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티켓이란 말과 하이힐의 탄생하게 된 배경을 보면 지금 우리에게 있는 이미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결을 같이 하는 이야기가 바로 『패션의 흑역사』이다. 미를 향한 욕구를 넘어선 욕망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고 때로는 이것이 권력과 맞닿아 있기도 했으며 필연적으로 돈이 되는 아이템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아름다워지기 위한 패션 아이템들을 둘러싼 제작자들, 그리고 아이템 그 자체에 담긴 욕망의 결과물은 때로는 인간의 신체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 그런 이야기들이 실질적이고도 다양한 이미 자료들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던것 같다.
특히 옷을 만드는 업계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인한 건강상의 문제, 나아가 그렇게 만든 옷에도 종사자만큼이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병균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는 실로 놀랍기까지 하다. 위생상태가 열악했고 노동 환경이나 근로기준법 등과 같은 것이 지금과 같을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는 감안한다해도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충격적이다.
게다가 납이나 수은 중독, 비소와 같은 독극물이 쓰여졌다면 그 결과는 어떻겠는가... 서서히 중독되고 서서히 인간의 몸에 축적되어가는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책은 착용하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치명적이였음을 보여준다.
그래도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부분이 있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화장품을 만드는데에도 동물실험을 규제하거나 아니면 가죽 제품이 아닌 대체 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나오는 걸 보면 점차 진짜 아름다움을 담아낸 패션을 볼 수 있게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든다.
많은 이야기들이 125컷이 넘는 이미지 자료와 함께 소개되는데 그런 이야기들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것은 홀로코스트다. 유대인 학살과 관련한 단어로만 알고 있었는데 패션과 관련해서 보게 될 줄이야. 이는 엠마 리브리라는 발레 무용수의 발레복과 관련한 이야기였는데 그 내막을 보면 왜 이 단어가 유대인의 학살과도 연결되는지 절로 이해가 된다. 책은 이처럼 단순한 흥미로움을 넘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
『패션의 흑역사』 도발적인 제목이다. 물론 어느 분야나 동전의 양면처럼 흑역사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이 책에 눈길이 간 것은 제목만큼이나 정곡을 찌르는 부제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뒤틀린 욕망' 욕망은 발전을 부르기도 하지만 뒤틀린 욕망은 폐해를 부른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머리카락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체에서 털이 사라졌고 옷을 통해 외부의 유해한 영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했다. 그러나 책은 보호는커녕. 죽음에 이르게 만든 옷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는 스타일에 극단적으로 집착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책은 신화와 회화, 역사책을 통해 만나는 화려한 스타일의 의상들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하며 패션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염료가 귀하던 시절에는 특정 색상이 신분을 상징했다. 여성들은 비소가 함유된 녹색의 조화와 의류를, 신사들은 비소가 함유된 모자를 착용해 피해를 입었다. 착용자는 물론, 공장 노동자들도 비소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이 밖에도 신체를 억압하는 불이 잘 붙는 크리놀린과 플란넬 천, 극단적으로 폭이 좁은 신발, 옷 끼임 사고와 행동의 제약이 심한 패션들에 대해 알려준다.
보통 불편한 의상 하면 의례 페티코트나 코르셋을 떠올랐는데, 인간의 삶은 망쳐버린 의상과 소품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부제 그대로 스타일을 추구하다 목숨까지 잃을 형편이었다. 몸을 위해 의상을 착용하는 게 아니라 의상을 위해 몸을 희생하는. 그야말로 주객전도가 아닌가.
여전히 의상은 욕망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의 의류를 착용하며 부를 과시하고 옷에 맞춰 몸을 바꾸려고 한다. 거기에 환경오염까지 더해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옷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몸을 구속하는 의류를 포함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기사를 접할 때마다 느끼곤 했는데 책을 읽으며 환경을 포함해 타인의 생명과 건강까지 의류가 과연 나를 아름답게 해줄까?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 모두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다., 무엇을 위한 패션일까. 옷장을 열어 내 패션은 건강한가. 점검해 보면 어떨까.
|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에는 남자 주인공 ‘길’이 매일 밤 1920년대로 돌아가 당대의 예술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길은 1920년대가 바로 황금시대라며 1920년대를 동경하지만, 1920년에 살고 있는 애드리아나는 최고의 황금기는 벨 에포크 시대인 1890년대라며 그녀 역시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앞선 시대를 동경한다.
