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게 된 건 아마 2005년 전후로 기억한다. 우습게도 산티아고라고 하니 칠레 산티아고를 먼저 떠올렸다. 당연히 칠레에 있는 트레킹 코스일 거라고 착각했다. 야고보 유해가 안장된 산티아고 콤포 스텔라 대성당이 스페인에 서북부에 위치하고 여러 개의 순례 루트가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고 신앙을 가지지 않은 비신자이다. 하지만 학부 시절 가톨릭 학생회에서 동아리 활동을 한 탓에 가톨릭 분위기에 낯설지 않다. 개신교에 비해 엄숙, 진중한 가톨릭 예식에 익숙하고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일까? 순례길이 있음을 알게 된 그 당시부터 비록 신자가 아니어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은 동경이 마음 한 구석에 새겨졌다.
코로나로 2년 동안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행이나 트레킹 하기가 사실상 힘들었다.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 금족령이 올 들어 조금씩 해금되는 중이다. 나도 내년 봄에는 프랑스 길을 걸을 결심을 굳혔다. 그러던 차에 구독 중인 네이버 밴드 '아주 친절한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서'에서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이하 아주 친절한 ~)' 출간 이벤트를 보게 되었다. 책을 리뷰할 서평단을 모집하는 행사에 옳다구나 바로 신청했다. 흔하디 흔한 스페인 루트에 비해 포르투갈 루트 기행 서적이 거의 없다는 점과 언제인가 한 권의 책이라도 써 보리라는 작가 지망생의 의무감에서였다. 서평단 발표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떨어졌구나'하는 아쉬움이 무척 컸다. 자비로 구입하여 읽어도 되지만 작가 지망생이라는 허울에 못내 아쉬워 용기를 내어 브런치에 등록된 이메일로 기회를 주십사 하는 메일을 보냈다. 기쁘게도 흔쾌히 그러자는 답신이 왔다. 급작스럽고 다소 무례할 수 있는 내 제안을 무시할 수 있었음에도 출판사 담당자와 작가가 기꺼이 보여준 성의 덕분에 리뷰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전주비빔밥 맛집 중 '성미당의 육회 비빔밥'이라 비유하고 싶다. 전주비빔밥의 양대 명가로 성미당과 한국집이 꼽힌다. 비빔밥은 보통 고추장과 다양한 나물을 밥과 함께 슥슥 비빈다. 한국집 비빔밥도 이런 스타일이다. 성미당은 좀 특별하다. 양념한 고추장에 미리 비벼진 밥 위에 나물이 고명으로 얹혀 있다. 나물만 잘 섞어주면 된다. 미리 비벼져 있으니 식성에 따라 고추장을 넣는 양이 달라져 비빔밥 맛이 달라지지 않는다. 주인장의 입맛과 레시피가 그대로 살아 있다. 물론 한국집도 고추장이 얹혀 나온다. 그러나 밥을 비비기 전이어서 식성에 따라 고추장을 더하거나 덜어내는 경우가 꽤 있을 것이다. 다년간 여행잡지 기자,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작가의 경험과 스페인 프랑스 길을 걸었던 순례 노하우가 꼭 필요한 정보들과 잘 비벼져 있다. 묘사된 데일리 코스대로 트레킹 하는 동선이 머릿속에 그려져 눈을 감으면 작가 뒤를 따라 걷는 듯한 증강현실이 눈앞에 다가온다. 거기에 육회의 탱글탱글한 식감처럼 장면마다 통통 튀는 작가의 발랄하고 여운 어린 대화와 심정이 한가득 펼쳐져 있다.
내 글 쓰는 재능이 특출하지 않다. 그렇다고 손 맛이 가득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언제인가 책을 출판하겠다는 용기와 의욕만 충만하다. 이런 나에게 '아주 친절한 ~'은 커다란 의문을 던진다. 2 년 전에 기행 했던 순례길을 일정별로 특정 장소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일들을 어떻게 생생히 적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탁월한 기억력만이 아니라는 추론에 이른다. 걷는 틈틈이 녹음과 동영상, 사진을 남겼을 것이고 매일 숙소에 도착한 다음에는 기회가 날 때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정리하는 부지런함을 보였을 일이다. 글을 쓰기 위해 소재를 찾고 마련하는 바지런함이야말로 꼭 작가가 갖춰야 할 요건이라면 내겐 작가적 소양이 턱없이 부족한 듯 하니 그리 유쾌하지 않다.
'아주 친절한 ~'까지 내가 읽은 순례 기행 서적이 4 권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분량이다. 순례 기행 서적은 몇 가지 전형이 있다. 초행자가 알아야 할 사항 위주에 간단한 기행 감상(산띠아고 路, 네 개의 길), 사진집 스타일의 에세이 화보(산티아고 가는 길), 순례길에서 일어난 신변잡기와 삽화(어찌 됐든 산티아고만 가자) 등으로 나뉜다. 대개의 순례 서적들도 순례길에서 얻은 감상에 사진, 그림, 삽화 등이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다. '아주 친절한' 역시 비슷한 전형을 따른다. 작가가 서술한 순례기행이 알짜 정보와 코스 묘사, 트레킹 와중에 겪은 일상 등이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있다.
하지만 '아주 친절한 ~'은 성미당의 육회 비빔밥처럼 몇 가지 돋보이는 요소들을 지녔다. 첫째는 희소성이다. 포르투갈 루트를 다룬 순례기행 서적이 거의 드물다. 손에 꼽을 정도다. 까미노를 걷는 순례객 중 포르투갈 루트를 걷는 이들이 20%에 불과한 걸 감안해도 그렇다. 이 책은 리스보아에서 산티아고에 이르는 세트럴 루트 642km 여정을 주로 다룬다. 여기에 양념 삼아 포르투 바닷길과 스피리추얼길을 간략히 소개한다. 리스보아부터 포르투에 이르는 389km 길은 산티아고 방향을 가리키는 노란 화살표가 드물고 중간중간 고속도로와 국도를 무단 횡단하거나 갓길을 꽤나 걸어야 한다. 센트럴 루트 절반 이상 길이 제목처럼 친절하지 않다. 작가의 고생담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리스보아부터 걸을 순례객들이 참조할 사항이 상당히 많다.
