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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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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어릴적 억울하게 혼나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 우리 아이들이 예전의 나처럼 답답한 건 아닌지,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슬픈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니 말이다. 아이들이라고 왜 외롭고 쓸쓸한 순간이 없을까? 푸른 문학상 출신인 조향미 작가의 <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는 상처 입은 아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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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어릴적 억울하게 혼나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 우리 아이들이 예전의 나처럼 답답한 건 아닌지,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슬픈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니 말이다. 아이들이라고 왜 외롭고 쓸쓸한 순간이 없을까?



푸른 문학상 출신인 조향미 작가의 <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는 상처 입은 아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여섯 편의 단편이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구경만 하기 수백 번'은 괴롭힘을 당하는 진우를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시현이가 등장한다. 맞고 찔리고 괴롭힘을 당하는 진우를 보며 스스로 꿈틀대지 않아서, 바보같아서 저렇게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시현이는 선생님의 꾸지람이 억울하기만 하다. 구경만 했으니 정말 시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 지렁이와 진우의 모습이 겹쳐지며 폭력 앞에 선 침묵이 얼마나 큰 잘못임을 깨닫게 한다.

해찬이는 늘 혼자서 밥을 먹는다. 말을 걸어줄 친구도 없고 국이 없으면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기조차 힘들다. '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는 식판이 말을 걸어오는 특이한(?!) 동화다. 정말 이런 일이 있다면 너무 놀라서 식판을 엎을지도 모르지만 소재의 신선함과 함께 자기 안에 갇혀있던 해찬이가 세상으로 걸어나와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외로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식판이 어찌 멋지지 않으랴.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아마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가슴 속에 묻어둔 그리움보다 분노가 더 커서 아빠를 그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연준이의 아픔에 가슴이 답답했다. '그를 만나다'는 13년 만에 만난 아빠를 부정하면서도 눈으로는 아빠가 서 있던 자리를 더듬는 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식의 삶과 부모의 삶이 서로 무관해질 수 있을까? 부디 자신들의 일로 자식에게 상처주는 부모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못이 박힌 자리'를 읽으며 못난 엄마의 모습이 내 얼굴은 아닌지 뜨끔했다. 곁에 있을 때는 모르다가 잃고 나서야 왜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 컨테이너 박스 사이에서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던 아빠의 모습이 떠올라 규진이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는다. 하지만 늦은 후회를 하며 용기를 내는 엄마처럼 규진이와 규리도 아빠의 바람을 져버리지 않으리라 믿는다. 못이 박힌 자리에는 상처가 남지만 상처가 삶을 지탱하게 만드는 힘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얼마나 미안하고 부끄러웠을까? 그 순간에는 정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영웅이는 뻥튀기 장사를 하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진짜 영웅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늘 배반을 먼저하는 터라 시험조차도 제대로 치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하지만 컨닝을 하다가 들킨 아들을 혼내기 보다는 '뻥튀기'는 믿지 말라고 말하는 아빠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부풀려지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지킬 줄 아는 멋진 영웅이의 모습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아들이 반장이면 엄마도 반장노릇을 해야되는 게 현실이라 아이가 원해도 선뜻 권하지 못할 때가 많다. '엄마다 쿵, 엄마다 쿵'의 주인공 준호는 엄마도 없으면서 반장이 되었다는 동운이의 말에 상처를 입는다. 목이 쉬도록 우는 준호를 보는 아빠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엄마랑 아빠가 로봇처럼 합체해서 함께 있다는 이야기를 믿을 만큼 어린 준호가 아니지만 아빠의 말처럼 그 속에 엄마가 있다는 걸 알기에 용기를 낸다.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며 아이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왕따와 폭력, 경쟁과 소외감, 상실과 헛헛함을 견디느라 애쓰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며 조금씩 성장해 가는 아이들이 있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혼자일 때만 들리는 목소리>를 통해 그러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제 안의 목소리, 그 속에 든 힘을 믿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나무같은 어른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고 싶다. 자녀와 부모가 같이 읽기를 바라며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1*******n 2013.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