<미드 나잇 인 파리>도 그렇고, <오만과 편견>, <마리 앙투아네트> 등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면 영화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당시 입었던 드레스나 장신구 등 아름다운 패션에 자주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그런 장면들을 볼 때면, 어떤 옷들은 여자라면 한 번쯤 입어보고도 싶은 공주 취향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어떤 옷들은 저렇게까지 불편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캐나다의 패션스쿨 교수이자 전문 연구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화려한 패션에 숨겨진 <패션의 흑역사>를 이야기해준다. 책은 우리가 영화나 명화를 통해 자주 접했던 패션 복식과 함께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다루고 있다. 보통 패션이나 복식사를 다룬 책을 읽을 때 복식의 아름다움, 장신구의 화려함에 주로 눈길이 가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섬뜩하고 끔찍하기까지 한 패션의 비밀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비밀의 잔혹함은 여성의 발을 작게 하려고 천으로 발을 꽁꽁 묶어 키웠던 중국의 전족(纏足)이나 각종 염증과 통증, 골절 위험 등이 있는 현대의 하이힐 정도에 비할 바가 아니다(사실 하이힐도 고대 역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긴 하다).
(오늘날에도 다수의 립스틱에서 검출되곤 한다는) 납 성분이 든 화장품, 세균으로 뒤범벅된 옷, 패혈증 스커트, 수은이 든 모자, 중독성 강한 니트로벤젠이 주성분인 얼룩 제거제와 구두약 등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기 그지없다. 특히 매혹적이고 생생한 녹색의 드레스와 머리 장식이 움직일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비소 가루를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다든지, 화려하게만 보이는 퍼킨스 퍼플의 보라색이 독성 가득한 아닐린이었다든지, 인화성 섬유와 가연성 재료로 만들어져 화상 사고의 주범으로 자주 등장하곤 했던 발레리나의 튀튀와 크리놀린은 안타까움과 충격의 연속이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패션과 그 패션의 흑역사에 대해 들려준다. 흑역사임에도 책이 무척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다. 차마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한눈에 이해시켜주는 증거(?) 사진과 관련 자료들이 풍부한 점 또한 좋았다. 기존에 알고 있던 패션 지식과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합해져 생각의 폭을 넓히게 된 독서가 된 듯하다.
--------------------- *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
|
패션 하면, 형형색색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입고, 멋지게 런웨이를 걸어 다니는 모델들이 떠오른다. #패션 아이템은 옷 뿐만 아니라, #모자, 액세서리, 가방, #신발 등 다양하다. 패션은 그 시대 사람들의 취향과 문화를 반영하며, 당시 최신의 산업 기술 또한 함께 스며들어 있다.
패션을 일종의 디자인적 표현으로만 생각한다면, 패션과 최신 산업 기술을 연관 짖는 것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소재를 활용한 옷감이나, 새로운 #염색 기술, 인체 공학 디자인 그런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패션의 흑역사'는 바로 그런 패션과 각종 산업 기술과 관련된 과거와 현재까지의 역사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내가 패션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그저 패션의 역사나 명품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 그런 거 였다면, 아마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었다.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놀랍고, 무섭기도 한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패션에 관련된 역사적 사건, 사고와 함께 옷이나 모자 같은 것을 만드는 기술에 관련된 과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특히 #화학 에 관련된 내용들이 많은 편이다.
내용 구성은 책 제목에 역사가 들어가 있지만, 시대 순이 아닌, 병든 옷, 유독성 기술, 독이 든 염료, 위험한 염색과 같이 관련 기술에 위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어디부터 읽어도 상관 없다. 예전에 유행했던 알쓸신잡이란 단어가 떠오르게도 한다.
그리고 '패션의 흑역사'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그 당시의 엽서, 사진, 초상화, 포스터, 의상 등 전에 못 봤던 자료들이 많아서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고, 미술책을 보는 느낌도 들게 해서, 나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패션의 흑역사'를 보면, 지금 우리가 옷을 입고 다니는 거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보면, 모자 제작자의 손, 조화 생산 노동자의 손, 스타킹 염색공의 모습 등 보기 부담되는 자료들이 나온다. 멋지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이 이유도 모르고 죽고 아팠던 것이다. 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걸 쓰고 입었던 사람들도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 이는 과학에 대한 무지가 부른 참상이기도 하지만, 폐해를 알고도 업계와 정계의 탐욕으로 숨겨왔던 경우도 많았다.