둘째, 사진이 거의 없다. 처음 책을 받아 펼쳤을 때 중고등학교 교과서처럼 가로 세로 2cm 여백을 제외하고 빼곡히 정성스레 적혀 있는 문장들에 눈이 저절로 갔다. 그래서 본문에 사진과 그림이 하나도 없다고 착각했다. 오죽하면 책을 잘 받았다는 답신을 보내며 사진 없는 기행 서적이 처음이라 무척 인상적이라고 썼을까! 찬찬히 읽으면서 사진이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세보지 않았지만 삽입된 사진이 아마 36 장 일 것이다. 목차 배경 사진 1 장, 29개 챕터 첫 페이지 배경마다 하나씩 모두 29 장에 삼 부로 구성된 말미마다 한 장씩 3장. 여기에 본문 중 유일하게 삽입된 이탈리아 순례객 '신시아'를 찍은 사진 3장. 더하니 총 36 장이다. 삼 부 말미와 신시아 사진을 제외한 30 장의 사진이 목차와 챕터 첫 페이지 배경으로 쓰여 사진이 존재한다는 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사진이 없다고 오해할 만했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사진이 주는 시각 효과를 동시에 연상하긴 쉽지 않다. 반대급부로 문장이 묘사한 장면과 작가의 감정선으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눈앞에 실재하지 않는 장면이 보이는 착각이 드니 과장하면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것과 같다. 증강현실을 맛보기 위해 텍스트에 집중하는 부수적 효과가 따라온다.
셋째, 생소한 포르투갈 센트럴길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챕터 첫 페이지에 당일 경로 요약, 거리, 걸음수, 지출 내역, 숙소 등을 도표화하여 깔끔하게 기재했다. 본문에도 틈나는 대로 경로를 진행하는 와중에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나 이정표 등을 꼼꼼하게 적어 놓았다. 마치 풀 텍스트로 까미노 경로를 설명한 Cicerone 출판사의 '포르투갈 까미노 가이드북'(이하 본문 구절을 직간접적으로 발췌, 인용한 부분은 빨간 글씨에 밑줄로 구분한다)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센트럴길을 걷는다면 난처할 상황들을 제법 많이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디지털 이스터에그가 도처에 무궁무진하다. 본문에 과감히 사진, 그림, 삽화 등을 생략한 대신 꼭 필요한 지도와 각종 디지털 이스터에그가 심심치 않게 깔려 있다. 이스터에그는 게임이나 영화에서 개발자나 감독이 재미로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다. '아주 친절한~'에도 디지털 이스터에그가 상당히 많다. 우선 챕터 분위기를 잘 설명하는 노래를 QR코드로 한 곡씩 소개한다. 이상은의 '언젠가는' 유튜브 음원을 보며 이 노래 가사가 이렇게 좋았나 싶었다. 지인에게 얘기했더니 이 노래 가사가 와닿으면 비로소 어른이 된 증거라던데 내가 이제야 철인 든 것인지. 사진이 거의 없지만 당일 코스를 걸으며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편집된 QR 코드를 본문 중간중간에 심어 놓았다. 본문을 읽다 잠시 QR 코드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면 유튜브에서 하루 여정이 정리된 영상을 볼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순례길 준비에 필요한 각종 내용들이 주제별로 QR 코드로 분류되어 있다. 필요한 사항을 찾아 핸드폰을 들이대면 해당 정보를 접하게 됨은 물론이다.
하루 일정을 찍고 녹음하고 기억한 것을 까미노 걷는 틈틈이 기록하고 요약한 작가의 부지런함이 순간적인 감정, 사건, 장면들을 독자에게 생생히 전달해준다.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현장감 있고 날 선 감정을 제대로 맛볼 수 있도록 써 내려간 것이 다른 기행 서적과 비슷하면서도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한강 곳곳에 산재한 공원과 산책길,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개설한 수많은 둘레길, 한반도 남단을 순환하는 코리아 둘레길(서해랑길 - 남파랑길 - 해파랑길 - DMZ 평화의 길, 총연장 4,544KM)까지. 경제력이 커지자 불과 일이십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관광, 여행 인프라가 마련되었다. 포르투갈길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국민 소득의 3/4에 불과해서 그런지 포르투갈길 인프라 수준이 우리네 일이십 년 전과 같은 느낌이다. 까미노를 걷기에 제법 부족한 점들이 많다. 대신에 반대급부로 얻는 것도 상당하다. 요즘 우리 시골 인심이 어떤지 모르겠다.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도회지에서 꽤 벗어나 군락을 이룬 마을이라면 아직도 순박하고 후한 인심이 남아있다고 믿는다. 책에서 맛본 포르투갈의 인심이 이에 다르지 않다. 외지인을 경계하고 배척하지 않는다. 곤궁에 쳐한 순례객에 진심으로 친절을 베푼다. 베트남 사람들에게서 한민족의 끈질긴 근성과 노력을 떠올릴 수 있다면 포르투갈 사람들에게선 이제는 우리에게 점점 희미해지는 정이 앞선 사람 사는 맛을 엿보게 된다. 돈과 여권에 까미노 소지품을 한가득 담은 배낭을 순례길 첫날 파티마 순례하는 벤피카 성당 신자들에게 주저 없이 맡긴 작가가 놀라웠다. 하지만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예정에 없던 일행을 잃고 오후 반나절을 헤맨 작가를 만나는 포르투갈 사람들마다 걱정스럽고 안타깝다는 시선으로 "그래 밥은 먹었니"라는 물음에 미소가 짓어졌다. 밤새 안녕하고 아침은 먹었냐던 어려웠던 시절의 우리식 인사를 듣는 착각이 일어서다.
