇게 되었고 마치 이 세상에 없는 듯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출생 등록이 되지 않은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위해 23015년부터 연대하는 모임인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 기획하였다. 이들이 아는 많은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어째서 법적으로 모든 아이들의 출생 신고가 법제화 되고 구멍난 곳이 없이 바로 신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거꾸로 해석하면,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 법의 까다로움이나 이곳저곳 빈 것에 화가 난다. 법은 국민을 위한 것일 텐데 상황에 따른 출생 미신고를 보면 만든 사람이 얼마나 자신들이 편하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탁상공론으로 짜 맞춘 것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출생의 기록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가족의 모습이나 국적, 부모의 의지에 따라 다르게 보장되어서는 안 된다."...90p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어른의,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공간이다."...166p
저출산에 대한 고민이 벌써 몇 년째다. 아무리 고심하고 다양한 방법을 내놓아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정작 태어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고 있는지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뿌리를찾는존재 #생일없는아이들 #틈새의시간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출생등록 #인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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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로 인해 베이비박스에 대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책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 영화가 2005년 개봉이었다고 하니 강산이 한번은 변하고도 남은 시간이 흘렀거만 방치된 아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니 씁쓸하였다.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생소하지만, 출생등록이 인권의 출발점임을 알리며 국가가 출생신고가 누락된 아동의 출생신고를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기 위해 애쓰는 고마운 모임이었다. 태어나면 너무나 당연히 출생등록이 될 것 같지만, 2022년에도 여전히 출생등록되지 않는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베이비박스가 허용되는 세상에는 아동의 기록은 왜곡되고 감추어지고 기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그런 아이들은 안타깝게도 학대, 유기, 실종, 불법입양 등 위험 수위가 높은 범죄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끔찍한 범죄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보면 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베이비박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유기될 위험에 처한 아기의 생명을 보호하는 줄 알았는데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는 지원할 수 없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했다. 그리고 의지할 가족, 신뢰할 수 있는 공적 자원보다 베이비박스가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1순위가 되는 현실은 뭔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른 중심이 아니라 아동 중심에서 단 한 명의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공권력의 의지로 시스템, 법과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직시해야 함이 여러 사례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베이비박스가 아동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 같지만, 본질은 미혼모에 대한 낙인, 여성에 대한 폭력, 아동에 대한 차별과 편간의 대물림이라는 것을 직시해야만 하겠다. 베이비박스의 아동 유기는 결국 국가가 보호하지 못한 여성과 아동의 권리 침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정말 아이의 생명과 온전한 삶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최우선으로 찾고, 양육이 불가피할 경우 공적 자원을 연계하여 지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어른의,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공간인 베이비박스는 사라지고 가족관계에 앞서 아이의 존재성을 중심에 둔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출생등록이 모든 아동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인권은 출발선부터 차별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 비수처럼 꽂혔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출발한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비극의 서막이 느껴지는데 현실로 마주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아프고 슬플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는 마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학대하는 데에도 마을이 필요하다는 영화 <스포라이트>의 대사처럼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만 잘 키우는 것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아동이 생명들이 마땅히 존중받으며 자라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연대 의식의 필요성에 공감이 갔다. 아이의 탄생과 성장을 축복하며 잘 키워내는 것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자 권한이라는, 생명의 경이로움에 대한 책임감이 강력히 요구되어야만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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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인권센터, 이주민센터, 사단법인 두루에서 경험이 있었거나 현제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쓰고,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에서 기획한 <생일 없는 아이들>을 읽었다. 책을 기획한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신고를 위해 2015년부터 연대하는 모임으로서 미혼모, 유니세프, 난민기구, 아동인권센터, 초록우산, 한 부모 등의 단체들과 함께 출생신고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이어온 단체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왜 출생등록이 중요한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정체성의 보존과 뿌리를 알 권리에 대해 다루고 2장에서는 출생신고의 의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야기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출생기록과 부모를 알 권리에 대해 다루고 5장에서는 베이비박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 6장에서는 출생등록은 국가의 첫 번째 책무라 주장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해외입양 아동이었던 A의 이야기와 국내 입양 아동이었던 B의 이야기가 무척 충격적이었다. 현실적으로 대조적인 모습에 왜 국가의 책무를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생일 없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이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 했는데, 출생등록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해보지도, 상상해 본 적도 없었는데 현실에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출생신고 없이는 교육을 받지도 못할뿐더러 명확한 보호자가 모호하기 때문에 갑자기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는 존재라는 게 혼란스러웠다. 최소한의 인권이 바로 출생등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기점이었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존재 유무가 자기의 의사 결정도 없이 흔들린다면 어떤 느낌일지 처참했다. '모든 아동의 출생신고 아동인권의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와닿아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읽었다. 왠지 어른으로서 나는 사회적으로 무엇을 기여했나 뒤돌아보았다. 아동의 권리는 출생 직후 등록에서부터 시작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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