#패션의흑역사 많은 이야기 중 녹색 옷감을 물들이기 위해, 독약인 #비소 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은 녹색이 환경 보호를 대표하는 색인데, 과거에는 녹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옷 뿐만이 아니었다. 녹색이 들어간 벽지도, 신발도 모두 독으로 물들었다. 보라색 내는 아닐린 염료에는 벤젠이, 얼굴을 하얗게 하는 화장품에는 납과 수은을 잔뜩 넣었다고 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는 화재 관련 내용이다. 옛날 유럽을 그린 영화를 보면, 무도장에 커다랗게 부풀려진 드레스를 입고 춤 추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드레스는 불이 붙어도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높게 솟은 당시 가발도 불에 취약했다고 한다. 게다가 인화성 섬유를 사용한 튀튀라는 얇은 옷감으로 인해, 발레리나들이 불에 타 죽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화재로 일부 탄 의상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고통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렇듯 '패션의 흑역사'에서는 패션에 관련된 황당하면서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과거에 사람들이 너무 무모했구나 생각이 들면서도, 미래에 사람들도 우릴 보고 그런 소리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그 점을 책 말미에 다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옷감을 만드는데, 발암성 같이 몸에 안 좋은 화학 가스에 노출되어 있고, 기계에 끼여 죽고 있으며, 몸에 안 좋은 휘발성 물질로 위험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은나노 같이 나노 제품도 아직 과학적으로 완벽히 안전하다고 증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도 녹색 염료 말라카이트 그린은 2급 #독성 물질인데, 여전히 쓰이고 있다고 한다. 화장품에 납 함량 표기도 아직까지 의무가 아니란다. 이 정도면 우리도 산업혁명 때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거다.
재미있게 '패션의 흑역사'를 봤지만, 유해 물질, 작업환경, 빈부, 공정무역 등 재미 이상으로 많은 생각도 같이 하게 한다. |
|
멋을 위해 화려한 길을 걸어왔던 패션의 숨겨진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었다. 초록색을 내기 위해 비소를 사용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 이외에 툭하면 불이 붙은 크리놀린, 수은이 든 모자, 길거리에 가득한 세균을 옮기는 치렁치렁한 옷, 한 번 불이 붙으면 엄청난 고온으로 타버리는 플라스틱 빗 등등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보호의 목적보다 멋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의상들이 결국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빈번했던 시대의 현실은, 그야말로 '아름다움을 위한 뒤틀린 욕망'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았던 셈이다.
책은 7가지 주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앞서 말한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으로 집에 세균을 끌고 들어오는 병든 옷, 수은이 든 모자를 생산하는 유독성 기술, 비소로 낸 녹색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던 독이 든 염료, 보다 나은 색을 찾기 위해 화학적인 염색을 해 건강을 해치는 위험한 염색, 늘어뜨린 스카프가 기계나 자동차에 딸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던 일, 불이 잘 붙는 소재의 옷을 입고 일을 하다가 불똥이 튀면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렀던 크리놀린과 무용수가 입었던 튀튀, 마찬가지로 화염에 취약한 플라스틱 빗과 인조 실크. 책을 보면서 우리가 태어나서부터 입고 죽을때까지 입는 옷에 이렇게 많은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초록색을 내기 위해 비소가 사용된 것 외에도 다음으로 유행했던 보라색 염료에도 비소가 들어갔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자본주의 앞에 기업들은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에 눈을 돌렸다. 노동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무시했고, 이익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움직이다가 규제가 생기면 규제가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는 부분에선 진절머리가 났다. 그렇게 유독물질로 생산한 것들을 본인은 착용할 수 있었을까. 책에 수록된 사진을 통해 각종 후유증들을 앓고 있는 노동자, 실제로 착용했던 폭이 심각하게 좁은 치마, 권력층들이 꿈꾸던 패션을 보며 노동자와 권력층 사이의 격차를 더 실감나게 볼 수 있어 더 그런생각이 들었다. 분명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일임이 틀림없었다.