첫날부터 작가가 마주친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감 어린 모습은 포르투갈 국경 도시 발렌싸까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벤피카 교우, 또말가는 길의 부부, 파티마 루트의 아주머니, 아나지아의 부녀가 운영하는 펍, 포르투갈길에서 입 소문난 페르난다 알베르게 주인 부부. 사람 냄새나는 맛에 까미노를 걷는 게 아닌가 싶다. 스페인길도 그러하겠지만 유달리 포르투갈길에서 그 내음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미술 하는 후배는 은퇴하면 남편과 포르투갈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지중해의 눈이 시린 짙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경치이겠거니 여겼다. 맑고 아름다운 경치는 기본, 순박하고 친절한 인심이야말로 후배가 포르투갈에 빠지게 된 결정적 요소이진 않았을까!
순례길을 걷는 것도 일종의 여행이다. 모두가 구도를 하듯 고행을 즐길 필요가 없다. 이삼십 km를 애써 걸어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하여 알베르게 주방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는 건 허망하다. 그러니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식도락만 한 게 없다. 스페인길도 그러하지만 포르투갈길 역시 먹거리가 풍성하다. 지중해의 풍족한 햇살이 주는 축복이다. 작가는 지중해 연안을 여행할 때 좋은 점으로 저렴하고 양질의 로컬 와인과 싱싱한 올리브 조림, 풍미 가득한 치즈를 꼽는다. 포르투갈길에서 흔히 접하는 메뉴이다. 포르투갈길의 장점 중 하나가 물가가 싸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빵을 예로 들겠다. 주먹 두 개만 한 빵 6~7 개 한 봉지에 0.75 유로란다. 저렴한데 맛있기 조차하다. 그래서 빵의 어원이 포르투갈인가 보다. 어제 파리바게트에서 소금 빵을 샀다. 5개에 만원이다. 크기도 주먹 하나 반보다 작다. 나름 시그니처 아이템이지만 양으로 따지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빵 표면에 슬라이스 한 생마늘을 문질러 마늘향을 입힌 다음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 슬라이스를 얹혀 소금을 뿌린 빵 꼰 토마테. 돌아오는 주말에 두툼하게 썬 바케트나 반으로 가른 베이글로 만들어 먹을 작정이다. 7월 무더위가 시작될 즈음에는 맥주에 레모네이드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끌라라에 도전할 계획이다. 레시피가 1천 가지가 넘는다는 바깔라우(대구), 새끼 돼지 통구이인 레이탕. 스페인의 '순례자 메뉴'와 비슷한 플라투 두 지아(오늘의 접시)까지. 먹거리가 풍부하니 식도락을 즐기기 제격이다. 내년 프랑스길을 걸은 다음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트레킹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포르투갈 센트럴길을 택할 것이다. 다채로운 식도락에 코로나 여파로 물가가 올랐을 테지만 여전히 저렴하리라 기대된다.
누가 가라고 떠밀기는커녕 왜 사서 고생이냐는 데도 왜 순례길을 기꺼이 걸으려는 걸까? 신앙이 없으니 믿음과 구원을 위함은 아니다. 나를 찾고자 함도 아닐 것이다. 험한 산을 오르거나 하프 마라톤이나 100km 이상 장거리 라이딩을 한 경험으로는 육체가 부담을 느끼는 환경에서 나를 찾을 겨를이 없다. 그저 숨 몰아쉬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에 급급할 뿐이다. 어쩌면 지금껏 살아왔던 시간들을 너무 쉽사리 지나쳐 보냈다는 아쉬움이 한 가지 이유일 게다. 마치 작가가 어려웠던 길을 생생히 기억하고 무난했던 길은 쉬이 잊었듯이 말이다. 쉽게 보내고 무던하게 지나쳐 이미 박제가 돼버린 과거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 까미노를 걸으며 겪게 될 고행을 묵묵히 받아낼 수 있다면 다가올 미래의 시간들도 좀 더 충실할 수 있겠다. 작가가 지적한 것처럼 젊은이들은 젊음의 시간을 소비, 아니 낭비해도 된다. 허튼 낭비가 아까울 수 있으나 도전과 실패에서 체험하고 얻을 것이 많다. 그러나 내 나이 또래에선 이제 소중한 시간을 아껴 담아 살뜰하게 꾸려야 한다. 요즘 생애주기 펀드(TDF, Target Date Fund)가 각광이다. 은퇴 시기에 맞춰 생애 주기 별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준다. 젊었을 땐 주식 비중이 높고 은퇴 시기에 가까울수록 채권 비중이 늘어난다. 채권 역시 위험 자산이지만 주식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경험을 위한 시간은 주식과 비슷하다. 젊을 때는 실패를 여러 번 해도 만회할 기회가 많다. 까미노를 걷는 다양한 연령대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나름의 시간을 즐길 것이다. 누구는 발랄하게 어떤 이는 차분하게. 나는 그저 17년 넘은 로망에 몸을 맡기고 싶다. 뮤지컬 연출가인 박칼린은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마다 자연에 몸을 맡긴다고 한다. 자연의 거대한 풍광에 서면 어떤 스트레스나 압박감도 사그라기 때문이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은밀한 스트레스를 거둬 내고 싶은 본능 또한 한몫을 차지하겠다고 나선 지도 모른다.
로마 제국의 영화가 아직까지 유럽 곳곳에 유산으로 남아 있다. 까미노 순례를 하다 보면 로마 유적을 쉽게 볼 수 있다. 포르투갈길에서 로만 로드가 중간중간 등장한다. 길 가장자리가 넓고 평편하게 박석이 깔려 있다. 아마 마차 수레바퀴가 지나는 부분일 것이다. 길 안쪽은 주먹만 한 돌들이 들쭉날쭉하게 자리 잡아 포장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 길을 말들이 가뿐 숨을 내지르며 질주했을 것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이 끊임없이 새로 개통되어 이어지고 있다. 비슷하게 영국 도버부터 이탈리아까지 이어진 로만 로드 1,700km를 걷는 트레커들이 제법 늘고 있다. 몇 년 전 직장을 이직하는 휴지기에 선배 한 분이 서울에서 목포까지 도보로 국토 종단을 했다. 응원차 아침 일찍 KTX로 천안에 들러 두어 시간 같이 걸은 다음 선배가 천안을 빠져나가는 걸 보고 집으로 되돌아왔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인 2020년 10월에는 이틀간 해파랑길을 걸은 적이 있다. 고성까지 완주할 예정이었으나 2년 가까이 멈춘 상태다. 생장으로 떠나기 전에 해파랑길 750km를 먼저 걸을 작정이다. 올여름이 지나면 길을 나서야겠다.
