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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규선 씨. 그대의 오랜 팬입니다. 수많은 책의 독후감을 썼지만 저자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독후감은 처음입니다. 그대가 이 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못 보더라도) 대화하듯 말을 건네면 더욱 진심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대는 항상 진심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또 진심을 다해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 저 역시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그대의 목소리를 처음 만난 게 ‘에피톤 프로젝트’의 앨범 < 유실물 보관소 > 수록곡 ‘선인장’이니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이후로 그대의 이름으로 발매된 모든 앨범을 수집하고 (이 책도 소장하고) 있으니 감히 ‘팬’이라고 자처해도 되겠지요. 다만 그대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도, 별자리에 혈액형까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소위 사생팬이 되기는 원치 않아 그대의 책을 오래 기다렸어요.
2019년 11월 3일, 환상소곡집 op.2 < 아리아 > 공연 때, 곧 책을 내겠다고 한 그대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부지런한 팬은 못 되어서 친필싸인본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대의 이야기를 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듣고 있는 그대의 음악처럼,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한 줄 한 줄 정성껏 귀 기울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대의 노래와 함께 한 지난 시절이 계속 떠올랐어요.
어른이 된 후로 눈물이 말라버린 줄 알았는데 2016년 처음 찾아간 콘서트에서 (이미 앨범에서 수백 번도 더 들었던) 그대의 노래를 듣고 펑펑 울어버렸어요. 마치 내 마음이 벌거벗겨진 것 같았지만 희한하게 부끄럽지 않았어요. 이제야 말하지만, 고장난 내 마음을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아내는 2017년의 어느 날, 그대의 ‘요람의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우느라 체할 뻔했어요. 밥 먹던 중이었거든요. 그대의 노래를 들을 땐 딴짓하지 말고 오롯이 그대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내 영혼의 짝꿍도 그대의 ‘찐팬’이랍니다.)
치유? 위로? 아! 그대를 향한 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단어가 너무 빈곤합니다. 어떤 곡은 슬프도록 아름다웠고, 어떤 곡은 아름다워서 슬펐습니다. 하지만 슬픔으로 그치지 않고 어떤 아픔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그대의 ‘부드러운 힘’에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강력하게, 호흡기가 아닌 가슴으로 쉽게 전염되어 오는 그대의 필로소피.
‘이렇게 아름답고 섬세한 인격이라면 필히 그에 걸맞은 삶의 경험 내지 사연이 없을 수가 없다.’ 과연 그대가 단 한 곡의 노래를 찾고, 만나고, 만지고, 피어내고, 맺기까지 그 지난한 과정을, 가리어져 있던 배경을 그대가 쓴 활자를 통해 알게 되니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대가 부른 노래’와 ‘노래를 부른 그대’ 둘 다.
그대가 그러하듯 나 역시 (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품어야 할 작은 새들이 있어요. 떠나보내는 것을 기념하는 책자에 기록하는 메시지로, 내 서툰 이야기가 아닌, 당신의 노래 ‘피어나’ 가사를 넣었어요. (물론 당신의 이름과 출처는 확실히 밝혔어요.) 1년 동안 함께 직접 얼굴을 맞댄 나보다, 그대의 ‘시’와 같은 언어가 내 마음을 나의 새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한 행위이니 그대에게 허락받지 않음을 부디 용서하시길.
그만큼 그대의 노래와 이야기는 불가항력하고 대체 불가한 생명력이 있어요. 나를 떠난 새들이, 그리고 매년 떠나는 새들이 그대의 노래와 글을 만난다면 이 험한 세상에서 잠시 넘어지더라도 완전히 쓰러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훨씬 더 뜨겁게 그대를 사랑하는, 그대의 속삭임과 고요한 외침에 반응하는, 그래서 오늘을 살아갈 이유와 의미를 찾았던, 그리고 지금도 그대로 인해 찾고 있는 사람들을 앞으로도 기억해 주세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또 고맙지만, 앞으로 그대가 써 내려갈 아름다운 역사를 기대하고 또 기대하겠습니다.
한편, 나 역시 그대의 조언대로 지지 않겠습니다. 나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두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내게 필요한 그 모든 것들은 내 안에 다 있음을. 눈이 부시도록 살겠습니다. 나의 오늘을. 추락하면서 날아오르는 새처럼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더.