이렇게까지 패션을 위해 이상한 짓을 해야할까 혹은 저걸 진심으로 패셔너블하다고 생각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독한 화학적 처리를 해서 박제한 새를 모자에 붙이고, 보폭이 너무 좁아 열차에도 올라탈 수 없고 달릴 수도 없어서 마차에 치여죽고,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방화원단 대신 불이 잘 붙는 드레스를 고집하는 모습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비단 과거의 일 뿐만이 아니라는 점 또한 놀랍긴 마찬가지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장에서 현대의 옷에 관해 말한다. 향균성 은이 함유된 소재, 즉 나노실버 입자는 피부를 통해 몸으로 침투할 수 있으며 이는 생태계에 은 함량을 높여 특히 수중 생태계에 독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이외에 '말라카이트 그린'이라고 불리는 염료가 몸에 들어오면 더 유독한 성분으로 바뀔 수 있다는데 이런 색상이 직물과 벽지에 사용되는 건 온전히 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지만 이런 류의 문제가 분명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유독성이 밝혀진 수많은 물질들처럼,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그런 물건들이 생활 깊숙히 관여하고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비단 패션사업만 흑역사가 있을까 묻게되는 책이기도 했다.
|
|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려하지 않고 만들다 보니 화학 염료, 비소, 수은, 인화성 섬유 등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았다고 한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물론 염료, 비소, 수은으로 만든 의류를 입은 사람들은 장시간 노출로 온갖 질병에 걸려 생명까지 위협을 받는 지경에 이른다. 19세기 초까지 불편한 패션을 입어야 했던 사람들은 실용성을 추구하기 전까지 믿기지 않을 옷과 신발을 신고 생활해야 했다. 빅토리아 시대 신발을 보면 발 모양을 고려하지 않은 직선 형태의 길쭉한 신발을 신어야 했는데 발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눈에 선했다. 코르셋을 허리가 꽉 조일 정도로 입은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성인 3명을 차지할 정도로 큰 고리 모양의 페티코트는 최악인 것 같았다.
더욱 아름답고 싶고 차별화된 패션을 원하는 뒤틀린 욕망은 개인의 안전과 건강 따윈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무지와 안전 불감증도 그 원인 중에 하나인데 때론 기괴하고 이해하지 못할 패션이지만 그 당시에 굉장히 유행하던 패션이었다. 액세서리부터 겉치장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무모한 시도도 많았고 옷에 사용하는 염료와 옷감 재질이 몸에 끼치는 위험성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나오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옷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고 생명을 잃었다는 걸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 발밑까지 내려오는 드레스를 입고 정상적으로 활보는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지금 실용성 있는 패션을 입기까지 어쩌면 산업화 과정 속의 희생양이었는지도 모른다.
알찬 삽화와 깊이 있는 내용은 흑역사라고 말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귀족이나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 서민들도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산업화 이후 저렴하고 질 좋은 옷을 찾게 되었다. 이전에 수작업을 거쳐 생산되었다면 이젠 공장에서 대량 생산으로 같은 옷을 생산해낸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교훈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다. 근대화의 전유물로 흥미롭게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패션의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패션에 대한 관심 유무와 달리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읽으면서 경악할 만한 일들이 많은데 그래서 더욱 알찬 시간들로 채워줄 것이다.
|
|
매번 읽는 장르가 고만고만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 보았다.
최근에 '신약개발 전쟁'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기존에 잘 모르던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더 집중하고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니 유용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패션에 도전했다. 패션이라...
나도 참 대학생 때나 신입사원 때까지는 옷을 예쁘게 잘 입고 다녔던 것 같은데... 특히 강남역으로 출근할 때에는 매일 똑같은 일상생활, 옷이라도 예쁘게 잘 차려입고 다니자는 생각에 형형색색 색깔별로 사서 깔끔하고 단정하게 잘 입고 다녔었던 것 같다. 지금은... 뭐 상상에 맡기는 걸로... 어릴 때, 왜 아저씨들은 저렇게 옷을 후줄근하게 입고 다닐까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자연히 이해하게 된다. 아 그런 거였구나...
책은 패션. 아름다워지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어떤 사고와 위험을 초래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나 보다. 책은 그렇게 오래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고, 주로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친 유럽과 북아메리카 사례가 주를 이룬다. 다만, 많은 경우에서 그와 유사한 사례를 저자가 최근의 상항은 어떠한지 비교하며 알려준다. 큰 틀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기도 한 것 같다. 유해 물질이 얼마나 더 들어가고, 덜 들어가고의 차이지 예를 들면 여전히 립스틱에는 납이 들어있다고 한다(2011년 기준).