1980년생 이후로 독일인 평균 키가 작아지고 있다. 독일에서도 키가 줄어드는 게 화두라는데 그 원인을 모른단다. 추정컨대 이민이 원인일 것이다. 터키, 중동, 아시아에서 넘어오는 이민자들이 독일 통일 이후에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르만 민족보다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인구 비중이 꽤 늘었다. 지난 20년간 이민자가 300만 명 이상 늘어 이제 1,040만 명을 넘어섰다. 독일인 7~8 명중 한 명은 이민자인 셈이다. 북한 주민들이 오랜 기간 이어진 식량난 탓에 우리와 체격 차이가 제법 난다. 2025 년이면 광복된 지 80 년이다.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상흔과 갈등으로 남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 지 너무 긴 세월을 보내왔다. 해파랑길과 내년 까미노를 무사히 완주한 다음에 콤포 스텔라 대성당에서 푸메이로 의식과 순례자 미사를 드리며 조금이라도 우리의 동질감이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싶다.
#산티아고순례길, #포르투갈순례길, #포르투갈까미노, #까미노포르투게스 |
|
"산티아고 순례길"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순례길이다. 나도 방송 여기저기서 많이 봤지만 지금까지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냥 한 곳 인줄 알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 순례길"을 말하는 것이고, 이외에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포르투갈 순례길, 스페인 순례길등 다양한 순례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포르투갈 까미노, 즉 포르투갈 순례길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해 포르투를 거쳐서 목적지인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660km 정도의 순례길이다. 이미 다른 순례길의 경험이 있는 저자가 정보가 부족한 포르투갈 순례길을 직접 걸으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야말로, 제목그대로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이다.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여행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의 거의 없는 텍스트 가득한 책이라 당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읽어보면 그 이유와 이 책의 매력을 알게 될 것이다. 순례길 관련 사진과 영상들을 QR코드로 만나볼 수 있다. 일반 사진만 담겨 있는 여행책과는 달리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매력이다. 텍스트를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영상으로 직접 생생함을 느낀다니 얼마나 재밌겠는가.
순례길의 책답게 시작된 1일부터 목적지까지인 29일까지가 목차로 구성되어 있고, 하루하루의 순례길 일과를 텍스트로 촘촘하게 풀어놓았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나인지, 내가 저자인지싶을 정도로 걷는 발바닥의 느낌이, 주변의 공기가, 눈앞에 동행하는 사람들의 온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걷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역시 사람이 있는 곳이라 에피소드도 생기고, 매일 똑같이 걷는 거 같지만 하루하루가 다 달랐다.
1일이 시작될때마다 간단한 정보들이 있어서 좋고, 역시 QR로 순례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가 있어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사람들이 왜 한 번도 아니고, 여러번을 가고 또 가는지 궁금한 "산티아고 순례길". 일단 그 순례길을 걷는 자체에 대한 위로와 힐링이 있을 것이고, 다양한 순례길이 있다는 것도 계속 찾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 오르고 싶다. 이 친절한 안내서와 함께.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아주친절한포르투갈순례길안내서 #김선희 #까미노랩 #산티아고순례길 #까미노산티아고 #포르투갈순례길 #포르투갈까미노 |
|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세계테마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게 되었다. 원래라면 종교적 이유로 걸었을 길들을 이제는 일반인들도 종교와 상관없이 저마다의 이유로 걷는다는 길이다. 그때는 길이 하나뿐인줄 알았다. 프랑스에서 시작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800여 km의 길을 대략 30~40일을 걷는다는게 참 대단하다 싶었다.
그런데 이후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를 알게 되면서 사실은 길도 여러가지고 시작하는 곳도 다양하고 한번에 완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씩 걷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본 책은 시작점이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 순례길인 셈이다. 포르투갈 까미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눈여겨볼만한 책일 것이다. 파티마길이라고 불리는 리스보아를 시작으로 총 29일에 걸쳐서 여정을 기록한 글은 QR코드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새삼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련한 책을 볼때와 많이 달라졌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포르투갈 순례길을 걷는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 아니라 안내서라는 말에 걸맞게 정보적인 부분을 잘 담고 있는데 걷는 구간, 거리, 난이도, 숙박 정보, 루트에 대한 정보와 무려 BGM까지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이 길을 걸으면서 추천하는 BGM을 들어보고 싶어진다.
이후 나오는 이야기에는 각 구간을 좀더 세분화해서 걷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당히 세심하게 잘 정리해놓은 안내서다. 그냥 걷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이렇게꼼꼼하게 기록하신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코로나로 나라간 이동이 제한적이였던 시절을 지나 이제 여행이 다시금 자유로워지다보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 때에 포르투갈 순례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까미노포르투게스'를 담아낸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를 추천해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아주친절한포르투갈순례길안내서 #김선희 #까미노랩 #순례길 #포르투갈순례길 #포르투갈까미노 #산티아고순례길 #까미노포르투게 #여행 #해외여행 #유럽여행 |
|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여행안내서 / 김선희 / 까미노랩
리스보아에서 파티마로, 다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여행기자가 걷고 쓴 < 포르투갈 까미노 > 안내서 - 책 표지 문구 인용 -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저같은 사람도 요즘같은 시대에는 여행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특히 죽기전에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은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은 것인데요. 지금은 여건때문에 순례길에 도전을 해 보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에 순례길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 여정의 길을 대리만족을 하고 있네요. 순례길도 여러길에 있다고 하는데 이번 책에서는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순례길이 아닌 다른 순례길이라서 이 책에 호기심이 더 갔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 길은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선택하는 길이서 이 책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까미노 루트로,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자 수가 가장 많았던 포르투칼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기자라고 하는데 10년간 버킷리스트 1위가 순례길 여정을 걸어보는 것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2015년 1월 일생에 단 한 번 일 줄 알았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로망을 이루었고 , 그 후 두 번, 세 번 더 순례길 여정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포르투갈 길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머리에 내내 맴돌았고 . 그러던 어느날 항공권을 덜컥 예약을 해 버렸다고 하네요. 2019년 봄 포르투갈로 떠날 때만 해도 포르투갈 순례길에 대한 자료가 많지가 않앙서 애먹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는데 실제 경험이 포르투갈 순례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였다고 하네요.