이런 저의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2022년 10월 29일, 그대의 콘서트 < 밤의 정원 : encore >를 찾아갈 거에요. 그대가 전심으로 노래를 부를 것이기에 아마 보이진 않겠지만, 청중들 사이에서 그대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그 노래가 수록된 앨범을 들고 응원하는 한 사람을 우연으로라도 본다면 그가 바로 나임을 밝힙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대의 앨범과 책이 늘어나는 만큼 그대를 찾아갈 때마다 나의 가방은 무거워지겠지만 기꺼이 기쁨으로 그리하겠습니다. 그대의 노래와 함께 늙어가는 내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멋집니다.
“어쩌겠는가? 내가 그대를 이토록 사랑하는데!”
2022년 10월 26일(수) AM 2:02'27" 진심을 담아, 그대의 소중한 팬으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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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시간을 지나는 당신에게 심규선의 목소리와 가사는 마음을 울린다. 오래 전, 에피톤 프로젝트와 부른 선인장을 듣고 심규선이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다.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줄건가요>라는 노래로 유명하기도 한데 심규선의 노래를 늘 마음을 두드린다. 잔잔한 음악이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슬픈 마음을 풀어내 울게 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알겠다. 심규선의 음악이 왜 아름다운지. 어둠 속에서 서로를 깨워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 죽지 말자고 살자고 그 마음을 멀리까지 울리게 하고 싶은 마음, 콤플렉스를 넘어서 지금에 이른 목소리와 음악, 죽을 것 같은 게 아닌 죽는다는 공포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지난 날, 한겨울같던 날들을 거쳐 봄을 맞이하는 시간. 심규선의 삶과 음악,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는 이 책에서 음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두운 시간을 지나는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 넘어지는 것이 당연했을지 모를 시간들을 지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옭은 눈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하다. 위로가 필요했고 위로를 받았던 사람의 더 소중한 위로를 담아 이 책에 보냈다. 심규선을 발견했고 앞으로도 심규선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나는 종종 사람인 우리도, 각자의 어둠 속에서 서로를 깨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일어나게 된다. p.29 나는 죽지 말자고, 살자고 살자고 거기 그득그득하게 새긴 뒤에 멀리까지 계속 울려오는 목소리가 되고 싶다. p.52 나와 참 닮은 당신, 더 많이 사랑받아 마땅한 당신. 어직 덜 영글었기에 멋지게 물들어갈 날도 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언 땅 아래 있어 아무도 몰라준다 하더라도 꿋꿋이 아래로 더 깊은 뿌리를 내리시라. p.69 지금 한겨울 속에 있는 나의 벗이여. 지지 마시라. 곤궁과 설움에 혹독한 추위에. 눈은 어련히 녹을 것이고 가지는 기어이 꽃필 것이다. 겨울이 제아무리 길다 한들 봄은 반드시 오고 절대로 온다. 누가 감히 오는 봄을 막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할 일은 단지 다음 봄에 자연히 이를 때까지 견뎌내는 것과 살아 있는 것. 그뿐이다. 지지 마시라. p.125 나는 늘 여기에 있다. 내가 응당 있어야 한다고 믿는 자리에. 내가 불러야 한다고 믿는 노래들 속에. 바로 이글 속에. 울림과 새김, 그 안에 있다. 어느 날 노래가 필요한 당신에게 '발견'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 p.53 초초해말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의식하지 말기를. 대단찮은 어제에 묶여있지 말기를. 마음을 따르고, 늘 새로움을 선택하기를. 나아가기를. 아무리 하찮아 보일지라도 상관없다는 강한 마음으로 작은 나뭇가지들을 하나씩 모아 엮어나가기를. 얽매이지 말기를. 둥지를 짓는 새처럼. 둥지를 떠난 새처럼. 살아가기를.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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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트 심규선 님의 신간 소식에 그녀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녀의 글은 어떨까? 궁금증을 가지고 구매한 책이 바로 심규선님의 밤의 끝을 알리는 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감성 듬뿍한 중저음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음악을 하는 분의 글이라 그런지 공감각적으로 그녀의 글들이 음악처럼 다가와 너무 행복했습니다. 음억도 글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