책의 지은이는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다. 당연히 나는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른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라이어슨 대학교 패션 스쿨의 교수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라이어슨 대학교 MA 패션 프로그램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최근 연구 프로젝트에서 옷이 전염병을 옮기고 화학 독소를 침출하고 얽힘 및 화재 등 사고를 유발함으로써 의류 제작자와 착용자의 건강에 어떻게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는지를 조사했다. 그렇다. 바로 이 책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저자의 이름만 보아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뻔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금방 여성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위협적인 옷들의 역사를 18세기 중반부터 1930년대까지에 집중해서 기록했다. 첫 번째 장은 병든 옷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이가 들끓던 군인들의 군복, 노동을 착취하는 공장의 병든 노동자가 만들던 의류, 그리고 가장 위생에 민감해야 할 의사들의 넥타이. 이 넥타이도 대부분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는다니... 이들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다.
제2장과 제3장에서는 의류 산업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었던 독극물인 수은과 비소에 대해 알아본다. 난 잘 몰랐는데 모자 산업에 그렇게 수은이 널리 사용되었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책의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나는 문외한이다. 각주로 일일이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분야가 많았다. 그렇다고 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편 비소는 에메랄드그린 색을 예쁘게 뽑아내기 때문에 염색제로 사랑을 받았다. 물론 이 색상을 사랑했던 모든 소녀와 여성에게 영향을 미쳤다. 안타까운 일이다.
5,6장과 제7장에서는 사례를 통해 독극물이 아닌 사고 문제를 살펴보았다. 5장은 의복이 그 생산자와 소비자를 어떻게 현대사회의 기계에 끼이도록 만들었는지를 들여다본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이사도라 덩컨 얘기도 나온다. 아마 5장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이사도라 덩컨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을 것이다. 76장은 염증을 일으키는 튀튀, 불이 잘 붙는 크리놀린과 플란넬 천 등 위험한 자재로 만들어진 옷에 대해 설명을 한다. 마지막 제7장은 셀룰로이드 소재의 빗이나 인조 실크와 같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구했으나 인간의 삶을 망쳐버린 모조 사치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전반적으로 잘 모르는 분야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관세사가 되려면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과목 중에 관세율표 및 상품학이라는 게 있는데 여기서도 직물에 대해 대략적으로 공부하고 암기한다. 인워양특침편의제... 말도 안 되는 공식들을 만들어서 달달 외우던 생각이 난다. 책에서 언급하는 독성 물질. 내게는 수은이 조금 특별하고 기억에 많이 난다. 어릴 때, 내가 온도계를 하나 가지고 놀다가 터뜨렸는데 어머니가 바로 뛰어와서. 안에 수은이 들어있는 게 아니냐며 정말 놀라고 걱정하셨기 때문이다. 온도계에 수은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빨간 온도계는 수은에 색을 입혀 그렇게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물론 적은 확률로 진짜 수은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게 정말 수은이었으면 나는 지금까지 아무 부작용 없이 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패션 자체를 공부하거나 이해를 돕는 책은 아니지만 패션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돌이켜 볼 수 있는 책이다. 예전이 동생이 부전공으로 패션을 공부했는데, 복식사 같은 것들을 공부하는 중이라고. 이렇게 나름 복식사 아닌가 싶은데. 생각보다 많은 사진과 삽화가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되었고, 그렇다 보니 종이도 비싸 보인다. ^^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재미도 있었고, 교양과 지식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
|
패션과 서양복식사에 관심이 높아서 고른 책이다. 18세기, 19세기, 20세기까지 문학이나 영화의 복식문화를 유독 세심하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복식들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복식사를 이 한 권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다. 매우 놀라웠고 섬뜩한 패션의 역사기록이다. 어디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만나본 적이 없고 배워본 적도 없다. 서양복식사에 곁가지가 제법 그려지는 내용들을 세밀하게 기록해 본 시간이 된다.
다양한 패션 복식과 관련해서 착용한 사람들과 그 물건들을 제조한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희생을 떠올려보게 한다. 모자, 녹색 복식, 구두, 보랏빛 복식, 걷기 힘든 호블 스커트, 화학섬유 등 다양한 죽음을 떠오르게 하는 패션의 흑역사들이 빼곡하게 기록된 책이다. 사진자료들도 설명까지도 꽤 흥미롭게 잘 편집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자료들이 짐작한 것보다도 훨씬 풍부하게 제공되고 있다. 덕분에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놀랍고 섬뜩함이 공존하면서 심각성을 많이 느끼면서 책장을 넘긴 책이다.