저자는 리스보아에서부터 파티마까지, 파티마에서 산티아고까지, 다시 포르투로 돌아와 바닷길을 걷고 포르투갈 사람들이 추천하는 스피리추얼 길을 걸어 다시 산티아고로 약 50일간 포르투갈을 걸은 여행 안내서이자 에세이가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 전에 저는 순례길에 대한 책을 두 권 정도 읽었는데 전에 책들과는 좀 차별점을 보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려는 여행 안내서가 아닌 저자의 여행 이야기가 잔잔하게 담긴 에세이에 더 가깝게 다가와서 편안하게 읽히더라구요. 그렇다고 정보가 없는 것은 아니고 길을 안내하는 노란 화살표는 잘 연결되어 있는지, 외딴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생수 한 병을 사 베낭 옆구리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등 실제로 여정길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도 많았고, 또 역시 여정길에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깊게 와닿았습니다. 함께 포르투갈 순례길에서 만나 같이 길을 걸으며 서로 정보도 주고 받으며 이어지는 이야기속의 이런저런 사람사는 이야기 , 낯선 여행객들을 만나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따로 각자 가다가 순례길 어느길에서 다시 재회하기도 하면서 순례길의 길은 계속됩니다, 걸으며 마주치는 풍경과 사람들, 계속 쏟아지는 비바람을 맞으며 우비를 수습해서 안간힘을 쓰며 걷는 길 등 실제로 제가 순례길을 걸은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경험속으로 빠져들어서 함께 느끼며 맘으로 순례길을 같이 걸었던 것 같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현지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 책으 읽으면서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례길 여정이였습니다.
|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 생 장 피드포트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드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프랑스 길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순례길이 이 외에도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프랑스 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길이 바로 포르투갈 길입니다. 전체 순례자 중 약 20%에 해당하는 이들이 포르투갈 까미노 (한국어 길 = 스페인어 까미노 = 포르투갈어 까미뇨) 루트를 선택합니다.
국내 첫 포르투갈 까미노 가이드북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에서는 리스보아에서부터 산티아고를 잇는 약 660km에 이르는 센트럴 루트를 중심으로 포르투갈 내 몇 가지 다양한 길을 안내합니다. 잡지기자 출신 김선희 저자는 2015년 프랑스 길에 이어 2019년 포르투갈 길을 걷게 됩니다. 프랑스 길은 스페인 북쪽 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코스라면, 포르투갈 길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루트입니다.
정보가 많은 프랑스 길에 비해 자료가 충분치 않은 포르투갈 길을 걸으며 고생한 저자가 29일간의 여정을 꼼꼼하게 기록해 나온 책이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입니다. 순례길의 매력에 푹 빠져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은 순례자라면 이번엔 든든한 가이드북도 있으니 포르투갈 길을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매일 걸은 구간의 핵심 정보와 길 난이도, 그 구간과 어울리는 노래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간별 거리만큼이나 도움 된 건 발걸음 수를 표기해둔 부분이었어요. 평소 걸음수 측정 앱을 사용하고 있어 만보의 기준이 있다 보니 더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책 자체는 텍스트 위주로 진행됩니다. 대신 사진과 영상물을 QR 코드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읽는 내내 포르투갈 까미노를 함께 걷는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에세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입니다. 걷고 있는 길은 어떤 분위기인지, 누구와 걷고 있는지, 어디에서 먹고 자는지 그 모든 선택과 과정, 결과가 시간 흐름에 따라 이어집니다. 그 속에서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 순례길 전설이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세계적인 가톨릭 성지가 포르투갈에도 있습니다. 파티마 병원 때문에 이름은 알고 있던 그 파티마가 포르투갈의 국가적 성지더라고요. 파티마 성지 순례에 나선 포르투갈 사람들 그룹에 섞여 함께 걸으며 챙김을 받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던 초반 5일간의 여정. 원래 예정된 센트럴 루트에서 벗어나는 길이었지만, 일정상 성모 발현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배낭은 지원 차량에 싣고 몸만 가뿐히 걷는 그룹에 섞여 걸으며 포르투갈의 음식, 지리, 자연, 식물 등 풍성한 이야기에 흠뻑 빠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행과 떨어지게 되는데... 저자가 리스보아 로컬 순례자 33명을 단체 멘붕에 빠지게 만든 에피소드는 포복절도하게 만듭니다. 저자의 영상을 통해 촛불 퍼레이드 장면을 감상해 보니 파티마행의 가치가 전달되더라고요.
이후 센트럴 루트로 합류하는 과정에서도 방향을 잘못 잡아 이상한 곳으로 가기도 했지만 그만큼 길 위에서 마주하는 온갖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혼자 걷고 싶어 떠났으면서도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들을 찾아 길을 나서는 아이러니한 순례길. 엉뚱하게 툭툭 마주치게 되는 사람도 있고, 결국 만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같은 구간을 비슷한 일정으로 걷더라도 만남과 이별은 예측하기 힘듭니다. '길 위에서의 우연과 불확실성'이 바로 까미노를 인생에 비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순례길을 걷는다고 해서 고행의 길만을 택하지는 않습니다. 걷기에 편하지 않은 길은 버스를 타고 건너뛰기도 하거나, 알베르게 대신 작은 호텔에서 여행자처럼 편안히 자기도 합니다. 컨디션에 따라 융통성 있게 거리를 설정해 걷고, 걷다가 만난 마을에 충동적으로 머물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가이드북을 100% 충실하게 따라 걸어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산티아고를 향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이드북에도 없는 신축 알베르게를 만나는 행운을 갖기도 합니다. 두 번째 산티아고행에서 김선희 저자는 그만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까미노답지 않은 곳은 죄책감 없이 건너뛰고, 주저 없이 쉬며 자유롭게 걷고 어떨 땐 그 자유마저도 과감히 버리고 상황에 순응하며 룰을 깰 수 있다는 규칙을요.
