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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올해의 책이라 할만하다. 82년생 김지영의 일반 노동자 편이랄까.. 아니면 영화 기생충이 극단적이고 인정하기 거북하면서도 자극적인 픽션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담담하게 우리에게 스며드는 기생충의 논픽션 버전이랄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완전히 몰입해서 읽었다. 모두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제대로 들려주지 않았던... 바로 우리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의 노동자로서의 삶, 공장, 식당, 마트, 퀵 서비스, 배달, 전화 상담원 그리고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삶까지. 어떤 피로한 논쟁적 이슈나 거창한 사회 구조적 문제, 이념적 패러다임의 언급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저자의 가족 구성원을 통해 편안하게 보여준다. 마치 우리에게 자화상을 보여주듯 혹은 거울로 비춰주듯 투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서 '편안하게'란 어떠 억지스러운 감정이나 감동, 신파 같이 쥐어짜는 MSG 없이 그저 현재진행형인 우리의 숨소리를 그대로 들려주는 듯 하다. 그래서 읽는 동안 피로감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오히려 끝에 진실이 주는 잔잔한 울림과 무게감이 있다. 어떤 드라마적 장치나 소설적 요소가 없음에도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가족이지만 철저히 저자로서 제3자의 입장을 지키는 모습이 보인다. 가족을 향한 저자의 절절한 애정이 표현하진 않지만 얼핏 얼핏 보인다랄까.. 독자에게는 딱 그정도가 좋다. 특별히 노동계층간 문제,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저 나와 우리 가족이 혹은 우리 이웃이 숨가쁘게 달려온 삶을 한숨 고르고 돌아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토닥이며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차원에서도 추천하는 책이다. 가끔 거울을 보고 내모습을 점검하듯 말이다. 다만, 오늘날 노동의 기회가 가치에 대해 그리고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 어떤 어렵지 않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비롯된, 애정어린 관심과 접근이 자연스럽게 생긴다면, 그건 그저 덤일 뿐이다. 바로 저자가 자신의 가족을 통해 바라보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