제조업에 종사한 노동자들은 어떤 보호장비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시대가 있다. 제조과정이 위협하는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지각하지도 못한 시대이다. 그렇게 제조된 패션과 관련된 것들은 착용자에게도 위협적이다. 다양한 증세를 의심하고 경고한 의사들의 움직임도 책에서는 언급된다. 하지만 자본의 움직임은 어떤 역사에서도 교묘할 뿐이다. 지금의 우리 곁에도 위험성과 심각성을 경고하는 내용들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그 내용들까지도 독자들의 몫이 된다. 스스로 찾고, 알아내고, 이해하면서 어떤 것들을 피해야 하는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화학물질이 우리들에게 가져다준 위험성과 독성은 매우 심각하다. 그것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현대인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의 내용들은 시대의 관습에 신체를 스스로 부풀리고, 노출하며, 옥죄면서 뒤틀리는 체형과 고통을 견딘 시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시대의 복식사에 스스로의 신체를 길들인 시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성의 참정권이 등장한 시대의 전후에 복식의 불편함도 정치적 흐름에 목소리를 함께 한다는 것을 책은 언급한다. 남성도 복식에 구속된 시대가 있다. 그 시대의 복식에 대해서도 책은 다룬다. 시대의 관습과 유행이 가져다준 패션의 흐름 속에 목숨을 위협당하고 희생당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 시대는 끝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의심하면서 분별하여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책은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놀라웠다. 업체, 브랜드까지도 글에는 등장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피할 수 있는 세상이다. 패션의 흑역사. 꼼꼼하게 정독해 보면 분명 득이 되는 책이다. |
|
“패션의 흑역사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著, 이상미 譯, 탐나는책, 원제 : Fashion Victims: The Dangers of Dress Past and Present)”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Alison Matthews David)으로 캐나다 패션 스쿨 교수라고 하는데 옷과 범죄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흥미를 가진 분이라고 합니다.
1861년, 한 여성이 중독 증세로 사망합니다. 그녀의 나이는 19세. 건강했던 그녀가 사망한 원인은 바로 비소 중독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녀가 다루던 녹색 염료를 만드는데 비소가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녹색가루로 인조 잎사귀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자연스럽게 그 녹색 가루를 흡입하였을 것이고, 따로 손을 씻자 않았다면 식사 때 음식과 함께 입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그녀는 비소 중독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다 사망했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의복에 그치지 않습니다. 장신구나 화장품 등 그 범위도 매우 다양하지요. 독성을 지닌 물질이 함유된 의복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지만, 독극물이 함유된 화장품만큼 그 범위가 광범위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요즘도 흔한 시술 중 하나인 보톡스는 복어 독을 만들어내는 보톨리누스균에서 추출한 물질인데, 신경 조직을 마비시키고 파괴하는 가장 치명적인 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것을 희석시켜 주름을 펴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납 역시 광범위하게 사용된 화장품 재료 중 하나였습니다. 납의 유독성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하얀 피부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로 납 만한 게 없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화장품 재료로 사용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과거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책에 따르면 몇몇 브랜드는 여전히 ppm 수준에서 납을 사용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살짝 귀뜸해 주고 있거든요.