"지도를 덮으면 사람들이 설정해둔 특정 루트를 벗어날 가능성은 물론 커진다. 하지만 자신만의, 어쩌면 진짜 여행이 기다린다." - 책 속에서
29일 만에 산티아고 드 콤포스텔라에 입성한 그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한번 포르투갈로 떠납니다. 포르투로 내려가서 이번엔 서쪽 해안 바닷길 코스타 루트를 걷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전설의 배경이 된 파드론을 거치며 또 한 번의 순례길을 클리어합니다.
대개는 혼자 걷지만 심정적으로 피폐해질 즈음엔 역시 사람이 약입니다. 혼자 시작해 혼자 걷는다고 생각해도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의 인연은 포르투갈 순례길을 걸은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길에 비하면 인프라가 취약하지만, 스페인보다 물가가 저렴한 포르투갈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아직 우리에겐 낯선 포르투갈 길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 조금은 색다른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성맞춤 가이드북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
산티아고 순례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고 이제는 다양한 루트가 더 개발되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순례길을 지금도 걷고 있을 것 같습니다. 순례라는 단어 자체를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순례를 꼭 종교적인 목적에 의의를 두기 보다 나 자신을 찾아 나서고 나를 돌아보는 그런 의미로도 충분히 해석해 볼수도 있을 것 같고 실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은 그 순례길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하고 자신을 뒤돌아보고 또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를 다시 계획해 보기도 했을겁니다.
이 책은 산티아고순례길의 루트중 하나인 포르투갈순례길을 통해 산티아고를 다녀온 여행 전문 잡지기자의 포트투갈 순례길의 안내서라고 할수 있는데 저자는 도보만을 고집하지않고 시간에 제약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 순례길을 다녀왔고 그 시간적 시점 역시 2020년 코로나의 발병 전이기도 하고 4월의 경우 포르투갈은 파티야 성모 발현일이 있어 더욱 순례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점이었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다양한 만남이 있고 잦은 해프닝도 있지만 순례라는 것이 또한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할 것 같더라구요. 특히 저자가 순례길 초기에 만났던 포르투갈 어느 교구의 신자들과 함께한 며칠간의 여정을 읽노라면 포르투갈 사람들의 친절함에 당연하게 끌리게 되고 굳이 종교를 떠나 순례길을 걷다보면 순례라는 인생여정에 누구나 친구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는 순례길 관련해서 다양한 동영상 자료들을 책의 곳곳에 QR의 방식으로 링크를 걸어두고 우리가 단순하게 사진으로만 봤던 여행책과는 달리 영상을 보면서 더욱 순례길 여기저기의 풍경을 담을수 있게 해주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순례길을 준비할 사람들을 위해 준비단계부터 시작하여 실전, 활용까지 다양한 정보를 만날수 있는 QR까지 수록하고 있어 순례길 안내서로서도 충실한 역할을 해주고 있답니다. 비단 포르투갈 순례길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들어가는 순례길이나 겨울철 순례길에서 특히 준비해야할 것등 알짜배기 정보가 가득하답니다.
저도 꼭 한번 가보고싶은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순례길의 경우 잘 시스템화되어 있는 프랑스 순례길이나 스페인 순례길보다는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지만 따뜻한 포르투갈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 순례길이기에 이 순례길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
|
얼마전에 산티아고 순례길 책을 읽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있기 바로 전에 산티아고를 걸었던 기록을 읽으며 언젠가 나도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이었는데 이제 조금씩 코로나의 영향이 줄어들고 있고 사람들은 다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고 아마도 산티아고길도 순례자들로 채워지고 있지 않을까. 그저 길을 걷는 것 뿐일텐데 수많은 이들이 그 길을 걷고 심지어 두세번씩 계속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길이 어떨지, 그 길을 걷게 된다면 내가 느끼게 되는 것은 무엇일지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에세이가 나오면 한번쯤은 읽어보려고 하는데 정작 순례길의 루트 정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언젠가 한번 친구가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길이 아니라 - 잘 알려진 프랑스 순례길과는 또 다른 프랑스의 어느 지점부터 시작하려하는데 같기 가지 않겠냐고 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시작점이 다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 친구가 프랑스에서 살았었기에 프랑스길을 조금 더 걷는 루트를 짜기는 했지만.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처음으로 파티마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 책에서는 물론 순례길 완주를 끝내고 조금 더 걸어가 파티마까지 갔지만 파티마가 왜 유명하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천주교 신자인 내게는 산티아고 길뿐만 아니라 파티마까지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인해 더 순례길을 걸어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우연이 있을까. 포르투, 파티마를 슬쩍 가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티마, 포르투를 거쳐 스페인의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가 내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두루 오래 포르투갈을 걸은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인문학적인 지식이나 여행으로 깨닫는 대단한 통찰은 없다. 그저 실제를 담으려 애썼다"라는 저자의 말에서부터 심상치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 실제를 담는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싶어서. 사실 50일간의 리스보아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640km의 길을 걸은 여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고 어쩌보면 특별한 일이 아닐수도 있다. 그 길을 나도 따라 걸어보고 싶기도하지만 과연 내가 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길을 헤매뻔했지만 저자는 무사히 그 길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하기 바로 전, 한국인 순례자가 길을 잃어 결국 사망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순례길의 표지판을 바꿔놓고 외딴 집으로 향하게 한 후 길을 잘못찾은 여성순례자를 살해했고 또 누군가는 끝내 행방불명상태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들은 기억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제주 올레길에서 일어났던 여성사망사건도 비슷한 맥락이겠지만 이걸 내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라고 할수는 없는 것이어서 여러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파티마 순례길을 걷는 신자들과의 에피소드가 좋았다. 그들처럼 여기서도 순례길을 걷는데 짐을 이동시켜주고 구간별 낙오자를 태워주는 버스와 단체 알베르게를 미리 예약해주는 단체 순례자들도 있다고 알고 있다. 체력이나 안전이나 준비면에서 그런 방법을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순례길을 걷는 지침은 변경불가의 원칙이 아니겠기에.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여러순례자들의 인터뷰가 흥미로웠는데 한국의 다양한 순례길에 대한 긍정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반응이 재미있었다. 큐알코드로 영상과 배경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좋기는 했지만 그래도 컬러사진 한 장 없는 것은 왠지 섭섭한 느낌이다.
#포르투갈순례길 #포르투갈까미노 #산티아고순례길 #까미노포르투게스 #김선희 #까미노랩 |
|
1 많은 분들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입니다. 일전에도 산티아고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매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상 하루에 3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만만치 않습니다. 스케줄에 따라 목적지가 있기 때문에 걷는 것 먹는 것 등 인간의 기본욕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히 걷는 것에 집중하게 되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매우 의미있는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저는 이번에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50일간 포트투갈을 걸은 작가가. 리스보아 대성당 부터 파티마까지, 파티마에서 산티아고 까지 다시 포르투로 돌아와 바닷길을 걷고 포르투갈 사람들이 추천한 길을 걷는 여정에 대해 <아주 친절하게>설명한 내용입니다. 특히 몇장의 사진으로 감동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여행기의 한계를 각 목차 페이지 마다 거리, Step, 난이도, 비용, 잠자리, 루트까지 소개가 되어 있을 뿐만이라 QR코드가 있어 책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Youtube로 볼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새로웠습니다. 제목대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했네요.
3 이 책은 처음 접할때 그리고 읽으면서도 놀란점이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A. 포르투갈에 순례길이 있었다 : 저는 프랑스, 스페인등에서 출발하는 순례길 만이 있는 줄 았았는데 포르투갈에도 순례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보았던 카톨릭 성모마리아 발현 성지인 <파티마>가 그 코스 중에 하나인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B. 아무런 도구 없이 순례길을 걷는 줄알았는데 아니었다 : 저는 처음에 순례길은 무조건 30kg의 가방과 등산스틱을 가지고 무작정 걸어야 하는 수행의 길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저의 버킷리스트에는 그렇게 들어가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작가는 자신 만의 코스를 가기위해 때로는 버스를 타기도, 기차를 타기도 합니다. 또한 35'c의 극한의 더위를 피하기위해 때로는 히치하기킹을 하는것을 보며 무식하게 C. 처음 계획을 한 사람들과 끝까지 가는 순례길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 숙소에서 갑작스레 만난 사람들과 동행을 하게 되고, 또 헤어지게 되며 , 또 다른 사람들과 같이 길을 가면서 순례길을 가는방법도 있다는 것에 좀 놀랬습니다. 특히 QR코드로 여행기를 볼수 있는것은 또다른 매력을 느낄수 있는 점이었습니다.
4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중에 하나는 파티마 대성당입니다. 저도 카톨릭 신자인데 가족과 함께 2015년 파티마 대성전에서의 국제미사. 그 넓은 성전 가득 사람들이 들어서고 성모상 가마로 촛불을 들고 뒤따르는 의식을 경험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책으로 다시 읽어 보니 그 때의 감동이 다시 되살아 나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에 한번 순례길을 걸어본다면 이 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네요
5 작가는 "혼자 시작해 혼자 걷는 다고 하지만 사람과 인연을 맺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400km의 순례길은 우리네 여정과 같다는 말을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러하네요.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있지만 그 시간을 오롯이 버터야 하는 것은 역시 혼자입니다. 그 하나하나의 만남이 언제나 좋을 수 많은 없지만 그 헤어짐이 분노와 증오로 남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행을 가면 누구나 행복해진다"라는 구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지금만큼 더웠던 뜨거운 2015년 태양 아래에 가족들과 함께했던 포르투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해준 책의 리뷰였습니다.
|
|
책을 읽는 동안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다. 전혀 종교적인 색깔이 없는 책이었지만, 그럼에도 순례자의 노래가 여러 번 생각났다. 왜 그랬을까? 순례자가 무엇이길래.
저자는 이미 스페인 순례자 길을 완주한 경험자이다. 저자가 두 번째로 선택한 순례길은 아직 한국인에게는 낯선 포르투갈 순례길. 저자는 2019년 봄에서 여름을 거쳐 포르투갈을 걷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직 정보에 적은 이곳을 다른 순례자들을 위해 아주 자세히 기록하고 정보를 담아냈다. 그 귀한 정보가 담긴 책이 이번에 읽은 아주 친절한 포르투칼 순례서이다.
책을 받아들고 순간 당황했다. 요즘 여행책 혹은 이러한 순례길, 한 달 살기 책들은 글보다 사진이 많기 마련인데 이 책은 사진 정보는 거의 없다. 온전히 글로만 쓰인 순례길, 여행책이다. 마치 25년 전에 읽은 한비야 작가의 책 같았다.
사진도 없이 어떻게 여행책을 읽지? 10분 만에 내 머리에는 포르투갈이 아주 자세하고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포르투칼을 머리에 그려내니, 이미 나만의 포르투갈이 멋지게 순례자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얼마 만에 하는 이런 경험인지 미디어에 익숙해져서 상상하고, 그려내고,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어색한 요즘 반갑고 즐거웠다. (책 중간중간 QR코드를 찍으면 유튜브로 넘어가 실제 상황을 볼 수 있다. 난 책을 다 읽고 마지막에 봤다)
저자의 포르투갈 까미노의 첫 순간부터 심상치 않다. 우연히 만난 현지인 순례길 단체와 함께 길을 오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저자의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에게는 나쁜 일은 생길 인은 없다'라는 생각은 우연한 만남을 필연으로 만드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여행작가로서 오랜 시간 보냈고, 여행전문가로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도 했지만 원래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편견 없는 자세가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첫 만남에서 일행과 떨어져 현지인들이 대사관에 실종 신고까지 하게 만들었던 일화 평범하지 않는 이 길이 어떻게 끝날까 숨 조리며 읽는다. 13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뜨거운 해를 등지며 걷는 길, 하루에 30km 걷는 것은 예사인 일정은 보는 내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빈속에 커피 한 잔 혹은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보내는 순례의 길은 정말로 과거 순례를 위해 길을 나서던 순례자들과 닮아있다.