이 책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한 놀라운 역사 속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매우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이탈리아 시인인 지아코모 레오파르디 (Giacomo Leopardi, 1798~1837)는 패션을 죽음의 자매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패션의 경우 남성에 비해 유달리 비이성적이며 거추장스러운 패션을 강요받는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특히 여성의 신체를 옥죄어 공적 영역 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사소한 움직임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도 야기하였다고 하는데, 많이 개선된 현대에도 여전히 이런 관습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패션의흑역사, #앨리슨매슈스데이비드 #이상미 #탐나는책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
|
저번에 밀라논나 할머니의 책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과 대화의 희열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을 통해 패션에 무지했던 저로서는 옷이라는게 긴 역사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걸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신간 책을 쭉 보는데 [패션의 흑역사]라는 책이 있더라구요. 제목에서 받은 느낌은 디자이너들의 실수나 실패에 관한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결국 인간이 피해를 받게 되는 더 심오한 책이더라구요. 저자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라이어슨 대학교 패션 스쿨의 교수라고 하는데요. 패션의 전문가로서 해당분야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패션의 어두운 면을 연구하고 밝혀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19~20세기초반에 걸친 영국, 프랑스, 북아메리카의 패션 흑역사에 대한 내용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18세기 후반 영국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수공업에서 기계공업으로 전환되면서 큰 공장으로 전환되고 자본주의가 확립된 시기라고 하는데요. 또한 영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를 식민지 경쟁을 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 때는 빈부격차가 커지고 강대국들은 더 많은 세금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부를 가진 사람들은 욕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시기라고 봐요. 이러면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약한 나라의 국민들, 그리고 같은 나라 안에서도 힘이 약한 계층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옷이라는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이 때부터 생존의 수단을 넘어서 옷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각 장은 첫번째 세균을 시작으로 두번째 수은, 비소, 아닐린 등의 독극물과 세번째는 기계로 인한 사고, 마지막은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소재로 인한 위험과 피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고들이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생긴 일들이라는 거에요. 또한 국민들을 보호해야 될 국가가 이익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눈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해보면 이 때 당시는 전쟁이 많았는데 제대로 씻지 못 함으로써 몸니라는 기생충을 통한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자들의 옷을 만드는 가난한 노동자 계층들은 위생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에 각종 질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진 옷을 입은 부자들도 질병에 걸리는 등 많은 피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내기 위해 옷의 기능적인 면보다 심미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모자와 염색약이었습니다. 모자는 특히 남성들이 계급을 구분하는 수단으로 쓰였는데 처음에는 가볍고 따뜻하면서도 방수효과가 비버모피를 사용했는데 갈수록 비버개체 수가 줄면서 비싸지게 됩니다. 그래서 토끼 등 새로운 저렴한 대체재가 나오게 되는데 비버모피만큼 부드럽게 하려면 화학처리를 해야 되는데 그것이 수은이었습니다. 모자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수은을 직접 만지거나 증기를 통해 몸에 축적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들까지 많이 죽고 피해를 받았지만 국가와 업주는 이익을 위해 수은의 위험성을 무시하게 됩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가 없어서인데요. 약간의 개선으로 끊임없는 수요를 충족시키며 수은은 200년동안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모자에 이어 여성들은 새로운 색에 대한 열망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그것을 충족시킨 것은 화학물질로 최초로 만든 에메랄드 그린과 그 후에 나온 퍼킨스 퍼플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에메랄드 그린의 주원료인 비소는 눈이 녹색이 되고 녹색의 토를 하며 죽을때까지 경련을 할 정도 심각했는데요. 특히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맨손으로 비소가루를 만지는 등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자연에 없는 이 아름다운 색은 조화나 다른 액세서리에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의사들이 그 위험성을 이야기해도 국가는 이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계속 쉬쉬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녹색의 유행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은 새로운 색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숄이나 스카프를 많이 했는데 그 길이가 길어서 차, 공장 기계 등의 끼어 많은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네요. 놀라운 건 이런 사고가 일어나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계속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코끼리 상아, 거북이 등껍질 등으로 만든 빗, 누에에서 나오는 실크를 대체하기 위해 셀룰로이드, 레이온 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것들은 불에 잘 타는 성질이 있어서 작은 부주의에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보고 느낀건 각 장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생존에 필요한 걸 만족하게 되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지는데 그런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 제품들이 유행을 타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광적으로 집착하게 되는데 더 많은 생산자들이 더 쉽고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죠. 오로지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서요. 그렇게 되면 가난한 작업자들은 이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모르고 일을 하게 되고 그 피해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그대로 본인이 떠안게 됩니다. 국가도 소비자도 생산자도 이런 사고가 처음 시작될 때는 다들 쉬시합니다. 이런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커졌을 때가 되어야 멈추게 되더라구요. 지금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는게 기후문제라고 생각해요. 강대국들이 이익을 위해서 지금까지 자연을 훼손해놓고 이제 와서 모든 나라가 탄소중립에 동참하자는게 약소국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것 같습니다. 기후문제 뿐만아니라 패션을 통해서도 인간의 욕망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멈추기가 얼마나 힘든지 또 힘없는 계층이 대부분 피해를 받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마지막에 19~20세기 뿐만 아니라 지금도 이런 문제들이 보이지 않게 일어난다고 하더라구요. 패션이라는 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데 패션의 희생양을 줄이고 구세주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을 패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https://blog.naver.com/iversonchoi7/222817961844
|