혼자 걷기 위해 나섰지만 혼자여서 외로웠던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하고 함께한다.
걷는 속도가 다르니 걷는 길에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언젠가는 그 길에서 만난다는 저자의 이야기
삶 또한 그러지 않을까?
같은 믿음과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언젠간 만난 게 된다는 것 그래서 만난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포르투갈 사람들의 순례는 흔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4월에 파티마를 향해 걷는다고 신앙심이 깊은 민족답게 매년 순례 행렬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참 부러웠다.
어릴 때 국내 순례 여행 한 기억과 대학 때 전국 도보 성지 순례했던 기억이 났다. 힘들었지만 20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든든한 추억이다.
책을 덮고 중 유투 스보로 내가 상상했던 포르투갈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햇살이 충분해 아름다운 거리, 건강한 거리와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새벽녘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거리를 나서는 저자 마치 내가 저자가 된 듯한 기분을 내며 길을 걸어본다.
정말로 떠나고 싶어졌다. 언젠 갈 수 있을까? 하는 답답한 마음 모든 엄마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들을 참고 사는 거겠지.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에 대한 글이다. 거리에서 만나 사람들, 같이 걷던 동료들 한국인 동생들 책은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과 사연들이 가득하다. 역시 사람은 사람이 필요한가 보다.
이번에 읽은 순례길 책은 글로도 여행을 충분하고 멋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해주었다. 오히려 내 상상 속에 더 멋진 포르투갈을 그려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포르투갈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 길이라고 한다. 저렴한 물가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
아이가 얼른 자라길 바란다. 오늘도, 그래서 훌쩍 혼자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길!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
|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 김선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버킷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히 순례길에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친한 사람들의 50%이상이 생장에서 시작해서 산티아고까지 걷는 보편적인 프랑스-스페인 순례길을 다녀왔다. 그리고, 제일 친한 사람의 버킷리스에도 까미노 걷기가 포함되어 있어서 이 길에 관심이 많다. 같이 올레길을 걸었던 길동무도 순례길을 다녀온지 얼마 안되어서 아쉬움에 찾았다고 했을 정도로 근 10년 15년 동안 하나의 힐링과 여행이 겹쳐진 유행이 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아마도 순례길을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줄어든 것은 이 판에 박힌 한 가지 길에 대한 여행서를 10권 이상 쯤 보고 나서가 아닐까 싶다. 유럽의 다른 소금길(영국 남서부 1,000km)이나 포르투갈 순례길 등 새로운 루트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작가는 예전 뚜르드몽드라는 여행 잡지에서 일한 편집자답게 책의 면면히 본인이 담담히 걸은 길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으로도 담겨있다. 그리고 길동무가 되었던 bgm까지 합체해서 말이다. 책의 소개에는 한 개인이 걸은 개인적인 기록이라고 하지만 이동한 경로가 킬로미터로 소개되어있고 앞뒤 간격이나 마을에 대한 기록 그리고 알베르게에 대한 정보도 쏠쏠하게 들어있어서 포르투갈 순례길을 예정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는 파티마길과, 센트럴루트는 여정의 메인으로 자세히 그리고 포루투 바닷길과 스피추리얼 길은 짧은 구간으로 간결히 담아냈다. 파티마길에서는 성모발현 102년 축일을 맞아 교구인들과 함께 걸은 에피소드가 나온다. 우연히 같이 합류하게 되었다가 길을 잃어서 여권과 여비와 가방을 맡겨두고 사라져버린 한국인이 된 작가. 나도 최근의 여행에서 귀국일에 캐리어를 잃어버렸던 적이 있어서 그 심정을 이해하며 읽었다. 다만 작가는 그냥 걸었고 만나겠지 하는 담담한 심정이었다면 나는 무척 애가타게 짐을 찾아다는 그 교구사람들 같은 마음이었달까. 같이 길을 걷는 벤과 현성씨 그리고 코고는 할배들 등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가득이다. 생각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담백하게 그려져서 핵인싸같은 사람들의 여행기는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적용가능한 범위로 잘 읽었다. 나같이 낯가리는 사람들은 여행기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등장하고 깊게 들어가면 조금 의아하게 생각된다. 그렇지만 순례길 다녀온 사람들은 그 길에서의 만남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것 같더라. 아무래도 그 혼자만의 여정에서 온전히 속을 터놓고 말할 수 있게되는 힘. 그리고 그 여행에서 분리할 수 없는 사람으로 채워지는 힘이 아닐까 싶다. 읽는 동안 스페인길처럼 완전히 평야가 지속되거나 너무 많은 가이드북이 있어서 알베르게의 점수까지 매겨지는 곳과는 다르구나 싶었다. 대신 마을길을 돌아가는 이정표의 부재나 장난으로 화살표를 돌려놓아 고립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은 현실적으로 좋은 정보라고 생각된다. 주의해야하고,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장소의 경우에는 꼭 같은 길을 통과하는 그룹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생각보다 곳곳에 등장하는 도시길이나 차도 혹은 큰 도로를 통과해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기재되어 있어 포르투갈 순례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자세한 가이드가 될 것 같다. 앞으로 더 흥해서 알베르게도 많이 생기고, 좀 더 시설이 많아졌으면 하는 희망이 생긴다. 코로나 직전의 여행기라 여행의 흥취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나도 처음에 간다면 작가와 같이 800km를 걸어보고 2 회차에 포르투갈을 가게 될 것 같다. 그 길에서 내가 원하는 바닷길이나 센트럴루트를 미리 가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